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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마와의 기묘한 동행
작가 : 김꽃분
작품등록일 : 2017.11.15

[배신당한 마족, 저주받은 하프엘프, 협관]
"너 나 싫어하지?" "무슨 그런 당연한 말씀을."
용병일을 하며 살아가는 헤임나알드 앞에 어느 날 스스로를 마족이라 주장하는 카렌이 나타난다. 자신을 마족들의 땅, 흑의 대륙까지 안전하게 모시라는 카렌의 의뢰를 수행하던 도중, 마왕을 봉인할 사명의 용사가 등장하고 둘의 여정은 생각지도 못한 음모에 휘말리게 되는데..
반전과 음모가 판치는 판타지 개막

 
배신과 거래 (2)
작성일 : 17-11-16 00:15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3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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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인간이 아니지? 나랑 거래하지 않을래?"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는 자신이 꿈이라도 꾸는 줄 알았다. 그만큼 절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었으니까.

 반사적으로 시치미를 뗐다.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들어놓고 뭘 또 물어. 너 인간 아니잖아. 나랑 거래하자니까."

 

 혹시나 저가 잘못 들었나 했지만 되돌아오는 답은 같았다.

 조용히 지내겠다 다짐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일행이 야영을 결정하고 자리를 꾸리자마자 제일 먼저 잠자리에 눕던 것을 봤기에 헤임나알드는 카렌이 분명 자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설마 제일 마지막 사람이 눕자마자 벌떡 일어날 줄이야.

 

 헤임나알드가 조용히 품 안의 단검을 쥐었다. 여차할 땐 바로 꺼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제가 인간이 아니라니. 당치도 않은 소리를 하시는군요. 저의 어디가 인간이 아니란 말씀이십니까?"

 "원래 인간이 아닌 자는 동류를 알아보는 법이지. 너한테선 인간들에게서 나는 잡내가 안 나. 나긴 하지만 희미해. 너도 알잖아. 네 몸에서 나는 흙내와 풀내."

 "......"

 "하프엘프야?"

 

 뭐라 하면 좋을 지 알 수 없었다. 돌직구로 본인도 인간이 아니라고 말해오는 걸 지적해야되나. 내가 지적 할 수나 있는 위치인가. 보자마자 저가 하프엘프인 걸 맞춰오는 걸 두려워해야하나.

 

 헤임나알드는 대답 대신 먼저 잠 들어 있는 동료들 쪽을 둘러보았다. 이 대화를 듣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헤임나알드의 시선을 본 카렌이 먼저 입을 열었다.

 

 "아 이 인간들에겐 비밀? 괜찮아. 수면 마법을 걸어놨으니 이 대화는 못 듣고 내일 아침까진 푹 잘거야."

 "......"

 

 그래도 말이 없는 헤임나알드를 보고 카렌이 손사래를 쳤다.

 

 "괜찮다니까. 나 그렇게 아무나 함부로 죽이지도 않고 이런 인간들에게는 별로 흥미도 없어. 편히 말해."

 

 그제야 그는 손을 모아 쥐며 고개를 들어 카렌 쪽을 바라보았다.

 

 "저에게는 무슨 용건이 있으신겁니까? 거래라니, 어떤..?"

 "아 그 쪽부터?"

 

 그녀는 가슴께로 늘어져 있는 검은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빙빙 꼬며 할 말을 고르는 듯 했다.

 

 "어디부터 말해야되지? 음, 음. 아 좋아."

 

 짧게 요약하자면.

 카렌이 두 손을 깍지 껴 무릎 위에 얹었다.

 

 "흑의 대륙으로 가고 싶어. 가는 걸 도와줘."

 "어째서입니까? 당신이라면 도움 따윈 필요 없이 혼자 가는 건 일도 아닐 텐데요."

 "그치만 어쩔 수 없어. 가는 길을 모르는 걸."

 

 카렌의 대답에 헤임나알드는 맥이 탁 풀리는 것을 느꼈다. 방금 전까지 긴장하고 있던 것도 잊고 진심으로 목소리를 냈다.

 

 "마법을 쓰면 되지 않습니까?"

 "길 찾아주는 마법 같은 건 없어."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거기까진 못 날아가."

 

 "...진심입니까?"

 "응."

 

 한참만에야 그는 그녀가 꽤 진지하고 진심이라는 걸 깨달았다. 카렌은 진금 진지하게 길안내를 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역할로 자신을 골랐다.

 

 "어째서 저입니까?"

 "넌 인간이 아니잖아."

 "반은 인간입니다."

 "반은 아니잖아."

 

 말장난 같았다. 헤임나알드는 모닥불로 시선을 돌렸다. 괜찮은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먼저 입을 연 건 그의 쪽이었다.

 

 "당신을 도와주면 저에게 돌아오는 건 뭐죠?"

 "너에게 걸려 있는 저주를 풀어줄게."

 "......"

 

 예상치 못한 말에 헤임나알드의 몸이 그대로 굳었다. 간신히 눈알만을 움직일 뿐이었다. 그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을 읽은 카렌이 진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거. 숲의 저주. 직접 보는 건 처음이지만, 내가 풀어줄게."

 

 저주를 풀어준다니. 저주가 걸려있다는 건 어떻게 알고? 대답을 하기 위해 몇 번 입을 뻥끗뻥끗했지만 나오는 말은 없었다. 평생 못 풀 거라고 생각했던 저주를 풀어준다는 말은 그 것의 진위 여부를 따지기 전에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고개를 들어 주변의 나무를 바라보았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었다. 애초에 그건 풀 수 있는 저주인가?

 

 "..저주를 풀 수 있다는 말은 사실입니까?"

 "얘가 속고만 살았나. 그렇다니까. 너도 알고 있을 것 아냐. 내가 누군지."

 

 헤임나알드가 말을 멈추고 카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인다.

 

 말해봐. 내가 누구야?

 

 일견 그런 속삭임이 들린 것도 같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입이 열리고 멋대로 말이 삐져나왔다.

 

 "마족..."

 

 그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카렌은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마족이라고 해도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난 할 수 있어. 네 저주 푸는 거."

 

 그래도 제 입으로 직접 마족이라고 하는 걸 보니 충격이 아예 없진 않았다. 마족이란 이 대륙에서 가장 사악하고 사악하고 사악한 존재들이라고 뼈에 새기도록 배웠는데. 그 마족이 갑자기 나타난 것도 모자라 제 저주를 풀어주겠다고 나서다니. 한꺼번에 너무나 많은 정보가 들어와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대답은?"

 

 알 수 가 없었다. 그가 대답을 망설이고 있자 카렌이 재촉했다.

 

 저주만 풀어주신다면. 바싹 마른 입술을 혀로 축여 몇 번이고 입을 달싹였다.

 

 "저주만 풀어주신다면,"

 

 순간 마족과는 절대 상종도 하지 말고 피하라던 어린 시절의 아버지의 얼굴이 지나갔다. 이제 와서 뭔 상관이랴 싶다.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결정을 내리면 빨리 행동하면 행동할 수록 좋다는 카렌의 말에 따라 그 다음 날 아침 헤임나알드는 때를 봐서 용병단을 나가겠다고 일행에게 통보했다. 이번 의뢰 장소인 북쪽 마을까지만 동행하기로 한 카렌을 따라 가기로 했다고 했다. 뭔 일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볼 일이 생긴 것뿐이라며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주 동안 카렌이 같이 다니는 줄 알았던 헤임나알드는 카렌이 의뢰 장소까지만 같이 가기로 했다는 걸 그 전 날 거래를 하던 밤에 처음 알았다. 일주일 밖에 안 남은 셈이었다.

 

 앞으로 일주일 후. 내가 저 마족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처음 보는 마족이었다. 마족에 대한 것은 이 대륙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들이라는 말 외엔 아는 것이 없었다.

 

 카렌은 자신이 흑의 대륙에 가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알려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걸까, 아직 자신을 믿지 않기 때문일까.

 

 헤임나알드가 알기로 흑의 대륙은 모든 마족과 마물들의 고향. 마물들은 가끔씩 흑의 대륙 바깥으로 나오지만 마족들을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야 그 곳에서 나오지 않고 평생을 그 안에서 살아간다. 애초에 폐쇄된 생활을 하고 있는 마족들이기에 헤임나알드가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지금이야 흑의 대륙 바깥에 있다지만 애초에 그녀도 그 곳에서 나왔을 터. 평생 그 곳에서 나올 일 없는 마족이 어떤 일로 그 곳에서 나왔으며 왜 다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일까.

 

 어깨를 잡아오는 단장의 말이 그를 상념에서 빠져나오게 했다.

 

 "그래. 아쉽지만 네가 어디에서든 잘할 거라는 건 우리 모두가 알고 있어. 볼 일이 끝나면 언제든지 돌아와도 된단다. 네 자리는 비워둘 테니까."

 "네."

 

 짧은 시간이었지만 좋은 사람들이었다. 한 번도 믿은 적은 없지만 좋은 사람들이라는 건 알았다.

 

 "감사합니다."

 

 헤임나알드가 고개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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