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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혼돈과 함께하는 나날
작가 : ghostS
작품등록일 : 2017.11.15

[현대판타지]

혼탁한 시대, 세상을 구하기 위해 어설픈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작품 소개 :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도 끊임없이 기괴하면서 위험천만한 사건사고들이 은밀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러한 혼탁한 시대, 세상을 구하기 위해 어설픈 그들이 움직인다.
아직 제대로 배운 것도 없는 초짜 ‘퇴마사’ 지망생 '선우명'.
그에게 빌붙어 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 '아애'.

그 둘이 많은 이들과 만나 우역곡절 끝에 힘을 합쳐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괴상한 일들을 해결하고, 세상을 혼탁하게 만드는 존재들과 맞서 싸워 퇴치하는 이야기.

 
#3. 어설픈 제자의 유능한 사부
작성일 : 17-11-17 18:29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6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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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 1. 유능한 퇴마사의 어설픈 제자

 

 #3. 어설픈 제자의 유능한 사부

 

  “하아. 젠장. 무슨 전설의 고향처럼 내 한을 풀어주시오, 하는 것들도 아니고. 이 세상엔 이런 흉측스런 잡귀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냐고? 정말로! 왜!”

 

  “하아, 무슨, 바퀴벌레들도 아니고 이렇게 바글바글 달라붙어서는. 젠장.”

 

  “하아. 꺼지라고, 제발. 제발 좀 떨어지라고.”

 

  버릇처럼 한숨을 내쉬며 끊임없이 중얼중얼 불평 담은 혼잣말을 하면서 선우명은 확신했다.

  억울한 한을 품고 죽은 후 자신의 원수나 그 원수의 자식들에게만 들러붙어 복수한다는 한국형 귀신 이야기는 그저 훈훈한 미담이었을 뿐이라고!

  또 저승사자니 뭐니 죄다 거짓말이라고! 전설의 고향 단골손님인 염라대왕이니 저승사자들이 정말로 있다면 이 세상에 귀신들이 이렇게나 많이 나돌아 다닐 수는 없는 법이다.

 

  밝은 낮에는 그나마 잘 보여 지지 않아 무시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무슨 동네 잔칫날 벌어졌다는 듯 빗물을 타고 여기저기에서 끊임없이 꾸역꾸역 몰려오고 있었다.

 

  “하아, 그리고 그 잔칫날 메인 요리가 나라는 거지. 젠장.”

 

  그렇게 모여든 잡귀들은 이제 작은 케이크 조각 하나에 달라붙는 수백 마리 개미 떼처럼 선우명의 발 여기저기 매달려선 선우명의 갈 길을 방해하고 있었다. 귀신들의 단순 장난질인지 아니면 이유 있는 심술인건지, 선우명으로선 알 도리가 없었다.

  원래 집에서 수리오래 못까지는 십 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삼십분, 아니 한 시간이 더 걸려도 호수 근처에도 못 갈 지경이다.

 

  짜증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선우명은 아직 그것들을 물리적으로 만질 정도의 수련을 쌓지 못했다. 그래서 손으로 쳐 떼어 낼 수도, 발로 차 날려버릴 수도, 몽둥이 같은 걸로 쫒아낼 수도 없다.

  하지만 그것들은 선우명을 건드릴 수도, 밀칠 수도, 붙잡을 수도 있다. 게다가 눈앞에 그 끔찍한 꼴을 들이미는 것만으로도, 산 사람들에겐 엄청난 정신적 데미지를 입힐 수도 있다. 보통은 너무 무섭고 놀란 나머지 오줌을 질질 싸거나 침 흘리며 벌벌 떨거나 아예 거품 물고 기절하는 것 이외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으니 말이다.

  이쪽이 불리해도 너무 불리하다.

 

 *

 

  2년 전.

 

  “꺼져!”

 

  매정한 말투였다. 겨울바람처럼 차가운 표정의 미녀가 손에 쥔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그 폰은 선우명의 것이었고 그녀가 정신이 팔려있는 건 선우명이 깔아놓은 고스톱 게임이었다.

  핸드폰과 데이터까지 바쳐가며 ‘부디 자신을 괴롭히는 귀신들을 쫒아내는 방법이나 주문을 알려 주십사’하는 간곡한 요청에 돌아온 답변이 겨우 ‘꺼져’라니. 선우명은 은근히 열이 받기 시작했다.

 

  “아, 진짜, 사부님, 그렇게 말하지 마시고요. 저 진짜 심각하다고요.”

 

  “알아. 심각한 거. 아니까 어젯밤에 내가 널 구해줬지.”

 

  뭔가 게임 속 고스톱 판이 돌아가는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드는지 연신 이맛살을 찌푸린다. 여전히 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손가락만 까닥대며 선우명에게 사부님이라고 불린 여자는 무심히 대꾸했다.

 

  “그러면, 좀 뭐라도 가르쳐 주세요, 사부님. 네? 제자가 되라고 해서 제자가 되겠다고 했잖아요? 제가! 진짜로! 그러니까, 불쌍한 제자를 괴롭히는 잡귀 쫒는 법 하나 시원하게 알려주시면 좀 좋아요?”

 

  “하아. 너 원래 이렇게 말이 많니? 조용히 좀 해 줄래? 너 때문에, 나 계속 지는 거 같거든.”

 

  “사부님! 이렇게, 날, 무턱대고, 이런 후줄근한 곳에 억지로 데리고 왔으면, 뭐라도, 좀, 제자인 저한테, 제자가 제일 절실하게 원하는 소원 정돈 들어 주셔야죠!”

 

  말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 마다 점점 더 흥분하더니, 그에 따라 선우명의 말소리도 점점 커져갔다.

 

  “시끄러워. 정신 사납다고.”

 

  “아니, 사부님!”

 

  “하아. 원래 너 나잇대 남자애가 이렇게나 징징거리나?”

 

  “사부님이야말로 진짜 너무하네요. 진짜로!”

 

  선우명은 진심으로 짜증이 치밀었다. 사부님이라고 꼬박꼬박 불러 주고 높임말도 따닥따닥 해주고, 일일이 저자세로 구니까 정말로 선우명 자신을 꼬붕 인줄 알고 있는 거 같다.

 

  ‘씨X, 나이도 나랑 몇 살 차이나지도 않는 것 같구만. 정체가 뭐야, 진짜.’

 

  선우명의 눈에 여자는 열일곱 살인 자신보다도 겨우 몇 살 더 많게 보일 뿐이었다. 예쁜 얼굴 그 자체는 호감이 느껴졌지만, 그녀의 냉정한 무표정은 거부감과 불편함을 불러왔다. 아직은 제대로 잘 알지 못하는, 수상한 구석이 많은 여자를 선우명은 말없이 째려보았다.

 

  겨우 어젯밤에 처음 만난 사이다.

  그런 그녀와 당분간 계속 함께 사는 것으로 얼렁뚱땅 순식간에 결론이 나 버렸다.

  자신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사부님이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씨 아저씨는 불안한 눈빛을 감추지 못한 채 자신을 사부님과 함께 보내주는 것에 동의했다.

  그렇게 하루 만에 낯선 곳으로 온 것만으로도 정신없고 황당한데, 좀 친해지려 말을 걸어도 이렇듯 하루 종일 개무시를 당하고 있는 지금 상황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그녀 덕분에 정씨 아저씨와 그 가족들과 함께 살던 집에서 별 트러블 없이 빠져 나올 수 있었던 건 감사한 일이긴 하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장례식장에서 처음으로 할머니의 외손자라는 정씨 아저씨를 만났었다. 혼자가 된 선우명을 성인이 될 때까지 보살펴 주겠다며 거의 반강제로 데려간 그와 가족들은 친절했지만 서로가 뭔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선우명도 자신과 할머니는 피 한 방울도 섞여있지 않은 사이란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 자신을, 굳이, 거의 왕래도 없이 살았던 외할머니가 데려다 키웠던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돌봐주겠다는 것도 좀 이상하기도 했고.

 

  하지만 그런 고마움과는 별개로 이렇게까지 자기를 무시하는 사람과 굳이 계속 있을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걍 확 나가? 이젠 진짜로 혼자서 살 수 있게 된 건데. 어디 숙식 가능한 알바 자리 하나 찾아서 떠나버려?’

 

  마음 같아선 원양 어선을 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고등학교 졸업도 채 하지 못한 어린 나이란 게 좀 걸리긴 하지만. 어떻게 나이를 속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아, 하지만 귀신은? 바다에도 귀신은 많을 텐데.’

 

  원래 차가운 물의 기운이 귀신들을 끌어 들인다고 할머니에게 들었었다. 하물며 바다다. 그 자체로 엄청난 기운을 품은 곳. 아무 방비 없이 어선을 탔다간, 이번엔 정말로 제대로 물귀신이 될지도 모른다.

 

  ‘진짜로 저 여자가 귀신 쫒는 법을 알려 줄까? 막 사기 행각 같은 데에 바람잡이 같은 걸로 이용당하는 거 아냐?’

 

  그러나 어젯밤 저 여자가 자신을 구해 주었던 것은 분명 사실이었다. 진짜 사기꾼인지 아님 명망 높은 도사님 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가 잡귀들을 너무나 손쉽게 물리치는 것만은 분명 두 눈으로 목격했다.

  자신을 따라와 제자가 되면 귀신 쫒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사기 같은 약속에, 정말이지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고 무턱대고 따라나선 터였다. 당장이라도 그녀에게서 귀신 물리치는 술법을 배워, 악몽 같던 나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만 된다면 남은 세월 그녀에게 굽실거리며 평생 은혜를 갚으며 살 생각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개무시당하는 꼬붕 취급에 악만 남을 지경이다.

 

  “하아, 입 밖으로 내뱉는 것만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머릿속에서도 엄청 시끄러운 아이구나.”

 

  마침내 청량한 음악소리에 맞춰 낭랑한 목소리의 여자가 ‘게임오버’를 외쳤고, 여자는 그제야 폰에서 눈을 떼고 선우명을 바라보았다. 까맣고 크고 맑고 깊은 두 눈동자가 빛을 내며 자신을 바라보자, 선우명은 순간 ‘헉’ 하며 숨 쉬는 것을 잊었다.

 

  “헉. 콜록. 콜록. 뭐, 뭐가요?”

 

  “너, 시끄럽다고.”

 

  “방금 전까진, 입 꾹 다물고 있었는데요.”

 

  “그리고 쌍시옷 나오는, 그런 욕설 같은 건, 비슷한 거라도 앞으론 하지 마. 난 그런 거 듣는 거 싫어하거든. 아주 싫어해. 게다가 넌 도사의 제자가 되겠다고 약속한 아이야. 언행을 조심해야지.”

 

  “……네.”

 

  하기야 귀신도 퇴치하는 마당에, 자신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건 일도 아니겠지. 열일곱의 선우명은 생각보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빨랐다.

 

  “꺼져!”

 

  “네에?”

 

  선우명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또 저 말이냐? 와아, 진짜로 꺼져버려?’ 라고 생각하는 찰나, 사부는 차분히 오른손 검지를 치켜들며 선우명의 말과 생각을 멈추게 했다.

 

  “니가 제일 먼저 한 질문의 답이야.”

 

  “네?”

 

  “내가 어제 잡귀들 쫓아낼 때 말한 주문(呪文)을 알려달라며?”

 

  “……예.”

 

  “그거라고. 꺼져. 난 수리수리 마하 수리 같은 거 안 외워.”

 

  황당했다. 겨우 그런 거라고? 그런 간단한 걸로 그 무시무시한 것들을 물리쳤다고?

  무슨 ‘아바다 케다브라’ 나 ‘나우마크 사만다 바자라 단칸’ 같은 그럴 듯한 주문이 실제로 있을 줄 알았다. 선우명은 진심으로 실망했다.

 

  ‘칫. 역시 제대로 가르쳐 줄 생각이 없는 거네. 난 진짜 꼬붕 삼으려고 데리고 온 건가?’

 

  “아니.”

 

  “네?? 아. 저기, 그럼 영화 같은 데 나오는 퇴마사님들은 다 가짜인건가요?”

 

  “물론 나 같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니야. 너 말대로 진언을 외워 눈앞에서 치워버리는 사람도 있고, 부적을 사용해서 봉인 하는 사람도 있고, 검으로 아예 베어버리는 사람도 있긴 하지.”

 

  눈이 번쩍 뜨였다.

 

  “아, 그럼, 그런 걸 저한테 가르쳐 주실 건가요?”

 

  “뭐, 너한테 그런 쪽으로 재능이 보인다면. 언젠가 가능할지도 모르긴 한데.”

 

  “재능이요? 저한테 뭔가 재능이 보여서 제자 삼은 거 아니에요?”

 

  “전혀. 그냥 불쌍해서 데려 온 건데?”

 

  불싸앙? 선우명은 자존심이 상해 울컥했다.

 

  ‘C팔! 당신이 대놓고 불쌍해하지 않아도 내가 불쌍한 건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고!’

 

  “또, 또! 나, 그런 단어 듣는 거 싫어하거든. 입조심해.”

 

  여자가 눈매를 찡그리며 날카롭게 말했다. 선우명은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찔거렸고 그녀가 그런 모습조차도 다 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분명히 귀신을 쫓는 걸 알려주신다고 말하셨잖아요. 어젯밤에.”

 

  “정확하게 말하자면, 귀신을 상대하는 법을 알려준다고 말했지.”

 

  -너 같은 애들이 원래 귀신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는 법이지. 니가 아무 생각 없이 내뿜고 있는 그 공포심과 기운들이 너무 맛있어서 눈을 떼지 못하고 집착하게 되는 거야. 너에게 받은 기운은 귀신들에겐 일종의 에너지드링크 같은 거거든. 어때? 내 제자가 되면 내가 너에게 저런 귀신들을 상대하는 방법을 알려줄게. 내 제자가 되어 볼래?

 

  선우명의 머릿속에 어렴풋이 어젯밤의 여자가 한 말들이 떠올랐다. 그래, 정확하게 말하자면 ‘쫓는 법’이 아니라 ‘상대하는 법’이긴 했다. 하지만, 그게 뭐, 무슨 차이가 있다고?

 

  “차이가 많이 나거든. 먼저, 냉정하게 말해서, 당장 넌, 너 스스로가 나나 다른 도사들이 하는 걸 따라할 만큼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니? 내가 몇 마디로 알려준다 한들, 니가 하루 아침에 그 비술을 펼칠 수 있을 것 같아?”

 

  ‘역시 힘든가? 무협소설처럼 내공 같은 거 내게 걍 밀어 넣어줄 순 없나?’

 

  “없어.”

 

  “아, 네에, 네. 아, 그럼 저한테 뭔가 부적을 새겨 주시는 거라도.”

 

  “진짜 어설픈 귀신 정도야 막는 건 가능하겠지. 하지만 부적의 효염은 어떤 경우라도 시간적, 공간적 한계가 있어. 몸에 새기는 거? 그 당사자가 어느 정도 부적의 기운과 융합할 수 있을 정도로 기가 세야 그것도 가능한 방법이야. 근데 넌 아냐. 너 지금, 완전 귀신들이 너도 나도 찾는 맛집 도시락이라고 할 정도로 기가 많이 약해.”

 

  여자는 선우명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면서, 손가락질까지 하며 새침하게 말을 이었다.

  중간 중간 선우명이 끼어들 틈조차 주지 않고선 빠르게 말을 쏘아대는 모습에 선우명은 속으로 ‘자기도 엄청 말 많고 시끄러운 수다쟁이구만.’ 라고 불평을 했다. 여자가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또 들었을 까봐 순간 쫄기도 했지만, 당장은 치미는 화를 참아낼 수 없었다.

 

  “그럼, 난, 이대로 계속 이 모양 이 꼴로 살아야 해요? 지금 그 말 하고 싶은 거예요? 완전 속았네. 속았어. 젠장! 빌어먹을! 염병할! 진짜 Z같네, 이거.”

 

  하지만 여자의 눈살이 매섭게 찌푸려지는 걸 보자마자, 잔뜩 열 받았던 선우명도 멈칫할 수밖엔 없었다.

 

  “하아. 시끄러워 정말.”

 

  “그 한숨 좀 그만 쉬면 안 돼요? 듣는 사람 기운 다 빠지게. 아, 그래도, 뭐라도 대책을 세워줘야 할 거 아닙니까?”

 

  “하아, 그래, 그래. 적어도 지금처럼 괴롭지 않도록 요령을 알려 줄 순 있지.”

 

  “요령……이요?”

 

  선우명의 한층 풀 죽은 목소리에, 그제야 내내 냉정했던 표정을 풀고 여자는 처음으로 씨익 웃어 주었다. 그런 여자의 모습에, 그 여자의 얼굴에서 처음 드러난 연한 미소에, 선우명의 심장이 일순 쿵 하고 내려앉았다. 선우명은 그러한 자신의 심정이 사부에게 그대로 전해졌을까봐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 선우명이 가장 먼저 사부님에게 졸라 수련한 것은, 남이 함부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을 막아내고 또 귀신이 쉽게 심신에 침입하는 것을 방어하는 ‘정신방어술(精神防禦術)’이었다.

 

 *

 

  하지만, 불행히도 사부님이 그때 알려준 뭣 같은 요령들 중 그 어떤 것도 지금 이 순간 선우명을 도울 수 있는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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