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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Daily Life
작가 : 해빛
작품등록일 : 2016.8.30

쇼타수, 황제였수X미인공, 황제공. 다른 차원에서 완벽하게 동일한 삶을 살아가고 있던 두 사람. 현은 애인의 손에 죽은 뒤 어린 아이의 육체를 입고 차원 이동을 해 클로리스를 만나게 되었다. 아이와 성인의 육체를 번갈아 지내는 현과 절세미인 황제 클로리스의 이야기

 
1화
작성일 : 16-08-30 01:37     조회 : 494     추천 : 0     분량 : 4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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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 남자는 황제다. 흔히들 여인네들의 색이라고 말하는 분홍색 머리칼과 사파이어와 에메랄드를 섞은 듯한 청록색 눈이 처연한 느낌을 주는 요정 같은 외모는 황제보다는 차라리 경국지색이 더 어울렸다. 하지만 그는 분명 황실의 고귀한 혈통을 타고난 황제였다. 그리고 어쩌면 그가 황제가 된 것은 자신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니, 현은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했다.

 

  현 또한 황제의 아들로 태어났다. 현이 아주 어릴 적 황제로부터 홀대 받는다는 이유로 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받은 날, 현은 밤새 끙끙 앓으면서 꿈을 꾸었다. 자신과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분홍 머리의 남자 아이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어머니에게 학대당하는 꿈을. 현은 다음 날 엄마에게 자신이 꾼 꿈에 대해 얘기했고 현의 어머니는 미친 아들을 고치겠다며 또다시 현을 폭행했다. 그리고 그 날 밤 꿈에서도, 그는 현과 똑같이 맞았다.

 

  그 때 이후로도 현은 그의 꿈을 매일 꾸었다. 현의 첫째 형인 황태자가 죽은 날, 마찬가지로 황태자인 그의 첫째 형이 죽었다. 현의 둘째 형이 황태자가 되자 현은 전쟁터로 보내졌고, 그 역시 마찬가지로 전쟁터로 보내졌다. 그러다 둘째 형이 사고로 죽어 현은 제국에 하나밖에 없는 황자가 되어 황태자가 되고 그 후로도 몇 년을 전쟁터에서 더 보내고 수도로 돌아와 자신이 황제인양 굴던 외삼촌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처단하고 어머니는 자살하도록 권유했다. 현이 그 일을 하나씩 하는 동안, 그도 똑같이 해냈다.

 

  그리고 마침내 현과 그는 같은 날 황제가 되었다. 황제가 되기 전까지는 현과 그의 삶은 복사기로 찍어낸 듯 똑같았지만, 현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서 현과 그는 처음으로 달라졌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행복하게 지낼 때에도 그는 혼자 옥좌에 쓸쓸하게 앉아 있었다. 현은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되는, 그 아름다운 남자가 행복하길 바랐지만 그는 불행해 보였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십니까?”

 

  제가 현의 옆에 누우며 현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 넘겼다. 현은 익숙하게 그 손길을 받아들였다.

 

  “그 남자 생각.”

 

  현이 무심하게 대답했다. 제는 현의 검은색 긴 생머리에 입을 맞추며 투덜거렸다.

 

  “침대에서 정인과 함께 누워있으면서 다른 남자 생각을 하시다니. 서운합니다.”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래도 노력은 해야지.”

 

  제의 눈이 번들거렸다. 화났구나. 오늘따라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현은 얌전히 제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제가 현의 손에 얼굴을 부볐다. 현은 제의 팔을 끌어당겨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 키스가 깊어질수록 현이 헐떡거렸다. 황궁의 침대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푹신한 침대가 두 사람의 몸을 감쌌다. 현이 제의 목에 팔을 감았다. 잔뜩 힘을 주어 끌어안아도 만족이 되지 않아 들끓는 감정을 표현할 길이 그 방법 밖에는 없었다.

 

  아마 오늘 밤 꿈에서도 그는 황금빛 옥좌에 혼자 앉아 있을 것이다. 현이 제를 사랑하는 날이 깊어질수록 그는 더욱 외로워 보였다. 마치 자신 때문에 그가 외로워하는 것처럼. 그래서 때때로 현은 자신이 제를 사랑하는 것에 죄책감을 갖고 있었다.

 

  현은 다리를 있는 힘껏 벌려 제를 받아들였다. 이 순간에는 황제의 권위도 남자로서의 체면도, 그 무엇도 없었다.

 

  그도,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자신의 꿈속에서만 나타나고 실제 존재하는지 여부도 모르는 남자에게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 가슴 벅차는 이 기분을. 세상에 둘만 존재하는 것 같은 이 기분을. 죽음이 아니고서는 그 어느 것도 그들을 갈라놓을 수 없을 것 같은 이 기분을 그도 느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읏.”

  “딴 생각 하지 마세요.”

 

  제가 현의 머리를 아프게 쥐었다. 제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오늘의 제는 거칠었다. 맨살에 제의 옷감이 쓸려 따가웠으나 그것마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익숙한 쾌감이 현을 뒤덮었다.

 

  “...!”

 

  마침내 현이 절정에 달한 순간 흉부에 엄청난 충격이 느껴졌다. 비명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의 격통이었다. 현이 고통에 흐릿해지는 눈을 억지로 떴다. 제가 자신의 안에 뜨거운 것을 쏟아내면서 자신의 가슴에 칼을 꽂아 넣고 있었다. 제의 얼굴에 그 어느 때보다 진한 만족감이 어렸다.

 

  “전하. 이제야 당신을 온전히 가지게 되었군요.”

 

  제가 허리를 몇 번 더 쳐올리며 신음했다. 칼이 더욱 깊이 파고들어 폐를 찢었다. 제가 땀에 젖은 현의 머리칼을 넘기며 부드럽게 현의 귓가에 속삭였다.

 

  “꿈속의 남자와 경쟁이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어, 째서...”

  “하지만 이렇게 당신과 내가 이어진 채로, 당신은 내가 주는 쾌감에 취해 나라는 사람을 받아들이다 죽은 것이니 우리는 완벽하게 사랑을 이룬 것입니다.”

 

  제가 미친 것처럼 웃었다. 현은 자신의 의식이 점차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배신감, 아픔, 분노보다도 현은 꿈속의 남자를 걱정했다.

 

  자신의 삶을 늘 함께 해왔던 남자다. 자신이 오늘 죽는 바람에 그 남자도 오늘 죽으면 어떻게 하지. 자신이 죽고 난 뒤 공석이 될 왕좌를 놓고 일어날 싸움, 그로 인한 백성들의 고통은 이미 그의 안중에 없었다.

 

  피와 정액과 광기 어린 웃음 속에서 현의 숨이, 마침내 끊어졌다.

 

  **

 

  정신이 미약하게 드는 것 같았다. 상황이 좋지 않아서 당연히 죽은 줄 알았는데. 근처에 수많은 시종들이 있는 황궁도 아니었고 나라에서 제일가는 무사인 제가 흉부를 찔렀으니 살아있는 게 더 신기했다. 귓가에 아직도 제의 광기 어린 웃음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어쨌든 내가 살아있으니 그도 살아있겠구나. 정말로, 현은 마음 깊이 안도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자신의 삶을 뒤흔들었던 사랑의 배신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심장의 반을 누군가 떼어간 것 같았다.

 

  제는 왜 나를 죽이려고 했는가. 내가 그렇게나 사랑했는데. 제와 자신이 행복했던 시간이 떠올라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황제가 되어 남자를 사랑하는 것은 터지기 일보 직전인 둑을 손바닥으로 간신히 막는 것과 같았다. 남색을 한다며 추락하는 황제의 권위도, 주변의 조롱과 멸시도 모두 견뎌낸 대가가 고작 배신이란 말인가. 차라리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에 죽였다면 현은 그를 용서는 못하더라도 이해는 했을 것이다.

 

  현은 솟아오르려는 분노와 울분을 억지로 눌렀다. 자신은 황제다. 그 단어가 주는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현은 천천히 눈을 떴다. 아니, 뜨려고 했다가 눈이 따가워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

 

  현은 억지로 눈을 떴다. 시린 눈을 부릅뜨고 나서야 현은 자신이 지금 물속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예전에 전쟁터에서 적장을 피해 연못에 들어가 눈을 억지로 떠 수면 위를 보았던 때와 같은 느낌이다.

 

  자신이 죽은 줄 알고 제가 물에 던져 시신을 감추려 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물 밖으로 나가는 게 나을까? 아니면 조금 더 버텨 볼까?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죽음에서 겨우 돌아온 현은 침착하게 상황을 따져보았다. 하지만 그가 어떤 결심을 내리기도 전에 수면 위에 작은 파문이 일면서 손 두 개가 그를 향해 내려왔다.

 

  정말 드물게도, 그 순간 현은 그 손을 보며 공포를 느꼈다.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저 손이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운명을 바꿔놓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쟁터에서 그의 목숨을 몇 번이나 구해준 직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현은 헤엄쳐 도망치기 위해 두 팔을 앞으로 뻗었다. 그러나 현은 움직일 수 없었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팔의 모습이……. 이상했다.

 

  현이 당황해 움직이지 못하는 사이 손이 내려와 바닥에 떨어진 공을 잡듯 현의 머리통을 잡았다. 손이 어찌나 큰지 현의 머리쯤은 한 손으로 다 잡을 수 있었다. 강제로 머리를 잡아 끌어올리는 통에 목이 빠질 것 같았다. 현은 무심결에 눈을 내리깔아 아래를 보았다가 너무 놀라 물을 조금 먹어버렸다.

 

  자신의 다리 사이에……. 그러니까, 번데기가 있었다. 원래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히 건강한 남성의 상징을 갖고 있었지만 크기가, 크기가 이렇게 정말로 번데기처럼 그런, 그렇지는 않았다. 게다가 구릿빛의 왕(王)자 모양의 복근은 어디 가고 애기 배처럼 볼록 튀어나온 개구리 배가……. 아니, 죽었다 살아나면 살이 찌나?

 

  “푸하!”

 

  수면 밖으로 끌어올려져 현은 숨을 내뱉었다. 급작스럽게 들어온 산소에 현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콜록 콜록!”

  “……과연.”

  “역시……전하…….”

  “……그래도 개 보다는…….”

 

  기침 때문에 눈물이 나 눈앞이 흐렸다. 마침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 현은 아직가지도 자신의 머리통을 들고 있는 남자를 쳐다볼 수 있었다.

 

  “……어?”

 

  현의 입에서 바보 같은 멍한 울림이 나왔다. 청록색의, 현에게는 몹시 익숙한 색깔의 눈동자가 현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완벽하게 솟은 콧대와 여인네들의 것보다 아름다운 붉은 입술, 차라리 자기 장인이 혼신의 힘을 만들어낸 마지막 역작이라고 하는 게 더 믿기 쉬울 것 같은 외모. 그리고 연분홍빛 머리칼. 현에게는 익숙한 것이지만 맹세코 단 한 번도 실제로 본 적도 없고 볼 수도 없는 남자가, 어째서?

 

  남자는 현이 그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현을 보다가 삐뚤어진 웃음을 지었다. 그마저도 지나치게 아름다워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남자는 현을 땅바닥에 내려놓고는 아무런 말도 없이 휙 가버렸다.

 

  “이 땅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아세라시여.”

  “아세라시여.”

 

  현은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얀 방 안을 꽉 채운 사람들이 자신에게 절을 했다. 그들의 얼굴에 떠 있는 표정과 목소리에는 명백한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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