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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만이 널 가질 수 있다
작가 : Lido
작품등록일 : 2017.11.6

만나고 싶지 않은 녀석을 다시 만났다. 앞으로 나의 운명은?

 
14화
작성일 : 17-11-16 00:32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6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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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매주 목요일 저녁은 정기적으로 회의가 잡혀있다. 퇴근하기 전 잠깐 이루어지는데 병원의 행사라든지 환자의 컴플레인이 들어왔다든지 등등 여러 가지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저번에 이뤄진 공단 평가 때문에 다들 서류 준비하느라 바빴기에 한 달째 회의를 하지 못했다.

 

 한 달 공백이 지난 첫 회의였다. 빙그르르 원으로 둘러싸 앉아 있는 우리들의 맨 앞에 정 팀장님이 서있다. 그녀는 몇 가지 서류를 들고 우리 앞에 섰다.

 

 

 “요번 병원에서 공단 평가 무사히 끝냈다고 워크샵을 가기로 했어요. 물론 가을에는 항상 가긴했지만요.”

 

 

 그녀는 싱긋 웃으며 미소를 지었다. 공단 평가 포상으로 회식이 나올 줄 알았는데 어영부영 워크샵으로 구색을 맞춘 모양이다. 다들 말은 안하지만 실망한 기색이 얼굴에 드러났다.

 

 

 “거기다 회식비도 받았답니다~ 자 여기요!”

 

 

 뜬금없이 그녀는 들고 있던 서류 뭉치 안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더니 높이 들고 펄럭였다.

 

 그럴 줄 알았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병원 차원 포상이다.

 

 

 “와!!”

 

 “좋아요!”

 

 

 가만히 앉아서 듣고 있던 동료 선생님들의 입에서 탄성이 나왔다. 워낙 병원장님이 배포가 크다는 걸, 아는 바라 다들 힘껏 기대에 부푼 모양이었다.

 

 

 “워크샵은 일단 다담주로 잡혔어요. 1박2일이고.. 금요일날 치료를 오전까지만 하고 가기로 했는데 ...자...! 여기다가 못갈 것 같으신 분은 체크해주세요.”

 

 

 정 팀장님은 손에 들고 있던 종이 한 장을 볼펜과 함께 책상위에 올려놓았다. 바로 앞에 앉아있던 오 선생님이 쭉 훑어보더니 볼펜으로 끄적거렸다. 그리고 옆에 계신 장선생님에게 종이를 건넸다. 그렇게 한 바퀴 돌고 온 종이는 내 앞까지 왔다. 종이를 보니 안에 참여표시와 불참여 표시를 나누어 체크하는 칸이 있었다. 다들 체크한걸 살펴보는데 역시나 예상이 들어맞았다. 모두들 워크샵에 갈 수 있다고 체크되어있었다. 가지 않기에는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당연하게 나 또한 참여에 진하게 표시를 했다. 그리고 난 뒤 정 팀장님에게 종이를 건넸다.

 

 그녀는 종이 안을 살펴보더니 미소가 입에 번졌다.

 

 

 “모두들 다 가시네요! 네 혹시나 일이 있어서 변동이 되시는 분은 따로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다음 회식은 언제가 좋을까요? 다다음주 워크샵을 가니깐 그 전에 가면 딱 좋을 것 같은데요.”

 

 “요번 주는 얼마 안 남았으니 다음 주 금요일 어떨까요?”

 

 “그게 좋겠어요. 내일 보다는 다음 주가 낫겠죠? 다들 어떠세요?”

 

 “좋습니다. 팀장님”

 

 

 너도나도 호응에 결국 금요일로 회식하기로 결정됐다. 가정이 있는 사람이 꽤 많았기에 어쩔 수 없이 그들에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제일 합리적이었다.

 

 

 “그럼 오늘은 이만 끝이에요. 다들 수고하셨어요.”

 

 

 정 팀장님의 목소리에 다들 자리에 일어서더니 퇴근준비로 바삐 옷을 갈아입었다.

 

 

 “공 선생님 오늘 프로젝트 회의죠? 수고해요~”

 

 “네. 들어가보세요.”

 

 

 모두들 내게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찾아온 전체 회의날이다. 경과보고서 발표를 해야하는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동료들과 인사를 나눈 뒤 나는 서둘러 3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선생님.”

 

 “어? 네 성혁 선생님.”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짧은 인사를 주고받았다. 저번 아침에 보고는 오랜만에 얼굴을 뵈었다. 평소 활짝 웃던 그였는데 오늘따라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항시 여유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사라지고 이리저리 얼굴과 머리를 쓰담는 손이 분주하다.

 

 어색한가?

 

 

 “우리... 언제 남아서 케이스 발표할거 정리해야하지 않을까요.”

 

 

 그가 머리를 긁적이며 조심히 물어본다.

 

 아, 맞다. 그렇지. 요새 장 성혁 선생님이나 강 여운을 피하며 조용히 병원생활을 했던 모양이라 케이스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건 사실이었다. 안그래도 오늘 서류를 보는데 허술한 점이 너무 많아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할까 싶었다. 그의 고민을 나 또한 동조할 수 있었다.

 

 

 “맞아요. 언제가 좋으세요?”

 

 “요번 주 토요일...은 안되겠죠. 출근도 안하고.. 내일 금요일 어때요?”

 

 “그렇게 해요.”

 

 

 나는 가슴에 품고있던 서류를 만지작거리며 그의 건의에 응했다. 그가 이가 하얗게 드러나게끔 환하게 웃는다. 그런 호기로운 모습에 느닷없이 가슴이 떨렸다.

 

 

 “얼른 회의실에 가죠.”

 

 그가 내게 재촉하며 손짓했다. 나는 그런 그를 뒤따라 갔다.

 

 혹.. 나도 선생님에게 마음이 있는 걸까.

 

 

 

 

 **

 

 

 

 회의실에 나란히 앉아 서로가 봐둔 케이스를 말하며 의견을 구하곤 했다. 강 여운과 장 성혁 선생님, 그들과 동시에 진 자옥 환자로 케이스를 정했기에 그다지 복잡하거나 어려운건 없었다.

 

 

 “현재 강 선생님이랑은 치료방식에 따라 어떻게 발전되고 있는지 보고 있습니다. Short term memory(단기기억) 접근을 분류에 따라 얼마나 더 효과적인지도 보고 있고요. 장 선생님과도 진 자옥씨를 하고 있는데, 인지에 문제가 있어 혼자 거동해서 치료실로 못오고 계시는데, 얼마나 향상되는가에 따라 독립적인 gate(걷기)가 이루어지는지 경과를 작성하고 있어요.”

 

 

 난 복사해둔 보고서를 한 명 한명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들은 내게 받은 보고서를 훑어보며 별다른 말이 없다. 그런 그들을 한명씩 살펴보며 무언의 정적이 흐르는데 속이 타들어만 갈것 같았다. 보고하던 서류 넘어 그들의 눈빛을 읽어내려고 애를 썼다.

 

 

 “좋아요. 계속 이런식으로 하면 좋을 것같아요.”

 

 

 재활과 의사 이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하셨다. 흡족한지 표정이 밝다. 그제야 나 또한 긴장했던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이런 팀 어프로치를 앞으로 주기적으로 했으면 좋을 것 같네요. 어떤 치료를 하고 있는지 차트보면 알지만 차트는 어떻게 보면 형식적인 부분이잖아요. ”

 

 

 조 간호사 선생님 또한 흡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다음 주 회의는..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치료 개선되기에는 1주는 짧은 기간이고, 저번에 장 성혁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2주 뒤에 하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합시다. ”

 

 “그게 좋겠어요.”

 

 “좋아요.”

 

 

 강 여운의 제안에 다들 동의하나보다. 제 각기 인사를 나눈 뒤 모두들 흩어지듯 사라진다. 난 모두들 다 회의실에 빠져나가고 천천히 나가려고 기다렸다. 녀석을 마주치기도 뭐하고, 먼저 인사를 건넬 낯짝도 두껍지 않다. 5분쯤 흘렀을까. 회의실 문을 빠져나가는데 계단 앞 비상문에 기대어 서있는 녀석을 발견했다. 하필 왜...

 

 더 이상 휘돌리지 않겠다는 다짐대로 그동안 병원 안에서 마주칠 때마다 짧게 고개를 숙이고 지나쳤다. 그럴 때마다 녀석은 항상 내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항상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녀석의 집요한 시선은 고등학교 때부터 느꼈던 터라 내 몸의 감각이 저절로 반응한다.

 

 오늘도 난 여느 때와 같이 녀석의 옆을 모른척 지나치려는데... 오늘은 틀렸다.

 녀석이 내 손목을 잡아챘다.

 

 

 “잠깐 얘기해.”

 

 

 또 무슨 얘기. 난 할 말이 없어. 점점 난 녀석과 부딪치는 상황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자꾸 이런식으로 날 아는체하다보면 누군가가 의심스러워 할 수 있고, 그 의심이 근거없는 소문으로 변모할거라 확신했다. 그러다 사실을 알겠지.

 

 

 “좀 놓으세요. 무슨 얘기요.”

 

 “방으로 와.”

 

 

 제발 좀 날 냅둬줘. 난 원망어린 눈빛으로 녀석을 쏘아봤다. 내 눈빛을 읽고 네가 먼저 그만둬줘. 더 이상 내게 관심을 갖지 말아줘.

 

 나는 녀석을 무심히 지나쳤다. 그대로 발걸음을 계단으로 향했다. 듣는 체도 안하고 계단에 올라서는데 뒤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녀석이 다시 내 어깨를 낚아챈다. 그 바람에 몸이 휘청거리며 계단 위에서 중심을 잃을 뻔 했다. 넘어질정도로 몸이 흔들렸다.

 

 

 “대체 뭐하는거야.”

 

 

 어깨를 부여잡고 녀석을 노려봤다. 앙칼진 나의 목소리가 계단을 타고 울렸다. 녀석의 눈이 내 어깨를 응시하고 있었다.

 

 

 “안가면 밝힐거야.”

 

 

 녀석이 회유하듯 부드럽게 말한다. 그 부드러운 목소리가 더 섬뜩하다. 넌 또 이렇게 날 협박하지. 개만도 못한 자식. 잠시나마 네게 기대감을 가진 내가 멍청하지.

 

 

 “회의실에서 마저 얘기해.”

 

 

 녀석을 날카롭게 노려보며 말했다. 올라가려던 발걸음을 돌려 반대편 계단 문으로 내려갔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녀석을 지나치고 방금 전 자리했던 회의실로 들어섰다. 대체 무슨 얘기야. 너와 나눌 얘기가 뭐가 있다고 이렇게 널 몸서리치게 싫어하는 날 붙들고 무슨 얘기를 하려는거야.

 

 방금 전 온기가 가득 찼던 회의실은 따듯한 공기는 사라지고 썰렁함에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추운 것보다도 한공간에 녀석을 다시 마주해야하니 싫었던 마음이 더 컸다. 난 깊숙이 들어가지 않고 문 앞에서 가장 가까이 둔 의자에 몸을 기댔다.

 

 뒤이어 들어온 녀석은 내 앞까지 걸어오더니 의자에 앉지를 않고 내 앞에 섰다.

 

 

 “너한테 당부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녀석은 몸을 살짝 굽혀 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평온하게 말했다. 허리를 숙인 녀석 덕분에 우리의 거리가 좁혀졌다. 가까워지는 강 여운의 얼굴.. 불편하다.

 

 

 “무슨 일인데.”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흘기듯 물었다. 가까이 다가온 녀석이 다시 몸을 일으키더니 내 앞에 놓인 책상에 엉덩이를 살짝 걸터앉았다. 그리고 다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앞으로 퇴근할 때 시간이 맞는 날은 내가 널 데려다줄게.”

 

 “무슨 소리야.”

 

 “카풀 하고 싶다는 얘기지.”

 

 

 다짜고짜 얼토당토 않는 소릴 헤댄다. 카풀?! 아무리 그 단어를 곱씹어도 믿기질 않아 재차 녀석의 얼굴을 확인했다. 녀석은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무슨 속셈이야. 날 괴롭히는데 재미들렸어? 그의 표정을 살피는데 꼭 그것만은 아닌듯 싶었다.

 

 녀석의 얼굴빛이 평소보다 어두운 것이... 왜 어둡지. 대체 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스멀스멀 불안감이 온몸에 차올라왔다.

 

 

 “앞으로 그렇게 해.”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이제는 너가 하라는데로 하지 않아.”

 

 “넌 예전에도 내 부탁을 들어준 적이 없지.”

 

 “부탁? 이게 부탁이야?”

 

 

 어이없는 표정으로 녀석을 쳐다봤다. 헛짓거리를 하려면 딴 데에서 해. 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데 녀석의 강한 눈빛은 절대 물러설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원래부터 그랬지. 부탁이라면서 나오는 저 의기양양한 태도. 여전히 밥맛이다. 부탁하는 사람의 태도라고는 볼 수 없었다.

 

 

 “좀 들어.”

 

 “예전의 내가 아니야.”

 

 “알아. 많이 변한거.”

 

 

 강 여운은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지 재차 묻고 싶었다.

 

 어떤 면이? 무엇이? 여전히 네 말에 치여 회의실에 앉아있는 나를 보고? 정말 변했다고 느끼는거야? 지금도 한심하게 네 말마따나 듣고 있잖아.

 

 조금씩 격양된 감정이 올라오려고 했다.

 

 

 “머리가 아파. 못들은 걸로 할게.”

 

 “내가 이러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지 않아?”

 

 

 자리에 일어서려는데 애가 타는 듯한 목소리에 못이기는 척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제야 갑자기 녀석이 왜 나를 붙들고 물고 늘어지는지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말해. 뭔데?”

 

 “하아..”

 

 “말 안할거면 먼저갈게.”

 

 “공 슬혜...말해야할게 뭐냐면.”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다. 불현듯 앞으로 내게 불행만이 닥쳐오지는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말하지마. 강 여운의 눈동자가 불안정하게 떨리는 게 느껴졌다. 녀석의 진지함은 내게 달갑지 많은 안았다.

 

 

 “차 명환이....널 찾아.”

 

 

 잠시 내 눈치를 살피며 망설였다. 녀석이 말하고선 어금니를 지그시 물었다. 아무래도 알리고 싶지 않은 소식이었나보다. 저번에 지헌이 당부하며 말했던 것이 예견보다 더 끔찍한 사실로 되는 순간이었다.

 

 우연히 마주쳐도 감당이 안되는 사람. 그 사람이 하필 십년이나 지났는데 왜 날 찾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창가에 시선을 둔 강 여운을 똑바로 마주봤다. 녀석은 말하고서도 언짢은 기색인지 바라보는 눈동자가 화가 나있었다.

 

 날 찾는데... 넌 또 왜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니. 어울리지 않게. 넌 걔랑 친구였으니 뭐라도 알겠지.

 

 

 “...왜?”

 

 “걔가 나한테 좀 원한이 있거든.”

 

 

 녀석은 걸터앉은 책상 위에서 일어나더니 이내 담담한 표정으로 내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차 명환네 집은 우리 할아버지 회사의 하청업체였어.”

 

 “...”

 

 

 전혀 몰랐어. 자존심에 죽고못살던 차 명환이 너의 곁에서 주목을 받고 싶어 붙어다니는 줄 알았지. 어찌됐건 너와의 관계에서도 갑을 관계를 가졌다니.

 

 역시나, 학교생활 때 너희 둘의 관계가 심상치 않긴 했다. 자연스럽지 못했다 할까. 하지만 그건 차 명환 역시 네게 자격지심을 느껴서 스스로 자신의 성격을 굽히는거라 생각했다.

 

 예상을 넘어서는 녀석의 말에 난 그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었다.

 

 

 “난 걔를 이용했고... 졸업을 하고 우린 멀어졌지. 물론... 걔를 멀리하게 된 건 계기가 있었지만....”

 

 

 나는 녀석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목소리에 슬픔이 담겨있다랄까나. 정신 놓고 녀석을 쳐다보는데 반대로 녀석이 물끄러미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아는 무슨”

 

 

 진지한 얘기 중에 농담을 스스럼없이 던진다. 웃음을 유발하려했던 모양인지 몰라도 녀석이 혼자 슬쩍 웃는다.

 

 우리가 농담 따먹기 할 관계는 참 아닌데, 지금의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과거에 시작된 악연과 이렇게 마주앉아 이런 얘기를 나누고 참 웃기다. 시간이 정말 약인가. 사람일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다고 하지 않던가.

 

 

 “근데 왜 나를 찾아? 난 너랑 관계가 없어.”

 

 “그게...음...”

 

 

 갑자기 강 여운은 말끝을 흐리며 먼 창문을 바라보며 시선을 돌렸다. 눈동자가 빙그르르 굴리는걸 봐서는 말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을거라 짐작이 들었다.

 

 

 “차 명환이 날 찾으면 ... 어떻게 되는건데.”

 

 

 좀 더 자세히 물었다. 그 물음에 녀석의 낯빛이 초조해졌다.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 있지. 걔가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넌 그걸 어떻게 알았고?”

 

 “병원에 찾아왔어. 날 만나겠다고. 근데 차 명환이 그러더라고...”

 

 “...”

 

 “널 찾아내서 복수하겠다고.”

 

 “..아”

 

 

 그제야 강 여운이 왜 내게 그런 제안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통 이해가 안가는게 있었다. 여전히 강 여운.. 숨기는게 있어.

 

 

 “복수를 왜 나한테 한다는거야?”

 

 

 도통 머리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려도 앞 뒤가 맞지 않았다. 대답해줘. 왜 자꾸 넌 머뭇거리니. 여전히 고민에 잠긴 사람마냥 눈만 꿈뻑거려.

 

 녀석이 한참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굳게 닫힌 입을 열었다.

 

 

 “널.. 내 흠이라고 생각하거든.”

 

 

 아까보다 더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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