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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만이 널 가질 수 있다
작가 : Lido
작품등록일 : 2017.11.6

만나고 싶지 않은 녀석을 다시 만났다. 앞으로 나의 운명은?

 
12화
작성일 : 17-11-16 00:30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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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너의 향기는 항상 내게 잔향을 남겼어. 그동안 나던 싱그러웠던 향기는 어디가고 오늘은 짙은 남자의 향이 코끝을 건드렸다. 녀석의 방으로 들어서자 따듯한 기운이 내 몸을 감쌌다.

 참 너와는 달라. 너는 지금도 이렇게 냉랭하기만 한데. 아무런 말도 없이 서 있는 녀석은 내 옆에서 차가운 기운을 뿜어대고 있었다.

 

 

 “좀 놔봐.”

 

 

 녀석의 집무실에 들어왔는데도 여전히 붙든 손을 떼지 않자 내가 정색하며 말했다. 내 팔을 잡은 녀석의 손아귀가 부서질 듯 세다.

 

 

 “미안.”

 

 

 미안? 지금 미안이라고 했어? 나는 녀석을 빤히 쳐다봤다. 믿을 수 없는 단어가 녀석의 입에서 나왔다. 순간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었다. 분명 잘못 들은거겠지. 차분한 목소리에 진심이 담긴 것 같았지만 연기겠지. 넌 날 다시 재회했을때도 이런 식으로 미안하다고 표현하지 않았어. 비아냥거렸거든. 헛소리 하는구나.

 

 

 “무슨 얘기인데.”

 

 

 다 됐고 할 말이 뭐야. 나는 고개를 들어 녀석을 바라봤다. 녀석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길고 쭉 뻗은 검지로 미간을 긁적거린다. 대체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

 녀석이 내 앞에 섰다. 냉랭하던 기운은 어디가고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안쓰럽다. 어색하다. 미치도록 어울리지 않는다. 입을 옴싹달싹하는 그를 쳐다보다 눈이 마주치자 나는 그의 옷깃으로 시선을 돌렸다. 아직은 너와 대면하기가 어려워.

 

 

 “왜 울었어.”

 

 

 무거운 공기를 가르고 나온 그의 목소리였다. 가라앉은 공기가 더욱 탁해지고 무거워진 것 같았다. 맙소사, 아까 국밥집에서 본거야. 녀석은 말하고서 본인이 민망한지 오른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 손가락 사이사이에 녀석의 붉어진 얼굴이 보였다. 부끄러워야 할 사람은 난데 왜 네가 그래.

 

 

 “뭐?”

 

 

 물었다. 다시 시선을 올려 녀석의 표정을 살폈다. 마치 내게 감정을 감추고 싶은 사람마냥 녀석은 얼굴에서 자신의 손을 떼지 않았다. 넌 참 이상한 데에서 나를 놀라게 했어. 예전에도 그랬어. 넌 항상 내 예상을 뛰어넘었어.

 

 

 “한심해서. 돌이켜보니 너한테 당하고 살았던 내가 한심스럽더라.”

 

 “..”

 

 

 허무하게, 그 동안 설움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내 목소리는 더 이상 감정이 실어있지 않았다. 녀석은 손을 천천히 떼더니 미동도 없이 나를 쳐다봤다. 잠깐 찰나의 미안한 표정이 스쳐지나간걸까. 그 생각은 잠시나마였다. 녀석은 다시 침착한 표정으로 나를 마주봤다.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가만히 입을 꾹 닫은 녀석의 침묵 때문에 숨이 턱 막힐 것만 같은 이곳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었다.

 

 

 “가볼게. 우리 앞으로 사적으로 얘기나누는 일은 없도록 하자. 나 너 부담스러워.”

 

 

 이번에는 내가 먼저 뒤돌아섰다. 그동안 보면 항상 내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네가 내 뒷모습을 봐야 할거야. 밥먹으면서 생각했거든, 그때는 그렇게 당해도 내 처지를 비관하며 그렇구나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너와 다시는 엮이고 싶지 않아. 앞으로 너한테 휘둘리는 일은 없을거야.

 

 

 

 “공 슬혜.”

 

 “...”

 

 “야.”

 

 “...”

 

 “너 진짜...”

 

 

 기분이 나쁘지만 애써 감정을 억누른 목소리로 들린다. 한방먹인 기분이다. 근데 가끔 생각하면 넌 간간히 나한테 한방 먹었던 것 같아. 나도 널 놓아줘야 할 것같아. 네가 병원에 온 뒤부터 모든 순간 내 눈이 항상 네게 향했어. 너의 주변에서 맴돌고 있던 것 같아.

 

 나는 보란듯이 문 앞까지 성큼 걸어갔다.

 

 

 “장 선생, 어떻게 할거야.”

 

 

 무심히 툭 던진듯 말한다. 난 놀란 두 눈으로 손잡이를 잡아당겨 문을 열다가 뒤돌아 그를 쳐다봤다.

 

 

 “무슨 말이야.”

 

 “아까 너한테 고백한거 아니야?”

 

 

 방금까지 온화한 기운은 사라지고 녀석이 다시 비아냥거리듯 삐죽거리며 말했다. 우리 둘이서 나눈 이야기를 들었다는 얘기야? 그럴 리 없다. 문이 열리기도 전에 우리 대화는 이미 끝마친 상태였다. 녀석의 표정을 찬찬히 살펴봤다. 참 눈치도 빠르지.

 

 

 “....”

 

 “널 쉽게 보는걸 수도 있어.”

 

 “...”

 

 “네 과거를 아는 사람이라면... 너같이 만만한 애도 없을테니깐.”

 

 

 꼭 그런 식으로 말해야겠어? 난 녀석을 매섭게 흘겨보고서 다시 손잡이를 당겼다. 녀석의 말에 안 흔들린다면 사람이 아니지. 직설적이고 솔직한 녀석의 말을 다 듣고 그대로 나는 방안을 빠져나왔다.

 

 

 

 

 **

 

 

 “진 자옥씨, 오늘 치료실 내려오기 전에 뭐하셨어요?”

 

 “간식 먹었어. 두유하고...귤하고.. 뭐였드라.”

 

 “귤은 아드님이 사오셨어요?”

 

 “아니 남편이...아니 옆할머니가 준 것같은데...”

 

 

 녀석이 일러둔 말 그대로 진 자옥씨에게 대화를 유추해갔다. 그녀는 생각나는데로 말하다가 금방 뭘 했는걸 까먹었는지 혼잣말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저번에 퍼즐을 무슨 모양을 했었나요.”

 

 

 나는 그녀 앞에 여러 가지 퍼즐을 앞에 두고 물었다. 그녀가 느릿한 손짓으로 저번에 한 퍼즐을 가리켰다.

 

 

 “맞아요. 그럼 이번에는 다른 걸 해볼까요?”

 

 

 그녀는 강 여운이 관심가지고 기대한만큼 치료를 잘 따라와줬다. 내가 가끔 인지치료를 하다보면 느끼는 게 있었다. 될 사람은 되고 안될 사람은 안된다는거. 사회의 이치가 병원에서도 똑같이 적용됐다. 축복받은 사람이지. 반 이상이 치료가 안 되는 사람이 수두룩한데.

 

 

 “공 슬혜 선생님, 정 팀장님이 찾으세요.”

 

 "네.“

 

 

 치료가 끝나고 간단하게 치료 경과지를 써내려갔다. 혹시나 정 팀장님이 찾는 이유가 프로젝트 때문 아닐까 싶어 정리한 서류를 들고 일어섰다. 그녀의 팀장실 앞까지 가다가 팀장실 안에서 나오는 강 여운을 봤다. 네가 치료실을 드나들 이유가 없을텐데.

 

 갑자기 왜...

 

 아 그녀를 만나는 사이라고 했지. 그세 보고 싶어서 한걸음에 왔니.

 

 

 “공 슬혜 선생님. 선...”

 

 

 녀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정 팀장님의 문을 노크했다. 옆으로 고개를 돌려 녀석을 한번 쳐다봐주었다.

 

 

 “들어오세요.”

 

 

 안에서 들리는 정 팀장님의 목소리에 나는 다시 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고 안으로 들어섰다. 녀석은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날 쳐다볼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를 두고 당당한 표정을 지었다. 안에 들어서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날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슨 일이세요, 팀장님.”

 

 “저.. 강 선생님과 한 팀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네. 장 선생님과도 하고요.”

 

 “맞아요. 그렇죠. 그렇죠...”

 

 

 무슨 얘기를 꺼내려고 하는걸까. 하지만 그 것이 강 여운과 관련된 이야기일거라 머뭇거리는 걸 보니 확신이 들었다.

 

 

 “아니... 사실은 말이에요.”

 

 

 그녀가 방 안을 뱅뱅 맴돌며 뜸을 들였다.

 

 

 “공 슬혜 선생님! 나쁜 의도는 아니고... 있잖아요.”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가 순간 부러웠다. 예쁜 얼굴에 머리도 똑똑하기까지. 근데 목소리도 이렇게 이쁘단 말이야.

 

 

 “무슨 일이신데요?”

 

 “저.. 강 여운 선생님과 무슨 사이세요?”

 

 “네??”

 

 예상치 못한 질문에 적잖이 내가 당황했다. 대충 예상했을때는 녀석과 관련된 부탁을 한다거나, 녀석에 관해 물어보는 게 다지 않을까 싶었는데. 대체 무슨 사이라니. 입이 열 개라도 절대 말할 수 없다. 고등학교때 가해자였고, 전 피해자였어요 라고. 어떻게 말해줄까 골똘히 머리를 굴렸다. 그녀의 까만 눈이 반짝거리며 나의 대답을 기다린다.

 

 

 “그건...”

 

 “아니, 아까 점심때 보니 강 선생님이 공 선생님을 동료의 시선으로 보는 것만 같진 않아서요. 아까도 두분이서 눈을 오랫동안 마주치시는걸 보니...”

 

 

 그녀의 양볼이 실룩거렸다. 곧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분명 오해한 것이다. 오해라고 하기에는 강 여운과 사귀는 사이 아닌가. 그런 건 녀석에게 물어야하는거 아닐까. 그녀 눈에는 우리 사이가 이상해 보였던 걸까. 나는 그저 날 쳐다보는 시선을 피하지 않아 더 쳐다본건데.

 

 아닌가? 왜 그렇게 난 그때 너에게 시선이 빼앗긴 걸까.

 

 

 “강 선생님이 이목을 끄시는 분이잖아요.”

 

 “좋아하시는거에요?”

 

 “아니에요. 걱정마세요.”

 

 

 단번에 의사를 내비치자 그녀가 작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우... 다행이다. 강 선생님에게 물어볼 수가 없더라구요. 부끄럽고 괜히...”

 

 “...”

 

 

 정 팀장님의 얼굴이 새빨갛다. 잠시 머뭇거렸지만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공 슬혜선생님을 마음에 둔다는 얘기를 들을까봐요.”

 

 

 그녀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순간 그녀의 말에 가슴이 멍청하게도 두근거렸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인데 왜 녀석이 말하는 것 같은 환상이 들었던 걸까. 더하여 날 마음에 둔다는 말을 꺼낼 때 몸서리치도록 내빼야하는데 내 마음은 이상하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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