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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흔한 양판소 세계의 클리셰 사냥꾼
작가 : 빈둥남
작품등록일 : 2017.11.9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다.
요즘 핫한 키워드들은 다 들어가 있는 양판소 세계.
하지만 짜여진 대로 흘러갈지는 글쎄요. 파란만장 퓨전 판타지의 시작.

 
강해지는 법은 한가지가 아니다. (3)
작성일 : 17-11-14 19:03     조회 : 265     추천 : 3     분량 : 4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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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펠릭스는 말하기 껄끄러운 일인 듯, 따르는 소년들을 피해 인적이 드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주저하다가,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론. 혹시 가브리엘 기억하냐?”

 

 “그게 누군데?”

 

 “…너도 참, 다른 사람에게 전혀 관심이 없구나.”

 

 펠릭스는 잠시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원래의 심각한 분위기를 되찾으며 말했다.

 

 “이렇게 설명하면 쉬울까? 마을에서 잡동사니를 판매하는 바바라 아주머니는 알겠지? 너도 몇 번 도운 적 있을 테니까.”

 

 “아아. 그럼.”

 

 “가브리엘은 그녀의 아들이다. 나이는 열셋쯤 이던가?”

 

 “으음.”

 

 인상을 쓰고 머릿속을 더듬던, 아론은 이제 확실히 기억이 났다. 바바라 아주머니는 의뢰 때문에 몇 번 도와준 적이 있어서 모를 수가 없는 분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아들은 금발머리의 키가 작고 왜소한 체격의 소년이었다. 아마 독서를 좋아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 누군지는 알았어. 그런데 그게 중요한건 아닐 텐데?”

 

 아론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자, 펠릭스는 빠르게 본론을 꺼냈다.

 

 “그래. 바바라 아주머니가 나에게 아들의 행방을 묻더군. 혹시 아는 게 있느냐고. 놀라서 내가 정확히 설명해달라고 말했더니, 가브리엘은 오늘 새벽 가출을 한 것 같다고 하더라고. 상황을 설명하는 편지 같은 건 없었으나, 말도 없이 자신의 물건을 챙겨 사라졌다고 해.”

 

 “…그래서?”

 

 “나는 혹시나 해서 우리 애들에게 물어봤더니, 최근에 그를 못살게 굴었던 것 같다. 그 정도로 가출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뭐하지만 바바라 아주머니의 걱정이 기우는 아닌 셈이지.”

 

 “말을 어렵게 하는군. 단순히 너희 패거리가 괴롭혀서 가브리엘이 집을 나왔다는 소리잖아.”

 

 “…….”

 

 

 펠릭스가 정곡을 찔려, 침묵하자. 아론은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겼다. 후회하고 있다는 게 이런 뜻이었나 보군.

 

 현재 그들에게는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고, 그것을 깨려고 노력하는 것은 아무래도 급한 펠릭스였다.

 

 “그래. 다 네 말이 맞아. 우리 잘못이지. 어쨌든 가브리엘을 찾는데 도움을 줬으면 한다. 너도 알다시피 최근 몬스터 수가 급증해서 정말로 위험 할 수도 있어.”

 

 “내가 왜?”

 

 “…….”

 

 펠릭스는 부탁만 하면 들어준다는 호구이자, 마을최고의 해결사인 아론이 단번에 거절 할 줄은 몰랐는지 당황한 표정이었다.

 

 “내가 호구 소리를 들으니까. 만만하게 보였냐? 이 모든 건 네놈들이 싼 똥이니, 네놈들이 치워야지 누구보고 청소하라는 거냐.”

 

 “그런 게 아냐. 아론. 나는 최대한 빨리… ”

 

 아론이 불쾌한 티를 숨기지 않고 말하자, 펠릭스는 반론을 펼치려고 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추상같은 호령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이런 심각한 상황에 너희들은 지나가는 나에게 시비나 걸고 있었지. 한심한 새끼들.”

 

 “…….”

 

 “너도 마찬가지다. 펠릭스. 정말로 빠르게 상황을 수습하고 싶었으면, 나를 끌고 올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부탁했어야했다. 그렇게 체면이 중요했냐? 가브리엘의 안위보다?”

 

 “…….”

 

 아론의 말이 계속될수록 펠릭스의 낯빛은 죽어갔다. 그럼에도 입을 열어 자신을 변호하지 않는 것은 잘못을 어느 정도 깨닫고 있다는 것이리라.

 

  “저리 꺼져. 네가 지금 할 것은 나한테 비는 게 아니라, 경비대장 알폰소 아저씨에게 모든 정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게 맞다.”

 

 “…….”

 

 아론의 얼굴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는 이쯤 말했으면 펠릭스가 알아먹고, 자리를 떠나줄 알았다. 그러나 들려오는 펠릭스의 말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그렇게는 못하겠다. 아론.”

 

 “뭐?!”

 

 “너의 충고대로 나는 이미 후회하고 있었어. 그래서 이런 신물이 나는 골목대장 역할은 그만하고 경비대에 지원하려 준비하고 있었다. 자신 있는 건 몸 쓰는 거 하나뿐이니까.”

 

 “…….”

 

 아론은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동의는 하고 있었다. 그들의 마을은 몬스터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이라, 일개 경비라도 실력들이 출중한 정예들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뽑는 기준도 까다롭기 그지없었지만, 재능이 있는 펠릭스라면 무난히 합격할 것이다.

 

 “그런데 직접적으로 관여한건 아니지만, 나에게도 책임은 있지. 이 일이 연루된 게 알려지면 내 평판에 치명적이야. 더군다나 알폰소 아저씨는 실력만큼이나 인성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완고한 분이지.”

 

 “…….”

 

 묵묵히 펠릭스의 말을 듣고 있던 아론은 뚜껑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결국 모든 건 자신의 장래 때문이라는 것 아닌가.

 

 “…널 조금이라도 좋게 봤던 내 눈이 병신이었구나.”

 

 아론이 자조적인 느낌으로 탄식했다. 그러나 아직 펠릭스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너에게 이러는 건 아론 네가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어서야.”

 

 “…….”

 

 “삼년 전 너에게 당하고 나서 어떻게든 복수할 생각만이 가득했지. 어느 날 너를 미행하던 도중 우연히 목격했다. 네가 몬스터들을 도륙하는 모습을.”

 

 이번엔 아론이 침묵했다. 마을 주변에 몬스터를 쓸어버리는 것은 종종 하는 일이었다. 마을의 치안과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실전감각을 녹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의뢰를 완수하는 것이 더욱 빠른 레벨업의 지름길이란 것을 알게 된 뒤로는 뜸해졌지만.

 

 “너는 정말 별 힘들 것 없다는 표정으로, 한호흡만에 몬스터 수십을 도륙하더군. 정식 서임을 받은 기사인 알폰소 아저씨라도 그게 가능할까? 글쎄. 최소 마나연공법이란 걸 익히지 않았더라면 엄두도 내질 못할 움직임이더군.”

 

 “…….”

 

 귀찮게 되었다. 그것이 아론이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이었다. 알폰소 같은 ‘평기사’정도는 이미 오래전에 뛰어넘었다. 실력을 숨긴 이유는, 인재 사랑이 특별한 영주의 시야에 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자신의 꿈은 입신양명이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조심하려고 애썼는데 전투에 집중하느라, 미쳐 다른 사람의 시선을 느끼지 못했었나보다.

 

 -쿵

 

 “이렇게 부탁한다. 아론.”

 

 갑자기 무릎을 꿇고, 간절한 눈으로 올려다보는 펠릭스. 밑바닥을 모두 보였기 때문인가, 그에게는 더 이상 주저하는 모습이 없었다.

 

 “하아….”

 

 아론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떻게 한다. 자신이 마을의 숨은 실력자인 것은 분명하나, 사람을 찾는데 중요한 것은 무력이 아니었다. 게다가 제논의 의뢰도 남아있지 않은가. 여러모로 많은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경비대장이 적임이었다.

 

 아론은 장고 끝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불편하니까 일단 일어나 펠릭스. 그리고 너의 부탁은 아쉽게도 거절…”

 

 그때였다.

 

 -띠링

 

 

 [긴급임무]

 

 펠릭스가 행방불명인 가브리엘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해왔습니다.

 

 

 난이도: 어려움.

 

 

 성공 시 보상: 대량의 경험치 획득.

 

 

 거절시 불이익: 가브리엘의 죽음.

 

 

 이 의뢰를 승낙 하시겠습니까? Y/N

 

 

 

 ‘이런 미친. 장난하나? 거절이라는 단어까지 내뱉었는데, 이걸 지금 알려주면 어떡해? 게다가 어려움이라니 생전 처음 보는 난이도로군.’

 

 아론은 이런 상황에서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많은 의뢰들을 해결해 오면서 보았던 난이도는 없음. 또는 양호, 혹은 조금 까다로움이 전부였다. 그리고 대량의 경험치 획득도 지금 자신에겐 바라고 바라던 보상이지만 더 신경 쓰이는 게 있었다.

 

 ‘거절시 가브리엘의 죽음’

 

 너무나 불길한 문장이었다. 단순히 미아 찾기로 끝날 일은 아닌가보다. 그리고 돌발임무가 아니라 긴급임무라니 상황은 생각보다 더 급박하게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만 간다. 아론.”

 

 펠릭스는 이미 일어난 상태였고, 축 처진 어깨로 돌아가려는 듯 보였다.

 

 “잠깐 기다려!”

 

 “무슨?”

 

 “원래는 거절하려고 했으나, 네 마음을 갸륵히 여겨 부탁을 들어주겠다. 펠릭스.”

 

 “…….”

 

 아론은 무척 뻔뻔한 얼굴로 거짓말을 태연히 내뱉었다. 그는 결국 의뢰를 승낙하기로 마음먹었다. 제논의 일도 있었지만 일의 경중을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중에 사정을 설명하면 충분히 이해해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거절한다면 바바라 아주머니의 외동아들이 죽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가만히 있는 것은 도리가 아니었다.

 

 아론이 갑자기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꾸자, 펠릭스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말투가 재수 없긴 한데 어쨌든 고맙다.”

 

 “크흠.”

 

 아론은 민망함에 헛기침을 한번하고는 곧 진지한 눈빛으로 펠릭스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그냥 들어주겠다는 건 아냐. 첫째로 네가 날 미행하면서 봤던 기억들은 모두 잊어라.”

 

 “…첫째가 있으면 둘째도 있는 거겠지?”

 

 “그래. 두 번째이자 마지막이다. 지금 당장 가서 알폰소 아저씨에게 모든 걸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해라. 찾는 사람은 많을수록 좋으니까.”

 

 “…….”

 

 펠릭스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자, 아론은 처음과 다르게 한결 부드러워진 투로 말했다.

 

 “뭘 걱정하는지 알아. 펠릭스. 만약 너에게도 파장이 미친다면 내가 최선을 다해 변호해주마.”

 

 “…….”

 

 “내가 경비대 대부분과 친한 것은 알고 있지? 분명 도움이 될 거다. 그리고 지금 상황이 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 심각할지도 몰라.”

 

 사실 생각보다 심각할지도 몰라가 아니라, 확실히 위험했다. 하지만 아론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 떠들 마음도, 시간도 없었기에 그런 식으로 말한 것뿐이었다.

 

 “…그래 알았다. 그렇게 할게.”

 

 마침내 펠릭스가 수긍했다. 그리고 그는 사족을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무리 마음에 안 들어도 부탁을 하면 들어주긴 하는구나. 역시 마을 최고의 호…”

 

 “닥쳐! 알아들었으면 빨리 뛰어가. 참고로 나는 뒷산 쪽을 수색 할 테니까. 다른 곳을 부탁한다.”

 

 그 말을 끝으로 아론은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실로 눈 깜짝할 새에 많은 거리를 주파하는 모습에 펠릭스는 입을 떡- 벌리며 놀라워하다가 이윽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아론 슈나이더.”

 

 그리고 펠릭스도 빠르게 발을 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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