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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웰컴 투 뉴 월드!!!!
작가 : 안경잡이
작품등록일 : 2017.11.1

뷰티스트리머로 성공하려는 영화와 성공에 눈이 먼 친누나때문에
동성애자들의 세계인 뉴월드에 빠지게 되는 남동생(소망이)의 이야기입니다.



 
4.
작성일 : 17-11-11 22:48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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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어먹을, 더럽게 예쁘네.......’

 

 영화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미 170cm를 넘으며 윤봇대라는 별명을 가졌었다. 하지만 소망이는 그렇지 않았다. 올해 중2인 소망이의 키는 163cm정도였고, 체격도 장군감인 영화와 달리 여리여리한 게 뒤에서 보면 꼭 여자아이처럼 보였다. 영화가 전형적인 외탁이었다면, 소망이는 전형적인 친탁인 셈이었다. 성별만 바뀌었다면 서로 완벽했을 테지만 그건 부모님 능력 밖의 일이었다. 자신과 너무 다른 소망이를 보며 잠시 부러움에 빠졌지만, 곧 정신 차린 영화는 부드러운 말투로 다시 말했다.

 

 “공부는 할 만 해?”

 “어......”

 “다행이네. 누나는 공부하기 싫어서 엄마가 학원비 주면 그거 가지고 도망가기 바빴는데.”

 “요즘엔 학원비 직접 안 주고 계좌로 붙여줘, 엄마가.”

 “그렇구나. 교재비는? 교재비도 온라인으로 붙여줘?”

 “아니. 교재는 서점 가서 직접 사지, 내가.”

 

 

 몇 번의 질문만으로 소망이 주머니에 들어있는 돈의 출처를 알아낸 영화는 이미 훌륭한 탐정이었다. 하지만 영화의 목표는 돈의 출처를 알아내는 게 아니었다. 마법처럼 소망이 주머니에 들어있는 돈을 자신의 주머니로 옮기는 거였다. 염력이 있었다면 눈빛만으로 지폐를 옮겼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영화한테 그런 능력은 없었다. 가지고 있는 거라곤 입과 머리 밖에 없었던 영화는 다시 한 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누나가 공부했을 때에는 아빠도 자리 잡기 전이었고, 엄마도 학원하기 전이어서 학원 하나 다니기도 힘들었는데......... 좋겠네, 소망이는. 엄마, 아빠가 많이 밀어줘서. 엄마, 아빠가 소망이처럼 누나도 밀어줬다면 의대에 갔을 텐데.”

 

 영화는 마치 할머니들이 옛날 이야기하듯이 자신의 학창시절에 대해 털어놓았다. 영화가 학원에 다니지 못한 것도, 부모님이 제대로 밀어주지 않은 것도 모두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건 영화가 자초한 일이었다. 학원비로, 교재비로, 독서실비로 돈을 주기만 하면 다른 곳에 써버리는 바람에 엄마는 영화에게 돈을 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영화만 쫓아다닐 수 없었던 엄마는 한 달 용돈 5만원만 주고 공부에 대한 신경을 꺼버렸다. 가끔 아빠가 공부하라며 돈을 준 적도 있었지만, 엄마한테 맞아가며 학원비를 유용했던 영화가 그 돈을 용도에 맞게 썼을 리 만무했다. 영화의 과거 행적을 알고 있는 부모님이 들었다면 코웃음 쳤겠지만, 영화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소망이는 유치원생이었다. 엄마와 싸운 뒤 가방을 메고 어디론가 뛰쳐 나가는 모습만 기억하고 있었던 소망이는 영화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누나는 이제 학교 졸업했다고 용돈도 못 받는데, 소망이는 아직 받고 있지? 교재 산다고 교재비도 받을 테고?”

 “어? 어.......”

 “그 돈 누나한테 투자하지 않을래? 누나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만 빵 터지면 2배, 아니 5배로 돌려줄게. 5배.”

 

 영화의 말에 소망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중학교에 입학한 뒤로 지지난 주까지 소망이는 영화한테 투자라는 명목으로 35만 5천원을 뜯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늘어나는 갈취와 협박 뿐이었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접어든 중2였다면 목숨 걸고 용돈을 사수했겠지만, 소망이는 그렇지 않았다. 학교, 집, 학원, 집, 독서실, 집. 쳇바퀴 도는 일상에 스트레스 받을 법했지만, 땀 흘리는 걸 싫어하고, 피시방 같이 번잡스러운 곳에 가면 두통을 느꼈던 소망이에게 이런 일상은 강요가 아닌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소망이는 예금한다는 생각으로 엄마가 문제집 사라고 준 돈 3만원을 꺼냈다. 말 몇 마디로 무일푼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영화는 눈을 반짝였다.

 

 “누나, 잠깐만 있어봐.”

 

 벌써부터 밀당을 배운 걸까? 만원짜리 지폐를 보여주며 영화의 구미를 당겼던 소망이는 갑자기 돈을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더니 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연습장과 볼펜을 가지고 나온 소망이는 영화를 보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무슨 영문인지 알 순 없지만, 소망이의 비위를 거스를 수 없었던 영화는 어색하게 따라 웃었다. 영화에게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보이던 소망이는 노트를 펼쳐보였다.

 

 “한 번 봐바.”

 

 노트에 적혀있는 내용이 시시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망이가 이토록 뿌듯한 표정을 짓는 이유가 궁금했던 영화는 내용을 확인했다. 노트에는 그동안 영화가 소망이한테 빌린 돈의 액수와 장소, 그리고 일자와 용도까지 꼼꼼하게 적혀있었다. 수작업이 아니라 마치 엑셀로 작업한 것처럼 깔끔하게 정돈된 표는 채무자에게 없던 돈도 나오게 할 것 같았다. 공부만 잘하는 순딩이라고 생각했던 소망이의 야무진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 영화는 흐뭇하게 웃어보였다.

 

 "알았어! 오늘 날짜하고, 금액하고 다 적어. 누나가 성공하면 꼭 갚을 테니까."

 

 소망이의 장부를 확인한 영화는 서명란에 멋들어지게 사인해준 뒤 노트를 건네줬다. 하지만 소망이는 좀처럼 영화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 소망이는 여전히 장난하듯 돈을 쥐고 있는 왼손을 뒤로 뺐다. 순간 울화가 치밀어 오른 영화는 장부를 돌돌 말아 몽둥이로 변신시켰다.

 

 "누나. 이거 앞장하고, 뒷장에도 싸인 해야 돼. 그래야 효력이 인정되는 거야."

 

 은행도 아니고 여기저기 서명을 요구하는 소망이의 모습에 영화는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절대적인 갑은 소망이였다. 어떻게 해서든 소망이의 돈을 빼앗아야했던 영화는 꾹 참고 뒷장을 넘겼다. 앞장이 빚에 대한 상세내역이라고 한다면 뒷장은 채무를 변제하지 못했을 시, 소망이가 행할 수 있는 강제집행에 관한 문구가 들어있었다.

 

 본 계약서에 명기되어 있는 채무는 기본적으로 무이자를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채무를 변제하지 못했을시, 당해년도 최고금리수준의 이자를 기본으로 한다. 채무 변제가 2년 넘게 미뤄지면 당사자는 제 3자에게 용역의뢰할 수 있으며, 신체 일부가 '적출'되어도 어떠한 불만도 제기할 수 없다.

 

 장부 뒷장을 확인한 영화는 헛웃음만 새어나왔다.

 

 “너 적출이 무슨 뜻인지 알아?”

 “뽑아낸다는 거.”

 “아는구나. 빚을 못 갚으면 뭘 뽑아내겠다는 거야, 누나한테?”

 “신장. 신장은 하나만 있어도 된대. 아니면 안구도 괜찮고. 내 장래희망이 의사인데, 그거 하나 못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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