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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세계의 이야기
작가 : macarong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
일그러진 세계, 탐욕으로 물든 전쟁속에서 깨어나서는 안될 존재들이 눈을 뜬다

다가오는 그 날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망가트려야만 했던 그 세계의 이야기

 
#0005 세계의 모순
작성일 : 17-11-11 22:28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4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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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율자는 세계의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 세계를 유지하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조율자들이 세계로부터 부여 받은 사명은 세계를 유지하는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조율자라는 존재는 마치 세계를 지키는 정의의 사도처럼 생각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그러한 존재가 아니다.

  조율자란 세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세상을 조율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오로지 세계만을 위해 움직일 뿐, 그들에게 있어 이 세계에 살아가는 다른 존재들은 그저 조율해야 할 대상일 뿐인 것이다.

  그저 당장, 혹은 언젠가 세계의 균형을 망가트릴 소지가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셀 수없이 많은 존재들이 조율이라는 명목아래 죽어야만 했다.

  세계를 위해서 세상을 죽여야만 하다니 그것은 분명히 모순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되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결국 이 세계가 지금까지 유지되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러한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것은 언젠가 바뀌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것을 바꾸고자 했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유지되어온 시스템은 변화를 거부했고 그것은 한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었다.

 

 “미안해… 나 때문에 너희들까지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인 것 같은 죄책감에 서지훈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한다. 자신의 선택에 그녀를 끌어들였다는 사실은 서지훈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서지애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자책하는 손을 감싸주었다.

 

 “뭘 그리 궁상이야? 이미 저질러버린 일인데 뭐 어때”

 

  서지애는 감싸 쥔 손을 잡아 끌며 앞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너무 그렇게 혼자 떠안으려고 하지 마! 나는 내가 선택해서 따라온 거라고!”

 “…”

 “우린 그냥 각자의 선택을 했을 뿐이야. 우리 오빠가 가문에 남기로 한 것도 자기가 선택한 거란 말이야. 바보처럼 그걸 혼자 떠안을 필요 없다고”

 “응”

 “그럼 가자!”

 

  마주잡은 손에서 전해지는 따듯한 온기, 그저 서로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의 손을 꽈악 마주잡은 채 세상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렇게 서지훈과 서지애, 두 사람은 조율자의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조율자라는 과거는 그리 쉽게 두 사람을 놓아주지 않는다. 조율자로서 두 사람이 지니고 있는 지식과 정보 그리고 가문의 특수한 능력들은 세상에 드러나서는 안 되는 것들이었다. 세계의 그림자를 벗어나버린 두 사람의 존재는 세계의 균형을 망가트릴 가능성이 충분했고 결국 조율자들은 두 사람의 존재를 세계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조율해야 할 대상으로 판단했다.

  두 사람을 죽이기 위해 전세계의 조율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가문을 나간 조율자가 다른 조율자들의 표적이 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렇기에 서지훈은 그것에 대비한 계획과 몸을 숨기기 위한 은신처들까지 미리 준비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서지훈이 준비해 둔 계획은 더 이상 쓸 수가 없었다. 애초에 그 계획에 서지애의 존재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 두 사람을 위한 계획이 필요했다. 계획을 바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문제는 결계를 만들기위한 재료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마력석’이라는 것은 결코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고 필요한 수량을 채우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만약의 사태를 염려한 서지훈이 많은 수의 은신처들을 확보해 두었다는 것, 하지만 그 정도로는 조율자들의 눈을 속일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을 향한 조율자들의 습격이 시작되었다. 그들의 대부분은 두 사람을 죽이기 위해 찾아온 자들이었지만 간혹 두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찾아오는 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가문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조율자들의 습격은 계속되었고 두 사람은 수없이 거처를 옮겨 다녀야만 했다. 끝없이 계속되는 습격, 언제나 목숨을 위협받는 절망적인 상황속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주며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구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적지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조율자들은 포기하지 않고 두 사람을 쫓아왔다.

  마음 편히 쉬어 본 적이 언제 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언제나 죽음을 경계해야하는 상황속에서도 서로만을 생각하며 버텨왔다. 하지만 문제는 누적되어가는 육체적인 피로였다. 구 년이라는 시간 동안 쉴 틈도 없이 계속된 도피생활로 두 사람은 지쳐가고 있었다. 그나마 서지훈은 아직 버틸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서지애의 체력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서지애는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억지로 그것을 내색하지 않고 있었지만 오랜 시간 그녀와 함께 해온 서지훈이 그런 그녀의 상태를 알아차리지 못할 리가 없다.

  그녀를 위해서라도 이런 생활을 계속할 순 없다. 아직 완벽하게 준비된 것은 아니었지만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순 없었다. 결심을 굳힌 서지훈은 서지애를 이끌고 최후의 은신처로 향했다.

 

 “여기는…?”

 

  주변에 펼쳐진 것은 너무나도 익숙한 풍경이었다. 불안함으로 가득한 눈동자가 서지훈을 응시한다.

 

 “정말로 여기에 자리잡겠다고?”

 “응”

 “하아? 제정신이야?”

 “당연하지”

 

  다시한번 주변을 둘러본 서지애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서지훈을 바라보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두 사람이 소속되어 있었던 공간의 가문이 관리하고 있는 영역이었던 것이다.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그게 무슨 소리야? 걱정되지 않을 리가 없잖아!”

 “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러니까 잘 생각해봐. 지금까지 우리를 찾아왔던 조율자들이 속해 있던 가문들 기억나?”

 “기억하고 자시고 여섯 가문이 다 찾아왔거든?!”

 “그럼 거기서 공간의 가문은?”

 “우리를 설득하려고.. 아!”

 

  서지애는 그제서야 서지훈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여섯 가문의 조율자들에게는 절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의 규칙이 존재한다. 즉, 공간의 가문에서 관리하고 있는 이곳에 자리를 잡는다면 다른 가문의 조율자들에겐 안전하다는 뜻이다.

 

 “뭐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아마도 공간의 가문에선 우리를 노리지 않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거지”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서지훈의 생각대로 공간의 가문이 두 사람의 목숨을 노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면 이곳만큼 안전한 장소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이 틀렸을 경우 이것은 분명 범의 아가리에 직접 뛰어드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괜찮을 거야. 뭐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도 있으니까”

 

  서지훈은 불안에 떠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감싸 안았다.

  구 년이라는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 시간동안 죽음과 함께해야만 했던 두 사람은 여러 의미로 변할 수밖에 없었다.

  품속에서 전해져 오는 떨림에 서지훈은 이를 악물었다.

 

 ‘너만큼은 내가 어떻게든…”

 

  사실 서지훈이 무리해서라도 이곳에 자리잡으려는 이유는 다른 조율자들에게서 안전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서지훈이 이곳에 자리잡으려는 가장 큰 이유, 그것은 최악이 상황이 닥쳐오더라도 그녀만큼은 가문으로 돌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지훈은 다시금 각오를 다지며 떨고 있는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렇게 새로운 보금자리에 자리를 잡은 두 사람은 조용히 주변의 상황을 살폈다. 며칠의 시간이 흘렀지만 공간의 가문에선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이 일대를 관리하고 있는 그들이 두 사람의 침입을 모를 리는 없다. 그럼에도 그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서지훈의 마지막 도박이 성공했다는 뜻이었다.

  그날, 두 사람은 가문을 나와 처음으로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야심한 새벽, 서지애가 잠들기를 기다리고 있던 서지훈은 그녀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던 서지훈은 그녀가 깨지않도록 조용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다.

  미지근하게 식은 새벽공기가 얼굴을 감싼다. 누가 언제 살았는지도 모를 잊혀진 폐가, 초라할지도 모르지만 그곳은 앞으로 두 사람이 살아갈 소중한 보금자리였다.

 

 “후우…”

 

  지나온 시간을 한숨에 담아 보내며 서지훈은 어두운 산속으로 발길을 옮겼다. 고요하게 가라앉은 산길, 지금까지 외면해왔던 과거들이 어둠을 빌려 그 모습을 드러낸다.

 

 “…”

 

  자신으로 인해 어긋나야만 했던 관계, 잊을 수 없는 그 시절의 기억들, 그것들은 죄책감과 함께 어둠 속에서 서지훈을 노려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기억에 휘둘릴 때가 아니다. 서지훈은 애써 머리를 흔들며 떠오르는 잡념들을 허공에 흩뿌렸다.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되겠지”

 

  서지훈은 미리 준비해 두었던 자루를 내려놓으며 그 속에 담겨있는 마력석들을 꺼내 들었다.

  준비를 마친 서지훈은 정신을 집중하고 텅 빈 공간에 자신의 마력을 흘려 보냈다. 흘러 든 마력은 순식간에 주변 공간을 장악해 나간다. 서지훈의 색으로 물든 공간은 새로운 주인에게 자신의 정보를 보내왔다.

  서지훈은 흘러 들어오는 정보에 따라 손에 쥔 마력석들을 허공으로 던졌다. 아무렇게 던져진 마력석들은 공간의 이끌림에 따라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여기는 이 정도면 충분하겠고 다음은 어디였더라”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서지훈은 마력석이 가득 담긴 자루를 메고서 자리를 옮긴다.

  그것을 몇 번이나 반복했을까, 자루를 가득 채우고 있었던 마력석들은 어느새 바닥을 드러냈다. 산을 둘러 처음의 위치로 돌아온 서지훈은 피곤한 듯이 기지개를 폈다.

 

 “후우.. 드디어 이게 마지막이구나”

 

  서지훈은 쥐고 있던 마지막 마력석을 땅속 깊숙이 박아 넣었다.

  그 순간, 수천의 빛이 하늘을 뒤덮는다. 서지훈은 눈을 감은 채 하늘을 수놓은 빛의 실들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의지에 따라 수천의 빛은 서로 얽히고 짜맞춰지며 거대한 벽이 되어간다.

 

 “하아”

 

  서지훈은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며 자신이 만들어낸 거대한 성벽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한 공간, 서지훈은 만족스러운 듯이 미소를 지으며 결계를 닫는다.

  그날, 지도상에 존재하던 이름조차 없던 자그마한 산은 세계에서 완벽하게 그 모습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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