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르몽 거리 가장 왼편에 위치한 허슨 백작가의 사용인들은
그들이 제국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었다.
이 근거 없는 자신감은
제국의 5대 기둥 중 하나인 ‘허슨가‘의 사용인이어서도 아니고,
백작가의 풍족한 급여,
혹은,
맛 따라 직장을 정하는 맛쟁이들도 만족할만한 끼니를 제공하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것들은 그들의 행복에 아주 적은 일.부.분, 아니, ‘티끌‘만 차지했는데,
행복이 만약 붉은 사과라면, 그것들은 사과 위에 장식처럼 있는 꼭지정도랄까..?
사과를 다 베어 먹을 쯤 붙잡고 있다가, 다 먹은 뒤에는 가차 없이 버려버리는 그런.
무엇이던 간에 허슨가의 하인들에게
‘허슨’, ‘급여’, ‘구내식당’이 사과의 꼭지라면,
그 아래 과즙이 흐르는 탐스러운 붉은 사과는
바로
그들이 모시는, 아니 정정한다,
물고 빠는,
‘백작가 아가씨’였다.
제국에서 가장 높다고 주장하는
허슨가의 사용인들, 일명 ‘허슨들‘의 행복 만족도의 출처는
우습지만, 단순히 그들의 ‘아가씨’에 있었다.
여기까지 봤을 땐
아~ 귀엽네, 사용인들이 주인을 아주 사랑하는구나~
정도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그 사랑이, 당신의 상상 넘어 저 먼 하늘에 있다면...? 하늘 넘어 우주까지, 우주에서 저 블랙홀로 빠져 들어갈 만큼 맹목적이고 지독하다면?
허슨들의 아가씨 사랑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래,
‘지랄 맞았다’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극성맞고 지랄 맞은지,
사람들은 ‘허슨들‘을 ‘허슨교‘라고 불렀다.
‘사이비 종교보다 지독한 허슨교!’
순식간에 ‘허슨교’와 그들의 유일신, ‘백작가 아가씨’는
툴루즈 제국은 물론이고 먼 나라~ 이웃나라까지 유명해졌는데,
이 유명한 ‘백작가 아가씨’는 제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장소, 어느 때에도
단 한 번도 없었던, 기이하다 못해 괴상한 현상이었다.
(사실 허슨교부터 정상이랑은 먼 이야기긴 했다)
더더군다나 툴루즈 제국이라니!!
툴루즈 제국은 여성 사회 진출이 매우, 그냥 매우가 아니라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곱하기 100)폐쇄적이기로 유명한 나라였다.
그에 대한 방증으로 15세 이하의 귀족 여아들은 외부 활동이 전면 금지되었고,
같은 맥락에서 500년이라는 장구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제국사에 딱히 알려지다 시피 한 여성이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암묵적으로 ‘남자 성역‘이었던 톨루즈 제국사에 기록된
‘백작가 아가씨’는
그야 말로 끓는 기름 위에 똑!하고 떨어진 물방울 같은 존재였는데..
그 엄청난 존재에 이어
더 어이없는 사실이 있었으니..
사람들은
백작가 아가씨가 유명하다는 것만 알지,
허슨들이 왜 그녀를 물고 빠는 걸로도 부족해, 숭배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뿐이랴?
그들은 백작가 아가씨의 생김새는 물론이고 이름조차 몰랐다..!
...
허슨가 아가씨의 정체는 다음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