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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진 재능이라곤 살인 뿐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8

살인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한채강
눈치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현아진

갑작스러운 사고로 판타지 세계로 가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

 
[6화] 동트기 전의 여관에서
작성일 : 17-11-14 16:45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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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진 재능이라곤 살인 뿐.

 

 

 [6화] 동트기 전의 여관에서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그 날 우리는 아무 일도 없이 잠을 잤고 한참이 지나서 잠에서 깼다. 내가 일어났을 때는 이미 새벽이었다. 꽤 깊은 잠을 오래도 잤다.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는 방풍이 잘 안 되는 것 같았다. 하긴, 내가 살던 집도 외풍이 심해서 고생했는데 중세에 와 있는 것 같은 이 세계에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내 코로 새벽의 냄새가 스윽하고 밀려 들어왔다. 무거우면서도 시원한 새벽 특유의 향기다. 나는 자연스레 눈을 떴고, 옆에서 세상모르게 자고 있는 아진을 쳐다봤다. 단발머리가 턱선을 따라 가지런히 내려와 있었다. 입술은 살짝 벌리고 있었는데, 새벽의 연한 달빛만으로도 붉은 빛을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 피부가 어찌나 새하얀지 새벽의 어스름과 달빛의 은은함이 그대로 얼굴에 묻어 있었다.

 

 역시 믿을 수 없다.

 

 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평범한 정육점 주인이었다. 살인이라는 드러나지도 않는 재능을 지니고 있는 정말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런 내 옆에 21살의 생기 있는 여자아이가 자고 있고, 나는 이미 몇 명의 사람을 죽였다. 뱀 한 마리도.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다.

 

 그러나 좋지 아니한가.

 

 내 삶은 회색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지금은 묘사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색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이런 삶을 바래왔을지도 모르겠다.

 

 조심스레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널려 있는 팬티를 잡았다. 다행히 이미 말라 있었다. 나는 팬티를 입고 칼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잠시 앉아 숨을 돌렸다. 아마 이제 곧 움직여야 할 것이다.

 

 ‘끼이이이익~’

 

 문이 열렸다. 처음 들어오는 건 이 여관의 주인이었고, 그 뒤로 보이는 건 정육점 주인이었으며, 그림자만으로 보이는 그 외의 2명이 더 있었다.

 

 아스트에서 살기를 느낀다는 건, 어쩌면 매우 특별한 재능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 아진이의 눈치를 이길 수는 없다. 그녀가 같은 방을 써야한다고 말했을 때, 이미 이런 일을 예상했을 테니까.

 

 “으흠.”

 

 내가 헛기침을 했다. 그제야 앉아 있는 나를 발견한 무리들. 여관 주인은 눈을 크게 뜨고 미동도 못하고 있었고, 정육점 주인 또한 당황한 듯 나를 보고 시선을 피했다. 그 뒤로 들어온 동네 양아치들은 조심스레 칼을 꺼냈다.

 

 “자는 사람이 있으니 조용히 마무리 합시다.”

 

 내 말에 여관 주인이 헛기침을 했고, 정육점 주인이 입을 열었다.

 

 “아이고 전사님. 일어나 계셨군요. 아니... 다른 건 아니고 제가 고기 값을 너무 후하게 쳐드리는 바람에 손해가 막심해서 말입니다.”

 

 여관 주인 또한 입을 열었다.

 

 “그... 전사님들은 다들 신의 눈물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요. 그것만 주시면 저희는 그냥 물러 나겠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들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 행동에 저들은 살짝 당황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그들의 바로 앞까지 갔다. 그들은 조금씩 뒤로 물러섰다.

 

 “나가서 이야기 합시다.”

 

 나는 4명을 거의 강제로 밀다시피 해서 방 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나도 문 밖으로 나와 문을 닫았다. 우리가 묵고 있는 곳은 2층이었다. 내려다보니 6명의 무리가 더 있었다. 총 10명이었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뭔 개소!”

 “쉿!”

 

 양아치중 한명이 큰 소리를 내자 나는 재빨리 손가락으로 입을 막고 조용히 할 것을 강요했다. 양아치는 멈칫하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

 

 “뭔 개소리야. 이렇게 안하면 다 죽는다고.”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을 보니 참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전사님이 초행이시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지금 마을 상황이 안 좋습니다. 약탈은 일상이고, 치안도 개판이지요. 저만해도 전장에 끌려 나가지 않으려 재산이란 재산은 싹 다 바쳤죠.”

 

 정육점 주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한숨이 나왔다. 이 놈의 왕국은 도대체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 것인가? 서쪽의 영주 폴 스트류가 반란을 일으킬 만 했다.

 

 “안타깝게도 신의 눈물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단호한 어투. 그도 그럴 것이 사실이었다. 난 실물로 신의 눈물을 꼭 보고 싶을 지경이었다. 내가 심지어 그거 때문에 이런 표현 쓰긴 좀 그렇지만 개통될 뻔 했었다. 그래 될 뻔이다. 절대 인정 못한다. 어쨌든 신의 눈물은 이름에서 생김새가 충분히 유추 가능한 것이지만, 두 눈으로 똑똑히 봐둘 것이다.

 

 양아치 두 명의 눈빛에 살기가 돌았다. 여차하면 나를 죽일 셈이었다. 쉽지는 않겠지만.

 

 “무기를 사느라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돈은 다 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깟 몇 푼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신의 눈물 내 놓으라고! 전사가 가지고 있지 않을 리가 없잖아! 아니면 뺏어 가야겠어!”

 

 양아치 중 한명이 위협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어쩌란 말인가? 진짜 없는데.

 

 “없다니까.”

 

 나도 말이 짧아졌다. 그러자 자기들끼리 눈빛 교환을 하고 계신다.

 

 ‘아이고야. 눈빛 가지고 될 일이 아니다. 이놈들아.’

 

 그러더니 양아치가 칼을 휘두르며 달려왔다. 흔하디흔한 전개. 그리고 이미 나는 살인점을 보고 있었다.

 

 그냥 칼을 휘둘렀다. 별로 빠르게 할 필요도 없다. 그냥 자연스럽게. 내 칼에 양아치의 한 팔이 슥 하고 잘려나간다. 잘려나간 팔은 바닥에 떨어져 피를 흘리고 팔이 잘린 양아치는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지르려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럴 찰나를 주지 못한다. 바로 양아치의 입을 밟았다.

 

 “아진이 깬다.”

 

 발바닥으로 이 녀석의 신음이 만드는 떨림이 몸을 타고 올라온다. 쾌감. 나는 역시 죽이는 것을 좋아하나보다.

 

 “어서 죽여!”

 

 여관 주인이 소리를 질렀다. 밑에 있던 일행이 계단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에휴... 새끼들이 소리를 자꾸 지르고 그래...’

 

 또 다른 양아치 한명이 칼을 높이 치켜들었는데 허점이 너무 커서 심드렁해질 정도였다. 천천히 목과 가슴 사이의 중앙에 칼을 댔다.

 

 “커...크억.”

 

 칼이 다녀간 틈으로 피가 흐르기 시작하고 입으로도 피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공기가 새들어가서 피에 기포를 한가득 만들어 냈다.

 

 여관 주인과 정육점 주인이 계단 밑으로 성급히 도망치고 밑에 있던 6명의 무리가 올라왔다. 나는 밑에 떨어져 있던 팔을 잡아 그들에게 던졌다.

 

 “으어!”

 

 무서워하면서 우왕좌왕하는 것 보면 순진하다는 생각도 든다. 한 놈이 팔을 잡더니 혼비백산이 되어 다시 팔을 던진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팔을 다시 들어서 바로 앞에 있는 놈의 얼굴을 쳤다.

 

 ‘착!’

 

 피가 놈의 얼굴에 다 튀었다. 그리곤 바로 앞에 있는 놈을 차버렸다. 6명이 밀려났다. 나는 계단 위에 섰다. 그리고 손을 까딱까딱했다.

 

 ‘드루와. 드루와. 황정민 짱.’

 

 한 놈이 용기 내어 달려 왔지만 나는 가볍게 칼을 밑에서 위로 들어 올렸고, 상대의 명치를 뚫었다. 새론 산 칼이라 성능이 좋았다. 그리고 다들 잘 모르지만, 사람의 피부는 생각보다 연하다. 힘을 많이 주지 않아도, 저들이 다가오는 힘만으로 충분히 잘리고 뚫린다. 그러니 나는 정확하게 필요한 곳에 칼을 대고 있기만 하면 된다. 쉽다. 내게는.

 

 다른 놈이 달려든다. 나는 명치에 박은 칼을 그냥 놓아버렸다. 그리고 적의 칼을 살짝 피하고는 상대의 팔목을 잡아 내 쪽으로 끌어 당겼다.

 

 ‘우당탕탕’

 

 자기의 힘을 못 이기고 구석에 처박힌다. 나는 내려가면서 이미 죽어있는 놈의 명치에서 칼을 빼 한명 한명의 얼굴과 목에 칼을 넣었다. 이게 재능이라는 거다. 살인점은 절대 불가능한 방법을 내게 보여주지 않는다. 지금 내 상황에서 내가 죽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 보인다. 그러니 실패는 없다.

 

 “이 개새끼가!”

 

 처박혔던 놈이 내 등 뒤에서 달려들었다.

 

 ‘애쓴다.’

 

 제대로 훈련을 받지 않거나 재능이 없는 놈들, 즉 동네 양아치 새끼들의 가장 큰 단점은 앞뒤 안 따지고 달려든다는 것이다. 달려드는 깡과 무식이 통하는 건 동네 주민 수준이다. 난, 천재니까. 당연히 안 통한다.

 

 뒤돌아 보지도 않았다. 들고 있는 칼, 가지고 있는 몸, 그리고 확연히 느껴지는 실력. 조합해서 나올 수 있는 공격이라고는 달려들면서 칼로 찌르는 거밖에 없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뒤로 돌면서 팔을 뻗는 것. 그러면 상대의 칼이 내 몸에 닿기도 전에 내 칼이 상대의 목을 뚫게 될 것이다.

 

 “크어어헉.”

 

 응. 그렇게.

 

 순식간에 8명이 죽었다. 여관주인과 정육점 주인은 어떤 생각을 할까? 또 어떤 반응을 할까? 궁금하다. 얼굴에는 공포가 가득하다. 부들부들 떠는 것 같다.

 

 “사... 살려만 주십쇼.”

 

 여관 주인이 먼저 몸을 내던졌다. 고개도 들지 못하고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처량하다. 그걸 본 정육점 주인이 바로 같이 엎드렸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처량하다. 나는 이 둘도 죽일지를 순간 고민했다. 그리고는 내 손과 팔에 묻은 피를 봤다. 이 들까지 죽이면 피 냄새가 더욱 진하게 몸에 밸 것이다.

 

 그 냄새. 아진에게는 딱히 좋은 냄새는 아닐 것 같았다. 게다가... 저 시체들... 피들... 튀어나온 내장과 떨어져 나간 팔. 난 뒷정리는 질색이다.

 

 “조용히 정리나 해요. 난 들어가서 쉴 테니.”

 

 그렇게 말하고 나는 방으로 들어왔다. 나를 죽이려던 이들을 그대로 남겨놓고 방을 돌아온 것은 아량이나 센 척 이런 것은 아니었다. 단지 다시 내게 뭔 짓을 해보려고 한다 해도, 나한테는 안 될 걸 알기 때문이었다. 센 척 맞네.

 

 방 안에서 아진은 계속 자고 있었다. 밖이 저 난리였는데도 계속 자는 것을 보면 분명 많이 피곤했던 것이다. 나는 화장실로 가 몸에 묻은 피를 조용히 닦아냈다. 그리고는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이 곳은 정글이다. 생존을 위한 약탈과 살인이 너무나 쉬운 곳이다. 죽이는 것이 좋다곤 해도, 내가 죽기는 싫다. 이곳은 언제라도 죽을 수 있는 곳이다.’

 

 명확한 사실이었다. 재능 발휘도 이렇게 하다간 병난다. 좋다고 계속 하다간 죽는다. 괜히 복상사가 있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복상사라면 해볼 만하지.’

 

 나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복상사... 꿈이다.

 

 ‘아... 미친... 이런 거에 열혈 하지 말자...’

 

 나는 다시 생각에 집중했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우리는 서둘러서 돌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죽을지 모른다. 나는 살인의 천재이지만, 죽지 않는 불사신은 절대 아니니까. 아진만 돌려보낼 것이 아니라, 나도 이곳을 떠나야 한다.’

 

 우리가 가야할 곳은 마법사가 남아 있다고 알려진 아스트의 왕궁이 있는 곳. 아스트시티였다.

 

 “오빠 일어났어요?”

 

 아진이 눈을 비볐다. 이제야 잠에서 깬 것 같았다.

 

 “아직 아침까지는 시간이 있어. 더 자도 돼.”

 “진짜요? 그럼 나 조금만 더 잘게요. 오빠도 조금 더 자요.”

 

 아진은 그렇게 말하며 이불 속으로 더 파고들었다. 그래. 나도 조금 더 자두자. 나는 자연스레 팬티를 벗어 널었다. 그리고 침대로 들어가려다가 멈추었다.

 

 ‘내가... 변태가 맞네.’

 

 나는 다시 팬티를 입고 의자에 앉아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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