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가진 재능이라곤 살인 뿐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8

살인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한채강
눈치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현아진

갑작스러운 사고로 판타지 세계로 가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

 
[9화] 오빠가 가주세요.
작성일 : 17-11-17 17:05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458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가진 재능이라곤 살인 뿐.

 

 

 [9화] 오빠가 가주세요.

 

 “그렇습니다. 티나 아르젠은 아스트 최고의 마법사이자 마법사를 넘어선 존재이지요. 폰 자바르의 숙청을 피해 축축한추움으로 피해 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는 이안의 말을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런 힘이 있다면, 직접 나서서 왕을 막으면 되지 않는가?

 

 “그 정도의 힘이라면 직접 숙청을 막으면 되지 않습니까?”

 “그렇게 했다간, 국왕을 배신한 자로 낙인찍히겠지요. 그 뿐만 아니라 모든 마법사들과 그 가족들까지도 모두 목숨을 잃게 될 것입니다. 반역이라는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말이죠.”

 “정치는 단순하지 않다는 거군.”

 

 나는 납득했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티나 아르젠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아니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진은 어지간히 고생 중이다. 입에 안 맞는 위엄톤을 유지하는 건 만만치가 않으니까.

 

 “가장 빠른 방법은 서쪽 반란을 끝내는 것입니다. 그곳에 살아 있는 마법사들이 참여했습니다. 티나 아르젠의 거취에 대해 알고 있는 마법사가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나는 차고 있던 칼에,

 

 아! 참고로 완전 좋은 걸로 새 칼을 받았다. 갑자기 신의 전사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시작하자마자 고급 아이템을 확보했으니 나도 참 운 좋은 녀석이다. 이 세계는 역시 나랑 맞다.

 

 어쨌든 나는 차고 있던 칼에 손을 대고는 물었다.

 

 “당신은 왜 반란에 참여하지 않았죠?”

 

 나는 이안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안의 표정이 어두워졌는데, 그간의 수심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제가 왕의 편에 있기에 그나마 트레이트가 유지되고 있는 거지요. 트레이트는 마법사들의 마을이지만 실제 마법사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한주의 전사가 500명 정도 된다면, 트레이트의 마법사는 50명 정도 밖에 안 됩니다. 그나마도 국왕의 폭정으로 한주의 전사는 200명 수준으로 줄었고, 나하르의 마법사도 20명 정도로 줄게 됐습니다.”

 

 배운 지식에 따르면 한주의 전사는 돈으로 양성 된다.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을 전문 전사학교로 데려와 철저히 교육시키는데, 훌륭한 영양을 위한 식비, 실전 교육을 위한 다양한 교보재, 그리고 각종 무기들 까지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 구조다. 왕은 세금을 높이고 예산을 줄이면서 한주의 전사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막았던 것이다.

 

 트레이트는 돈보다는 시간과 재능에 기인해 마법사를 양성했다. 어차피 마법은 타고난 센스가 매우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마법사들이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찾아내 그들만을 영재교육 시키는 체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돈이 안 드는 것은 아니었다. 트레이트 역시 예산 부족과 과한 세금으로 인해 마법사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했고, 마법사의 수는 점차 줄어갔다.

 

 새로 양성되는 전사와 마법사의 수가 줄어가는 동시에 악마와 괴물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이도 많아지면서 전사와 마법사 수는 계속해서 줄어가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 폰 자바르는 마법사의 힘을 두려워하여 대대적인 마법사 숙청까지 나섰던 것이다. 실제 살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마법사들은 대력 10명도 되지 않았다.

 

 “트레이트의 나머지 만여 명의 사람들은 마법사의 가족이거나 평범한 서민들이었습니다. 제가 있었기에 그마나 그들의 목숨이라도 온건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안의 표정에 짙은 슬픔이 묻어났다. 잔인하지만 나는 한 번 더 물었다.

 

 “당신이 왕을 처단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럼 또 반역자가 될 뿐입니다. 마법사들을 언짢게 여기던 귀족들과 대신들이 나서서 우리를 숙청하겠지요.”

 

 그런 상황이었다. 그러니 아진이가 등장한 것은 이들에게 정말이지 꿈과 같은 일이었을 것이다.

 

 “일단은 반란을 빨리 마무리해야겠어요.”

 

 아진이 나를 쳐다봤다. 그녀의 말이라면 옳다. 그녀의 눈치는 항상 절묘하게 정답을 찾아냈으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악마와 괴물과의 일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습니다.”

 

 마법사 이안의 표정은 다급했다. 나이 먹은 마법사. 그 경륜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보이는 초조함은 그 자체로 사태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적어도 천 년 전부터 예언은 아스트에 닥칠 광풍을 예고하고 있었다.

 

 ‘북쪽에서 불길이 타오르고 동쪽에서 물이 얼어붙을 때, 나라의 국운은 다하리라.

 죽음은 복 된 것이요, 사는 것이 고행이니 하늘도 땅으로 내려오리라.

 다른 세상에서 신의 자식이 내려오니 신이 베푼 마지막 선물이라.

 그가 왕국을 구하고 만년의 번영을 내리리라.‘

 

 북쪽의 불길은 붉은검음이었다. 아스트로 오지 않던 악마들이 점차 더 많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동쪽의 물은 축축한추움이었다. 아스트로 오지 않던 괴물들이 점차 더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늘도 땅으로 내려오리라’는 문구는 다들 해석을 달리 했지만, 몇몇 교육 대신들은 왕이 위엄을 잃고 원망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왕실에서는 이 예언을 다들 알고 있었다. 그리고 폰 자바르도 알고 있었다. 자기가 예언을 몸소 이뤄가고 있다는 것을. 오히려 그렇기에 그는 더욱 더 폭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부디 아스트에 평화를 가져다 주시길...”

 

 이안의 마지막 말에 아진은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제 막 공무원이 된 사회 초년병이었던 아이다. 갑자기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보는 것으로 모자라 이제 한 왕국을 지휘하는 신의 아이가 되었다. 부담이 클 것이었다.

 

 둘만 남은 자리에서 아진은 조용히 말했다.

 

 “뭘 해야 할지는 알겠는데,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요.”

 

 눈치란 전란에 휩싸인 이 곳에서 무엇보다도 귀중한 재능이었지만, 마땅히 무언가를 이뤄내기는 어려운 재능이기도 했다. 눈치 가지고 반란을 막고, 눈치 가지고 악마와 괴물을 처치한다? 당연히 불가능했다.

 

 “그래서, 오빠가 해줘야 할 것 같아요. 가서 반란을 막고 와줘요.”

 

 잔인한 년. 나를 사지로 보낼 생각이다. 그리고 기막히게 올바른 판단이다. 반란을 끝내지 않고서는 우리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돌아가지 않고 그냥 여기서 왕 노릇하면서 지내는 건 어때?”

 

 내가 물었다. 돌아가 봐야 말단 공무원이다. 지금과 같은 대접은 결코 받을 수 없다. 그녀는 이 아스트에서 신이 된 것이다. 누구도 그 권위를 넘볼 수 없다. 그렇다면, 이것을 즐기는 것이 더욱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가?

 

 “나 좋자고 동생을 그렇게 놔둘 순 없잖아요. 그리고 이 곳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곧 살해 될 거예요.”

 

 

 깔끔한 대답이었다.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겠다는 말이었다.

 

 “미안해요. 오빠한테 너무 위험한 일이라는 거 알아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오빠가 나서주는 것 밖에 방법은 없을 것 같아요.”

 “맞아. 정확한 판단이야.”

 

 아진은 미안해하면서도 자신의 판단을 이야기했다.

 

 “서쪽 반란이 단순히 국왕의 폭정 때문인지 잘 모르겠어요. 마법사들이 참여했다는 것만으로 그렇게 판단하기는 일러요.”

 

 서쪽 반란. 아스트 최대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인 비으네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비으네를 다스리고 있는 것은 영주 폴 스트류였다. 왕국의 병사들이 전장으로 나간 틈을 타, 폴 스트류는 독립왕국을 선포한 상태였다.

 

 “만약 왕의 폭정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새로운 아스트의 왕이 되고자 하는 목적이라면...”

 “네. 폰 자바르가 지하감옥에 유배 되어 있다는 것만으로 문제를 풀 수는 없을 거예요.”

 “그때는 결국 힘으로 싸워야 한다는 말이군.”

 

 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군을 상대로 싸워야 할지도 몰라요. 그런데 같이 보낼 수 있는 병사의 수는 거의 없어요.”

 “오케이. 가장 빠른 말하고, 도와줄 사람 한 두 명만 붙여줘. 어떻게든 해볼게.”

 “네. 오빠라면 그렇게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연했다. 파티를 모아가며, 정보를 얻어가며 목적지에 가는 것은 RPG의 기본 과정 아니던가? 나도 파이날판타지에 드래곤 퀘스트, 영웅전설까지 했던 사람이었다. 아진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정도는 눈에 훤했다.

 

 “RPG 좀 해봤으면 뻔하잖아.”

 “호오리, 트레이트, 한주 순으로 가는 게 좋겠어요.”

 “역 시계 방향이구나. 같은 생각이야. 함께 해줄 동료가 남아 있어야 하는데 말이야.”

 “티나 아르젠을 만난다면 최고겠죠.”

 “날 죽일 참이야? 축축한 추움까지 가란 얘기는 아니지?”

 

 내가 너스레를 떨며 말하자 아진이 내게로 다가왔다. 그러더니 머리를 내 가슴에 기댔다.

 

 “절대 죽지마요. 나도 여기서 죽지 않고 있을게요.”

 

 하긴, 여기도 아직 완전히 안전하지는 않다. 폰 자바르는 여전히 살아있고 죽일 수 없는 상태다. 분명 어딘가에 그의 심복들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성안도 지독하게 무서운 전장이었다.

 

 “죽긴 왜 죽냐. 우리 가진 재능이 있잖아. 무사히 한국가자.”

 

 나는 천천히 아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동안 아진은 가만히 있더니 고개를 들어 말했다.

 

 “오빠, 나랑 할래요?”

 

 아진의 말을 듣자마자 칼에 손을 갖다 댔다. 그리고 빠르게 주위를 살폈다. 나는 살기를 뿜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진의 저 말은 이곳에 죽여야 할 누군가가 있다는 신호나 다름없었다. 숲에서 그랬던 것처럼.

 

 어디냐! 어디냐고! 온 몸의 감각을 다 열었지만, 도저히 살기를 찾을 수 없었다. 마법사인가?

 

 아진이 칼을 쥐고 있는 내 손을 가만히 감쌌다.

 

 “진짜로 물어본 거예요.”

 

 아진의 표정을 보니 진짜를 말하고 있었다. 십년감수했다. 나는 칼에서 손을 땠다. 극심했던 긴장감이 서서히 누그러졌다.

 

 “바보 같이... 무섭냐? 다시 못 볼까봐?”

 

 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말 괜찮겠어?”

 

 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살며시 아진을 안고 등을 토닥거렸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3 [12화] 싸우러 가는 길 2017 / 11 / 22 267 0 4501   
12 [11화] 각자의 생각 2017 / 11 / 21 282 0 5343   
11 [10화] 새로운 도시 2017 / 11 / 20 290 0 5504   
10 [9화] 오빠가 가주세요. 2017 / 11 / 17 255 0 4583   
9 [8화] 신의 자식 2017 / 11 / 16 289 0 5020   
8 [7화] 마법사를 만나다 2017 / 11 / 15 288 0 5728   
7 [6화] 동트기 전의 여관에서 2017 / 11 / 14 279 0 5214   
6 [5화] 그녀와 같은 방에서 2017 / 11 / 13 265 0 6036   
5 [4화] 숲 2 2017 / 11 / 11 272 0 5167   
4 [3화] 숲 2017 / 11 / 10 270 0 5553   
3 [2화] 새로운 세상 2017 / 11 / 9 259 0 5106   
2 [1화] 소를 잡자 2017 / 11 / 8 273 0 5184   
1 프롤로그 - 가진 재능이라곤 살인 뿐 2017 / 11 / 8 470 0 80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좀비아일랜드
박재이
용사여 세상을
박재이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