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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가장 사랑스러운 해시태그
작가 : 정서유
작품등록일 : 2017.11.16

소문난 SNS 중독자, 백설희!

비싸서 사지도 못 할 가방을
SNS에 올려 제 가방인 척 하거나,
매 끼니 마다 핫한 맛집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 사진을 업데이트 하는 게
바로 설희의 일상이다.

그녀의 앞에 SNS 극혐자, 성진욱이 나타나고
설희는 서서히 진욱과 사랑에 빠지며
SNS 밖 세계의 소중함을 깨닫기 시작하는데

 
2화, 홍시가 문제로다
작성일 : 17-11-17 18:53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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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화창한 아침,

 근사한 2층짜리 단독 주택 안.

 

 진주가 분홍색 레이스 천지인

 공주 같은 자신의 방 안 침대 위에

 편히 누워 뒹굴거리고 있었다.

 

 손에 꼭 쥔 핸드폰에 떠있는 화면은

 자신의 별스타그램 페이지.

 

 진주는 자신의 셀프 사진에 달린

 예쁘다는 댓글들을 흐뭇하게 보다가

 거슬리는 댓글 하나를 발견하고 인상을 썼다.

 

 ‘이게 얼굴이야, 풍선이야?

 솔직히 백설희가 백 배,

 천 배 더 예쁘다.’

 

 “백 배…. 천 배?”

 

 댓글을 읽고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진주가

 거친 손길로 별스타그램에

 설희의 아이디를 검색했다.

 

 그리곤 설희의 별스타그램 사진들을

 씩씩대며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다.

 

 “아니, 어딜 봐서 얘가 더 낫다고….

 눈이 삐었어?”

 

 발끈해서 설희의 별스타그램을 구경하던 진주는

 자신보다 많은 설희의 게시물 하트 수에

 이를 갈며 말했다.

 

 “하트는 왜 이리 많아?

 백도 다 구린 거 천지구만….”

 

 혼잣말을 하던 진주가 문득

 제일 최근에 올라온 설희의 사진을 보며 멈칫했다.

 

 그 사진은 설희가 금방이라도

 홍시 빙수를 먹을 것처럼

 포즈를 취했던 사진이었다.

 

 진주는 설희의 뒤에서 기지개를 펴며

 하품을 하는 이를 발견하고

 놀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오…오빠?”

 

 그 사람의 정체를 확인한 진주는

 황급히 방밖으로 뛰어나가며 소리쳤다

 

 “오빠!”

 

 진주가 2층 제 방에서 뛰어나가 달려간 곳은

 맞은편 진욱의 방이었다.

 

 “으음….”

 

 일요일이라 늦게까지 잠을 자고 있었던 진욱이

 자신을 부르는 진주의 하이 톤 목소리에

 침대에서 신음을 내며 뒤척였다.

 

 하지만 진욱의 방에 쳐들어온 진주는

 그런 진욱을 아랑 곳 않고

 진욱의 몸을 흔들어 깨웠다.

 

 “일어나 봐. 보여줄 거 있어.”

 

 진주의 호들갑에 진욱이

 그 때서야 힘겹게 눈을 뜨며 일어나 앉았다.

 

 “왜, 뭐 때문에 그래….”

 

 “이거, 오빠. 맞지?”

 

 아직 잠결인 진욱이 진주의 말에

 눈을 비비며 핸드폰 액정을 자세히 봤다.

 

 분명 진주가 보여준 사진 속의 인물은 진욱,

 자신이 분명했다.

 

 진욱은 사진 속의 자신을 보며

 남아 있던 잠이 싹 달아난 듯

 눈을 번쩍 떴다.

 

 “이…이게 뭐야!”

 

 진주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진욱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역시 오빠가 맞았어….

 오빠 지금 큰일 났어,

 오빠가 극혐하는 SNS에

 오빠 얼굴이 쫘악! 퍼졌다니까?”

 

 “뭐?”

 

 진주의 말에 진욱이

 경악을 하며 소리쳤다.

 

 “댓글 봐봐, 오빠 얘기도 많으니까.”

 

 진주의 말에 진욱이

 진주의 손에서 핸드폰을 뺏어

 사진의 댓글들을 찬찬히 읽었다.

 

 설희의 미모를 칭찬하는 댓글들 사이로

 우스꽝스럽게 찍힌 진욱을 보곤

 놀리는 댓글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설희 씨 뒤엔 유령인가요?’

 

 ‘뒤에 하품남은 누구야 ㅋㅋ’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왠지 훈훈 스멜?’

 

 댓글들을 본 진욱의 표정이

 도무지 이 상황이 믿을 수 없다는 듯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같이 댓글을 읽던 진주는

 이 상황이 재밌는 듯 유쾌하게

 실실 웃으며 말했다.

 

 “오빠 졸지에 하품남 됐다.”

 

 하지만 끔찍한 표정으로 머리를 움켜쥔 진욱의 귀에

 진주의 목소리가 들릴 리 없었다.

 

 “대체 누가 맘대로

 내 사진을 올린 거야!”

 

 진욱은 넓은 단독주택 안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치며 울부짖었다.

 

 

 *

 

 아까보다 조금 안정을 찾은 진욱이

 핸드폰을 보고 실실거리며 문자를 찍고 있는 진주에게

 여전히 똥 씹은 표정으로 물었다.

 

 “뭐래? 답장 왔어?”

 

 진욱의 말에 진주가

 움찔하며 대답했다.

 

 “응?”

 

 진욱이 그런 진주를 눈치 채고

 진주의 핸드폰을 뺏어 보며 말했다.

 

 “너 다른 거 하고 있지!”

 

 진욱이 진주의 핸드폰에 뜬 화면을 확인하면

 그 곳엔 진주가 연락하는 남자와의 카카오톡 창이

 켜져 있었다.

 

 뺏긴 핸드폰에 놀란 진주가 벌떡 일어나

 다시 자신의 핸드폰을 낚아챘다.

 

 “왜 남의 핸드폰을 봐!”

 

 진욱이 그런 진주에게 일부러 오버해

 서운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빠 얼굴이 여기저기 팔려서 난린데,

 이 와중에 남자랑 톡을 해?

 힘들게 자식 업어 키워봤자

 다 소용 없다더니….”

 

 “오빠가 뭐 아빠라도 돼?”

 

 진주가 진욱에게 등을 보이며

 새침하게 말했다.

 

 “아빠 지금 해외출장 가셨잖아.

 그럼 지금은 오빠가 아빠지.”

 

 진주가 진욱이의 말에 입만 삐죽대다가

 억울한 듯 말했다.

 

 “그래서, 뭐! 더 어떻게 하라구.

 오빠 말대로 DM(* 인스타그램에서 다른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기능)도 보냈잖아!”

 

 진주의 말에 진욱이 진주 쪽으로 다가오며

 심각하게 말했다.

 

 “별스타 들어가 봐. 답장 왔는지.”

 

 “아니, 답장이 왔으면 폰에 떴겠지….”

 

 진주가 구시렁대며

 자신의 별스타그램 메세지함을 열었다.

 

 하지만 진주의 말대로 설희의 답장은

 와있지 않았다.

 

 진욱은 진주의 ID로 보낸 자신의 메시지 내용을

 다시 한 번 읽어봤다.

 

 ‘백설희 씨,

 저 백설희 씨 홍시 빙수 사진의 하품남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별스타 유명 스타님 덕분에

 저까지 덩달아 유명세를 얻는 게 불편해서요.

 메시지 보시는 대로 당장 사진 내려주세요.’

 

 “내 글에 똥 묻었나….

 왜 답장이 없어?”

 

 진욱이 자신의 메시지를 유심히 읽어보며

 답답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

 

 “메시지 보시는 대로 당장 사진 내려주세요?”

 

 예쁘게 차려입고 민지와 함께 전시회를 구경 중이던 설희가

 진주의 ID로 보낸 진욱의 메시지를 혼잣말처럼 읽었다.

 

 “왜? 뭐 왔어?”

 

 민지의 물음에 설희가 찝찝한 표정으로

 뚫어져라 메시지를 보며 말했다.

 

 “지가 뭐 내 홍시 빙수 사진 속

 하품남이라는데?”

 

 “하품남?”

 

 설희의 말을 들은 민지가 뭔가 떠오른 듯

 설희의 등짝을 찰싹 치며 커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 때 그 하품남!

 내가 모자이크하랬잖아.”

 

 “근데 이상해.

 별스타그램은 성진주 거야.”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하는 설희에

 민지도 의아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성진주?

 그 너랑 팔로잉 수 비슷하다는?”

 

 민지의 말에 설희가

 발끈하며 말했다.

 

 “비슷하긴! 아직 내가 훨씬 많거든?”

 

 “예민하기는….

 하여튼 그 남자 별스타가 왜 성진주야?”

 

 그 이유를 알 리 없는 설희도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말했다.

 

 “그야 나는 모르지….

 성진주 남친인가?”

 

 여전히 의아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뚫어져라 보던 설희가 말했다.

 

 “오! 말 되네. 남친인가보다.”

 

 민지의 말에 확신을 얻은 설희가

 어이없단 표정으로 말했다.

 

 “성진주, 얘 완전 여우네!

 별스타엔 남친 있는 티

 하나도 안 내더니.”

 

 “그게 뭐가 중요해.

 그나저나 그럼 너 그 사진,

 지워야 되는 거 아니야?

 그 남자가 DM까지 보냈는데.”

 

 민지의 말에 설희가 다시

 자신의 별스타그램 메인 페이지로 돌아가

 문제의 홍시 사진을 쳐다봤다.

 

 홍시 사진은 설희의 인생샷인 것을 증명하듯

 하트 수가 1600개를 육박하고 있었다.

 

 그 유혹적인 숫자를 뚫어져라 보던 설희가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핸드폰 액정을 껐다.

 

 “뭐야, 안 지우게?”

 

 “지금 못 봤어?

 하트 1600개 가까이 눌린 거.

 그리고 자기 ID로 DM 한 것도 아닌데,

 그 하품남이 진짜 이 사람일지 어떻게 알아?

 성진주가 내 하트가 샘나

 수작 부린 걸 수도 있지.”

 

 “하지만….”

 

 단호한 설희의 말에 민지가

 그런 설희가 걱정되는 듯 말을 이었다.

 

 하지만 설희는 그런 민지의 말을 끊으며

 민지의 손목을 잡고 끌었다.

 

 “됐어, 전시회나 보자.

 난 이 사진 못 지워, 안 지워!”

 

 

 *

 

 한편, 늦은 밤 침대에 누워 책을 읽던 진욱은

 내심 아직도 설희의 별스타가 신경 쓰이는 듯

 핸드폰을 힐끔 쳐다봤다.

 

 그리곤 결국 못 참겠는 듯 핸드폰을 들곤

 설희 때문에 깔게 된 별스타 어플을 들어가

 홍시 사진이 내려갔는지 안 내려갔는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진욱의 기대와는 달리

 홍시 사진은 여전히 설희의 별스타에 떡하니

 올라와 있었다.

 

 진욱은 그것도 모자라 또 올라와 있는

 설희의 최근 게시물을 확인했다.

 

 그 사진에서 설희는 전시회로 보이는 장소에서

 자신의 날씬한 전신을 드러내며 활짝 웃고 있었다.

 

 진욱이 활짝 웃는 설희의 모습을 어이없이 보다가

 피가 거꾸로 솟는 심정으로 말했다.

 

 “아니, 사람 얼굴을 웃음거리로 만들어놓고,

 메시지까지 개 무시해?

 뭐 이런 여자가 다 있어?”

 

 

 *

 

 월요일 아침,

 설희는 기분 좋은 표정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루이비찌’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언니, 주말 잘 보내셨어요?”

 

 설희와 같이 일하는 현아가

 가방을 전시하다가 설희의 인사에 고개를 들었다.

 

 “응, 설희도 잘 보냈어?

 기분이 좋아 보이네.”

 

 “아, 네. 별스타에

 왕건이 광고 하나가 들어와서요.”

 

 설희의 말에 현아가

 신기하단 표정으로 말했다.

 

 “우와, 진짜?

 그거 수입 은근 짭짤하다던데.

 대단해, 설희.”

 

 현아의 말에 설희가

 수줍은 표정으로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냥 평소에 열심히 관리해서 그런 걸요, 뭐.”

 

 설희의 말에 현아가

 설희 곁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설희 별스타 아이디가 뭔데?

 나도 별스타 가입해서 좀 찾아보게.”

 

 현아의 말에 설희의 표정이

 당황스러운 듯 굳어졌다.

 

 “네? 왜…왜요?”

 

 “왜긴!

 같이 일하는 동생이 별스타 스타라는데

 내가 안 궁금해?”

 

 “아니, 스…스타까진 아니에요….”

 

 설희가 황급히 현아의 말을 회피하며

 탈의실 쪽으로 몸을 돌렸다.

 

 “안 가르쳐 줄 거야?”

 

 “나중에!

 더 유명해지면 가르쳐줄게요!”

 

 설희는 현아의 말을 뒤로 하곤

 탈의실 안으로 빠르게 사라졌다.

 

 현아가 그런 설희의 뒷모습을 보며

 서운한 표정으로 혼잣말했다.

 

 “튕기긴….”

 

 한편 탈의실 안에 들어온 설희는

 탈의실 문에 등을 기댄 채

 천만다행이라는 표정으로 한숨 돌렸다.

 

 그리곤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별스타그램에 들어갔다.

 

 별스타에 올려진 설희의 프로필 사진 옆엔

 ‘비밀리에 아기자기한 쇼핑몰 운영 중♥’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자신이 적은 그 프로필 문구를 확인한 설희는

 긴장된 표정으로 핸드폰을 감추듯

 품에 안으며 혼잣말했다.

 

 “안 돼, 절대 못 가르쳐줘….”

 

 

 *

 

 카운터에서 전표 정리를 하던 설희가

 매장으로 들어오는 20대 여자 손님 두 명을 보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말했다.

 

 “어서 오세요, ‘루이비찌’입니다.”

 

 가방을 구경하려던 손님 한 명이

 자신에게 달려오는 설희를 보곤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

 

 그런 손님의 반응에 설희가

 의아한 표정으로 손님을 보면,

 손님은 설희를 쳐다보며

 친구로 보이는 다른 손님에게 귓속말하기 시작했다.

 

 “맞지?”

 

 “어, 진짜?”

 

 자신을 쳐다보며 말하는 두 손님에

 설희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손님들을 향해 물었다.

 

 “저, 무슨…. 일이신지….”

 

 “언니, 별스타 스타 백설희 맞죠?”

 

 “네?”

 

 손님의 말에 당황한 설희가

 반사적으로 반문했다.

 

 그러자 다른 손님이

 설희의 유니폼에 달린 이름표를 가리키며

 확신 하듯 말했다.

 

 “백설희 맞네!

 어? 근데 백설희

 쇼핑몰 운영 한다고….”

 

 손님이 의아한 표정으로 말을 늘이자

 당황한 설희가 황급히 자신의 이름표를 손으로 가리며

 손님의 말을 끊었다.

 

 “아뇨! 저 백설희 아니에요.”

 

 “아닌데, 맞는데. 백설희….”

 

 “다…닮았다는 말 많이 들어요!”

 

 손사래까지 치며 부정하는 설희를 손님이 의아하게 보다가,

 설희가 가리고 있는 이름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름까지 같다구요?”

 

 예리한 손님의 말에

 설희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그게 그…렇게 됐네요?”

 

 말을 끝내고 어색하게 웃는 설희를

 손님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

 

 “우와, 나 오전 내내

 간 떨려 죽는 줄 알았다.”

 

 점심시간,

 민지와 함께 카페에 온 설희가

 카페 테라스에 앉으며 푸념하듯 말했다.

 

 “유명해지는 게

 마냥 좋은 건 아닌가 봐….”

 

 설희가 피곤한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젓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빨아 먹으며 말했다.

 

 민지가 그런 설희를 한심하게 보며

 설희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니까 왜 직업까지 거짓말을 해.

 인생 피곤해지게.”

 

 “뼈 빠지게 일해서 돈 버는 거

 알리기 싫었단 말야.

 금수저 부모 만나 팔자 좋게

 띵까띵까 사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지.”

 

 “근데 그건 실제 네가 아니잖아.

 네 말대로 보이고 싶은 모습일 뿐이지.”

 

 또 일장연설을 늘어놓으려는 민지의 입을 막듯

 설희가 황급히 큰소리로 말을 꺼냈다.

 

 “바로 그거야!”

 

 “아이, 깜짝이야.”

 

 갑자기 높아진 설희의 음성에

 커피를 먹던 민지가 놀라 움찔했다.

 

 하지만 설희는 그런 민지를

 아랑 곳 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별스타의 최대 매력이 뭐냐!

 바로 보이고 싶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단 거거든.”

 

 설희의 말에 민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나 보자.’라는 표정으로

 설희를 쳐다봤다.

 

 “민지, 너. 잘 생각해 봐.

 만약 별스타가 실제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보여주는 거라면

 별스타가 지금처럼

 인기 있을 거라고 생각해?”

 

 설희의 말에 민지가

 아무 대답도 못한 채 고개만 갸웃거렸다.

 

 “보이고 싶은 모습만 보여줄 수 있는 거!

 숨기고 싶은 건 감추고,

 드러내고 싶은 건 과장되게 꾸며도 되는 거!

 그게 바로 별스타의 덕목이거든.”

 

 민지가 설희의 말이

 그럴 듯하다는 표정으로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고로, 내가 실제 내 모습이 아닌

 보이고 싶은 모습으로 별스타를 꾸미게 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단 얘기지!”

 

 당당하게 말하는 설희를

 민지가 밉지 않게 흘겨보며 말했다.

 

 “하여튼 말은 잘해요.”

 

 설희가 그렇게 말하는 민지를 보며

 능청스럽게 웃어 보였다.

 

 “곧 점심시간 끝나겠다, 가자!”

 

 설희가 먹던 아메리카노를 들고 일어나면,

 민지도 그런 설희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카페를 나가는 설희 앞으로

 카페를 향해 들어오던 진욱이 걸어왔다.

 

 민지와 수다를 떨며 나가던 설희를

 무심결에 설핏 스쳐지나간 진욱이

 설희가 홍시 사진의 주인공인 것을 깨닫곤

 재빨리 가는 설희의 손목을 잡았다.

 

 갑자기 잡힌 제 손목에 놀란 설희도

 뒤돌아 자신을 뚫어져라 보는 진욱을 봤다.

 

 “어? 당신은….”

 

 설희도 진욱이 하품남인 것을 떠올리곤

 천천히 입을 뗐다.

 

 “홍시!”

 

 “하품남!”

 

 드디어 만난 설희와 진욱이 서로에게 동시에 손가락질하며

 머릿속에 콕 박힌 서로에 대한 키워드를

 입으로 소리쳐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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