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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심청 부활전
작가 : 망생이
작품등록일 : 2016.8.23

알려진 동화 속 내용과는 달리,
어쩔 수 없이 인당수에 빠져야만 했던
우리의 주인공 심청은 다시 살아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
옥황상제는 그 소원을 들어주되 조건을 내건다.
인간세상으로 흩어진 명세경 조각을 모아오라는 것,
허나 허락된 시간은 단 100일.
그 100일 동안 심청은 살기 위해 명세경의 흔적을 뒤쫓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부딪히며 많은 일들을 겪는다.

 
거래
작성일 : 16-08-30 00:39     조회 : 512     추천 : 0     분량 : 4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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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세자가 바닥에 누워있는 혜종의 목을 조르고 있고, 혜종은 숨이 막혀 괴로워하며 세자의 손을 떼어내려 애쓰고 있었다.

 

 “그래, 그거야. 어서 숨통을 끊어 버리라고!”

 

 검은 그림자 형태의 감수관이 세자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순간 세자 눈에 광기가 더욱 서리더니,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그 때였다.

 

 “주상전하, 상선이옵니다.”

 

 뒤이어 문이 열리고 상선이 황급히 들어와 아뢰었다.

 

 “전하, 중전 마마께서 지금...”

 

 감수관은 흠칫 놀랐으나, 이미 제 정신이 아닌 세자는 알아차리지 못한 채 여전히 아버지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혜종의 눈이 하얗게 뒤집히더니 저항하던 팔의 힘이 서서히 약해졌다.

 

 이내 혜종의 팔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세자 저하...”

 

 그제야 제정신이 돌아온 세자가 잔뜩 겁에 질려 바르르 떨며 상선을 바라보았다.

 

 상선은 눈을 부릅뜬 채 죽은 혜종의 모습과 그 앞에서 바르르 떨며 앉아 있는 세자를 번갈아 보고는 경악했다.

 

 “내가... 이 손으로 내가 대체 무슨 짓을...”

 

  “어찌 이런 일이...”

 

 상선은 넋 나간 표정으로 서서히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나약하고 의심이 많은 세자가, 맘껏 휘두르기엔 안성맞춤이었다.

 

 그런데 상선에 의해 사람들에게 진실이 알려진다면 세자가 보위를 잇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그림자 형태의 감수관이 지체 없이 상선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상선의 겁먹었던 표정이 순식간에 사악하게 변했다.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던 일이지요. 안 그렇습니까? 주상 전하.”

 

 *****

 

 이각(二刻 : 30분) 후.

 

 초췌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중전에게 강 상궁이 아기를 안겨주었다.

 

 “중전 마마, 감축 드리옵니다. 대군 아기씨이옵니다.”

 

 중전이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강보에 싸인 아기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대전 상궁이 급히 안으로 들어오더니 통곡을 하며 주저앉았다.

 

 중전은 심상치 않은 일임을 느끼고 일어나 앉았다.

 

 “주상 전하께 무슨 변고라도 있는 것이냐?”

 

 “중전 마마, 오늘 같은 날 어찌 이런 일이....”

 

 대전 상궁이 다시 흐느껴 울자, 중전은 혜종의 죽음을 예감하고는 멍해졌다.

 

 이에 강 상궁이 대전 상궁을 재촉하였다.

 

 “무슨 일인지 얼른 고하시지요.”

 

 “마마! 조금 전 주상 전하께서 승하하셨사옵니다.”

 

 중전은 상궁 입에서 직접 혜종의 죽음을 듣자, 그제야 실감이 나는 듯 눈물을 뚝뚝 흘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 시각.

 

 상선은 지붕 한 가운데 솟은 마룻대 위에 있었다.

 

 왼손으로 혜종의 웃옷의 옷깃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옷 허리를 잡고 흔들며 ‘상위복(上位復 : 임금께서는 돌아오서서라는 뜻)! 상위복! 상위복!’ 세 번 크게 외쳤다.

 

 그러고는 흔들고 있던 옷을 손에서 놓았다.

 

 옷이 바람을 타고 하늘 위로 펄럭이며 날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상선은 낮게 읊조렸다.

 

 “이제 이승은 잊고 저승에서 편히 쉬시게. 어차피 돌아올 방도도 없을 터이니...”

 

 상선의 얼굴에 비열한 미소가 번졌다.

 

 *****

 

 심청이 눈을 번쩍 떴다.

 

 주위가 온통 옅은 분홍색인데, 곧 심청을 감싸고 있던 공간의 지붕이 열리더니 환한 빛이 새어 들어왔다.

 

 청은 한숨 푹 잔 듯, 눈을 비비고 기지개를 펴며 일어나 앉았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알록달록 예쁜 꽃들과 각종 식물들로 아름답게 꾸며진 후원이었다.

 

 후원 한 가운데에는 연못이 있는데, 연못 위에 여러 개의 연꽃이 피어 있고, 그중 하나에 자신이 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때, 한 사내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야 일어났느냐?”

 

 심청이 놀라서 홱- 돌아보자, 예순 살 정도의 땅딸막한 노인이 정면에 서있고, 그의 뒤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네가 마지막이다. 어리바리하게 그만 굴고 어서 나와 따라오너라.”

 

 “여기가 어디입니까? 그리고 할아버지가 누군 줄 알고 따라갑니까? 혹시 저한테 이상한 짓 하려는 건 아닙니까?”

 

 “할아버지라가 아니라 개랑님이라고 부르거라. 그리고 잔 말 말고 어서 따라 오거라. 와 보면 알게 될 것이야.”

 

 “저보고 물에 빠지라고요? 돌다리 같은 거라도 없습니까? 저는 헤엄을 못 칩니다. 물에 빠져 죽음 어떡합니까? 물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단 말입니다.”

 

 “이미 죽은 사람이 어떻게 또 죽어?”

 

 “!!!”

 

 개랑의 말에 심청은 놀라움과 충격에 휩싸였다.

 

 *****

 

 개랑이 심청과 사람들을 데려간 곳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었다.

 

 개랑이 줄을 선 사람들 뒤에 새로 데려온 사람들을 세웠다.

 

 “여기서 차례를 기다리거라. 지옥불에 떨어질지, 이곳 천상계에 머무를지, 짐승이나 인간으로 환생할지, 곧 너희들의 운명을 심판 받을 것이다.”

 

 개랑의 말에 심청은 또 한 번 충격 받았다.

 

 죽으면 끝이라 생각했는데, 그 뒤에 또 무엇이 있다니 긴장되고 불안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그 동안 심청은 자신의 생을 뒤돌아 볼 시간을 갖게 되었다.

 

 주마등처럼 많은 기억과 생각들이 머릿속을 오갔다.

 

 생각할수록 자신의 삶이 가엽게 여겨졌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바를 당당하게 밝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수일 후, 드디어 심청의 차례가 되었다.

 

 문지기의 안내에 따라 안으로 들어서자, 웅장하고 화려한 의자 위에 백 세는 족히 되어 보이는 한 노인이 앉아 있었다.

 

 개랑이 그 노인에게 아뢰었다.

 

 “다음은 도화골에 사는 심청입니다.”

 

 “좀 쉬었다 하면 안 되겠는가? 이러다 과로사 하겠어.”

 

 “황공하오나, 옥황상제님은 죽지 못하시지 않습니까.”

 

 “나도 알아. 눈치 없긴... 힘들어서 그냥 해 본 소리인데, 그걸 안 받아주나?”

 

 “송구합니다. 명세경을 되찾을 때까진 고생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알았다, 알았어. 도화골 심청이라고?”

 

 “예.”

 

 개랑이 얼른 옥황상제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

 

 “저번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설선녀의...”

 

 “아, 참, 그랬지.”

 

 옥황상제가 심청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어미를 닮아 야무지고 기개가 있어 보였다.

 

 “너 자신을 어찌 평가하겠느냐? 네가 지옥불에 떨어져야하겠는가, 천상계에 머물러야겠는가, 아니면 다시 환생해야겠느냐?”

 

 상제의 물음에 심청이 대답했다.

 

 “부활시켜 주십시오.”

 

 의외의 대답에 옥황상제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게 무슨 소리냐?”

 

 “어릴 때부터 눈이 먼 아비를 봉양하고 누굴 해한 적도 없으며 열심히 살았으니, 지옥에 떨어진다면 억울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착하고 고운 마음으로 살았던 것도 아니니, 이곳에 머물 자격도 없습니다.”

 

 “솔직해서 좋긴 하구나.”

 

 “하지만 다른 사람으로 환생하는 것도 싫습니다.”

 

 “이유는?”

 

 “제 인생을 제대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쫓기듯 사느라 진정한 정인과 애틋한 마음을 나눠본 적도 없고, 이루고자 하는 바도 갖은 적이 없습니다. 그저 목숨만 부지하며 하루하루 견뎌낸 것이지요. 만일 이번 생을 이리 허무하게 끝낸다면 다음 생도 제대로 살아낼 것 같지 않습니다.”

 

 심청의 말을 들은 옥황상제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큰 소리로 웃었다.

 

 “발상이 새롭구나. 그리도 부활하고 싶으냐?”

 

 청이 입술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소녀,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무슨 일이 있어도, 제게 주어진 몫은 놓쳐 본 적이 없습니다.”

 

 “좋다, 그럼 내 너에게 기회를 주겠다.”

 

 옥황상제의 느닷없는 허락에 개랑이 화들짝 놀랐다.

 

 “상제님, 그건...”

 

 옥황상제가 손을 들어 개랑이 입을 다물게 했다.

 

 “허나, 조건이 있다.”

 

 “??”

 

 “모든 선택엔 그 무게에 맞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 만물의 이치. 지금 이대로라면 환생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지만, 내가 준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지옥불에 떨어져, 뼈가 녹아드는 고통을 맛 볼 것이다. 그래도 하겠느냐?”

 

 “대체 그 임무란 것이 무엇이기에 이리 겁을 주시는 겁니까?”

 

 “본디 이 천상계엔 명세경이라는 신물(神物)이 있었다. 인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여주고, 내가 그걸 보고 인간의 사후 문제를 판단하기도 하지. 또한 신물인 만큼 다른 신비한 능력도 있지. 그런데 얼마 전 그 명세경이 깨져 인간 세상으로 흩어져 버렸다. 그래서 우리가 죽은 사람들의 생을 심판하는데 여간 힘든 게 아니란다. 그리고 그것이 인간 세상에 혼란을 초래할지도 모르고.”

 

 “그 명세경 조각들을 찾아오라는 말씀입니까?”

 

 “명민하긴 하구나. 정확히 열 개로 쪼개진 명세경 조각을 단 백 일 안에 모아 와야 한다. 할 수 있겠느냐?”

 

 옥황상제의 물음에 심청은 자신 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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