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이 돌아오고 일주일 뒤,
툴루즈 제국으로 향하는 거대한 함선 ‘뒬르즈’ 호가 출항을 했다.
배 위에는 유명 상회들, 귀족 여행가들, 일반 서민들, 제국으로 향하는 사신들 등
총 1000여명이 타고 있었는데, 그 천 명 중에는 허슨을 조사하러 간 하인의 주인도 있었다.
예정에도 없던 사내의 승선으로 선박이 다소 시끄러워졌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사내는 툴루즈 제국으로 향하는 일주일 내내 방에 틀어박혀
몇 배로 늘은 애먼 서류만 뒤적였다.
그리고 사내가 서류의 반절쯤을 끝냈을 무렵
뒬르즈 호는 그 여정만큼이나 긴 경적을 울리며, 늦은 밤 툴루즈 제국의 항구에 도착했다.
여독을 풀을 시간도 없이 사내의 일행은 수도로 이동을 한 뒤
그 다음날 곧바로 사람들을 풀어 허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는데,
결론적으로 모두 잿더미가 된 하인의 공책에 적힌 내용과
별반 다름없는 추축성의 내용들뿐이었다.
게다가 정보를 구하러 간 그의 수행원들은 입이 부어 있었는데,
사내가 아무리 물어도 그들은 귀만 빨갛게 물들일 뿐 일언반구하지 않았다.
“음...”
사내는 그 행태에 의아함을 느꼈지만, 부러 얘기하지 않은 이들의 입을 열어볼 만큼
궁금하진 않았기 때문에 묻어두었다.
그러고 보니 그의 하인도 입이 부어있었는데..
돌아가면 추궁해 보는 걸로 하고
이제는 입이 오리 주둥이만 해진 수행원들을 애써 무시하며 사내는 당장의 문제에 집중했다.
백작가 아가씨를 만나는 것은 그도 불가능한 일인지라,
잠시 고민하던 그는
마침 3일 뒤 열리는 툴루즈 제국 공작가의 연회에 참여해
허슨 백작을 직접 만나기로 하였다.
그리고 고대하던 연회 당일,
허슨 백작 내외를 소개받은 사내는
굳은 표정으로 금일 저녁에 떠나는 배편으로
바.로 자신의 나라로 돌아갔다.
왜 사내는 곧바로 돌아갔는지?는 다음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