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6일 화요일 날씨 비옴
오늘은 너가 없는 하루였다. 아침에 항상 나오던 시간에 나오지도 않았고, 매일 타는 버스에서도 보지 못했고, SNS에 새로운 게시글도 올라오지 않았고, 같이 점심 먹으려고 했었는데 넌 없었다. 그래서 너희 과 사람들한테 물어봤어.
모르겠데... 연락되는 사람이 없데... 하긴 나랑도 연락이 안 되는데 누가 되겠어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었어.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이런 적 없었잖아? 갑자기 잠수탄적? 내 카톡은 늦더라도 답장해주는 너였잖아. 근데 오늘은 왜 읽지도 않는 건데 너무 걱정되잖아 지훈아......제발......
나 오늘 너희 집 찾아갔었어.. 근데 언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비밀번호도 이미 바꿨더라? 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반응도 없고 밖에서 보니까 불도 꺼져 있고, 어딜 나간건지 아니면 안에 있는 건지 제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 거라고 믿어 제발 진짜 제발 지훈아
연락한번만 해 줘 나 진짜 숨이 턱턱 막혀 단 하루 동안 너가 없는 하루였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힘든 거 보면 너 없으면 나 진짜 널 좋아하고 있나 봐 제발 부탁할게 연락한번만이라도 응? 카톡 답장이라도 페이스북 게시글이라도 올려 줘.
진짜 미칠 것 같아. 대체 뭐 때문에 그러는 거야? 왜?! 그 상희라는 년 때문이야?! 그 년이랑 잘 안될 것 같아서? 그래서 잠수탄거야? 어?! 대체 왜?! 내가 있잖아! 그저께 같이 술 마셨잖아! 얘기했잖아! 그 여자한테 하는 거 내가 도와주겠다고 했잖아! 근데 왜?! 대체 왜?! 뭐 때문에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왜?!!!!! 나로는 대체 왜 안 되는 건데!!! 왜!!!!!!!!!!!!!!!!!!!!!!!!!!!!! 나 진짜 오래 참았고, 지금도 참고 있는데 오늘은 못 참을 것 같아 막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도저히 모르겠어.
일기 쓴 것도 마음 좀 가라앉히려고 쓰고 있는 건데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지금 당장 너희 집 찾아 갈 거야 오늘 너희 집 문이 부서지든 내 손이 부서지든 둘 중 하나는 되겠지 일기는 너랑 다녀와서 너랑 확실하게 얘기 끝내고 갔다 와서 쓸 거야___AutoSave 2012.03.27.0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