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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일기장
작가 : 호빵
작품등록일 : 2017.10.29

다른 사람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것만큼 재밌는 이야기가 또 있을까요?

 
지훈이의 일기 - 2012년 3월 23일 금요일
작성일 : 17-11-10 23:41     조회 : 280     추천 : 1     분량 :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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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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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3월 23일 금요일 날씨 흐렸다가 소나기 잠깐 오고 거짓말처럼 맑게 갬 별빛과 달빛이 유난히도 반짝거림

 

 저질렀다.

 해버렸다. 그것도 방금 막! 원래 그럴 계획이 아니었는데!! 하.. 대체 왜 갑자기 그런 거야!!

 어디서부터 였지? 천천히 적어보자 그래... 분명히 오늘도 평소처럼 강의 끝나고 만났었지.

 그리고 카페에서 간단하게 커피마시면서 오늘 있었던 일 얘기하고 싫어하는 선배 뒷담화 좀 까다가 저녁을 먹었지. 밥을 먹고 싶었는데 누난 떡볶이가 땡긴다며 굉장히 맵기로 유명한 떡볶이집을 갔었지 보기만해도 땀이 나는 아주 새빨간 떡볶이를 누나는 맛있게 먹었고 그 모습을 보면서 뭐야 별로 안 맵나? 하는 마음으로 먹었다가 지옥을 봤었지. 결국 혼자 쿨피스 한 통을 다 마셨고 누나는 그런 내 모습이 웃기다며 깔깔대면서 맛있게 먹었지. 진짜 신기했는데...

 아무튼 간에 계산을 하고 밖에 나와 보니까 어느덧 해가 떨어져서 어둠이 슬슬 깔리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딱히 뭐 할게 생각나지 않아 이제 뭐 할까요?라고 물어봤었다. 그러니까 누나는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 있었다고 하면서 같이 영화를 보러 갔었다. 영화 제목은 <건축학개론> 보는 내내 수지나 한가인보다는 누나 얼굴만 계속 몰래 쳐다봤던 것 같다. 솔직히 영화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누나가 재밌었다고 활짝 웃는 모습과 집중했던 누나의 얼굴만 기억난다.

 영화가 끝나고 집에 들어가기도 그렇다고 안 들어가기도 약간 애매한 시간이었다. 누나랑 더 있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아쉬운 발걸음을 떼면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춘자 쌀롱’이 보였다. 간단하게 맥주나 한 잔하고 갈래요?라는 내 질문에 누나는 너무나도 흔쾌히 그래! 라고 말했고 둘이서 맥주를 마셨다. 간단하게 한잔만 하려던 술자리는 생각보다 길어졌고 난 이렇게 누나를 더 깊게 알아가고 있었다. 가장 관심사는 남자친구의 유무와 좋아하는 사람은 있는가 였다. 대놓고 물어본 건 아니지만 장난식으로 조심스레 떠보자 누나는 남자친구는 없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있는지 대답을 못했다. 술술 들어가던 맥주가 갑자기 유난히 씁쓸했었다. 억지로 밝은 척하며 시간을 끌었다.

 둘다 살짝 취한 정도? 그 정도였다. 딱 알딸딸한 정도였을 거다. 그 때 머리도 복잡하고 바람도 쐴 겸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물었다. 솔직히 누나 앞에선 웬만해선 잘 안 피웠었는데 그 땐 진짜 못 참을 것 같아서 폈다.

 담배를 반쯤 피웠는데 누나가 나왔었다. 나오자마자 인상을 찡그리며 손을 휘휘 젓는 모습에 급히 담배를 껐다. 슬슬 막차 시간이라고 가야된다고 하자 들어가서 계산을 하려고 했는데 자기가 했다면서 팔을 붙잡고 정류장으로 끌고 갔었다.

 버스가 안 와서 괜히 서먹한 타이밍이 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갔었는데 버스가 떡하니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에 탔는데 자리가 한 자리밖에 없어서 누나를 앉히고 나는 누나 앞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다.

 버스가 출발하고 괜히 누나랑 어색해진 느낌이 들었다. 이어폰을 끼고 창문을 바라보던 누나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했더라? 그냥 멍했었나? 습관처럼 누나 집 근처에 오자 벨을 눌러주고 누나가 오늘 즐거웠다며 내렸다.

 뭐에 홀린 듯이 나도 따라 내렸었다. 집에 가려면 5정거장이나 더 가야 했는데 내렸다. 그리고 누나는 뭐지 하면서 날 쳐다봤고 나는 술기운 때문인지 뭔지 그냥 말했다.

 누나를 좋아한다고 정말 오리엔테이션 때 첫 눈에 반했다고 누나밖에 생각이 안 난다고 나랑 만나볼 생각 없어요? 라고 횡설수설하면서 마음속에 있던 말을 다 꺼냈다.

 누나는 당황해하면서 지금은 술도 취했고 졸리기도 하니까 나중에 말 해줄게 하면서 도망 갔다.

 그 모습을 보면서 멍하니 있다가 ‘차였구나’ 하는 생각에 터벅터벅 걸어왔다.

 오면서 본 밤하늘은 정말 시리도록 밝았다. 도시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하늘 가득 박힌 별에 달은 왜 하필 보름달인건지...

 한참을 멍하니 터벅터벅 걸었다. 그리고 도착한 자취방에서 한참을 엎드려 있었다. 잠이 오지 않았다. 멍한데 정신만큼은 맑고 또렷했다. 이상한 느낌이었다. 생각을 정리하려고 쓴 일기였는데 생각이 정리가 되질 않는다.

 누나에게 연락이 오지 않는다. 새벽 3시가 다 되어가는 이 시간까지도...씁쓸하다...괜히 고백했다. 안 그랬다면 지금도 열심히 연락하고 있었을 텐데

 오늘은 아마 잠을 못 잘 것 같다 다행이다 내일이 토요일이라서...

 오늘은 정말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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