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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좀비아일랜드
작가 : 박재이
작품등록일 : 2017.11.8

좀비로 가득차버린 여의도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남으려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4. 쓰레기
작성일 : 17-11-11 17:39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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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 아일랜드

 

 4. 쓰레기

 

 “일단 타요!”

 

 진명은 지유를 불러 들였다. 지유는 민구를 뒤에 태우고 앞에 앉았다. 머리가 지끈지끈 했다. 아무래도 사고 때의 충격이 아직 다 사라지지 않은 듯 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에요?”

 

 지유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잠시 만요!”

 

 진명은 재빨리 스마트폰을 꺼냈다. 인터넷에 접속하자마자 진명은 어떤 사태가 발생한지를 곧 알 수 있었다.

 

 “여의도 폐쇄.”

 

 여의도를 통제한다는 내용과는 차이가 나는 말이었다.

 

 “아무래도, 여의도를 완전히 폐쇄할 생각인 것 같아요.”

 “그게 무슨...”

 “좀비들이 퍼지면 안 되니까요. 다리도 다 끊고. 정말 섬으로 만들 생각인 것 같아요.”

 “세상에... 그게 무슨...”

 

 지유의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그럼... 빠져나갈 방법은 없나요?”

 “음...”

 

 진명은 생각을 계속했다. 다리가 끊어지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있다면 헤엄쳐 한강을 건너거나 헬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헤엄 잘 쳐요?”

 “말도 안돼요!”

 “정글의 법칙에서 비키니 입고 수영하는 거 봤는데...”

 “그거랑 같아요!?”

 

 지유가 진명을 째려봤다. 진명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게 아니면... 지하철 밖에 없겠네요.”

 “지하철이요?”

 

 지유의 눈이 동그래졌다.

 

 “네. 지하철로 건너는 수밖에 없어요. 보니까 5호선 운행이 아예 중단 됐다고 뜨네요.”

 ‘이 정도면 여의도를 완전히 버리겠다는 것 같은데... 미치겠네.’

 

 진명을 손가락으로 여의나루역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쪽으로 쭉 가면 여의나루역이에요. 지하로 내려서 가요.”

 “혼자가라구요?”

 “아니요. 민구랑 같이요.”

 

 어느새 민구는 울음을 그치고 있었다. 이제 아이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진짜 너무한 거 아니에요?!”

 

 지유가 소리를 질렀다.

 

 “전 동생을 구해야 해요.”

 

 진명의 말에 지유가 입을 다물었다.

 

 “그럼 나도 같이 갈래요.”

 “네?”

 “저도 같이 갈래요. 혼자 가기 무섭단 말이에요.”

 “휴... 이거 좀비 시작이 어딘 줄 알아요? 국회에요. 그리고 전 지금 그 안으로 가는 거구요. 좀비들이 득실거릴지도 몰라요.”

 

 진명은 이제 조금씩 조바심이 나고 있었다. 시간을 너무 끌었다. 만약 여의도 폐쇄가 확정됐다면, 더욱 최악의 상황도 생각해 보아야 했다.

 

 “그래도...”

 “아이돌! 정신 차려요. 지금 잘못하면 죽을 상황이야. 나도, 당신도, 내 동생도. 여기선 지유씨 챙겨줄 사람 없어요. 한시라도 빨리 이동하지 않으면 몽땅 죽을 수도 있어요!”

 

 진명은 지유의 양 팔을 잡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내 차에서 내려 지유쪽 차 문을 열었다.

 

 “내려요. 민구도, 어서!”

 

 둘은 마지못해 차에서 내렸다.

 

 “조심해서 가요. 그리고 좀비들 빠르진 않아요. 거의 걷는 수준이니까.

 아직 많이 모여 있는 상태도 아니니까 무조건 넓은 길로, 가급적 빠르게 가요.

 무리지어 있는 것만 조심하면 돼요.”

 “알았..어요... 고마워요. 꼭 무사해요.”

 

 진명은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차에 탔다. 그리고는 빠르게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지유는 옆에 있는 민구에게 말했다.

 

 “잘 뛸 수 있지?”

 “네!”

 “응. 그래. 어서 도망치자!”

 

 지유가 쓴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

 

 “뒤에! 쫓아오는 애들 있냐?”

 “아니요. 이제 없습니다.”

 “총알은?”

 “몇 발 남았습니다!”

 “이제 다 왔다!”

 

 일행은 방공호로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빈건이 들어오며 문을 닫았다. 이미 방공호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 꽤 넓은 공간이 텅 비어있었다. 무기고에서 나온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안도감이었다.

 

 “고생했다.”

 “고생하셨어요.”

 

 진희가 팀장에게 인사했다.

 

 “예의도 바르네.”

 

 팀장이 진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으어어어엉... 살았어. 으엉... 우리 짱이다... 그치?”

 

 명지가 울면서 말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빈건이 말했다.

 

 “그래. 너희 짱이다. 잘했어.”

 

 진희는 가볍게 목례를 했다.

 

 “자, 이것 좀 마셔.”

 

 팀장이 아이들과 빈건에게 생수를 던졌다. 팀장 옆에는 커다란 냉장고가 있었다.

 

 “일단 숨 좀 돌리자고.”

 

 명지는 물을 꿀꺽꿀꺽 마셨다.

 

 “제가 진짜 중학교 체력장 때 빼고 이렇게 뛰어본 게 처음이에요.”

 

 명지의 말에 팀장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나도, 한 십년 만에 이렇게 뛰어본 것 같다. 진짜 엄청나구만.”

 “그나저나 살아남은 거 우리 뿐인 거죠?”

 

 진희가 물었다. 빈건은 물을 마시며 말했다.

 

 “아마 그럴 거야. 좀비들 봤잖아. 그게 전부가 아닐 테니까. 살아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 거야.”

 ‘탕탕탕!’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팀장은 마시던 물을 내려놓고 바로 기관총을 들었다. 빈건도 바로 총을 들고는 문 옆의 벽에 기댔다. 진희와 명지는 숨을 죽이며 쳐다보는 중이었다.

 

 “문 열어! 안에 있는 거 알아! 문 열어!”

 

 사람의 목소리였다. 빈건은 팀장을 쳐다봤다.

 

 ‘잘못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빈건의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팀장은 단번에 간파했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한명을 더 살리면, 적 하나가 준다.’

 

 팀장은 눈빛으로 그렇게 말했다. 빈건 역시 알아들은 듯 했다.

 

 “빨리 열라고! 좀비 몰려온단 말이야!”

 

 빈건은 빠르게 문을 열었다. 그러자 양복을 입은 한 남자가 허겁지겁 안으로 들어왔다. 밖에는 수십의 좀비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가장 가까이 와 있던 좀비가 손을 뻗었다. 문틈으로 팔이 들어왔다.

 

 ‘탕!’

 

 빈건의 총알이 좀비의 이마 정중앙을 뚫었다. 그 충격으로 좀비가 뒤로 꺼꾸러지면서 방공호 안으로 들어왔던 팔도 자연스레 빠져나갔다.

 

 ‘텅!’

 

 틈을 놓치지 않고 팀장이 몸을 밀어 문을 닫았다. 다시 문을 치는 소리와 문에 몸을 비비는 소리가 들려왔다. 좀비들이 문 바로 밖까지 따라온 것이다.

 

 “저 새끼들이 문을 못여는게 진짜 다행이다.”

 

 팀장이 말했다. 빈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온 남자에게 총을 겨눴다.

 

 “총 안 치워?! 내가 누군지 알아!”

 

 남자가 고함을 질렀다. 남자는 40대 후반 정도로 보였는데, 다부진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명지는 남자의 재킷에 붙어있는 배지를 보고 말했다.

 

 “국회의원이다!”

 “그래! 내가 국회의원이야! 총 안 치워!!”

 

 남자는 다시 한 번 고함쳤다. 하지만 빈건은 여전히 총구를 겨눈 채였다.

 

 “알고 있습니다. 김병철 의원님.”

 

 팀장이 기관총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경호 팀장 전기욱이라고 합니다.”

 “경호원 강빈건입니다.”

 “경호원 새끼들이! 총 어서 치워!!!”

 

 김병철 의원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더 크게 소리쳤다. 하지만 빈건은 미동도 하지 않고 총구를 계속 겨누고 있었다.

 

 “죄송합니다만, 옷 좀 벗어 주시지요.”

 

 팀장이 의원을 빤히 쳐다봤다.

 

 “진희야, 오... 옷을 왜 벗겨?”

 

 명지가 속삭였다. 그러자 진희가 귀에 대고 소곤소곤 말했다.

 

 “물렸을까봐. 그럼 좀비 될지도 모르잖아.”

 

 진희의 대답에 명지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보였다. 진희는 그런 명지가 귀여워 죽을 판이었다.

 

 “이 새끼들이! 여기 이렇게 멀쩡히 들어와 있는 거 보면 몰라!

 아주 옷 벗고 싶어 안달났구만!“

 “닥치고! 옷 벗어.”

 

 빈건이 소리쳤다.

 

 “국회의원이고 나발이고! 안 벗으면 죽인다.”

 “에헤이, 저 새끼 성격하고는...

 의원님. 지금 이 판국에 의원님 몸에 총구멍 나도 상관없는 거 아시죠?

 우리가 그랬다는 걸 밝혀 낼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그쵸?

 우리가 살려고 이러는 거니 협조 좀 부탁드립니다.“

 

 팀장의 말을 듣던 의원은 체념한 듯이 재킷을 벗기 시작했다.

 

 “니들 나중에 가만 안 둘 줄 알아!”

 

 국회의원이 재킷을 벗고 섰다. 하얀 셔츠에는 핏자국이 전혀 묻어 있지 않았다.

 

 “이제 됐지?”

 “얘들아. 고개 돌려!”

 “네?”

 

 진희와 명지가 놀라서 빈건을 쳐다봤다. 빈건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자기 할 말을 이었다.

 

 “바지 벗어.”

 “이 씨발놈이!!! 너 두고 보자 개새끼야!!!”

 

 김병철은 소리를 지르면서도 어쩔 수 없이 바지를 벗었다. 명지와 진희는 ‘어맛!’하고는 뒤로 돌아섰다. 김병철 의원은 하얀색 팬티와 흰색 와이셔츠만 입은 상태가 됐다. 어쩌면 무척이나 매혹적인 모습이었을 텐데 40대 후반 의원의 이런 복장은 전혀 매혹적이진 않았다.

 

 다행히 국회의원의 몸에는 아무런 상처도 없었다. 하얀 팬티에 묻어있는 노란색 얼룩을 제외하고는 깨끗했다.

 

 “협조 감사했습니다.”

 

 빈건은 총을 내려놨다. 김병철은 바지를 올리지도 않은 채 주춤주춤 빈건에게로 가 뺨을 후려쳤다.

 

 “너 나가면 죽을 줄 알아!”

 

 빈건은 돌아간 고개를 제자리로 옮기면서 국회의원을 노려봤다. 눈빛에 주눅이 들었는지 국회의원은 헛기침을 하더니 바지를 추켜올렸다.

 

 “국회의원 쓰레기!”

 

 명지가 들릴락 말락 한 목소리로 말했다.

 

 -

 

 진명은 국회의사당 앞에 차를 세웠다.

 

 ‘미안... 늦었어.’

 

 진명은 곧장 국회 안으로 들어갈 참이었다. 하지만 옆에 세워져 있던 전경버스를 발견하고는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살려면 장비 챙겨야지.”

 

 버스에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 버스 주변에 있는 핏자국이 이곳에서 일어난 사달을 암시해주고 있었다.

 

 ‘다 좀비가 된 건가? 그러기엔 숫자가 너무 적은데...’

 

 진명은 버스 옆의 수화물 칸을 열었다. 예상대로 부식과 장비들이 들어있었다. 진명은 팔과 다리에 찰 수 있는 보호구를 착용했다. 가장 물리기 쉬운 곳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걸 다하면 오히려 느려져서 위험하겠지.’

 

 진명은 가슴 보호구를 옆으로 던졌다. 그리고는 의경봉을 하나 집어 들었다. 그리고 의경 헬멧을 착용했다.

 

 ‘이 정도면 됐어.’

 

 진명이 장비 착용을 마치고 달리려는 찰라 중심을 잃고 바로 넘어졌다. 그의 발목을 무언가가 잡았던 것이다. 진명은 놀라서 바로 몸을 돌려 다리를 봤다. 버스 밑에 한 좀비가 그의 다리를 잡고 있었다.

 

 “놔! 이 새끼야!!”

 

 진명은 발길질을 해서 잡고 있던 손을 놓게 했다. 그리고는 바로 뒤로 물러섰다. 버스 밑에서 좀비가 기어 나오고 있었다. 그 좀비는 다리가 잘린 상태였다. 얼굴에는 파란 빛이 가득했고, 당장이라도 물듯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진짜 이 새끼들이 여의도를 꽉 채우진 않아서 다행이야.’

 

 진명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다가 다시 좀비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점프! 진명은 최대한 높게 도약했다.

 

 ‘퍽!’

 

 좀비의 머리를 진명이 강하게 내리 찍었다. 머리에서 검붉은 피가 터져 나왔다. 좀비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부들부들 떨 뿐이었다.

 

 진명은 징그럽다고 생각하며 국회 쪽으로 달렸다. 진명의 뒤에서 부들부들 떨던 좀비가 다시 진명을 향해 기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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