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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체탐자
작가 : 카모카모
작품등록일 : 2017.11.15

조선시대 첩보 조직 체탐자, 그 중 가장 허술한 소대의 가장 중대한 임무 수행이 펼쳐진다.

 
#2 붉은 검
작성일 : 17-11-16 20:00     조회 : 271     추천 : 0     분량 : 3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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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아무리 소리내어 울고 있었다고 해서 뒤에서의 웅성거림이 들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들었냐고, 부모 없이 혼자 어린아이가 여진 족 도적들에게 맞서 집지키다 죽었다고- 동정이 담긴 듯 아니면 조롱이 담긴 듯한 말투의 말들이었다. 그리고 그 대화속에선 무명이 어떤 간나인지 또 더 나아가 왜 그런 행동들이 나쁜 것인지 등의 더 이상 여동생은 아에 사라지기도 하였다.

 

 때로 그들은 이 상황이 과연 누구의 잘못인지 가르기도 하였는데 물론 도적들을 욕하는 것은 모두가 동의했으나 어떤 사람은 작은 여자 아이를 잘 보살펴주지 못한 체탐자들 탓을 동시에 하기도 했으며 특히 도드라진 주장은 무명이 여자아이 주제에 동냥은 하지 않고 사냥을 나섰다가 자신의 어린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말이었다.

 심지어는 도적들은 생사를 위해 당연한 행동이었고 오로지 무명만의 잘못이라고도 하는 말들도 있었으나 금방 사그라졌다.

 

 수염이 덮수룩한 한양에 가지 못하는 30대로 보이는 양반이 빈 곳을 바라보며 호통을 치듯 말하였다.

 "내 이럴 줄 알았다! 왠 계집이 구걸 아이 하고 사냥이나 죽치고 해대니..."

 양반은 말을 끝맺지 못하고 헛기침을 해대며 부채로 자신의 부끄러운 입을 가렸다.

 바로 그 계집의 째려봄에 겁을 먹어 말을 멈췄기 때문이었다.

 양반은 그냥 혀를 차기만 하였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말도 이제 하지 않았다.

 

 무명은 이제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이대로는 아무런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7살, 무척이나 어렸던 무명은 자신의 어미가 겁탈당하는 모습을 육안으로 지켜보았다.그리고 일주일만에 활대를 잡았다. 그랬던 무명이 하루종일 울거라고는 지나가던 개들도 생각하지 않았다.

 

 무명은 벌떡 일어나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 옆에 놓여있는 검을 잡아들었다.

 5년을 같이한 그 검은 마치 무명과 같이 성장하는 듯 길이도 점점 늘어났다. 마을 중앙의 대장간 아저씨가 거의 무료로 하루마다 크는 무명에게 맞춰 검을 다듬어주었기 때문이다.

 검에는 붉은 두건이 둘러져 있었는데 무명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던 마을의 어른들은 그 두건이 본디 하얀색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유난히 바람에 잘 펄럭거리는 그 검은 이번엔 더욱더 힘차게 울렁거리는 듯 하였다.

 

 촤악 검을 뽑아들고는 조금 앞으로 나아가 자신의 낡은 초가집 마루에 다다랐다.

 오른 손으로 자신이 줄 수 있는 가장 강한 힘으로 집 마루에 검을 내려꽂았다. 검이 우뚝 서 붉은 두건이 팔랑거렸다.

 

 촤락, 무명의 가녀린 손에 들린 종이가 흔들렸다.

 품에서 종이를 꺼낸 흔적이 옷깃으로 남아있었다. 보아하니 그 종이가 품안에 들어있는 전부였다.

 

 "아즈바이!"

 큰 소리로 뒤에 있던 양반을 불렀다.

 "글 좀 써주소!"

 양반은 놀라 주변을 둘러보다가 기어가는 소리로 물어보았다.

 "뭐라고...?"

 

 이를 꽉 깨물고 방안을 바라보며 무명은 중얼거렸다. 양반은 들을 수 있었다.

 "내래... 이곳에서 뒤져부렸다고..."

 이를 너무 세게 깨물어 무명의 입술에서 피가 흘렀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종간나들..."

 

 

 

 

 

 

 

 

 

 

 

 

 

 

 

 

 

 

 

 

 

 

 "다 뒤져분다고"

 

 

 

 무명의 강한 의지가 소리와 바람을 타고 집마당에 퍼졌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보며 어찌할 줄 모른 채 침묵이 깨지기만을 기다렸다.

 침묵은 달이 뜨기 전까지 깨지지 않았다.

 

 

 

 ---------------------------------------------------------------------------------------------무명----

 

 ----김장---------------------------------------------------------------------------------------------

 

 

 묘당에 큰 울음이 퍼졌다.

 눈물 없는 가장 정중한 강요였다.

 아니 정확히는 가장 정중하고 가장 강한 명령에 대한 저항이었다.

 

 "아니, 내 신하들 중에는 겁쟁이밖에 없소?"

 중앙에 앉은 젊은 임금은 붉은 도포를 펄럭거리며 왕좌를 한 손으로 내려쳤다.

 왕좌와 왕의 손이 부딪히는 소리가 너무나도 날카로워 시끄럽던 신료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

 대답해야 할 신료들이, 평소엔 그렇게도 말이 많던 신료들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답답했는지 왕이 먼저 물었다.

 

 "다시 묻겠소, 정말로 이 중엔 조선을 위해 앞장설 충신이 없는 것이오!"

 침묵은 긍정이라 하였다. 아무런 말도 안하고 고개만 숙이는 신료들을 바라보며 왕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자신의 아버지가 중흥을 이끈 나라가 겨우 이 것이었던가.

 어렸을 때 보았던 조선은 우리 아버지의 조선은 이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왕은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울음보를 터트렸다. 그 보이지 않는 가슴 속의 눈물은 넘쳐 흘러 곧 진짜 눈으로 흐를 것만 같았다.

 

 왕의 촉촉한 눈가를 보다 못한 황희가 앞으로 조금 나아가 이렇게 아뢰었다.

 "전하... 이 하찮은 노신이 한마디 말씀드리옵자면 아무래도 무리로운 일을 맡기시니 신료들이 겁을 먹은 것 같으니 그 명을 조금은 거두시는게..."

 

 황희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왕의 고개는 숙여졌다.

 황희는 물론 그 누구도 어쩔 줄 몰라 서로를 바라만 보았다.

 

 "전하...?"

 황희가 왕의 얼굴을 보려 노력하며 물었지만 왕은

 "물러가라"

 

 중얼거리듯한 말을 떠는 소리로 한 후 여전히 고개는 푹 숙인 채 일어났다.

 왕이 떠나자 신료들도 점차 떠나가기 시작하였다.

 

 왕은 처소로 돌아가면서 계속 마루를 보았다.

 '이 마루들은 너무나도 규칙적으로 서로와 맞대고 있구나, 그래서 이렇게 거대한 집도 받칠 수 있구나. 원통하다. 우리 조선엔 이런 마루 하나도 없구나.'

 누구를 한탄할까 자신의 부덕이 다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왕은 그만 몸을 처소로 거두었다.

 

 

 

 평양은 꽤나 번성한 도시였다. 그러다보니 평양사람 말고도 상당히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러다보면 상당히 다양한 출신의 도둑들도 있었다. 다양한 말들을 구사하는 도둑들은 때론 외국어를 못하는 역관같기도 하였다.

 또 재미도 쉽게 주었는데 그 점들을 이용하여 무지한 부자들의 돈을 털어갔다. 꽤나 짭짤한 일이었다.

 

 평양 저자거리 구석에 쭈그려 앉은 사내 둘은 감자를 입으로 으깨고 있었다. 머리띠를 강하게 매서 이마가 두개로 보이는 사내가 이죽이라고 상인의 아들이었고 머리띠도 안 매고 더벅머리도 대충대충 묶은 양아치 사내가 이산 출신 김장이었다.

 

 김장은 자신의 감자를 다 먹고 이죽을 바라보았다. 이죽은 그런 김장과 눈이 마주치자 마자 뒤로 물러나 감자를 품속에 꼭 껴안으며 말했다.

 "안돼, 안돼"

 

 "아이 왜 기랴?"

 김장은 위선적 눈 웃음을 지으며 이죽에게 다가갔다.

 김장이 이죽의 감자를 뺏으려 했으나 이죽이 끝까지 저항하자 자신이 그 감자를 세개로 바꿔서 주겠다고 하면서 속여 가져갔다.

 그리고서 김장이 향한 곳은 사람이 많은 저자거리 한가운데였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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