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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무기
작가 : 해원
작품등록일 : 2017.11.10

단기 기억상실증을 달고 사는 무기. 그에게 가장 진한 기억은 현재의 집과 자신의 이름뿐, 자신의 기억이 지워지는 것에 익숙해지는 때부터 먼 과거가 조금씩 떠오르고 주변사람들만 기억하는 무기의 능력, 그 능력이 악용됨을 보호해주고자 찾아오는 사람들과의 이야기입니다.

 
누군가가 알고 있는 비밀
작성일 : 17-11-11 19:47     조회 : 211     추천 : 0     분량 : 7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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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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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서히 사람들이 퇴근을 준비하는 시간 나는 집에서 나왔다.

 

 동네사람들은 해질녘을 맞이하며 조금씩 분주해지는 모습들을 보였고, 골목골목에 뛰어다니던 어린꼬마들도 집으로 하나둘 들어가는 모습이였다. 고요하고 특별할 것 없는 날이였지만, 여느 때와 다를바 없는 우리동네의 모습이라도 나에게는 항상 낮설었다.

 아르바이트 가는 길은 항상 똑같았다. 매번 다른곳을 지나칠 이유가 없는 나에게는 그저 이것이 인생의 길과 같은 것이였다. 걸어서 20여분의 거리. 그 거리는 내가 눈을 감고도 걸어갈 수 있을정도로 잘 알고 있었고, 그 길 가운데 항상 지나치는 곳은 생수나 빵을 사기위해 들리는 슈퍼, 그곳을 지나 작은 시장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 밀집된 유흥가 사이에 내가 일하는 편의점이 있었다.

 

 "니 시발놈 구라면 뒤진다잉"

 편의점 안에 사장과 그의 친구인듯 보이는 사람이 대화를 나눴다.

 

 편의점 사장은 40대 중반의 남자로 인상이 좋은편이라 주변 사람들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불리고 있었다.

 옷을 항상 신경쓰는 편이라 깔끔한 차림으로 다녔으며, 돈에 조금 민감한 편이였지만, 그것을 굳이 사람들에게 드러내보이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사람이였다. 20대부터 30대후반까지 모은돈이 꽤 되었지만, 그 많은 돈을 도박으로 날리고, 겨우 부모님과 하나있는 여동생에게까지 돈을 빌려 지금의 편의점을 인수하게 되었다.

 

 편의점 사장의 친구는 호리호리한 체격에 경상도 사투리가 걸쭉하며, 한번씩 입을 씰룩되며, 묘한 미소를 짓는 양아치의 모습이였다. 짙은 눈썹과 강한 눈은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해할 기색이 연연해 보였다.

 

 "야. 걱정..하지마. 내가 다 테스트..해봤어. 이번은 좀 믿어줘."

 편의점 사장이 친구에게 말했다.

 

 "내가 임마, 니한테 이때까지 부은 돈이 얼만지 알제? 니 구라면 뒤진다 진짜! 이번에 또 속여봐라잉. 개자슥 확 묻어버릴라니깐."

 날카로운 것에 벤듯한 상처가 드러난 큼지막한 손을 편의점 사장에게 위협적으로 흔들며, 친구는 큰소리를 쳤다.

 

 "어... 알겠어...근데 너 이거 정말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되. 이건 너와 나만 아는거야. 내가 너 믿으니깐 말해주는 거라고....알겠지?"

 주변을 살피고 눈치를 보며, 편의점 사장은 조용한 목소리로 친구에게 말을 했다.

 

 "이새끼가 어디 명령이고! 구라만 아니면 니는 내한테 쳐맞지 않는게 다행인거다. 글고 구라면 여기 편의점 내한테 양도하는 거 잊지마라잉. 이거라도 팔아버릴라니깐."

 친구는 눈을 부라리며, 더 큰소리로 말했다. 다행이 편의점에는 손님이 없었지만, 있었다면 경찰에 신고라도 할 수 있는 장면이였다.

 

 내가 입구에 도달해서 입구의 문을 열때까지 편의점 사장은 친구를 탕비실로 재빨리 보냈다.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문을 열고 미안한 기색으로 사장에게 인사를 했다.

 

 "사장님, 저 왔습니다...아 어제는....."

 

 "아냐, 괜찮아. 그래 별일 없었지? 오늘은 내가 너에게 할말이 있으니깐 일단 시재정리하고 이야기 하자."

 사장은 평소와는 다를것 없이 말은 하고 있었지만, 자꾸만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사장님 그럼 저 옷 갈아입고 올께요."

 

 "야. 무기야. 니 유니폼 여기에 있다. 그냥 여기서 입어...재킷은 의자에 일단 두고 내가 좀 급하니깐.."

 내가 탕비실로 향하려는 데 사장이 의자에 놓인 유니폼을 나에게 건내며 말했다.

 

 "네."

 

 유니폼을 받아들고 입으면서도 내가 생각하는 것은 오직 미안함이였다.

 오늘은 왠지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장이 무슨말을 할까에 대해 조금 생각을 했었다.

 시재를 확인하는 도중마다 한 두명의 손님은 왔다갔다 하였고, 사장은 곁에서 나를 한번씩 쳐다보며, 계산을 하고 웃고 인사를 하며 그랬다.

 

 자꾸만 나를 쳐다보는 때가 이번만은 아니였기 때문에 특별히 이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장님 시재 74만 2천원 있습니다."

 

 "아. 그래 30만원은 나줘. 그럼 오늘 시재정리를 마쳤으니깐 잠시만 카운터 좀 보고 있어. 물건은 조금있다가 정리하고."

 

 "네."

 

 사장은 탕비실로 들어갔다.

 한번씩 왠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났지만, 나는 한번 그쪽을 바라보고 별 신경쓰지 않고 카운터를 보고 있었다.

 편의점 내부에 담배냄새가 또 났다. 사장이 한번씩 이러는 데 나는 담배냄새만 맡아도 머리가 어지러워지기에 카운터 옆 환풍기를 돌리고, 매장 앞의 문을 열었다.

 

 "왠 담배냄새야. 아 여기 누가 담배피나?"

 

 여자 손님이 들어와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아까전에 어떤분이 담배를 물고 들어오시는 바람에..."

 

 나는 예전과 같이 별일 아닌듯이 거짓말로 손님을 응대했다.

 

 "야 임마, 무슨 담배꽁초를 물에 태워 미긴다는 거고? 고문하나?"

 

 편의점 사장의 친구는 의아한듯 황당해하며 말했다.

 

 "있어봐...내가 다 해봤어...이러면 되..근데 너무 진하면 애가 맛이 가더라고..."

 3분의 1가량 태워진 담뱃재를 생수에 희석해서 다른 컵에 옮겨담으며 편의점 사장은 간사한 웃음을 보였다.

 

 "여기에 커피를 태우면...아무것도 몰라....내 커피도 일단 한잔타고.. 너는 내가 부르면 나오면 되..."

 커피의 진한 향이 컵에 들어가면서 원래의 담뱃재 물은 이내 그냥 커피처럼 보였다.

 

 "자 이제 됫다. 저놈한테 가서 내가 같이 이야기하면서 이걸 먹일꺼야.. 그 뒤에 내가 너한테 나오라고 하면 너는 빨리 나와야 되...알겠지?"

 

 "미친새끼..암튼 함보자."

 

 사장은 김이 모락나는 커피 두잔을 들고 즐거운 듯 나를 불렀다.

 

 "무기야. 일루와서 차한잔하며 이야기 하자. 오늘도 예전처럼 우리 회의하면서 가게를 살릴 방법 좀 이야기 해보자. 그리고 회의 끝나기 전까지는 편의점 문잠그고, 부재중 팻말 걸어둬."

 

 나는 사실 회의에 대한 기억이 3~4번 밖에 없다. 내용은 주로 충동적 상품의 배치나 묶음상품의 활용 등이였지만,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에 별탈이 없었던 것으로 보아 그냥 잘 넘어갔다고 생각해왔다.

 

 "네."

 

 나는 사장에 지시에 따라 편의점 문을 안쪽으로 잠그고 부재중 팻말을 걸어두었다.

 '잠시 화장실 다녀옵니다.' 이 팻말은 내가 직접 걸어본 적은 단 한번도 없는 팻말이였다.

 음식을 먹는 테이블은 편의점 구석쪽으로 되어 있어서 밖에서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곳이 아니였다.

 그 안쪽으로는 CCTV만은 정확하게 촬영되고 있었지만, 솔직히 카운터 쪽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곳이였다.

 

 "앉아봐. 내 어제도 그랬지만, 너 요즘 몸이 안좋은 거 아냐?"

 

 "아...죄송합니다. 몸살이 자꾸 나서...."

 

 "야...그럼 말을 해야지..내가 약이라도 좀 지어주게.."

 

 사장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보며 이야기 하였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한번씩 그러니깐 뭐 아직 나이도 젊구요..."

 

 나는 마음이 고마워서 저절로 미소가 드러났다.

 

 "일단 커피는 뜨거울 때 마시는 거니깐 자 일단 이것부터 마시면서 이야기하자."

 

 사장은 커피를 들어 나의 손에 지어주며 말했다.

 

 "네 감사합니다."

 

 순간적으로 머리에 현기증이 나는듯 했지만,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사장은 나의 모습을 유난히 집중해서 보았다. 부드러운 미소로 흐뭇하게 바라보는 저 모습은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의 모습 중에 가장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커피 마시면서 일단 들어.. 우리 가게 매출이 저번 달 매출에 비해... "

 

 나는 무얼하고 있을까? 어두웠다. 그리고 점점 조용하고, 고요해졌다.

 

 "야야야! 동식아.. 빨리 와. 얼릉..."

 

 "이 새끼 먼데.. 기절한거가?"

 

 사장의 친구는 탕비실에서 헐레벌떡 뛰어와 나를 보며 말했다.

 

 "뒤진거 아니제? 담뱃재 먹고 뒤진다는 말은 한번도 못들었는데..."

 

 "아냐.. 딱 1분 정도만 있으면 깨어나..그런데 이제부터 내말 잘 들어... 애가 깨어나면 니가 바라는 것에 대한 질문을 해..그럼 답을 들을 수 있어...그리고 방법도 들을 수 있어.. 단..질문이 많아지면 애가 예전처럼 병원 응급실을 가야될지도 모르니깐 너도 나도 3가지씩만 물어보자고...난 애때문에 도박에서 지는 날이 없어."

 

 "이 개새끼가 그럼 진작 이야기 했어야지..뒤질라고..혼자 신선놀음 쳐 하고 있었네.. 근데 믿을 수 있는거 맞나?"

 

 친구는 또 의심을 했다.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니 누구나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지만, 사장의 흥분섞인 말에도 오히려 의심은 더 증폭되었다.

 

 "날 좀 믿어봐. 거짓말 아니라니깐. 아니면 정말 내가 이 가게 너줄께."

 

 "이 개새끼야 그라마 로또번호 달라하면 되잖아. 그카면 이딴 구멍가게가 필요하겠냐? 시발새끼야!"

 

 "그건 못알려준다고 하더라고.. 천기누설인가 그러던데....."

 

 "암튼 내먼저 물어본다잉. 아니면 뒤졌어 이 새끼도 끌어묻는다. 알고있어라잉."

 

 나는 이미 내가 아니였다.

 나의 기억도 없지만, 분명 내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조차 알지 못했다.

 

 "수생용왕 대천제자 이무기 옥황상제의 부름에 이리 달려와 하늘의 뜻을 받잡아 세상의 수많은 미물과 중생의 한과 고통을 덜어주는 .............."

 

 "이 새끼 뭐라 중얼대는 거고? 이거 완전 또래이네. 야 언제 말걸면 되는 거고?"

 

 친구는 마치 비웃는 듯 그리고 신기한 듯 보며 사장에게 말했다.

 

 "어 잠시만 있어. 이놈이 다 중얼거리고 그 뒤에 말을 걸면되."

 

 "하늘의 뜻은 고귀하고 천계의 위엄은 대단하니. 이는 곳 신의 뜻이 미물과 중생에게 미치어 그들의 삶에 큰 뿌리를 내림이라. 중생들과 미물들이여. 그대들의 원은 무엇인가?"

 

 "야..자 됫어! 이제 질문해봐."

 

 편의점 사장은 흥분하며 친구를 재촉했다.

 

 "그래? 음...그럼 일단 간단한거부터... 야 내 주머니에 지금 돈 얼마있노?"

 

 편의점 사장은 답답한 듯이 친구를 지켜봤지만, 친구는 의심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내리깔며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 중생아 너의 주머니에는 돈이 13만 5천 6백원이 있구나."

 

 친구는 주머니 속 지갑과 주머니의 잔돈까지 확인하며 놀라는 듯 말했다.

 

 "와 이 개시발놈 이거 먼데? 희안하네. 그럼 다른거... 내가 오늘 내 아는 가시나랑 모텔을 갈낀데 그 가시나 이름은 아나?"

 

 "중생아 그 아이는 갑자년 5월 3일생 정미현이구나."

 

 "이 개새끼 이거 이거 뭐고 대체... 이 시발놈 이거 황금오리네..."

 

 눈을 희번덕하면서 침을 꿀떡꿀떡 삼키는 친구의 모습에 편의점 사장은 자신이 오늘 질문할 것을 생각하는 지 신경쓰지 않고 천장과 바닥을 번갈아 가며, 손톱을 깨물었다.

 

 "야 그럼 내 오늘 창석이라는 놈하고 단판을 지을껀데. 내가 당연히 이기제?"

 

 "중생아. 안타깝구나. 너는 오늘 아무말도 하지 않으면 이기지만, 한마디라도 내뱉게 되면 뭍으로 돌아가 어둠에 갇히겠구나"

 

 "뭐라고 시부리는 거고? 내가 진다는 거가? 뭐고? 어둠에 갇힌다는게 문말이고?! 이 시발놈이."

 

 친구는 당황한 듯 무슨뜻인지 모르는 말에 화를 내며, 나의 머리를 손으로 내리칠려 했다.

 그때 편의점 사장의 만류로 내 몸에 손을 대는 일은 없었지만, 씩씩거리며,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를 꺼내서 벌컥벌컥 들이켰다.

 

 "잠시만 이제는 내가 해볼께..."

 조심스럽게 나의 얼굴을 살피고는 편의점 사장이 친구에게 말을 했다.

 

 "몰라 개새끼야...아 씨발 뭐같네..어둠에 갇힌다 이지랄하고 있네.."

 

 "나....오늘...도박에서 얼마따고 얼마를 잃을것 같애?"

 

 "불쌍한 중생아. 금일은 너에게 운의 기운이 좋아서 총 5시간동안 580만원을 따고 61만원을 잃는구나."

 

 "그럼.....나.... 예전처럼 욕심부리다가 큰일은 안 당하고 천만원만 딱 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되?....부탁할께."

 

 "불쌍한 중생아. 그게 원이라면 정확히 10시 45분에 화장실을 가서 쉬고, 7번을 더 한 다음 번에 니가 가진 돈을 모두 걸거라. 그럼 될 것이다. 죄는 분명 그 죄값을 치르니 너의 오늘도 분명 훗날 너의 죄가 되리라."

 

 "다신 한번만 물을께. 나 로또번호를 알려주면 안될까?"

 

 왠지 이번에는 말해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로 주춤되면서 사장은 조심스럽게 질문을 했다.

 

 "불쌍한 중생아. 그것은 천계의 질서를 어긋나게 하는 천기의 누설이다. 너의 조상에 공덕을 받아 이루려 노력하거라."

 

 "젠장, 역시나 안되...아 짜증나...더 질문하면 곤란할껀데..."

 

 "야 임마...비켜봐....이 개새끼 다른것 좀 물어봐야겠어...확인이 안되는 말도 하는것 같노..."

 

 친구는 거칠게 편의점 사장을 옆으로 밀치며 말했다.

 

 "안되...지금 더 하면....예전에도 6개 이상 물으면 이상이 생겼어...다음에 또 있잖아..."

 

 편의점 사장은 말리려 들었다. 허나 친구는 불같이 화를 내며, 편의점 사장을 위협했다.

 손가락이 굳게 뭉쳐진 주먹이 마치 돌덩이와 같이 보였으며, 이내 금방이라도 사장의 얼굴을 칠듯했으나 테이블을 세게 한번 내려친뒤 말했다.

 

 "개새끼야! 뒤질래? 닥치고 가만있어! 니 시발새끼 오늘 천만원 딴다면 그거 고스란히 내한테 가져와. 그리고 이놈이거 내일 다시오면 내 눈앞에 대령시켜놔라잉."

 

 편의점 사장은 더이상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었다. 친구는 격멸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야. 너 내가 우습게 보이제? 넌 뒤질수도 있으니 잘들어잉. 로또따위는 필요없으니깐 한동석회장의 금고 비밀번호 그거 말해봐. 그것만 말하면 내 니 살려주께."

 

 "중생아. 내 너의 어린마음을 이해하마. 허나 니가 그 번호를 얻어서 좋을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의미도 없게 될 것이다. 그래도 알고 싶다면 알려주마.

 

 "닥치고 말이나 해 개자식아!!"

 

 화가 난 듯 내가 앉은 의자를 한번 걷어차며 말했다.

 

 "중생아 번호는 368020이다. 명운을 비노라."

 

 말이 끝난 뒤 나의 코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코에서 나오는 피가 목을 타고 흐를때쯤 편의점 사장이 가까이와서 휴지로 나의 코를 쥐어 틀어막았다. 그런다음 나를 바닥에 눕혔으며, 나는 미동도 없이 누워 가만히 코피를 흘렸다. 이내 편의점 사장은 냉장고의 생수를 꺼내어 나의 얼굴에 붓기 시작했고, 다급히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그때의 모습을 지켜보던 친구가 거칠게 말을 했다.

 

 "야이 개새끼야. 뒤지게 하면 너도 뒤질줄 알어잉."

 

 "그러니깐....말했잖아...6개 이상 물으면....잘못하면 또 병원으로 가야 될지 몰라....예전에 갔던 병원을 가야 의심을 안받을 것...같은데... 어딧더라....."

 

 편의점 사장이 번호를 찾으며, 나의 상황을 지켜보던 상황에서 순간 내가 눈을 떳다. 코에서 피는 더이상 흐르지 않았고, 편의점 사장은 다행이라는 듯이 나를 지켜보고는 자리에 앉혔다. 나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서 얼굴을 한번 손으로 닦아내고서는 사장에게 평소와 같은 얼굴로 말하였다.

 

 "사장님 회의 끝나신거죠?"

 

 친구는 당황하며 미친놈보듯 나를 쳐다봤지만 아무런 말이 없었고, 편의점 사장은 태연한 척 말을 이었다.

 

 "오늘 회의 덕에 우리 가게는 앞으로도 계속 잘 될것 같애, 근데 너 공부 좀 더 해야겠어."

 

 그리고는 친구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이제 제.. 혼자두고.. 가면되..."

 

 친구는 아무말 없이 편의점 진열대를 크게 한바퀴 돌다가 과자 한봉지를 손에 쥐고 내 앞에서 지그시 쳐다봤다.

 그리고는 한번 피식 웃더니 말을 했다.

 

 "착한 알바생이 사장을 잘못 만나서 고생이 많네. 히야가 이거 하나 사줄테니까 맛있게 먹고 일해잉."

 

 "그래 무기야 좋은분이야. 부담없이 생각하고 과자 받아. 그리고 그건 계산 하지마."

 

 편의점 사장이 말을 덪붙였다.

 

 "네 감사합니다. 잘 먹을께요."

 

 말이 끝나자 마자. 편의점 사장은 나에게 수고하라는 말을 던지고는 재촉하며 친구를 데리고 편의점을 나갔다.

 나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저 마음은 고요하며, 특별히 원래 하던대로의 일을 하는 것 이외에 다른 어떤 것을 하지도 않았다.

 사람들과 마주치며 웃음으로 인사를 하는 것도, 청소를 하며 더러운 곳에는 수십번 밀대질을 하는 것도 모두 예전과는 다른게 없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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