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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nonsense love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7.11.13

누군가와 연인이 되어 사랑을 이어나가기 힘든 한 남자와 그 남자를 도와 병을 고쳐나가는 한 여자의 이야기.

 
nonsense love-3
작성일 : 17-11-17 23:13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2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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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뭐?”

  내가 이 학교에 다니면서 이름도, 얼굴도 몰랐던 애가 느닷없이 나에게 네가 걔냐며 물어왔다. 갑작스럽고 의도를 잘 모르겠는 질문을 받은 난 아마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눈동자에 흔들림도 없이 나에게 묻는 그녀. 나도 최대한 눈을 마주치며 바라봤다.

  “너잖아. 일주일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애 아니야?”

  ...꽤나 터무니없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초면인 사람이 알 정도면 학교 전체에 퍼졌다는 소리인가? 내 얼굴은 어떻게 아는 것일까? 혜린이 뿌린 것일까? 여러 가지 고민을 독백으로 하고 있는데 내 그런 독백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내 앞의 애는 “이미 학교에 소문이 쫙 깔렸어.” 라고 답해왔다.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우리 학교의 스타가 되었다니, 그것도 안 좋은 방향으로 원치도 않았는데 말이다. 손으로 물 없는 세수를 하고 한숨을 푹 쉬었다. 오늘만 한숨을 몇 번이나 쉬는 건지... 한숨을 자주 쉬면 금방 죽는다는 친구 아버지의 말씀이 맞는다면 내 묘비가 세워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마치 나라를 잃은 것 마냥 제스처와 표정을 하는 나를 옆에 있는 여자애는 가만히 두나 싶더니 다시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란 걸 알아.”

  “허...? 무슨 소리야, 그건 또?”

  “말 그대로야.”

  그 말을 하고나선 고개를 돌려 다시 읽고 있던 책으로 시선을 꽂았다. 이젠 순서가 뒤바뀌어 내가 빤히 상대를 볼 차례이다. 상대도 그것을 받아들인 건지 나의 뒤를 이어 나에게 시선을 맞췄다. 시선을 살짝 아래로 내려 이름표를 보자 상대의 이름은 ‘소윤영’ 이였다. 나름 예쁜 이름을 지닌 그녀가 방금 발설한 말은 내 귀를 굉장히 거슬리게 했다. 마치 내 병을 알고 있다는 것처럼 말하는 그 말투는 내 기분을 건드리기 충분했다. 나는 조금 짜증을 담아 윤영에게 말했다.

  “뭔 소리냐고 묻잖아. 안 들려? 네 귀는 장식이야?”

  그녀는 내 말에 돋은 가시를 아는지 모르는지 정신이 빠진 것이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로 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난 원하는 대답을 얻어내기 위해 그녀를 책의 세상에서 뽑아내려고 정말 말 그대로 뚫어져라 바라봤다. 이런 내 안타까운 시선을 느끼다 못해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고 읽고 있던 책을 소리가 나게 덮었다. 그러고는 이미 준비되어있는 연설을 말하듯 기계적으로 내 질문에 대답했다.

  “어디까지나 네가 정상적일 때의 말이지만 정상적으로 사고와 판단이 가능하고 감정을 느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주일이라는 엄청난 단기간에 연인이 된 사람을 버리듯 내칠 리가 없겠지. 그래서 그렇게 말을 한 거야.”

  그녀의 말이 어디까지 진심이고 어디까지 허언인지 모르겠지만 내뱉어 수놓은 말들에 틀림은 하나도 없었다. 정말이지 내가 오랜 시간에 걸쳐 고민해 온 모든 일들의 총집합을 보는 느낌이랄까?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어 있으니 그녀도 나를 흘깃 보고는 자신의 성벽들을 천천히 다시 허물어 제 품에 안았다. 그러고 천천히 내게서 멀어져가던 찰나에 다시 나를 뒤돌아보곤 오늘 만남 이래로 처음으로 보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내 이름은 윤영이야. 소윤영, 나랑 무언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방과 후에 지금 네가 앉아있는 그 곳으로 와.”

  라고 몇 마디 남기고 다시 본교 건물로 향했다. 그 뒷모습을 멍하니 보다가 고개를 올려 하늘을 바라봤다. 더 할 이야기? 당연히 있다. 아니, 없었지만 이제 생겼다. 나에 대해서, 특히나 내 병에 대해서 어렴풋한 수준이지만 앎이 있는 상대이거니와 그녀는 내가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기본 전제로 삼았다. 그렇다면 당연히 ‘정상적인’ 사람인 내가 나에 대해서 늘어놓는 일종의 고민 상담, 내지는 변명을 말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리고 더하여 나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데 그저 소문으로 내 속을 꿰뚫어 본 사람이다. 어디까지나 반신반의지만 그녀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 병이 나아질 길이 보일 느낌도 들었다. 요 며칠 사이에 느끼지 못했던 기쁨과 희망이라는 때 없이 흰색으로 물든 단어를 품은 채 나는 본관으로 향했다.

  점심시간 이후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교실로 올라가기 전 도서실에 들려 빌린 책으로 수업시간을 대충 때웠다. 쉬는 시간의 다른 애들의 간섭은 받고 싶지 않았기에 자는 척 팔을 베고 누웠다가 다음 수업 때 적당한 틈을 봐서 일어나 다시 책을 잡았다. 그러기를 반복하니 어느새 이렇게 학교는 끝나있었다. 가방을 대충 한 쪽 어깨에 들춰 메고 점심시간에 나에게 일말의 희망을 준 곳인 운동장 구석 벤치로 왔다. 도착하니 그 때의 자신을 복사한 것처럼 책의 성을 짓고 앉아있는 그녀가 보였다. 나는 그에 대해 화답이라도 하듯이 아까 전과 똑같은 자리에 앉았다. 길게 이야기를 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내가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 그로 인해 내가 한 고민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까지. 그녀는 그저 가만히 그 이야기를 들어줬고 그 침묵에 탄력을 받은 난 계속해서 그녀에게 내 속사정을 낱낱이 드러냈다. 전부 말하고 나자 속이 후련해진 것인지 탄산을 단숨에 들이켜고 트림을 할 때처럼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그만큼 내뱉었다. 내뱉은 숨만큼 내 묵은 체증이 날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혼자 시원해하고 있을 즈음 옆에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던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그거네. 누군가와 연애를 하면 늘 트러블이 나는 그런 거. 그것도 아무런 이유 없이. 너 혼자서의 감정이.”

  음, 그렇지. 라며 고개를 위아래로 세 번이나 끄덕여 무한긍정의 표시를 비췄다. 윤영도 내 반응을 보고는 따라 고개를 끄덕이고 나선 이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라고 말하기라도 하듯 허리를 꼿꼿이 펴고 고개를 이쪽으로 돌려 대답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연애를 시작해봐. 감정을 품지 않은 상대랑.”

  그녀가 한 말은 너무나 이상한 말이었기 때문에 금방 내 뇌는 받아드리지 못했고 대신에 내 뇌는 멍청하게도 그녀가 대답을 하려고 허리를 펴고 고개를 돌린 행위가 기계 같아서 조금 무섭다는 생각을 대신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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