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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만희탐정사무소
작가 : 강귤
작품등록일 : 2016.8.22

사설탐정 심만희!
그의 완벽한 두뇌로 선배의 의문에 죽음을 파헤친다!!!
온갖 수수께끼 투성이인 사건!
곧 그가 해결한다!!

 
(월화)만희탐정사무소 4회
작성일 : 16-08-30 00:25     조회 : 368     추천 : 0     분량 : 5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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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⑩

 

 

 오전 8시 40분. 한국을 찾은 많은 중국 관광객들과 피서를 맞이해 제주도로 놀러가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을 것으로 예상한 은이는 공항에서 지체될 걸 알고 이른 아침부터 만희의 집으로 찾아가 몸소 만희를 깨우고 공항까지 바려다줬다. 이 고마운 일을 만희는 당연히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을 하자 은이의 분통은 터질 때로 터져 버렸다. 공항에서 티격태격 싸우는 걸 지나가는 사람들은 걸음을 멈춰 구경하기까지 이른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자 만희와 은이는 눈치를 봐가며 조용히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다. 구경하던 사람들은 다시 제 갈 길로 갔고 만희와 은이는 말없이 서로를 째려보며 눈싸움을 벌이기 시작한다. 1분 가까이 서로 눈하나 깜빡거리지 않고 두 눈이 빨개질 때까지 눈싸움을 벌이다 만희가 고개를 휙휙 저으며 은이를 바라보면서 말을 건다.

 

 “독한 것... 이래서 남자가 없는 거야 너!”

 

 눈물이 고인 만희의 눈에 은이는 입 바람을 불어대며 만희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한다. 만희는 두 눈을 비비고 은이를 다시 날카롭게 째려본다.

 

 “갔다 와서 보자 너! 씨.”

 “그나저나 그 형하곤 어떤 사이이기에 고향까지 내려가는 거예요?”

 

 은이의 말에 만희의 표정이 아련해 지기 시작한다.

 

 “아주 꼬맹이였을 때부터 알던 형이야. 나에겐 우상 같은 존재였지.”

 

 만희는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꺼낸 다음 공항에 높은 천장을 바라보며 회상에 잠기기 시작한다.

 

 “작은 사람 중에 그렇게 농구를 잘 한 사람은 없었을 거야. 적어도 내가 실제로 본 사람들 중엔 말이야.”

 

 1999년. 만년 준 우승팀이던 이글스가 우승을 한 해. 두 명의 괴물 용병과 프랜차이즈 스타들,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급 선수들이 이글스에게 그토록 원하던 우승트로피를 드디어 안겨주는 장면이 TV화면에 나온다. 학교를 끝마친 만희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농구공을 들고 동네에 있는 농구 코트장으로 뛰어간다. 코트에선 동네 형들이 이미 와서 게임을 하고 있었고 만희는 자리를 잡고 형들이 뛰는 게임을 구경한다.

 

 “여기 여기!”

 “막아! 23번!!!”

 

 고래고래 소리치는 형들은 23번 유니폼을 입고 뛰는 형을 막아내지 못한다. 얼핏 봐도 만희와 동급생 취급을 받을 만한 키와 덩치를 가졌지만 그의 플레이는 농구를 잘 모르는 어린 만희의 눈에도 놀랍게 보여 진다.

 

 “쏘지 못하게 해!”

 

 슛을 하지 못하게 딱 달라붙지만 소용없다. 23번 형의 빠른 스피드는 앞에 있던 수비수를 비롯해 헬프 하로 온 다른 수비수들의 발보다 더 빠르고 부드러웠다. 5명의 선수를 한 번에 다 제친 후 가볍게 레이업을 성공시킨 23번 형은 점프해서 내려온 뒤 백코트를 하는 과정에서 만희와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는 바로 다시 게임에 몰입한다.

 게임이 끝난 뒤 형들이 하나 둘씩 집으로 간다. 23번 유니폼을 입은 형은 수돗가에서 물을 마신 후 만희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매일 오던데, 여기 사니?”

 “네!”

 

 프로선수는 아니지만 만희한테선 프로나 다름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말을 거는 그 형을 보며 행복한 모습으로 당차게 대답한다.

 

 “농구 좋아해?”

 “네! 좋아해요!”

 

 당찬 만희의 대답에 23번 형은 환한 미소를 보인다.

 

 “1대1 할까?”

 

 예상치 못한 형의 말이었지만 만희의 기분은 날아 갈 것만 같았다. 만희는 바로 그러자고 대답을 했고 둘은 자유투 라인에 나란히 서서 골대를 바라본다.

 

 “내가 자유투를 쏠 테니깐 들어가면 내가 먼저, 안 들어 가면 네가 먼저 공격하자. 알았지?”

 “네!”

 

 23번의 형은 깨끗하고 깔끔한 폼으로 농구공을 포물선 모양으로 던졌다. 그리고 깨끗하게 링 그물을 통과했다.

 

 “철썩!”

 “우와~!~”

 

 철썩 거리는 그물소리가 만희의 귀에 꽂히자 만희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자! 나 먼저 간다!”

 

 공을 잡고 라인 밖으로 간 23번 형이 농구공을 튕기며 말을 하자 만희가 자세를 낮게 잡으며 수비를 한다. 그러자 23번 형은 웃으며 만희에게 말을 한다.

 

 “그렇게 멀리서 수비하면 나한텐 안 될텐데?”

 

 말이 끝나자마자 3점슛 라인 밖에 있던 형은 높은 점프를 하며 그대로 링을 향해 슛을 쏘았다.

 

 “팅!”

 

 공은 링을 빗나갔지만 형의 높은 타점을 눈앞에서 본 만희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1대1 게임이 끝나고 물을 마신 만희와 23번 형은 벤치에 나란히 앉아 거친 호흡을 하며 땀을 닦는다.

 

 “형은 농구선수가 될 건가요?”

 

 만희의 물음에 형이 웃으며 대답한다.

 

 “하하. 농구선수? 그게 그렇게 쉽게 되니? 하하. 난 키도 작고, 정식으로 배우지도 않았는데 누가 나를 뽑겠어~”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하는 형을 보며 만희가 눈썹을 찡그리며 대답한다.

 

 “누가 그랬어요!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거라고!”

 “어?”

 

 만희의 말에 잠시 놀란 형이었지만 이내 바로 웃음을 터트리며 만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너도 농구 동호회 드는 게 어때?”

 

 갑작스런 형의 말에 만희는 형의 모습을 보며 눈만 깜빡거린다.

 

 “나도 동호회 회원인데~ 아는 형이 만든 동호회가 있어. 거기에 들어서 같이 농구하자.”

 “동호회 이름이 뭔데요?”

 “좀 웃겨. 크크”

 

 형의 코웃음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어렵사리 멈춘 웃음 뒤에 대답한 형은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크게 웃는다.

 

 “만수농구단 크크크~!”

 

 23번 형과 헤어진 만희는 집에 들어와서 씻은 뒤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이불을 가슴까지 올려놓고 형과 했던 1대1을 생각하며 빙그레 미소를 짓는 만희의 모습은 영락없는 어린애 모습이다. 간만에 운동을 해서인지 바로 곯아떨어진 만희는 눈을 떠보자 이미 해가는 밝아 있었다. 만희는 얼른 세수만 하고 밖으로 나가 다시 농구장으로 향했다.

 

 [만수배 3대3 농구대회]

 

 플랜카드가 걸린 코트장 안에는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만수농구단 자체적으로 3대3 대회를 개최를 한 거였고 그 대회 결승전에 오른 두 팀에 멤버 중 만희 눈에 익은 23번 형이 껴있었다. 키가 크고 덩치가 굉장히 큰 짧은 스포츠머리에 어떤 아저씨가 휩슬을 불자 경기가 시작된다. 경기는 만희의 예상대로 23번 형의 눈부신 활약으로 상대를 압도하기 시작한다. 23번 형은 경기가 시작한지 2분도 되지 않아 혼자 3점슛 한번, 돌파에 이은 미들 슛 및 레이업 세, 네 번 성공시키며 팀을 앞서나게 한다.

 

 “오! 나이스! 역시 나이스네!!!”

 

 형이 골을 성공 시킬 때 마다 사람들이 나이스를 연호 한다.

 경기는 점점 중반으로 흘렀지만 23번 형의 플레이에 상대는 속수무책 이었다. 그 사고가 있기 전까진.

 

 “이쪽으로 나이스!”

 “흑!!!”

 

 기압이 잔뜩 들어간 형의 패스를 받은 같은 팀 멤버가 골밑으로 빠르게 들어가는 형에게 다시 패스를 준다. 그때, 따라오던 상대팀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진 23번 형은 코트에 쓰러져 좀처럼 일어나질 못한다.

 

 “아앜!!!!”

 

 비명소리와 함께 경기에 뛰던 사람들과 심판, 구경하던 사람들 모두 걱정스런 눈빛으로 쓰러져있는 23번 형을 바라보기만 한다.

 

 “119에 전화해! 얼른!!!”

 

 몇 분이 지나고 119 대원들이 오자 23번 형을 들것으로 싣고 구급차에 오른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걱정스런 눈빛으로 실려 나가는 형을 바라본다. 만희 또한 마찬가지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누운 형의 모습을 보던 만희는 구급차가 출발하자 고인 눈물을 흘린다.

 경기는 다시 재개 되었고 23번 형이 빠진 팀은 결국엔 역전을 허용 당했고 경기는 상대팀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다음 날이 돼서 농구공을 들고 병원으로 찾아간 만희는 병상에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형을 보며 가슴 아파 한다.

 

 “형.”

 “왔어?”

 

 환한 미소로 맞이해주는 형이었지만 만희의 기분은 그리 좋지 않다. 들고 온 농구공을 옆 관물대에 올려놓고선 만희는 보조 침상에 자리를 앉는다.

 

 “수술하면 다시 뛸 수 있어요?”

 

 형은 얼굴은 미소를 잃지 않았지만 만희의 말이 신경 쓰였는지 왠지 힘이 없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살살 뛰어야지 뭐~”

 “그럼 농구선수는... ...”

 

 말을 잇지 못하는 만희를 보며 형이 상체를 일으켜 만희를 바라본다.

 

 “애초에 프로는 관심 없었어. 네 말로 자신감이 조금 생겼긴 했지만 이런 꼴로 어떻게 도전하겠니.”

 “아... ...”

 

 형은 만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계속 이어간다.

 

 “원래 계획이 있었어. 아버지가 중국집을 하시는데, 요리를 배워서 그 가게를 이어받아야지. 그게 원래 계획이야. 그러니깐 네가 너무 아파하지 않아도 돼.”

 

 미소를 보이는 형을 보고 있으니 만희의 가슴이 더 아파 오른다. 병실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가던 만희는 만수농구단에 가입해서 23번 형의 빈자리를 매우겠다고 다짐을 한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집으로 향하는 만희는 그렇게 다시, 또다시 각오하고 다짐한다.

 

 “거짓말... 거짓말!”

 “뭐가?!”

 “사장님이 농구를 했다고요?”

 “내가 뭐 어디가 어때서!?”

 

 발끈한 만희는 은이를 보며 슛 모션을 취한다.

 

 “나의 운동신경은 거의 프로급이야! 내가 다른 거에 신경 안 쓰고 운동만 했다면 아마도 큰 인물이 됐을 수도... 암!”

 

 만희의 말에 은이가 콧방귀를 뀐다.

 

 “그런 사람이 경찰도 못되나?”

 

 만희는 은이가 뭐라고 나불대는 슛 모션을 계속 취한다.

 

 “아! 실기조차를 보지 못했지? 이론에서 떨어지니 경찰이 될 수 있나.”

 

 은이의 이 말은 만희의 슛 모션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 은이는 계속해서 말을 이은다.

 

 “한국을 들었다놨다한 수학천재면 뭐해~ 정작 경찰 시험은 수학이 필요 없는데~”

 “으~~~”

 

 만희는 부들부들 온몸을 떨며 은이를 째려본다.

 

 “그놈에 경찰이 얼마나 되고 싶었을까. 되지 못하니깐 사설탐정이랍시고 맨날 불륜, 뒷조사, 애인대행만 하는데, 부모가 알면 얼~마나 슬퍼하실까 원~”

 “야!!!”

 

 만희 이마의 핏줄이 삐죽삐죽 보인다. 성난 만희는 은이를 향해 주먹을 쥐지만 때려보라는 식으로 얼굴을 내민 은이를 보자 주변이 걱정 되었는지 만희는 주위를 살피기 시작한다.

 

 “여자를 때리려나봐~”

 “어떻게... 신고해야하나?”

 “남자가 여자를?”

 

 수근 대는 사람들로 인해 만희는 억지로 분을 삼키며 주먹을 천천히 내린다.

 

 “으~~~ 이은~~ 너~~~!”

 “김포에서 제주로 가는 10시25분 탑승예정인 케이항공 심만희님께서는 어서 빨리 5번 게이트로 오시길 바랍니다. 심만희님께서는 어서 빨리 5번 게이트로 오시길 바랍니다.”

 “어?! 사장님!”

 “으~~~”

 

 흘러나오는 안내방송을 듣고 만희는 떨리는 몸을 컨트롤 하며 티켓을 챙기고 게이트로 향한다.

 

 “나 없다고 설렁설렁 해봐! 일거리 많이 많이 찾아야 해! 알았지?”

 

 게이트로 향하는 만희를 보며 은이는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는 손을 흔들며 큰소리로 말을 한다.

 

 “잘 다녀오세요~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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