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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티그리스 강가에서
작가 : 애플타운
작품등록일 : 2016.5.19

빚을 갚기 위해 마을을 벗어나 시내로 일자리를 얻게 된 마드린느는 저택에서 하인으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저택은 완벽하지만 그만큼 쓸쓸했다.

 
11장 리브 (1)
작성일 : 16-06-05 11:22     조회 : 502     추천 : 0     분량 : 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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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장 리브 (1)

 

 손에는 긴 나무 작대기 하나, 머리에는 긴 모자 하나

 가진 게 없으니 발걸음만 가볍구나.

 이제는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가리.

 아, 고향으로 돌아가리.

 

 마음만은 벌써 고향에 도착해 온 동네 사람들과 껴안고도 남았구나.

 몸이야 이 멀리 있으니 그 거리 누가 좁혀줄까.

 밤 새워 부지런히 가는 수 밖에.

 -돌아가는 자의 혼잣말 중-

 

 

 리브는 옷부터 갈아입기로 했다.

 

 긴 소매로 우아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옷은 보기에는 좋았으나, 오랫동안 걷거나 산행을 하기란 무리였다.

 

 통이 넓고 치렁치렁해 전체적으로 길게 망토를 옷으로 재단해 입은 듯한 차림새는 이제 안녕이었다.

 

 대신 몸에 밀착되는 가죽 바지와 긴 허리 라인부터 어깨, 소매까지 조이는 단색의 셔츠를 입었다.

 

 거기에 나무 밑동 색의 벨트를 착용해 허리를 조였고 짙은 청록색의 조끼까지 입었다.

 

 리브의 눈동자와 비슷한 색이라 신비감을 더해주면서 언뜻 애수의 감정까지 비춰주었다.

 

 간편하게 신었던 슬리퍼 대신 무릎 밑까지 올라오는 검정 부츠를 신었다.

 

 길게 내리고 다니던 머리는 위로 껑충 올려 묶어 말꼬랑지 같은 모양새를 지니게 되었다.

 

 붉은색과 흰색, 노란색과 주황색이 섞은 머리가 포니 테일로 묶이자 밝게 타오르는 횃불 같아 보였다.

 

 마치 그가 머리 뒤에 불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좀 우스꽝스럽게 말한다면, 움직이는 작은 난로라고나 할까.

 

 갈아입고 나오자, 가이온과 마드린느가 앉아 창밖을 멍하니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가이온은 큰 칼을 숨기기 위해 긴 로브로 몸을 칭칭 감았다.

 

 그 덕분에 칼도 잘 보이지 않았다.

 

 로브 안에 어떤 물건을 숨기고 있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마드린느도 좀 더 간편한 복장이 되었는데, 짧은 치마에 드러난 다리와 그에 맞는 부츠가 조화로웠다.

 

 모든 아이들에게 갑작스런 작별 인사를 고할 수는 없었다.

 

 분명 울고 불고 난리가 나거나 같이 가겠다며 떼를 쓸 게 뻔했다.

 

 고아원의 많은 아이들이 멋진 기사, 용사가 되길 항상 고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자기보다 어리지만 이 고아원에서는 가장 나이도 많고 똑똑한 타일러에게 조용히 사정을 일러두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자라며 형제처럼 자랐던 타일러는 금방 그의 사정을 이해해주며 행운을 빌어 주었다.

 

 “ 그래요, 형. 때가 온 것 같으니 가야죠. 대신, 돌아와주기로 약속해요. 아주 가는 건 아니에요, 알죠? ”

 

 “ 그럼. 그냥 어머니 유언이니까, 잠시 만나보고 다시 올거야. ”

 

 

 아무렴, 여기를 떠날 생각은 없었다.

 

 어머니의 가족, 그러니까 리브의 외가 쪽 친척을 만나 보기만 하고 올 생각이었다.

 

 고아원에 도움이 될 만한 기부를 얻을 수 있으면 더 좋고.

 

 “ 애들한테는 제가 잘 말해놓을게요. 그 동안 어깨너머로 배운 게 있으니 고아원 걱정은 하지 마세요. ”

 

 고마운 녀석.

 

 순하고, 순하다 못해 착해빠진데다가 똑똑하고 영리하기 까지 한 녀석.

 

 급하게 떠나 시간이 촉박했을 텐데 타일러는 언제 만든 건지 도시락을 3개나 싸 주며 행운의 상징인 네잎 클로버를 말려 만든 브로치까지 선물해 주었다.

 

 “ 리브 형, 네잎 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인 건 알죠? 첫 번째 잎에는 희망, 두 번째 잎에는 사랑, 세 번째 잎에는 행복, 네 번째 잎이 행운이래요. 형한테도 이 행운이 갈 거에요. ”

 

 리브와 타일러는 마지막으로 포옹을 했다.

 

 이 이후에는 언제 만나게 될지 모른다.

 리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선 발걸음을 빨리 놀렸다.

 

 미안한 마음이 점점 커져 이대로 있다가는 떠날 수 없을 것 같았다.

 

 가방에 어머니의 일지가 제자리에 있는 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서 가이온과 마드린느에게 다가갔다.

 

 “ 다 됐습니다. 갈까요? ”

 

 “ 가지. ”

 “ 그래요, 리브 씨. ”

 

 가이온은 묵뚝뚝하게, 마드린느는 다정하게 답했다.

 

 꽤나 온도 차이가 큰 사람들끼리, 잘 지낼 수 있을까?

 

 이런 의문과 함께 긴박하게 조성된 남자, 여자, 엘프 조는 여전히 서먹해하면서 앞을 바라보았다.

 

 셋은 고아원을 떠나 산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산맥으로 가려면 적지 않은 날들이 걸렸다.

 

 다행히도, 리브의 어머니 엘리브제나는 일지에 간소한 약도까지 그려 놓았다.

 

 고아원에서 울지 않는 산맥까지 가장 가까운 길이라며 말이다.

 

 엘제나가 그려놓은 약도를 따라 길을 찾아갈 예정이었다.

 

 하긴, 그 방법밖에 없었다.

 

 셋 다 산맥으로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울지 않는 산맥은 험준하고 절벽이 많기로 유명한 산맥이 아니던가.

 

 자연이 만든 요새 같은 곳으로 유명했다.

 

 보통 사람의 재주로는 들어가기도 어려워 산맥을 넘기 위해 특별 훈련까지 해 직업을 가질 정도였다.

 

 설사 들어간다 해도 엘프들이 허락한 피를 가진 사람들이나 종족만이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었다.

 

 아무나 지나갈 수 없는 곳, 그곳이 웃지 않는 산맥과 터를 같이 하는 울지 않는 산맥이었다.

 

 첫 날에는 산길을 걷기만 했다.

 기억력이 좋은 리브가 약도를 외워 앞장서고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쯤 지났을 까, 밤이 찾아왔고 그들은 길을 멈추고 야영을 하기로 했다.

 

 나뭇가지들을 주워 작은 모닥불을 만들고 그 주위에 둥그렇게 앉아 불을 쬈다.

 

 불을 보고 산짐승들이 찾아올 위험성이 있었지만 반대로 짐승들로부터 불을 이용해 자신들을 보호할 수가 있었다.

 

 더군다나 빛이라곤 별빛밖에 없으니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불을 끈 채로 있을 순 없었다.

 

 타닥 타닥 소리를 내며 타들어가는 불빛이 아름답게 타오르고 있었다.

 

 불똥을 튀기며 위로 올라가다가 별똥별처럼 꼬리를 희미하게 남기며 사라지는 불꽃은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선 끊임없이 춤을 추고 있었다.

 

 관객을 위로하기라도 해야 한다는 걸까.

 

 춤으로써 자신의 의무를 다하는 의지의 무용수 같았다.

 

 말없이 몸짓으로 소통하려는 모닥불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건지 관객들의 마음 속에서 낭만이 조금 피어 오르게 되었다.

 

 간만에 대화가 조금씩 오가게 되었다.

 

 “ 여러분이 저희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저와 동행해주시니, 저도 저 얘기를 하는 게 맞겠지요. ”

 

 긍정하는 의미의 침묵이 모닥불 사이로 스르르 지나갔다.

 

 손가락을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지나간 침묵이라 부드러웠다.

 

 “ 처음부터 보시다시피 어머니와 저 단 둘이서 고아원을 운영하고 있었던 겁니다. 정확히는 어머니 혼자서 하셨던 일이고, 저는 어머니를 거들어 드렸지요. 그러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혼자서 고아원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쉽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이야 17살이고 어느 정도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그땐 겨우 15살이었으니까요. ”

 

 “ 아버지는? ”

 

 마드린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 얼굴을 본 적도 없습니다. 어머니께 제대로 여쭤본 적도 없군요. 고아원에서야 저만 어머니가 있었으니 아버지가 왜 없는 건지에 대해서는 딱히 의문을 가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그 빈자리를 잘 채워 주셨기도 했고요. 그래서인지,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많이 힘들더군요. 고아원을 노리는 사람들도 상대해야 하고, 다른 아이들도 키워야 하니 어른처럼 행동해야 하고 말이죠. ”

 

 리브가 쓰는 어투는 공손하고 예의가 있어 17세의 소년이 쓸 법한 어투가 아니었는데, 고아원을 운영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거라 생각하니 이해가 갔다.

 

 15살 때부터 다르게 행동해야 했을 것이다.

 

 모르는 것도 아는 척, 상대의 속이 뻔히 보이지만 굽신거리면서 고마워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척, 아이들에게는 힘들지만 힘들지 않고 다 해낼 수 있다는 듯이 강한 척.

 

 원하지 않아도 너무 빨리 어른 행세를 해야 했던 가엾은 배우가 그 동안 아무에게도 하지 않았던 속내를 터놓고 있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었던 이들이기에 오히려 허물없이 과거를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어른이라는 가면은 살포시 벗어야 할 시간.

 

 무대 위에서의 독백은 계속되었다.

 

 “ 그런데 갑자기 낯선 분들이 어머니의 이름을 찾으니 달갑지 않아 그만 성급하게 행동해버렸습니다. 그건 미안합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힘들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건만, 이제 와서 권리나 의무를 운운하며 돈이나 얻어가려는 자들로 오해해서 그랬습니다. ”

 

 그런 리브를 마드린느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의 사정은 리브와 많이 다르지 않았다.

 

 9년 전, 13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서 혼자서 생계를 꾸리던 일은 얼마나 고달팠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을 포기하지 않았던 건 어머니가 그녀에게 남겨준 유산인 추억과 그 동안 보여주었던 사랑 덕분이기도 했다.

 

 마드린느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주고, 희생이란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몸소 보여주셨던 어머니.

 

 어머니는 마드린느를 위해 꿋꿋하게 삶을 이어나갔고, 마드린느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려 애썼으며, 밤이면 자장가를 불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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