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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세계의 이야기
작가 : macarong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
일그러진 세계, 탐욕으로 물든 전쟁속에서 깨어나서는 안될 존재들이 눈을 뜬다

다가오는 그 날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망가트려야만 했던 그 세계의 이야기

 
#0006 세계의 모순
작성일 : 17-11-16 18:25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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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을 다루는 조율자로서 서지훈이 지닌 능력은 공간을 ‘절단’시키는 것이다. 그런 서지훈의 마력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결계는 내부의 공간을 외부세계에서 완벽하게 격리시켰다. 서지훈이 자신의 모든 능력을 쏟아 부은 그것은 거의 독립된 세계에 가까운 것이었다.

  세계에서 도려내어진 두 사람만의 자그마한 세계, 그 속에서 두 사람은 자신들의 삶을 되찾아간다.

  이어지는 평온한 나날에 서지애는 예전의 쾌활했던 모습을 되찾아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지훈은 점점 지쳐갈 수밖에 없었다. 마력석이라는 것은 그저 마력을 저장하고 그것을 증폭시켜주는 일종의 매개체일 뿐이다. 결국 결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지훈이 직접 마력석에 마력을 공급해야 되는 것이다.

  서지훈이 아무리 거대한 마력을 지니고 있어도 산 하나를 통째로 뒤덮은 결계를 혼자서 유지하는 것은 분명 무리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지훈의 자신의 한계와 타협할 생각이 없었다. 이제서야 겨우 손에 넣은 일상의 행복과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어주는 그녀의 미소, 서지훈에겐 그저 그것이면 충분했다.

  난생처음 겪어보는 소소한 삶이었다. 걱정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함께 지내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평온한 일상 속에서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어가던 두 사람에게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난다.

 

 “오빠…”

 “어?”

 

  뭔가 말할 수 없는 게 있는 건지 서지애는 우물쭈물하며 말끝을 흐린다. 심상치 않은 그녀의 표정에 서지훈은 쥐고있던 숟가락을 내려놓고서 걱정스레 그녀를 바라보았다.

 

 “으응.. 그게…”

 

  자신을 바라보는 서지훈의 시선에 서지애는 안절부절못하며 고개를 숙여버린다.

 

 “지애야?”

 “오빠…”

 

  아래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무언가를 참고있는 듯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숙여진 고개로 장난기를 숨기지 못한 입술이 움찔거린다. 그제서야 뭔가 이상함을 느낀 서지훈은 고개를 갸웃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며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해맑은 웃음을 터트렸다.

 

 “오빠! 나 임신한 거 같아”

 “뭐?”

 

  전혀 예상치 못한 서지애의 대답에 서지훈은 금붕어처럼 입만 뻐끔거리며 말을 잇지 못한다. 그 멍청한 얼굴을 바라보던 서지애는 그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큰소리로 다시 한번 대답해주었다.

 

 “나 임신했다고!”

 

  공기가 저릿할 정도의 충격, 겨우 정신을 차린 서지훈은 이명이 울려 퍼지는 귀를 감싸며 동그래진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이 부끄러운지 서지애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인다.

 

 “진짜? 정말이야?!”

 “응”

 

  서지훈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녀의 배를 바라보았다. 겉으로 티는 나지 않았지만 그 속에는 분명 새로운 생명의 파동이 느껴져 왔다. 무심코 손을 뻗으려던 서지훈은 이내 머뭇거리며 손을 내린다.

 

 “아…”

 

  분명 견딜 수 없을 정도의 행복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것은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불안과 죄책감으로 다가왔다. 자신에게 행복할 자격이 있을까, 서지훈은 다른 누군가의 피로 물들어버린 자신의 손을 움켜쥐며 고개를 숙였다.

 

 “괜찮아”

 

  서지애는 불안에 떨고 있는 손을 감싸 쥐어 자신의 배에 가져다 댄다.

 

 “하지만…”

 “괜찮을 거야”

 

  서지애는 망설이는 서지훈을 감싸주며 말없이 그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 온기에 불안이 녹아 내리며 눈가로 흘러내린다. 서지훈은 그녀의 품속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사랑의 결실에 두 사람은 앞으로의 행복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두 사람이 감당하기에 너무 큰 행복이었던 것일까, 행복했던 순간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지애는 갑자기 알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리 심각한 것도 아니었고 생활에 불편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두 사람은 그것이 그저 지나가는 감기 같은 거라 생각하며 가볍게 넘겨버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알 수 없는 고통은 점점 커져가며 그녀의 몸을 좀먹기 시작했다.

  금방 나을 거라 생각했던 그녀의 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어갔고 어느새 그녀는 일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의식조차 없는 상태로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서지애의 모습을 바라보던 서지훈은 결심을 굳힌 듯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대로 그녀가 죽어가는 걸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바깥의 조율자들이 포기할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젠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결국 서지훈은 죽어가는 서지애를 구하기 위해 세상밖으로 향했다.

  세상으로 나온 서지훈은 그녀를 구할 방법을 찾기 위해 미친듯이 세상을 헤매어 다닌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무색하리만큼 그녀의 병에 대해선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었다. 붙잡을 수 없는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만 가고 그러는 사이에도 서지애는 점점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서지훈은 다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이 이성을 좀먹는다.

 

 “갔다 올게…”

 

  그녀에게 닿기를 바라며 습관적인 인사를 내뱉으며 서지훈은 또 다시 기약 없는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렇게 자신이 어떠한 상태인지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서지훈은 미친 사람처럼 거리로 나섰다.

  푸른 하늘, 거리는 휴일을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가득하다. 가만히 사람들을 바라보던 서지훈은 어딘가 고장 난 듯한 표정으로 그들 사이를 나아간다. 거리를 거닐던 사람들은 평화로운 일상속으로 섞여 든 위험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자리를 피하고 있었다.

 

 “하하…”

 

  서지훈은 망가져버렸다. 두려움에 가까운 불안은 살기가 되어 이성을 잠식한다. 문제는 그러한 살기에 뚜렷한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저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이 세상을 향한 분노였다.

  지금의 서지훈은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폭탄과 다름없는 상태였다. 향할 곳을 찾지 못한 분노에 마지막 이성이 사그라지는 순간, 주변은 참담한 지옥도가 펼쳐질 것이 분명했다.

  목적을 이루지 못한 발걸음은 정처없이 거리를 떠돌아다닌다.

 

 “안녕하세요?”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남자는 서지훈의 앞을 가로막으며 그렇게 인사를 건넸다.

 

 “…”

 

  서지훈은 초점 없는 눈동자로 자신을 막아 선 남자를 응시한다. 남자에게서는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듯한 익숙함과 다가가면 안 된다는 거부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 기분 나쁜 이질감에 서지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나를 죽이려 온 거냐”

 

  서지훈은 뚜렷한 적의를 가지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저는 당신을 돕기 위해서 온 겁니다”

 “너는 누구냐 뭘 도와주겠다는 거지?”

 

  그 물음에 남자는 무표정하게 서지훈을 바라본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을 텐데요. 지금도 소중한 사람이 죽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네 놈…!”

 

  지독한 살기가 거리를 집어삼킨다. 거리를 거닐던 사람들은 공간을 뒤덮은 압도적인 공포 속에서 고개조차 돌리지 못한 채 허공을 응시하며 몸을 떨었다.

  시간마저 얼어붙은 듯한 거리, 그곳에서 오로지 한 사람만이 서지훈을 마주보며 그 자리에 서있었다.

 

 “저라면 당신을 도울 수 있습니다.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남자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표정으로 그렇게 물었다. 남자의 제안에 서지훈은 이를 악물었다. 정체불명의 남자가 건넨 거부할 수 없는 제안, 서지훈에게 선택지는 없다.

 

  거리를 휘감고 있던 살기가 사라지며 얼어붙었던 거리가 녹아 내린다. 움직일 수 없는 공포에 짓눌렸던 사람들은 겨우 되찾은 자유에 서둘러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고 어느새 거리에는 두 사람만이 남겨져 있었다.

 

 “나를 도와주겠다고 했지… 그렇다면 그 대가는 뭐냐”

 “그리 어려운 건 아닙니다. 그저 언젠가 제가 부탁하는 걸 하나 들어주면 됩니다”

 “부탁이라…”

 

  차라리 특정한 보상을 원하는 것이었다면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남자가 원하는 대가는 그러한 것이 아니었다. 무엇 하나 정해진 것이 없는 수상한 조건이었지만 서지훈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알겠다. 받아들이지”

 “거래는 성사된 것 같군요. 그럼 가보도록 하죠”

 

  서지훈의 대답과 동시에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어디로 가야하는 지 알고 있는 듯한 남자의 움직임, 하지만 서지애를 구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머릿속이 가득 찬 서지훈은 그런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서지훈은 일말의 의심도 없이 남자의 뒤를 따라 몸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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