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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달빛을 쫓는 마법사
작가 : 바람빛달
작품등록일 : 2017.7.13

[환생물/환골탈태/흑막남주/다정한미친놈]

마법학자였던 엘리제 오데이른은 100년 후 다시 엘레나 그란디아로 환생했다. 죽음에 대한 단서도 없고 왜 환생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엘레나가 한 선택은 하나였다.

이번 생은 즐기자. 즐기며 노는거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꿈속에 100년전 남사친 리베리오가 찾아온다. 찜찜함을 떨쳐낼 수 없었던 엘레나는 리오의 흔적을 쫓고, 마침내 엘레나의 앞에 리베리오가 나타나는데...

“내가 엘리제라는 거 어떻게 알았어?”

리오를 추궁하는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엘레나로 태어난 이후 가장 크게 감정표출을 하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너라는 걸 알고 있었어.”

슬금슬금 불쾌한 감정이 올라왔다. 더 이상 물으면 안 될 것 같으면서도 엘레나는 입을 열었다.

“어떻게 알았는데?”
“계속 너를 기다렸으니까.”

“너 없이 혼자 살아갈 수 없었어.”

전우애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리오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이런 사이 였어?

 
달빛 아래
작성일 : 17-11-10 15:17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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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돌아온 엘레나는 테이블에 한 쪽 팔을 괴고 생각에 빠졌다. 싫어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리오에게 자신의 죽음에 대해 물어본 이유는 엘레나도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꼭 알아야겠어?’

 

 엘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스산한 바람이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갔다.

 

 ‘나는 알아야겠어.’

 

 삶의 시작부터 의문스러운 것 천지였다. 갓난아기일 때부터 전생의 기억이 일부 남아있는 엘레나. 덕분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전생의 기억이 없었다면 아마 백작 가에서 자신은 가정불화의 희생양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고마운 건 고마운 것이고, 이상한 건 이상한 거다.

 

 리오는 엘레나에게 숨기는 것이 많았다. 굳이 묻지 않아도 그런 건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엘레나는 리오가 덮어두고자 하는 것을 묻지 않는 대신 하나는 정확히 알고 싶었다. 비록 그것이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라 해도.

 

 ‘너는, 실험폭발로…….’

 

 죽었다. 그 말을 리오는 하지 못했다. 한참의 침묵 끝에 찾아온 진실은 허망하고도 의심스러웠다. 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실험폭발로 죽었다는 거지. 생각에 빠진 엘레나는 자신이 쿠키를 죄다 바스라트리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아가씨, 쿠키가 11개째 사망했어요.”

 “많이도 죽었네.”

 

 엘레나의 입으로 말하는 엘리제의 죽음이란 별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이미 엘리제는 사라지고 없다. 하지만 모두 사라졌느냐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지금 이 삶을 산다. 엘레나는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더 복잡하게 생각해봐야 피곤해지기만 할 뿐이었다.

 

 “무슨 고민이 있으세요?”

 “있지. 대체 걔는 왜 그러는 걸까?”

 

 그날 엘레나는 너무도 조용해진 리오를 보며 자신도 할 말을 잃었다. 리오도 엘레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긴 침묵 끝에 데려다줄게라는 리오의 말 한마디. 그걸로 끝이었다. 이후 엘레나의 고민은 며칠 동안 계속 이어졌다. 저녁마다 몰래 찾아오는 리오는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

 

 “답답해 죽겠네.”

 

 이렇게 고민만 하는 건 제 성질에 맞지 않았다. 적어도 무슨 실험을 하다 죽었는지 그건 다시 하지 말라든지 하는 말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리오는 언제 엘레나와 그런 대화를 나누었냐는 듯 아무런 말이 없었다. 엘레나는 당시 리오의 지독했던 표정이 마음에 걸려 더 이상의 말을 물을 수 없었다.

 

 “속을 들여다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 실험이라는 것에 호기심이 생겼던 엘레나는 테이블에 머리를 쿵 박았다. 다시 물어보면 싫어하겠지, 나 같아도 싫어할 것 같다. 죽일 놈의 호기심 같으니.

 

 “왜 아무 생각이 안 나는 걸까.”

 

 그쯤에서야 시녀 마리는 포기한 듯 테이블과 한 몸이 되어 있는 엘레나를 일으켜 세웠다. 리오가 엘레나와 요란스럽게 사라진 이후 오렌과 듀랜트 경은 아버지께 친히 기사 수업을 받기 위해 끌려갔다고 했다. 마리는 이후에 온 새로운 시녀였다.

 

 며칠 동안 엘레나의 옆에서 행동을 면밀히 관찰한 마리는 이제 엘레나가 어떤 이상행동을 보여도 놀라지 않았다.

 

 “아가씨, 고민이 끝나셨으면 이제 알려주세요.”

 “뭘?”

 “몇 번이고 말씀드렸잖아요. 사교계 데뷔를 위한 드레스 색상이요. 시녀장님께서 오늘은 꼭 알아오라고 하셨어요.”

 “아, 맞아. 그런 게 있었지.”

 

 리오의 문제로 복잡해져서 생각지도 못했다. 레이스가 잔뜩 달린 드레스를 생각하자 엘레나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엘레나는 레이스 쪽보다 돈이 되는 보석 쪽이 훨씬 좋았다. 대단하신 영애님들은 드레스에 보석도 주렁주렁 매단다지만 그런 건 엘레나의 취향이 아니었다.

 

 “최대한 가벼운 옷으로 부탁할게.”

 

 여기서 가벼운 옷이란 무게다. 뭘 가져다 붙이면 붙이는 만큼 드레스는 무거워진다. 당연한 이치였다.

 

 “그래도 아가씨, 이제 막 데뷔하시는데 좀 더 화려한…….”

 “드레스로 관심 끌고 싶지는 않아.”

 

 엘레나는 굳이 드레스로 시선을 모을 필요가 없었다. 자신은 이제 그란디아가의 영애고, 그란디아 가는 점점 세력을 불려가고 있다. 의도치 않게 마법약 사업으로 대박을 터뜨리고, 끝도 없이 금화를 토해내는 마법주머니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자신의 금고 열쇠와 맞교환하게 된 마법주머니에 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꺼내보던 엘레나는 200개쯤에서 금화 세기를 포기했다. 끝까지 세어 보려고 하던 장면을 리오에게 들켰기 때문이었다.

 

 잠시 황당하다는 듯 자신을 보던 리오는 “그 안엔 금화가 꺼내놓은 것의 50배쯤 있을 걸.”이라고 말했다. 쓸데없이 정확한 정보였다. 자신더러 돈지랄을 왜 하느냐고 묻더니 리오가 하는 건 돈지랄이 아니었나보다.

 

 “적당한 걸로 준비해줘. 색상도 부탁할게.”

 

 잠시 또 다른 생각을 하던 엘레나는 마리가 대답을 재촉하자 그렇게 말했다. 폭탄 같은 일을 너무도 손쉽게 넘겨버린 엘레나는 다시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러는 사이 엘레나의 15세 생일이자, 사교계 데뷔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아가씨, 또 틀리셨습니다.”

 

 춤을 가르치던 교사의 손을 놓아버린 엘레나는 높은 구두를 벗어던지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자신이 춤에 대한 재능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것도 지독하게.

 

 “하, 저절로 춤추는 인형 같은 걸 대역으로 세우면 안 될까?”

 

 어째서 그런 획기적일 발명품이 하나도 없는 걸까. 세상엔 춤을 못 추는 사람이 자신뿐만이 아닐 텐데 말이다.

 

 “그게 무슨 소리세요?”

 

 엘레나는 시녀가 준 시원한 차를 건네받으며 한숨을 토해냈다.

 

 “내 솔직한 심정이야.”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 말이 너무 반가웠다. 뻣뻣해진 다리를 쭉 뻗던 엘레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교계 데뷔를 앞두고 엘레나는 유래없이 굉장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생각보다 외워야 할 것도 많았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았다. 무엇보다 제일 암담한 건 전혀 늘지 않는 춤 실력이지만.

 

 얼마나 음악을 들었던지 이젠 자동적으로 귓가에 음악이 재생되는 수준이었다. 저녁을 먹은 뒤 엘레나는 침대에 앉아 귓가에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맞춰 발을 까닥였다. 하나 둘 셋, 다시 하나 둘 셋. 상상 속에서 엘레나는 대단한 춤 실력자였다. 왜 몸은 따라주지 않는 걸까.

 

 자리에서 일어난 엘레나가 한쪽 발을 내딛었다. 사뿐사뿐 뒤꿈치를 들고 가볍게. 제자리에서 발을 내밀었다 다시 뒤로 빼고를 반복하던 엘레나는 방 한 바퀴를 홀로 돌았다. 그리고,

 

 “또, 엉켰네.”

 

 스텝을 밟던 엘레나가 멈칫했다. 이쯤 오면 항상 발이 뒤엉켜버린다. 엘레나는 발을 내려다보며 순서를 다시 생각했다. 그 순간 창문에서 따스한 바람이 밀려들어왔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어느새 엘레나의 눈길이 닿은 창문 아래에서는 소복소복 하얀 빛이 쌓이고 있었다.

 

 “춤?”

 

 봤구나. 엘레나는 붉어진 얼굴을 끄덕였다. 이런걸 보여주다니 열등생이라는 걸 광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리오는 그런 엘레나의 눈을 가만히 응시했다.

 

 “내가 가르쳐줄까?”

 “어떻게?”

 

 아, 후작님이셨지. 과거라면 몰라도 이제 리오는 어엿한 로이스 후작님이었다. 그러나 귀족이라고 모든 사람이 춤을 잘 추는 건 아니었다. 자신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미심쩍었던 엘레나가 리오를 향해 말했다.

 

 “어디 한번 해봐. 얼마나 잘 하는지 봐 줄게.”

 

 리오가 엘레나의 앞에 다가왔다. 리오는 엘레나의 손을 쥐더니 손등에 입을 맞췄다. 미처 반응할 사이도 없이 다음 순간 리오의 한쪽 손이 엘레나의 허리를 휘감았다. 리오가 가까이 밀착해오자 낯선 감각에 몸이 굳었다.

 

 “굳었잖아.”

 “후, 알고 있어.”

 

 심호흡을 하니 좀 나았다.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는데. 가끔 리오는 예전의 모습과 전혀 딴판으로 보였다.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으니 당연한 걸까.

 

 리오는 엘레나의 손을 잡고 천천히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그리고 둥글게 그리며 방 안을 몇 바퀴나 돌았다. 자신이 버벅거리든 말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춤에 엘레나는 정신이 혼미했다. 이거 잘 하고 있는 거 맞아? 그 생각을 하자마자 리오의 발이 뚝 멈췄다.

 

 “엘, 발을 올려.”

 “응?”

 

 저게 무슨 소리인가. 한 번에 이해가 되지 않았던 엘레나가 리오를 빤히 보았다.

 

 “내 발 위에 네 발을 올리라고. 너 춤 너무 못 추잖아. 이렇게 심할 줄이야.”

 “야!”

 

 대놓고 최악이라는 소리를 들은 엘레나가 리오의 얼굴을 쏘아보았다. 리오는 엘레나가 쏘아보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뻔뻔하게 엘레나를 들어서 자신의 위에 올려놓았다.

 

 “이런데 쓰라고 있는 마법이 아닐 텐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리오의 발 위에 올라서게 된 엘레나가 불퉁하게 말했다.

 

 “네가 조금이라도 더 발전하면 안 쓸게. 지금은 너무 암담하잖아.”

 “…….”

 

 딱히 반박할 수 없었다. 무자비한 사실 공격에 엘레나는 입을 꼭 다물었다. 내가 억울해서라도 마스터를 하고 만다.

 

 “천천히 가르쳐줄테니까 다 외워. 할 수 있지?”

 

 리오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엘레나는 매달리다시피 리오의 몸을 붙잡았다. 리오는 뭐가 좋은지 그럴 때마다 유쾌하게 웃으며 엘레나의 속을 뒤집어놓았다. 달빛이 엘레나의 방을 환하게 비췄다. 달빛은 두 사람의 움직임을 쫓으며 아름답게 일렁였다. 그리고 그날 밤, 리오의 춤 수업은 동 틀 무렵까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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