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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 에덴-낙원으로 가는 길에 지름길은 없다
작가 : PS달빛
작품등록일 : 2017.11.7

사자(死者)와 인간의 대립과 타협, 갈등 속에서
인간의 생의 무게와 죽음과 밀접해 있는 영혼의 가치를 논하고, 인간이 되고 싶은 그들의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갈망과 지상낙원을 꿈꾸며 그들만의 에덴을 그리는 이야기

 
1부-[7년의 과거] 9화 땅끝에서
작성일 : 17-11-12 07:18     조회 : 273     추천 : 2     분량 : 8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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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오래된 유적을 지나 주위에 큰 돌무더기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동쪽 땅끝의 황량한 들판.

 

 얀스를 혼자 남겨둔 채 크로이네와 추격대를 따돌리고 소형트레일러는 지붕이 뜯긴 채 1시간 가량 끝이 없는 듯이 이어지는 넓은 들판길을 가로질러 흙먼지를 날리면서 달리고 있었다.

 

 오로지 검기(劍氣)의 힘으로 인해 순식간에 지붕이 날라가 윗부분이 뻥 뚫려서 그런지 간신히 기계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볼품없는 수레 같아 보여, 운전하고 있는 요한이나 뒷자석에 타서 가만히 앉아 있는 쥬비터와 유이나가 더욱 처절하게 보였다.

 

 달리는 트레일러에서 말없이 앉아 있던 쥬비터가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서 바깥에 펼쳐져 있는 지평선을 바라 보았다.

 

 주변으로 보여지는 땅끝 풍경을 구경하면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여태 조용하던 쥬비터는 자신을 빤히 쳐다 보고있는 유이나를 향해 한숨을 쉬더니 닫혀있던 입을 열었다.

 

 "......유이나는...이런 것까지 예상 했나요?"

 "......"

 

 유이나의 검붉은 머리카락이 쉴새없이 불어오는 바람에 휘날리며 눈을 가렸고 손으로 눈을 가린 긴 머리카락을 뒷쪽으로 쓸어 넘기자 매혹적인 회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별다른 표정이 없이 빤히 쥬비터를 보고 있던 그녀가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제국의 그 기사 때문에 얀스가 발이 묶일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아, 하지만 걱정 말아요. 그를 쉽게 꺾을 수는 없을 거예요.

 얀스는 '키리에' 쪽에서도 인정한 우수한 실력자 거든요."

 

 약간 걱정이 섞인 표정으로 묻고 있는 쥬비터에게 유이나는 안심을 시키듯 미소를 머금었다.

 

 그녀의 엷게 띤 미소를 보면서 쥬비터는 다시 말이 없어졌고 세찬 바람소리만 귓속으로 맴돌았다.

 

 어제와 오늘 그녀에게 많은 설명을 듣고도 쥬비터의 머리속은 아직 전부 정리가 안되어 있어 조금은 걱정이 앞서고 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게 거의 없다는 생각이 그를 더욱 갑갑하게 만들었다.

 

 그런 둘의 눈치를 보던 요한이 뒷쪽을 보면서 말했다.

 

 "아...이제 목적지 까지 도착 해가니까 조금만 참아요~

 저 다리만 건너면 되니까!"

 

 앞에서 운전하고 있는 요한의 목소리가 바람소리와 함께 실려왔다.

 그 소리를 들어서 인지는 몰라도 약간의 긴장감이 가라 앉았는지 쥬비터의 표정이 조금을 풀어진 듯 다시 그의 시선이 바깥을 향했다.

 

 드넓은 하늘과 나무 한그루 없이 여기저기 바위들과 작은 돌들이 많은 들판에 뒤로 보이는 지평선, 앞쪽으로는 저 멀리 바다의 수평선이 보이면서 처음 보는 대륙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안개에 둘러 쌓여 자세히 알아 볼 수는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이질감이 느껴졌다.

 

 "저것이... 책에서만 보았던 그 대륙인가..."

 

 쥬비터는 안개에 가려진 대륙을 보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렇게 몇분을 이동 하던중 마침내 태암(太巖)들판이라 불리는 동방의 땅끝 낭떠러지가 보이기 시작했고 저만치 다음 섬으로 이이어주는 허름한 다리가 저 멀리 눈에 들어왔다.

 다리를 건너면 작은 무인도가 나오는데 그 섬에 있는 비밀 루트를 이용 하면 무에르테 대륙으로 건너갈 수 있을 거라고 얀스가 말했던 것이 기억났다.

 

 트레일러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해 지금까지 타고 온 속력 보다 더욱 빨리졌고, 운전석에 있던 요한이 뒷쪽의 쥬비터를 향해 큰소리로 말했다.

 

 "저기서 부터는 걸어서 가야해! 다리가 워낙 긴데다 아주 오래된 거라서 조심해야 할거야! 저기 말고 낭떠러지 밑으로 가서 이어지는 길도 있는데 거긴 시간을 너무 잡아 먹고 복잡해서 어서 사실상 이쪽 길이 제일 빠른 경로라고 보면 돼!

 그리고 이 태암(太巖)들판 자체가 아주 옛날 부터 출입 금지된 곳이라 일반인들은 모르고 현재는 우리만 알고있는 경로라서 괜찮...응?"

 

 한참을 뒤쪽을 향해 요한이 큰소리로 설명을 하다가 무언가를 봤는지 중간에 말을 끊고는 멀리 시야에 들어오는 다리쪽을 주시하자 쥬비터와 유이나가 동시에 고개를 돌리고 요한이 보고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뭐지? 저기 누가 있는것 같은데..."

 

 요한이 말끝을 흐리면서 시선을 고정시켜 실눈을 뜨고 봤더니 트레일러가 달리고 있는 방향으로 웬 남자 두명이 다리 입구의 한참 앞쪽으로 서 있었다.

 

 한명은 큰 키에 머리가 길었고 말랐으며 다른 한명은 무서워 보이는 눈매에 덩치가 꽤 커 보였다.

 

 두 사람 모두 갑옷으로 보이는 옷을 입고 있었으며 손에는 각자의 무기가 들려 있었다.

 

 "기다리기로 한 곳은 훨씬 지나서일텐데, 저들은 누구지?"

 

 요한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두사람이 서있는 쪽을 보자 유이나가 뒤에서 두눈을 크게 뜨고 보더니 요한을 향해 외쳤다.

 

 "왕국군이에요! 경로가 노출 된것 같아요!"

 "으엑?! 그런...!"

 

 고개를 돌려 그녀의 말을 듣고는 즉시 정면을 주시 하면서 트레일러의 속도를 줄였다.

 

 -끼이이이이익!-

 

 속도를 줄이면서 오른쪽 방향으로 우회를 했지만 다리 앞에 서있던 자들과 점점 가까워 지더니 결국 트레일러가 그들이 있는 사정권 안으로 들어 와버렸다.

 

 앞에 서있던 남자 중 덩치큰 남자가 그냥 보기에도 무거워 보이는 커다란 도끼를 가볍게 번쩍 들고는 달려오는 트레일러를 향해 강하게 휘둘렀다.

 

 -부웅-

 -쿠앙~!!콰직, 콰지직!-

 

 위에서 아래로 크게 휘두른 도끼에 트레일러는 안그래도 윗부분이 날아가 너덜 해진 상태에서 도끼의 힘에 의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양갈래로 나뉘어졌고 타고있던 세사람은 그대로 밖으로 튀어나와 땅바닥에 굴렀다.

 

 쥬비터는 유이나의 도움으로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요한은 여기저기 바위에 부딫히면서 심하게 굴렀는지 몸에 상처가 심했다.

 

 "어이, 너무 과격하잖아. 살살 하라구 살살."

 "음! 의욕이 앞서서..."

 

 마른 체형의 남자가 덩치 큰 남자의 돌발적인 도끼질에 불만인 듯한 표정을 지었고 덩치 큰 남자는 어깨를 어쓱 하면서 짧게 대꾸했다.

 그 둘의 갑옷에 왕국의 마크가 그려져 있는 걸 보니 아마도 누군가 따로 추격을 보낸 듯 했다.

 

 키큰 남자가 세사람이 있는쪽으로 걸어 오면서 제일 먼저 마주친 요한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이봐. 너무 오래걸렸잖아. 기다리다 지루해 죽는줄 알았네."

 "크윽! 뭐야...누가 보냈지? 이 경로는 우리 말고는 모를 텐데."

 

 요한이 일어서면서 키큰 남자를 노려봤다.

 그의 옷이 많이 찢겨져 있는 것이 구르면서 여기저기 타박상이 심하게 생긴 것 같다.

 

 "하아~~그렇게 반항적인 눈을 보면 말야...베고 싶다구."

 

 -스악-

 -푸아아악-

 

 "크아악! 내눈! 내눈!"

 "요한!"

 

 키큰 남자가 검을 뽑아 요한의 눈을 베자 비명 소리와 함께 시뻘건 피를 뿜으면서 요한은 그자리에서 베인 눈을 손으로 감싸면서 바닥에 뒹굴었다.

 

 "흐음, 이제 좀 낫군."

 

 땅바닥에서 고통에 절규하며 뒹굴고 있는 그의 모습에 키큰 남자는 만족 했는지 입가에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에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는 잔인함이 묻어 나와 모든 광경을 보고 있던 쥬비터를 더욱 경악케 했다.

 

 남자는 검을 한번 휘둘러 묻어 있는 피를 털어낸 뒤 몸이 경직된 채 꼼짝도 못하고 있는 쥬비터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네놈들을 쫓는 추격대가 하나 뿐이라고 생각했나? 큭큭.

 영주가 따로 보낸 추격은 생각을 못했나 보군."

 

 쥬비터의 뇌리에 영주의 모습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

 

 '영주...이럴수가, 그자도 여기를 알고 있었던 건가! 그래서 나한테 그 얘기를...'

 

 쥬비터는 잠시 영주가 한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미간에 주름이 잡힌 채 키큰 남자를 잠시 노려 보았고 남자는 그런 쥬비터를 보면서 즐거운 듯 더욱 입꼬리를 올려 웃고 있었다.

 

 그 사이 덩치 큰 남자는 베인 눈을 부여잡고 뒹굴고 있는 요한에게 다가가 짧은 한마디를 날렸다.

 

 "고통을 끝내주지."

 

 그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손에 쥐고 있는 무거운 도끼를 높이 들고 쓰러져 있는 요한을 내리쳤다.

 

 -퍼벅!-

 

 "으그억...컥..."

 

 도끼를 정통으로 맞은 요한은 비명소리가 멈추면서 짧은 신음을 토해내며 잠시 꿈틀 거리더니 머지않아 그의 움직임이 멈췄고 그 주변에는 대량의 피가 흘러나왔다.

 

 "......!"

 

 순간 눈앞의 끔찍한 광경에 쥬비터가 놀란 나머지 뒷걸음 쳐 조금이라도 사정거리에서 벗어 나려 했지만 좀처럼 발이 떨어지지 않아, 그저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 고깃덩이가 되버린 요한의 시체를 보면서 마른 침을 삼켰다.

 

 '뭐...뭐야? 사람을 저렇게 쉽게 죽여도 돼? 아니, 그보다 저 사람들 저런 것에 굉장히 익숙해 보여...어떡하지? 어떡하지?'

 "쥬비터."

 

 잔뜩 긴장을 한채 꼼짝도 못해 당황하고 있는 쥬비터의 앞으로 유이나가 뛰어 왔다.

 살짝 떨리고 있는 눈동자와 마주친 유이나는 그의 몸을 한번 흔들면서 다급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지금부터 내가 신호를 하면 저 다리로 뛰어가요. 저 둘은 내가 어떻게든 막아 볼게요."

 "...네? 아니, 어떻게 그래요. 저 사람도 죽었는데, 유이나 혼자서 어떻게..."

 "시간 없어요! 어서요! 지금!"

 

 그녀가 쥬비터의 등을 밀자 쥬비터는 그힘에 떠밀리듯 다리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

 

 "흠...그렇겐 안되지!"

 

 키큰 남자는 뛰어가는 쥬비터를 잡으려 했지만 바로 몇 미터 앞에서 느껴지는 강한 냉기에 곧바로 고개를 돌려야 했다.

 

 그의 주위로 땅이 미세하게 흔들리자 곧 시선을 유이나가 있는 방향으로 향했고 그 앞에는 푸른색 오오라를 두르고 있는 유이나의 양손에 채찍 형태의 푸른색 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이런."

 

 뒤에 있던 덩치큰 남자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는지 유이나 쪽으로 뛰어갔다.

 

 유이나가 심호흡을 한 뒤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자 푸른색의 채찍 형태가 따라 올라 오면서 주변의 춤추고 있던 기운이 더욱 강하게 일렁였다.

 

 "어이! 피해!"

 

 하지만 이미 늦었다.

 덩치큰 남자가 기운에 밀려 뒤로 물러나면서 키큰 남자를 보고 소리를 질렀고 유이나는 재빨리 몸을 아래로 숙여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고는 양손의 푸른색 채찍 형태의 기운을 아래로 내리쳤다.

 

 그러자 채찍이 한순간 공중에서 한바퀴 돌더니 빠른 속도로 바닥에 내려 앉아 충격파가 주변으로 강하게 퍼져 나갔다.

 

 -쉬아아아!  빠직!-

 -쩌저적...-

 -콰르릉 콰광!-

 

 푸른색 기운과 바닥이 맞닿아 커다란 폭발음을 내더니 땅이 갈라지면서 직경 10미터 안의 크고 작은 돌들이 공중으로 솟아 올랐고 잠시 후 키큰 남자는 중심을 잃고 갈라진 틈으로 쓰러짐과 동시에 공중에서 떨어지는 많은 돌들을 정면으로 얻어 맞아야 했다.

 

 -콰직, 콰직-

 -쿠아앙!-

 

 "크어..."

 

 키큰 남자는 마지막에 떨어진 큰 바위에 맞고는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많은 돌 밑에 깔려 버렸다.

 

 덩치 큰 남자는 사정 범위 밖에 있어서 몇개의 돌 조각을 맞은 상처 부분 말고는 멀쩡 했지만, 마법과도 비슷한 그녀의 기술에 눈을 크게 뜨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건 분명 대지의 술 어스퀘이크(Earth quake)!!

 지금은 나르시아나에서 오래전 사라진 암흑술(暗黑術)이라 교본에서만 봤는데...이렇게 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을 줄이야!)'

 

 "하아...하아..."

 

 유이나는 힘을 많이 소비 했는지 숨을 헐떡이더니

 자리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나 나머지 한명의 동태를 살폈다.

 

 '역시 힘이 너무 많이 약해졌어...고작 이정도에 숨이 차디니...하지만 이걸로 쥬비터가 도망갈 시간은 벌었겠지. 이제 저 남자만 막으면...'

 

 그녀는 덩치 큰 남자의 뒤쪽으로 시선을 돌렸고 거기에는 다리 쪽으로 쉴새없이 뛰어가고 있는 쥬비터가 보였다.

 덩치큰 남자는 그녀가 시선을 옮기자 뒤를 돌아보고는 잠시 생각을 했다.

 

 '저 여자는 방금 전 기술로 꽤 지쳐 보이긴 해도 방심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애초의 목표인 저 남자를 잡아야겠군.'

 

 생각할 시간이 많지 않아 짧게 상황 판단을 마친 그는 쥬비터 쪽으로 몸을 돌려 뛰어가기 시작했다.

 

 -타다닷-

 

 "안돼!"

 

 유이나가 뛰어가는 덩치 큰 남자를 보고는 서둘러 오른손에 푸른색 기운을 모아 빠른 속도로 뛰어가 남자를 따라잡았다.

 

 "하앗!"

 

 -파박-

 

 그녀는 손에 모인 기운을 덩치 큰 남자의 등을 향해 날렸고 그것은 곧장 그녀의 손을 벗어나 덩치 큰 남자 쪽으로 날아가 그의 몸에 정통으로 타격을 주었다.

 

 -퍼억!-

 

 "커헉!...흡!"

 

 꽤나 충격이 강했는지 덩치는 앞으로 쓰러질 듯 하더니 그 자리에서 뛰어 올라 들고 있던 도끼를 쥬비터가 달리고 있는 다리를 향해 날렸다.

 

 -쉬아아아아-

 -콰지지지직!-

 

 "으아아!"

 "쥬비터!"

 

 허름한 다리 위에 박힌 도끼의 위력에 낡은 다리가 부서지고 그 충격에 의해 날아간 나무 파편이 쥬비터의 어깨에 박힌 채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

 

 "핫!"

 

 -쉬익!-

 

 유이나가 재빨리 뛰어가 몸속에서 흰색의 부적 같이 생긴 천을 던지자 추락하는 쥬비터의 몸에 날아가 붙으면서 푸른색 기운이 그의 주위를 감싸주었고 그는 그대로 넓은 바닷속으로 빠졌다.

 

 그녀가 뛰어가 아래쪽을 살폈지만 높이도 제법 높은데다 절벽 밑에는 강한 파도가 치고 있어 그의 생사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무사해야 할텐데...'

 

 그녀는 절벽을 뒤로하고 돌아서자 바로 앞에 덩치 큰 남자가 몸에 피를 흘리면서 서있었다.

 그는 굉장히 화가 났는지 인상을 쓰며 유이나의 목을 잡고 들어 올렸다.

 

 "아악!"

 

 유이나 짧게 신음을 토해내자 덩치는 더욱 힘을 줬고 그대로 땅바닥에 던졌다.

 

 -쿠당탕-

 

 "크헉!"

 

 그녀는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져 뒹굴었다.

 

 "아주 박살을 내주마."

 

 -저벅저벅-

 

 덩치 큰 남자는 유이나가 쓰러진 쪽으로 걸어가 코통을 호소하며 누워 있는 그녀에게주먹을 휘둘렀고 그녀가 간신히 피하자 한번더 팔을 올려서 내리 치려고 힘을 모으고 있을때.

 

 -휘리리릭-

 -스팟-

 

 웬 단검이 날아와 그의 팔을 스쳤고 그와 동시에 덩치 큰 남자가 반사적으로 땅바닥에 굴렀다.

 

 "음!?"

 

 상체를 일으켜 단검이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저만치 바이크를 타고 전속력으로 달려오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얀스였다.

 그는 크로이네와 왕국군의 싸움에서 틈을 노려 바이크를 탈취한 뒤 곧바로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크...저 자가 얀스...한니발!"

 

 -부아아아앙-

 

 덩치 큰 남자는 몸을 일으켜 자세를 바로잡고 일어 섰지만 이미 코앞까지 와 있는 얀스가 달리던 바이크에서 공중으로 뛰어 올라 손에 쥔 장검으로 그의 가슴을 향해 내리 꽂았다.

 

 -푸욱!-

 -뿌드득-

 

 "끄어...어...-

 

 얀스의 검이 순식간에 덩치 큰 남자의 몸을 뚫었고 그를 쳐다 보면서 작은 신음을 내더니 그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얀스는 검을 꽂은채 자세를 흐트리지 않았고 그의 눈을 살펴 숨통이 끊어진 것을 확인한 뒤 자신의 검을 뽑아 바닥에 던지고는 유이나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으음..."

 "유이나!"

 

 쓰러져 있던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상체를 일으켜 얀스를 쳐다 보았다.

 얀스는 곧바로 유이나 에게로 뛰어가서 부축 해주었고

 그녀가 자세를 잡고 혼자 일어서자 잡고 있던 살며시 팔을 떼고 입을 열었다.

 

 "추격은 따돌린 건가요?"

 "아아. 일단은...헌데 이건 또 무슨 난리야. 추격대가 또 있었어?"

 

 그는 유이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주위를 살피고는 여기 저기 널브러져 있는 돌 무더기와 갈라진 땅, 그리고 쌓여 있는 돌 옆으로 누워 있는 한구의 시체가 있는 걸 보면서 방금전 까지 있었던 격렬한 전투의 흔적을 알 수 있었다.

 

 "네. 샤몬의 영주가 따로 실력 있는 자들을 보낸 것 같아요.

 쥬비터는 다리가 부서져 절벽 밑에 바다로 떨어졌는데 내가 곧 바로 보호술을 써줘서 아마 다치지는 않은 것 같지만 파도에 휩쓸린 듯해요."

 "그렇군...너무 걱정 안해도 될거야. 그녀석 그래뵈도 단련은 잘 되있으니까."

 

 얀스는 다독이듯 그녀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려줬다.

 

 "하지만...요한은 처음에 그들의 공격을 받고......미안해요."

 ".......!!"

 

 유이나가 말을 잇지 못하고 끝내 고개를 숙이자

 얀스는 그녀의 어깨에 올렸던 손을 내리고 요한이 누워 있는 자리로 가서 그를 살폈다.

 

 미동도 하지 않는 요한의 눈에는 핏자국이 선명하게 있었고 복부 쪽으로는 도끼에 심하게 찍힌 채 대량의 피와 내장이 흘러 나와 얼마나 고통 속에서 처참하게 죽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는 입을 굳게 다문채 무릎을 꿇고는 요한의 가슴에 손을 얹어 눈을 감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미안하다, 요한. 더 빨리 왔어야 했는데...

 고생했다. 이제 좀 쉬어라...'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말없이 요한의 시체를 쳐다 보다가 이내 일어나 하늘을 보면서 한숨을 쉬고는 유이나가 있는 곳으로 다가가 아직 비틀 거리는 그녀를 부축한 뒤 바이크가 있는 곳으로 같이 걸어갔다.

 

 그녀를 바이크 뒤에 태우고 자신을 꽉 붙잡게 한 뒤 얀스는 시동을 걸어 끊어진 다리의 오른쪽으로 내려갔다.

 

 -바아앙~-

 

 "지금 시간이면 다른 루트로 가는 길이 열렸을 거야... 시간은 많이 걸리겠지만 일단은 '키리에' 동부로 가서 재정비 한 뒤 쥬비터를 찾아야겠어."

 "네. 내가 붙여준 보호술이 파도를 타고 그를 육지로 안내 할거예요."

 "음. 파도의 흐름을 따라 향한 곳이 내생각이 맞다면 키릴르반 해안 쪽일거야. 일단은 그쪽으로는 인간에게 적대적인 녀석들이 있긴 하지만 당장 위협적인 제국 놈들이 없으니까 괜찮을 거라 봐야지. 뭐 무사하길 빌 수밖에."

 

 -부아아앙-

 

 대화를 마친 둘은 바이크를 움직여 비밀 루트를 향해 아래쪽으로 내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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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부-[7년의 과거] 5화 탈출1 2017 / 11 / 8 274 2 4260   
5 1부-[7년의 과거] 4화 검은돌2 2017 / 11 / 7 285 2 4440   
4 1부-[7년의 과거] 3화 검은 돌1 2017 / 11 / 7 258 2 4267   
3 1부-[7년의 과거]2화 좋지 않은 예감2 2017 / 11 / 7 265 2 6567   
2 1부-[7년의 과거] 1화 좋지 않은 예감1 2017 / 11 / 7 316 3 6320   
1 프롤로그-나라카(奈落)에 피는 꽃은 향기가 … 2017 / 11 / 7 481 3 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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