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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용사여 세상을 구하소서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18

 
1. 마왕이 있는 세상
작성일 : 17-11-18 19:52     조회 : 276     추천 : 0     분량 : 5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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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사여 세상을 구하소서

 

 

 1. 마왕이 있는 세상

 

 

 “나 마왕이야.”

 

 그 한 마디로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으니까. 회견장 안의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 방송을 보고 있던 사람들도 그랬다. 인터넷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글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나라가 순간 마비됐다. 아니 마비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다. 대통령의 목이 잘리는 모습이 라이브로 방송됐다. 그리고는 그자가 자기의 존재를 마왕이라고 밝혔다. 난리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통령이 연설을 하는 중이었다. 대통령의 뒤에서 갑자기 그가 나타났다. 그리고 가볍게 손으로 대통령의 목을 스윽 그었다. 대통령의 목은 정말 허무할 정도로 쉽게 떨어졌다. 그는 엷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총 한발이 그의 얼굴에 와서 맞았지만 튕겨 나갈 뿐이었다. 그가 방송 여부를 물어본 것은 그 이후였다.

 

 마왕은 다시 입을 열었다.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였다.

 

 “오늘부터 난 여기에 있을 거야.”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날부로 대한민국은 마왕의 차지가 됐다. 아무도 거역할 수 없었다. 청와대 안에서 기자회견 중에 목이 잘린 대통령의 모습과, 자기를 태연히 마왕이라고 말하는 인물의 등장, 그리고 튕겨나간 총알. 모든 것이 주는 충격은 사람들의 저항 의지를 꺾어버렸다.

 

 마왕은 씩 웃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어 카메라도 꺼졌다. 방송은 중단됐다. 사람들은 이 엄청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중이었다.

 

 마왕.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가 됐다. 이 사건이 실제 임을 인식하는 순간 사람들은 놀랄 만큼 빠르게 현실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국내에 거주하던 외국인들은 귀국 항공권을 구매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항공기 운행이 될지 확실하지 않은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표를 사자는 분위기였다. 항공권 가격이 폭등했다. 이런 시기 임에도 항공사의 업무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경이로웠다. 시장은 모든 혼란의 위에 존재했다. 미국을 비롯한 타국은 상황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었다. 비행기를 급파해서 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바로 시작되고 있었지만, 확실한 상황 파악이 되질 않았기에 의미 없는 난상 토론일 뿐이었다.

 

 방송에서는 마왕에 대한 논의가 즉각적으로 시작됐다. 패널로 정치인과 문화평론가, 심령술사, 판타지 작가, 스님, 신부님, 목사님이 모였다. 평소엔 볼 수 없었던 조합이었다.

 

 “마왕, 사실입니까? 이게 실제로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물론입니다.”

 “가능합니다.”

 “말도 안 됩니다. 이건 속임수가 있는 것입니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심령술사, 판타지 작가, 종교인들은 이것이 가능한 일임을 주장했지만 단지 주장에 그친 공허한 말일 뿐이었다.

 

 '학교 재량 휴일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미친 지금 학교 가는 게 중요해??'

 '씨발! 다 같이 검술 배우러 다니자!'

 '회사 문 닫으면 실업수당 받을 수 있나요?'

 '아! 씨발! 마왕 새끼 때문에 장사 존나 안되네.'

 - 오 님 용자. 마왕이 잡아갑니다.

 - 택배 조심하세요.

 - 개담력. 님 짱인 듯.

 '내가 판타지를 좀 읽어서 아는데 진짜 마왕이면 작살남. 앞으로 점점 마계출신 괴물들이 늘어날 거임. 살고 싶으면 벙커 파야함.'

 '마왕 잡으러갈 파티 모집합니다.'

 '근데 마왕 있어도 별 차이 없는 거 아님? 오히려 대통령 목 따줘서 이득인 듯. 천조국 열도국 대륙국 다 우리 못 넘보니 더 이득. 군대 폐지 됐음 좋겠다.'

 

 네트워크상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이 모든 의견 또한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였다. 마왕 자체가 진실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허망한 이야기들만 계속 이어졌다.

 

 정치인들이 모였다. 그들 또한 자기들 앞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일단 마왕대책본부를 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야당 쪽에 초당적 협력을 구하고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합시다.”

 “그렇게 하면 당분간 야당이 딴지는 못 걸겠군요.”

 “이참에 우리당의 독주 체제를 구축합시다.”

 “대통령은 어떻게 합니까?”

 “아니, 뭐 언제는 대통령이 제대로 일한 거 있습니까? 어차피 얼굴 마담이었습니다. 마왕의 정체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니 괜히 대통령을 다시 뽑느니 해서 긁어 부스럼 내지 맙시다.”

 “그러면 이걸 이유로 삼아 의원내각제로 헌법 개정을 실시하는 게 어떻습니까? 대통령제를 계속하게 되면 우리가 계속 잠룡들 눈치 보면서 살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아예 이참에 의원 내각제 합시다. 우리끼리 평생 해먹자 이겁니다!”

 “의원 내각제라면 야당 의원들도 당연히 좋아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에겐 혼란에 빠진 나라를 어떻게 구할지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 국민의 안녕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다. 오직 자기 밥그릇을 어떻게 지킬지에 대한 고민만이 가득했다.

 

 “일단, 모든 조직은 동요하지 말고 평상시와 똑같이 업무 보라고 전해주십시오.”

 

 정치인들의 난상 토론은 계속 됐다.

 

 -

 

 “으아! 엿 같네!”

 

 이현은 기지개를 켜며 소리쳤다. 그는 지금 매우 짜증난 상태였다.

 

 ‘아니 지금 마왕이 나타난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출근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게 말이 돼?’

 

 이현은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하던 참이었다. 서른다섯 살의 그는 사는 것에 너무 지쳐서 ‘일을 때려 치고 어디론가 떠나버릴까?’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마왕이 나타났고, 월요일이 되자 출근을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이 됐었던 것이다. 그는 카톡을 켰다.

 

 - 야, 이렇게 된 거 우리 죽기 전에 맘껏 즐겨야 되는 거 아니냐?

 - 우리 죽는 거냐?

 - 씨발 마왕 패기 봤냐? 총알 튕겼어.

 - 난 대통령 죽었다고 그래서 졸라 시원했는데, 마왕 떴음.

 - 후덜덜

 - 좆됐어!

 - 야, 곗돈 다 털어서 오피나 한 번 가보자. 어차피 다 죽을 거 복상사로 가자!

 - 안가, 병신아

 

 친구들과의 단톡방이었다. 다들 상황 판단이 안 되니 쓸데없는 이야기만 늘어놓는 중이었다. 이현은 계속 고민하다가 결국 일하러 나가기로 했다. 아직 때려 친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특별한 연락도 없었다. 그렇다면 일하러 나가야 했다. 노예는 전쟁이 터져도 노예일 뿐이다. 사재기가 유행하면서 물가가 폭등할 것이 자명했다. 돈이라도 벌어야 했다. 그는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그날은 평소와 같았다. 어딜 가도 마왕 얘기로 시끄러웠지만, 세상은 놀랄 만큼 차분했다. 이전부터 대형사건․사고들을 많이 겪어 와서 그런 건지 온라인상으로만 난리가 났을 뿐, 현실에서는 많은 이들이 담담히 자기가 하던 일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다. 모든 곳이 정상이었다. 마왕의 등장에도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 경이로웠다. 무던한 건지, 무관심한 건지, 아니면 모두가 뼛속까지 노예라 애초에 적극적으로 세상의 문제에 개입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이틀이 지나고 삼일이 지나도 별일 없는 일상이 이어졌다. 사람들은 마왕이 나타났음에도 별로 변하지 않는 세상에 안도하고, 또 실망했다. 누군가는 마왕의 등장으로 이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왕은 그 기대를 저버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똑같은 삶을 그저 살고 있을 뿐이었다.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

 

 문제의 시작은 정치인들이었다. 그들은 사회적인 문제를 키우고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데 더 특화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다. 처음부터 그들에게는 문제 해결 의지가 없었다. 그들의 목적은 단 한가지였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기득권을 천년만년 누릴 것인가?’

 

 마왕 출현 이후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자, 정치인들은 이를 활용해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로 결정했다.

 

 “일단 언론에 마왕하고 우리가 잘 협력해서, 국민에게 아무런 피해 없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기사 내보내고, 앞으로 계속 협력관계를 이어나갈 거라고 전해. 이것이 다 정부와 여당의 합심으로 이뤄진 쾌거라고. 오케이? 다음 선거 때도 쭉 가봅시다!”

 

 기사가 떴다.

 

 [정부와 여당. 마왕과의 전격 합의.]

 [마왕과의 협력 선택한 정부. 국민안전을 위한 노력에 최선]

 

 사람들은 기사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 마왕과의 협력이라니. 결국 그 말은 정치인들이 악과 손을 잡았다는 말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결정에 찬동하는 많은 세력들이 있었다. 전통적인 여당 지지자들은 역시 기호 1번이 최고라며 다시 한 번 목숨을 살려주신 위대한 대통령에 대한 찬사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게 다 전우박 대통령 각하의 은공 아니겠습니까?”

 

 이미 50년 전에 죽어버린 대통령을 들먹이며 말하는 그들에게 있어서 고 전우박 대통령은 마치 신과도 같았다. 더욱 웃긴 것은 종교인이었다. 한 교회의 목사는 여당을 칭찬하며, 그들을 마치 성전에서 승리한 존재로 추켜세웠다. 마왕과 한편이 됐다는 이야기를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 버린 것이다. 하긴 이미 전부터 성경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해온 사람들이었다. 그 교회의 목사는 목이 잘린 전명희 대통령이야 말로 현대의 메시아이자 자신의 목숨을 바쳐 국민들을 지켜낸 성녀라고 사람들에게 외쳤다. 마왕의 등장 이후 엄청나게 늘어난 교인들이 아무 생각 없이 이 말을 믿는 절망적인 상황이 이어졌다.

 

 “성녀 전명희 대통령을 위해 모두 기도합시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온라인상에서는 여당의 발표에 대한 비난과 비판과 조롱이 있었지만, 그것은 오직 온라인상에서만 이어지는 일이었다. 언론은 계속해서 여당과 정부에 대한 찬사를 방송했고, 여당의 지지율이 급등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었다. 정부가 마왕과, 그러니까 악마와 손을 잡았다는 진실은 오직 온라인상에서만 중요하게 여겨질 뿐이었다. 물론 그 마저도 거짓이었지만. 현실에서 사람들은 그 불편한 진실에 대해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그저 세상이 굴러가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정의와 선을 외친다고 해도 자기에게 이득이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은 사람들을 입 다물게 했다.

 

 ‘나만 아니면 돼.’

 

 나만 손해 보지 않으면 된다는, 나는 손해 보지 않겠다는 그 비겁함은 사람들이 진실로부터 고개를 돌리도록 했다. 그들은 애초에 정의와 선이 아닌, 자신의 안위가 더 중요했을 뿐이었다.

 

 그런 시기였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직 살아있는 양심이 있었다. JBS가 마왕과의 인터뷰에 성공한 것이다. 인터뷰 내용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정부와 여당이 순식간에 모든 것을 잃을 처지에 빠진 것이다.

 

 [마왕과의 인터뷰. 진실을 전합니다.]

 

 JBS의 보도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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