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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동쪽마녀 사칼린
작가 : 하나송
작품등록일 : 2017.11.17

코딱지만한 반도 국가에서 일어난 토네이도에 휘말렸다.
말하는 까마귀에게 뺨을 겁나게 후들겨 맞고 일어나보니 생판 모르는 세계.
놈이 말한다. 내가 마녀란다.
&
“너 대체 누군데?”
“나?”
놈은 새빨간 눈동자를 번뜩이며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잘생긴 얼굴에 핀 웃음이 아주 음흉해보였다.
“네 애완동물.”
&
[cin4418@nate.com]

 
<Prologue>
작성일 : 17-11-17 15:17     조회 : 364     추천 : 1     분량 :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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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logue.

 

 

 우르릉

 꽝

 

 ‘긴급 재해 속보입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제주도로 이동해오고 있던 제10호 태풍 <마이커>의 피해가 예상보다 클 것으로…’

 

 우르릉

 꽝

 

 “미친 거 아니냐? 거기서 스킬 안 쓰고 뭐했냐?”

 /“죽었다가 방금 태어나서 가고 있었잖아.”

 “아, 이 자식 완전 하자네.”

 /“너 지금 뭐라 했냐?”

 “닥치고 힐 해, 힐. 빨리 힐.”

 

 21세기 무한 경쟁 사회에 내던져져 꿈도 희망도 없는 백조로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텨가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나는 자취방에 틀어박혀 날이 새도록 FPS 게임을 즐기며 돈 주고도 못 산다는 젊은이의 시간을 죽여가고 있었다.

 

 “앗, 뜨, 뜨…!”

 /“뭐야?”

 “담뱃재 떨궜어.”

 /“어쩐지 손가락에 담배 끼우고 굴리는 것 같더라. 집중 안 하냐?”

 “그래도 너보다 잘해. 등신 새끼야.”

 

 취업이니 인생 설계니 고민을 안 해본 건 아닌데, 사회생활은 내 적성에 더럽게 안 맞았다. 그렇다고 프리랜서로 일하자니 배운 것도 없고 재능도 없다. 굳이 잘하는 걸 골라보라면 FPS, AOS, RPG… 장르를 불문하고 평타 이상은 치는 게임 실력인데 또 그걸로 돈 벌어먹고 살 실력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니까 지금도 그렇고 아마도 미래에도 내 인생은 꿈도 희망도 없을 거다. 무당은 아니지만 그것만은 확실하게 내다볼 수 있었다.

 

 죽지 못해 살아가는 기생충 같은 딸도 딸이라고 한 달에 백만 원씩 꼬박꼬박 부쳐주는 부모님의 하해와 같은 은혜 덕에 생명력 질긴 바퀴벌레처럼 살아가고 있는 게 벌써 27년 째.

 

 말 그대로 죽는 게 무서워서 꾸역꾸역 살아가는 거지, 고통 없이 죽을 수 있으면 괜히 작은 수학 학원 차려 힘들게 돈 벌고 있는 부모님 등골 안 빼먹고 깔끔히 이 생과 바이바이할 의지가 있었다.

 

 나만의 생각도 아니다. 친구 새끼들도 만나기만 하면 입버릇처럼 얘기해댔다.

 

 부모님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걍 나가 뒤져라.

 

 물론 나는 그런 말 듣더라도 전혀 기분 상하지 않을 수 있는, 얼굴에 철판 깐 기생충 백수력 만렙을 찍은 징그러운 년이었다.

 

 /“야, 근데 밖에 완전 무섭다.”

 “태풍이 무섭다고? 에휴. 고추 떼라, 고추 떼.”

 /“이거 그냥 태풍 아니라는데? 우리 집 지금 막 창문 덜컹덜컹 거리고 난리 났,”

 

 파삭!

 

 “뭐야? 뭐야?”

 

 이런 미친.

 

 “아아아악! 이거 승급전인데!”

 

 빌어먹을 태풍의 영향인지 뭔지 꼭 퓨즈 끊긴 것처럼 모니터 화면이 나갔는데, 그때의 난 그게 그렇게 눈물 나고 슬프고 화나고 그랬다. 하필 그 판은 내 아이디에 보다 더 반짝거리는 계급을 달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지어지는 판이었기 때문에.

 

 여하간 완전 빡쳐서 키보드를 들어 올려 꽝꽝 내려치면서 조절 안 되는 분노를 마구 발산하고 있는데, 그 때문이었는지 뭔지 바닥이 우르르 울리며 흔들렸다.

 

 “이거 뭐야.”

 

 내 평생 이 정도로 지반이 흔들렸던 경험은 해본 적이 없었다. 툭하면 지진 난다는 섬나라 옆에 자리한 반도 국가지만, 의외로 뭐 지진대 어쩌고 하는 것에서 벗어나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급식만 먹으러 다녔던 중학교 땐가 고등학교 땐가 졸면서 흘려 배웠던 기억이 있는데 도대체 왜 그러니까 왜 대체 왜.

 

 “아니, 시발. 왜 이러…”

 

 그때 내 눈앞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5층짜리 원룸 꼭대기 층, 좁은 유리창 너머로 보인 건 분명 외국에서 만든 재난 영화에서나 봤던…

 

 [긴급 재해 속보! ‘토네이도’ <마이커>, 한반도 상륙]

 

 그래, 토네이도.

 

 파삭! TV 또한 재해 속보를 자막으로 전달하고는 장렬히 전사했다.

 

 “자, 장난하냐고….”

 

 오전 8시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껌껌한 하늘을 가르고 괴물 같은 속도로 내 자취방을 향해 몰아쳐오고 있는 건 분명히 TV에서 아니고는 본 적 없던 토네이도였다.

 

 바닥부터 하늘까지 길게 이어져 매섭게 몰아치는 검고 불쾌한 폭풍 기둥.

 

 가까워질수록 시야에는 토네이도에 휘말려 통째로 뽑힌 나무라든가 건물들이 들어왔는데, 솔직히 아무 생각이 안 났다.

 

 아, 떠오른 건 있었다. 우리 엄마 아빠 얼굴.

 

 “엄마, 딸 태어나서 처음으로 효도해요.”

 

 죽음을 목전에 둔 것 같으니, 이만한 효도가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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