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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검과 장미
작가 : 동그리토마토
작품등록일 : 2017.11.5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 베리안과 그에 못지 않게 멋있는 여자 다니아의 위험한 이야기.

 
2화 - 그는 절규했다
작성일 : 17-11-14 20:13     조회 : 277     추천 : 1     분량 : 3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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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따뜻한 햇살이 황궁의 모든 창문을 향해 비춰오고 부지런한 새들은 모이를 달라고 짹짹 울어댄다.

 조용했던 복도에서 희미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는가 싶더니 점점 분명해 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멈춘다.

 “똑똑”

 “주군, 상의 드릴게 있습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부지런한 새들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은 문을 두드리고 말했다.

 “드러와아(들어와)”

 목소리만 듣고 그녀가 세라라는 것을 알아차린 베리안은 그녀를 들여보냈다.

 세라는 예상 했었다는 듯 한숨을 한 번 푹 쉬고 문을 열었다.

 그녀의 앞에서 보이는 침대 위에는 반쯤 벗고 있는 베리안이 기지개를 피며 일어나고 있었고 옆에는 시녀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세라는 그녀에게 나가보라고 하였고 시녀는 곧 쭈뼛쭈뼛한 자세로 방을 나갔다.

 "새로 들어온 시녀인가 보군요"

 "어..어쩔쭐 몰라 하눈게 구엽찌 아나?(어쩔 줄 몰라 하는게 귀엽지 않아?)"

 "불쌍하지 않습니까? 아침에 시녀들 그만 괴롭히시고 일찍좀 일어나십시요"

 매일 아침 늦잠을 자는 베리안은 경력있는 시녀들이 깨워서 겨우 일어나기라도 했건만 새로 들어온 시녀라니 세라의 하루 일과 리스트 중 하나를 늘려 주는 셈 이었다.

 ‘하아...처리할 일도 많은데 귀찮게 됐군.’

 사실 세라는 베리안과 어릴적부터 친구 같은 사이로 지내왔다.

 지금은 재상으로 그의 옆을 지키고 있었고 베리안이 마음을 열어주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명 이었다.

 “흐아암...무슨 이리야 ,셰라(무슨 일이야, 세라)?”

 살짝 미간을 구겼다 핀 세라는 다시 자신의 목적을 떠올리고는 베리안에게 말했다.

 “어제 자정이 넘어서 죽은듯한 샤를루스 2세 공작이 오늘 새벽 발견되었습니다.”

 좀 전까지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펴던 황제는 금세 진지해졌고 그녀에게 물었다.

 “흠...이번에도 이네스의 짓일까?”

 요즘 루이샨트 제국에서 나름 잘나가던 귀족들이 하나 둘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모두 비슷한 방식으로 죽임을 당한 것을 보니 여럿의 행각이 아니라 한 단체의 계획된 살인 이라고 느껴졌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점은 죽은 귀족들은 모두 비리를 연실 저질렀거나 황제에게 골치 거리던 흑마법에 대해 연구하고 싶어 안달이 났던 사람들이었다.

 뭐...결과적으론 황제에게 도움이 되는 집단인 것이었지만 너무나 비밀리에 움직였기 때문에 그들과의 접촉은 한번도 없었고 이름은 당연히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베리안은 ‘이네스’ 라는 이름을 붙여 불렀다.

 ‘만약 이번에도 그들이라면 알고 싶은데...정체가 뭔지’

 “아직 정확한 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제 추측으론 이네스가 맞는 것 같습니다.”

 “흐음...그렇군, 알았어.”

 베리안은 집중하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고 조금 있다가는 눈을 감았다.

 그가 깊은 생각에 빠졌을 때 나오는 습관이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네스...정체가 뭘까 궁금하네...”

 

 

 ***

 

 

 오늘은 두 달에 한번 황제가 성 밖의 도시로 시찰을 가는 날이다.

 하지만 밖은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고 심지어는 천둥번개가 무섭게 이어졌다.

 “정말 나가실 겁니까? 비가 너무 와서 위험할 지도 모릅니다.”

 베리안의 호위기사인 카이델이 오랜만에 보는 태풍과 같은 폭우에 진심으로 걱정이 되어 물어왔다.

 카이델은 집안 대대로 황제의 호위기사가 되었고 그는 그중에서도 천재라는 소리를 들은 굉장한 실력자였다.

 그렇기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성안에서 지내왔고 서로 정도 많이 쌓여있었다.

 “그러게 비가 많이 오네”

 베리안은 창밖을 보더니 다시 카이델을 보고는 씩 웃어보였다.

 “그래도 괜찮아. 오늘은 나가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21살 아버지가 그렇게 돌아가신 후 부터는 비가오고 천둥번개가 치면 언제나 그 때 생각이 나서 창밖을 바라보기 조차 싫었다.

 그 후 그도, 루이샨트 제국도, 그의 주변 사람들도 모든 것들이 변해갔지만 아직 그의 마음 안쪽에 남아있는 그날의 느낌은 잊혀지질 않았다.

 하지만 오늘만은 그 전으로 돌아간 듯 비를 보아도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고 오히려 나가야만 할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무언가 엄청난 인연이 날 기다리고 있는 듯 한 착각.

 

 

 ***

 

 

 “....뭐?..지금 아바마마와 나를 농락하는 것이냐! 똑바로 말해!”

 베리안은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마치 아주 독한 꿈에 빠진 듯 한 기분이었다.

 “폐...폐하께서 지하에 계셨었는데 영문 모를 폭발에 의해 돌”

 “영문 모를 폭발? 좀 전에 빛났던 그게 폭발이었다고?”

 병사의 말을 끊고 말한 베리안은 그 한마디를 남긴 채 밖으로 뛰어 나갔다.

 홀로 그 방에 남겨진 병사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꼬꾸라져 버렸다.

 

 

 “아바마마! 아바마마!”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뒤에 같이 달려오던 사람들을 모두 제치고 혼자 도착한 베리안은 그 주변에 있는 시체들을 보고는 충격에 휩싸였다.

 잠시 멈칫 했던 그는 다시 정신을 부여잡고 안쪽으로 더 들어가 보았다.

 “베리안님! ”

 벽이나 바닥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던 시녀들과 집사 그리고 기사 등등 여러 계급의 사람들이 베리안을 보자마자 고개를 숙였다.

 “되었다. 고개를 들어라. 어서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설명하란 말이다!”

 흥분한 그가 소리를 질러 모두가 놀랐고 그중 한명인 시종이 말했다.

 “그...그것이 저희도 어떤 밝은 빛이 눈부셔 나와 보니 이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놀라 달려와 보니 한 기사가 말 해 주더군요. 오늘 폐하께서 지하실에 가신다고 했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그..그것이 페하께서 도통 보이시질 않습니다.”

 잠시 뒤 키가 커 보이는 기사가 베리안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저..저에게 오늘 주군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지하실에서 볼 일이 있다고요. 그러더니 웃으시며 잠시 뒤 혼잣말을 하시듯 말하셨습니다. 아주 깊은 지하실...또 뒤에 무슨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너무 작아 듣지 못하였습니다.”

 베리안은 혼자 생각에 빠졌다.

 ‘지하실이면 지하실이지 아주 깊은 지하실이라...하지만 우리 성안에서 가장 깊은 지하실이라면 여기가 다 인데...’

 “저...저기 제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만 아무래도 비밀의 방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밀의 방의 문이 있을까 하여 다 같이 바닥과 벽을 짚고 있었습니다만 도통 보이질 않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아까 그 시종이 모두가 무언가를 찾고 있었던 이들의 까닭을 설명했다.

 그의 말을 듣고 모든 상황의 이해가 끝난 베리안은 다시 비밀의 방을 찾도록 명령했고 그도 같이 벽과 바닥을 샅샅이 살폈다.

 폭발이 얼마나 셌던 것인지 엄청나게 지하실 안 쪽 깊숙이까지 폭발의 흔적이 남아있었지만 폭발의 시작점은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역시 비밀의 방이 있는 것 인가...’

 한참 시간이 흘렀지만 아무런 성과는 없었고 속이 타고 있는 베리안은 더 깊은 생각에 빠졌다.

 ‘도대체 어디야...’

 그 때 머리 위로 재가루가 떨어졌고 머리의 가루를 털어내던 그는 행동을 멈추고 위를 바라봤다.

 ‘설마...천장에?’

 절박했던 그는 천장을 살피라고 지시했고 얼마 가지 않아 시녀 한명이 네모난 틈을 발견했다.

 그는 바로 그곳을 부셔버렸고 모두가 말렸지만 무시한 뒤 재빠르게 올라가 보았다.

 놀랍게도 그곳은 좁은 복도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고 그 길을 따라 가니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였다.

 계단을 따라 내려간 곳엔 큰 방하나가 있었고 그곳에서 폭발의 중심을 찾을 수 있었다.

 “아..아바마마”

 또 반쯤 타버린 황제의 시신 또한 찾을 수 있었다.

 알아보기 힘든 상태여서 몰라 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바로 그 시체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으아악..악...아바마마..아바마마...어찌하다 이리 되신 겁니까...왜!..왜!”

 베리안의 절규는 모두를 가슴 아프게 했고 지하실 깊숙이서 작게 들리는 빗소리는 그들의 마음을 적셔왔다.

 

 
작가의 말
 

 ㅠㅜ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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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온 17-11-17 00:00
 
항상 끊는 솜씨가 대단하십니당! 얼마나 충격적인걸지 (?) 궁금하네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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