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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삼국 the 신수기
작가 : 라칸
작품등록일 : 2017.10.31

[대체역사물+판타지]
신수를 얻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

 
말씨름, 골 아픈 그들
작성일 : 17-11-11 19:12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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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가라면, 그 육손을 가리키는 말일 거다. 그런데 연령대가 다르지 않나? 내가 알기론 손책의 사위가 육손이라고 들었는데. 이 시대는 혼인 자체를 빨리 한다고 쳐도 육손이 훨씬 어릴 텐데.

 “육가 누구?”

 “육의.”

 육손이 맞다. 육손의 본명이 육의니까. 그런데 왜 본명을 놔두고 육손이라고 부른 걸까? 정말로 손가락이 여섯 개이기라도 한 걸까?

 “그런 이야기를 왜 이제야 해?”

 “네 성격에, 육가에 당장 쫓아가고도 남지. 그런 일을 네가 그냥 두고 보겠어? 내가 그런 네 성정을 빤히 아는데 사실대로 말을 해서 네가 육가하고 원수를 지게 만들라고?”

 “무슨 소리야. 내가 그렇게 철딱서니없이 일을 벌일 줄 알아?”

 손책이 나무 밑에서 왜 혼인을 할 수 없는지 이유를 캐물었는데, 확실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주유가 말을 좀 아리송하게 돌려 말하길래 왜 저러나 싶었는데.

 지금 시점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다. 설사 연대를 정확하게 안다고 해도 내가 알고 있던 지식과 이 세계에서 일어난 일이 정확하게 일치한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래도 주유가 말하는 걸 봐서는 육가와 손가가 그리 감정이 좋지는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손견이 원술의 명을 받고 육가를 토벌했다면 당연히 두 가문이 대립할 거다. 강동 4성 중 하나임에도 저 토벌 때문에 가문의 명맥이 거의 끊기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위태위태해졌으니까.

 “그래, 네 말대로 육가와는 감정이 안좋지. 그 집하고 나하고 혼담이 있었지만 어디서 굴러온 말뼈다귀 자식놈이냐면서 면박을 줬거든. 우리 아버지는 그 말을 들으시곤 불같이 노하셨고.”

 아직까지는 원술의 수하로 들어간 일은 없는 듯했다. 그래도, 지금 상태로만 보아도 두 가문의 감정이 불편한데 앞으로가 문제였다. 행보가 갈라짐에 따라 화합할 수도, 아예 철천지 원수가 될 수도 있는 거다.

 강동의 호랑이로 불렸던 손견의 성격 상 저런 말을 듣고 고이 넘겨버리지는 않았을 거다.

 “우리 아버지는 자식을 끔찍하게 생각하시는 분이야.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키운 자식이 그런 소리를 들었으니.”

 “그런 걸 빤히 아는데, 너한테 육가 이야기를 하라고?”

 “아버지는 그러실 수 있지만 나는 다르잖아.”

 그 말엔 내가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손책이 누구 말을 듣는 사람은 아니다만, 한번 뭘 결정해버리면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사람이지 않았던가?

 “이건 네가 나설 문제가 아니야. 어머니가 독단적으로 결정하신 거라고.”

 “대체 왜 말을 그렇게 하는 거야? 넌 앞으로 손가 사람이 될 거야. 손가의 일원이 될 사람이 육가로 팔려가게 생겼는데, 손 놓고 지켜만 보라는 거야?”

 아, 머리 아파.

 남자든 여자든 말싸움하는 걸 지켜보는 건 정말이지 피곤한 일이었다. 빨리 방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손책은 말을 끝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잠시 피해 있으려고 했던 거야. 화는 본시 피하는 것이지, 맞서 싸울 게 아니니까.”

 주유는 나를 다시 제 손바닥에 올려놓고 감쌌다. 손의 열기가 더해져 어느 정도 몸이 따뜻해지는 게 느껴졌다.

 “교부에 있으려고? 그쪽으로 가면, 네 어머니하고 집안 사람들이 안 쫓아갈 것 같냐? 안 봐도 훤하다. 당장 쫓아가서 교공께 어떤 소리를 퍼부어댈지.”

 손책에게도 기본적으로 존댓말을 쓰고는 있었지만, 그 중년 여인은 이미 건달패 같은 장정들을 데려와 놓고 있었다. 여차하면 그들을 시켜 주유를 끌어갔을 거다. 건장한 성인 남자라 해도 그런 체구에, 여럿의 장정이 따라붙으면 마냥 끌려갈 수밖에 없다.

 손책의 가정은 옳았다. 교현이 아무리 젊다 해도 그는 잘해봐야 중년이고, 나이가 더 많다면 시중이 없이는 거동이 불가능한 노인일 것이다. 괴팍하다 했으니, 제자란 사람의 어미에게서 모욕을 받고도 그 제자를 제 문하에 그대로 둘 지도 의문이었다.

 “그럼 어쩌라는 거야?”

 “그건 내가 할 소리야. 넌 일을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

 주유는 내 등을 쓰다듬었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나는 퍼뜩 놀랐다. 날갯짓을 두어 번 했지만 주유는 그런 건 아랑곳 않는 것 같았다.

 “환이 나서주었잖아.”

 “그 따위 요물에게 의지할 셈이야?”

 “요물이라니. 환은 신수야.”

 “신수건 뭐건 나한테는 요물일 뿐이야. 너, 우리 어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잊었어?”

 손책의 얼굴에는 극도의 불쾌감이 떠올라 있었다.

 “바로 저 신수라는 것 때문에 돌아가셨다구. 사람들이 숭앙해마지 않는 저런 것들 때문에, 깊은 상처를 입으셨지. 사람들은 안 믿더군. 신수가 사람을 어떻게 공격하냐면서, 도리어 사람이 신수를 노하게 했기 때문에 하늘의 벌을 받은 것이라고들 떠들었지. 정말이지 사람들이 신수에게 홀려버린 것 같았어. 그러지 않고서야 사람이 죽어가는데 어찌 그리 떠들어 댔겠어.”

 “사람들은 본래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해. 자기 일이 아니니까, 그리 말 하는 거지.”

 주유가 말을 잘라버렸다.

 “환에 대해서는 나서지 말아. 환은 많이 다쳤어. 다쳤음에도, 내 일을 위해서 나서 주었어. 그런 은인을 죽이라 하는 건 네가 동적과 같다는 말밖엔 되지 않아.”

 “유!”

 주유는 몸을 돌렸다.

 “내 문제에 네 일처럼 생각해주어 고마워. 그렇지만 더 이상 나서면 네 위신에 금이 갈 뿐이야.”

 “네 문제라고 그리 딱 잘라 말하지 마. 네 문제는 우리 손가의 문제야.”

 손책의 목소리가 좀더 누그러졌다. 그에게 있어 주유는 아주 소중한 사람 같았다. 남녀 관계로서 마음을 갖고 있든, 혹여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건 간에. 진심으로 주유를 걱정하는 게 보였다.

 한편으로는 주유의 입장도 이해가 갔다. 자기 어머니란 사람이 체신도 뭣도 없이 패악을 부려대는 꼴을 봤으니, 생각 같아선 쥐구멍에 숨고 싶을 거다. 그렇다 해도 숨을 수는 없었다. 무언가가 확실해지지 않으면 어미란 여자는 계속해서 주유를 찾아와 괴롭힐 게 뻔했다. 손책이 있었기에망정이지 손책이 없었다면 아예 손부 안을 활보하다 규방까지 밀고 들어왔을 터이다.

 그러니 교공이 있는 곳으로 가려고 했던 거다. 가능한한 손가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그렇다고는 해도 손부에 주유가 없고, 교공에게 의탁하고 있다는 걸 알면 그쪽으로 달려갈 텐데. 교공을 그만큼 믿고 있는 걸까?

 “그래...앞으로 손가 사람이 된다는 가정 하에. 내 문제가 곧 너와 네 아버지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육가가 끼어들면 이 문제는 복잡해져. 어머니는 네가 끼어드는 순간부터 육가 사람을 끼워넣으려 작정하셨을 거야. 그렇게 하기로 마음 먹은 분이고, 당신께서 마음 먹은 일은 그 무엇이든지 해야만 성미가 풀리시니까.

 어머니 입장에선 나를 첩으로 보내고 싶지는 않으시고, 정처로 들어가길 원하시긴 해. 모르지..정말 급하다 생각하시면 날더러 시침녀가 되라고도 하실 분이시니까.“

 주유의 말은 사뭇 덤덤했다. 자기 이야기를 할 때면 꼭 남 이야기를 하듯이 무미건조하게 말했는데, 그런 반응 자체가 충격적이었다.

 나만큼 손책도 충격이었던 듯했다. 그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아무리 계모라 해도 네게 그럴 수 없어.....그럴 리 없어!”

 “넌 우리 집안을 모르는구나. 어머니는 특히, 돈이라면 무엇이든 팔 수 있는 분이셔. 우리 집안이 여강에서 영향력을 점점 잃어가고, 가세는 기울고 있어. 반면 육가는 계속 번창하고 있고, 난세에도 교역을 활발하게 하고 있지. 육가에는 나와 나이가 맞는 사람이 둘이 있어. 육의는 그 중 하나일 뿐이야.”

 “육의는 너보다 어려.”

 손책은 담담하게 자신의 상황을 전달하는 주유를 애써 외면하려 했다.

 “그게 대수야? 갓난아기나 90세 노인이라도 나와 혼인시키려 하실 분이야. 내 어머니란 분은 그래. 그러니 대화로 이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마. 어머닌 대화가 안 통하는 분이고, 자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절대로 포기하실 분이 아니니까.”

 어떻게 된 게 온실 속의 화초처럼 느껴지는 게 손책이고, 평원의 잡초같은 게 주유일까? 겉보기와는 전혀 달랐다.

 손책은 사람이 어떤 짓도 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았다. 자식에 헌신적인 부모만 보았지, 자식에게 기생하려는 부모가 있다는 건 처음이었겠지. 주유는 이미 그런 부모가 있다는 걸 실감한 뒤였으니까.

 주유는 돌아섰다. 그녀도 피곤함을 느낀 것 같았다.

 “먼저 가볼게. 피곤하다.”

 손책은 주유를 붙잡지 않았다. 그로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 듯했다. 내가 몸이 괜찮았다면, 손책 앞에 나섰을 거다. 그러나 지금은 주유의 손바닥 안이 거대한 침상처럼 느껴질 만큼 내 몸이 작아졌다. 무리해서 힘을 쓴 탓이리라. 따라서 몸을 가누는 것도 매우 힘이 들었다. 이 정도 피곤하면 잠이 와야 하는데, 피로가 전신을 감싸다 보니 오히려 눈이 말똥말똥했다. 뭔가가 내 몸을 짓누르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책이가 본래 그런 사람은 아냐.”

 규방으로 걸어가던 중, 주유가 돌연 말을 꺼냈다. 나는 침묵했다. 거기서 손책을 폄하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기도 했고, 대답하는 게 귀찮았다.

 그게 제일 큰 이유였다.

 “내 걱정을 많이 해서 그래. 어렸을 때부터 친우였거든.”

 단지 친구여서만은 아닌 것 같은데....나는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했다. 가뜩이나 심란할 텐데 내 사견까지 덧붙여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싶진 않았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육의하고 혼사를 추진하려고 한단 말은 처음 들었어.”

 “그래.”

 “육의 얼굴은 본 적 있어?”

 주유는 고개를 저었다. 하긴, 혼례 전에 신랑 신부가 서로 얼굴을 맞대는 건 고대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식 혼인을 하기 전에 두 남녀가 교제해왔다는 게 들통나면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간주되니까.

 “육가하고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게 의외야.”

 “아무래도 그 집이 명문가고, 돈도 많으니까. 어머니로서는 놓칠 수 없으시겠지.”

 아마 육가와 주가가 혼인을 통해 결속하면 주가로서는 얻을 것이 많다고 판단했으리라. 주가는 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편이고, 육씨 일가는 뭘 교역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무역을 통해서 상당한 수입을 벌어들이는 것 같았다. 이 시대를 고려하자면 아마도 옷감이나 쌀 같은 게 아닐는지.

 내 생각에, 주가 또한 교역으로 상당한 재미를 보았을 것 같았다. 그게 모종의 사정으로 인해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되었고, 혼인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듯이 보였다.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손가와 이전에 혼약했다는 점이 걸렸다. 어머니란 사람은 왜 허락했던 걸까? 본인은 허락했다고도 하고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고도 하고..이 부분에서는 말이 바뀌는데.

 “고마워. 오늘, 네가 아니었으면 어머니 가시지 않았을 거야.”

 나는 머쓱했다.

 “고맙긴. 네 어머니가 많이 다치셨을 텐데.”

 “그랬으면 아랫것들이 나를 찾았겠지.”

 그건 그랬다. 수선 피우지 않고 조용히 수습을 하는 걸 보면.

 그 생각을 해서 그런지 갑자기 날갯죽지가 시큰시큰거렸다. 화살에 다친 자리도 욱신거렸다. 상처가 덧나면 안되는데...나는 통증과 함께 눈꺼풀이 내리닫히는 걸 느꼈다. 통증이 느껴지는데도 잠이 온다는 건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

 주유가 뭐라 뭐라 하는 것 같은데 하도 졸려서, 무슨 말인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마치 음소거를 눌러놓은 것처럼

  입만 움직이는 듯이 보였다.

 다시 깨어나면 후한 말이 아니라 원래의 세계로 되돌아가 있다면 좋을 텐데.

 이대로 죽는 건 아니겠지. 그런 꼴은 정말...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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