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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삼국 the 신수기
작가 : 라칸
작품등록일 : 2017.10.31

[대체역사물+판타지]
신수를 얻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

 
불청객, 막무가내인(1)
작성일 : 17-11-09 23:52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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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에게 왜 그런 얼굴을 하느냐고, 물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녀는 바깥에서 소동을 벌이는 이의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저 정도로 소란을 피울 정도면 어차피 얼굴을 보게 되어 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어찌나 크고 카랑카랑한 지, 귀가 들린다면 안 들을 수가 없었으니까.

 “내 딸 내가 보자는데 뭐 이리 말이 많으냐?”

 “부인,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곤란하긴 무어가 곤란하다는 거냐?

 실랑이를 벌여대는 게, 저 목소리의 주인은 안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저리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걸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주유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저런 행동은 하지 않을 텐데. 아마도 저 사람은 안하무인에 자기밖에 모르는 인간일 듯했다.

 “밖에 무슨 일이냐.”

 주유는 목소리를 한층 가다듬어, 소리를 내었다. 차분함을 가장한 소리였다. 물러갔던 여몽이 다시 나아왔다.

 “큰일은 아니고...마님께서 아가씨를 보자고 저리 하십니다.”

 “그런 줄은 알고 있다.”

 “첫째 도련님께서 나가셨으니 걱정하실 일은 없습니다.”

 주유는 그 말에 불이 꽁무니에 붙은 사람처럼 화다닥 바깥으로 나섰다. 여몽이 뒤늦게 아가씨, 아가씨를 부르짖어도 소용이 없었다.

 여몽이 마님이라고 했겠다. 그렇다면 저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주유의 어미라는 소리가 된다.

 혼인에 동의한 게 아니었나? 그렇게까지 소란을 피워가면서 손가로 찾아들 이유는 없을...

 ‘나를 팔아먹으려 들어.’

 주유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주유가 자기 집안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는데, 간접적으로나마 그쪽 이야기가 드러날 때는 얼굴이 몹시 어둡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야기는 빤해진다. 주유가 저렇게 꽁무니가 빠지도록 규방을 뛰쳐나간 것도 이해가 갔다.

 나는 몸을 움직이려 했다. 손책이 바깥으로 나갔다 해도 손견이 아닌 이상에야 주유의 어미를 막을 수는 없을 거다. 그렇다면 남은 건 나 하나다!

 “황룡아, 누워 있어. 함부로 움직이면 안돼.”

 어린 게 어따 대고 반말이니.

 나는 얼굴을 온통 찌푸렸는데, 여몽은 그걸 두고 내가 통증에 괴로워하는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이녀석아, 그런 게 아니라고.

 나는 있는 힘껏 날개짓을 했다. 그랬더니 내 몸은 둥실둥실 위로 떠올랐다.

 “어엇...움직이면 안된다니까 그러네.”

 “시끄러워.”

 나는 이런저런 부연 설명 없이, 한 마디로 일갈했다.

 내가 말하는 게 무서웠거나, 아니면 황룡 상태인 내 얼굴이 몹시 무서웠던 모양이다. 여몽은 멍청하게 날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다 내가 방을 빠져나가려는 정황을 포착하자마자, 나를 붙잡았다. 내 꼬리를 붙잡고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상당히 아팠다.

 “야, 뭐하는 거야?”

 “나가면 안돼. 주유님 입장을 곤란하게 할 셈이야?”

 “그렇게 걱정되면 날 네 소매 속에 숨겨주든가.”

 말하면서 여몽의 소매를 보았는데, 아쉽게도 여몽의 소매는 폭이 좁고 길이가 짧아 손이 다 보였다. 숨을 곳이 없을 듯했다. 그렇다면...나는 재빨리 여몽의 뒷덜미로 향했다. 뒷덜미에는 여몽의 체온이 녹아 있어 따뜻한 편이었다. 반면에 여몽은 옷 속으로 파리나 모기가 들어간 것처럼 몸을 꿈틀거렸다. 나는 떨어지지 않도록 옷깃을 붙잡고 꼭 매달렸다. 만약에 추락해서 바지 안으로 들어간다거나 하면 곤란하지 않겠나.

 “신세 좀 지자. 앞장 서.”

 “얼른 나와. 뭐하자는 거야.”

 “주유를 걱정해서 이러는 거다. 너도 주유가 걱정되지 않냐?”

 “그건...그렇지만.”

 “어서 앞장 서.”

 여몽은 그래도 착한 녀석이었다. 내가 갑자기 그의 등을 급습했음에도, 여몽은 조금 몸을 꿈틀거렸을 뿐 곧 앞으로 나아갔다. 주유를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한 소년이었다.

 여몽은 숨이 턱에 닿도록 달려갔다. 내가 날아가도 상관은 없겠지만 아무래도 다친 뒤라 신경이 쓰였다. 더구나 내 모습은 황룡이다. 손가의 저택을 황룡이 유유히 누볐다는 말이 돈다면, 그야말로 다른 이들에게 시비거리를 던져주는 셈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자면, 강동 4성도 아니고 그저 객장에 불과한 손씨 일족에게 어쩌면 날개를 달아주는 말일 수도 있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는 법이니까.

 나는 황룡, 황룡이다. 전설에 따르자면 분명 나를 손에 넣는 자는 천하를 얻는다고 되어 있었다.

 전설대로라면 천하를 얻는 건 주유가 될 거다. 지금 상태의 주유라면 천하는 고사하고 당장 자기 있을 자리도 위태위태하다 볼 수 있는데, 정말 그 예언같은 전설이 진짜라면 내가 그녀를 도와주어야 한다.

 꼭 그것이 아니라 해도, 주유는 신수 사냥꾼들로부터 나를 구해주었다. 의원을 불러다 치료까지 해준 은인을 모른 척 해선 안된다.

 후한 말의 시기가 아무리 남의 등을 쳐 먹는 권모술수가 횡행하는 시대라 하더라도, 은원을 잊어서는 안될 일이었다. 그건 조조가 확실하게 잘했다.

 아, 조조.

 이런 상황에서, 나는 왜 조조를 생각하는 걸까? 조조로 말하자면 나는 삼국지 시대에서 가장 조조를 싫어했다. 카리스마 있고, 영민하고...강짜를 부려야 할 때와 뚝심으로 밀고 나가야 할 때, 그리고 연극을 해야 할 때를 잘 판단하는 사람이었다. 똑똑한데다 결단력 있는 리더. 그래서 현대에 와서 조조의 재발견 뭐 이런 이야기들이 많고, 또래나 어른들하고 이야기를 나눠 보면 조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렇다 해도 나는 조조가 싫었다. 그 모든 능력에도 불구하고, 조조가 적벽대전을 일으킨 주범이라는 점에서 덮어놓고 너는 상종못할 인간이라 규정짓고 있었던 것 같다.

 아마 후한 시대를 살고 있으니, 나는 곧 조조를 만나게 될 테지만...그때에도 조조를 싫어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내게 해를 입히지 말아야 할 텐데.

 조조같은 인물은 과연 나같은 ‘신수’를 환영할까, 아니면 증오할까?

 나는 그 어느 쪽이라도 두려웠다. 모든 게 불확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은 생각하지마.’

 주유가 했던 말이 내 마음을 스쳐갔다. 그녀의 말이 옳았다. 생각의 씨앗이 생각지도 않은 곳에 떨어졌지만, 그것이 발아하여 멋대로 꽃피우고 나무가 열매맺게 하는 건 온전히 나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었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두고 걱정해봐야 마음의 병만 얻을 뿐이다.

 지금으로서는 내가 지금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게 옳았다.

 “아가씨!”

 나는 여몽의 등에 꼭 매달려 있었다. 바람들이 여몽의 옷깃을 스치고 내 몸을 날려보낼 듯이 불어닥쳤다. 바람을 쌩쌩 가르며 소리의 진원지로 도착하자마자, 여몽은 크게 주유를 불렀다. 가만히나 있지 왜 나서는지 모르겠다. 그 바람에 나도 깜짝 놀랐다. 덕분에 여몽의 등에서 미끄러졌는데,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날아올라 여몽의 뒤꼭지에 붙어 있었다.

 사람들은 다행히 여몽이 부르는 소리 따위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그들은 문 앞에 몰려 있었는데, 소리의 주범이었던 중년 여인을 둘러싸고 있었다. 중년 여인은 겉보기에도 힘이 좋아 보이는 심복 셋을 데리고 있었다. 그들은 중년 여인의 지시만 떨어진다면 곧 무력을 행사할 기세였다.

 그들에게서 주유를 보호하듯, 손책이 앞으로 나가 있었고 주유는 손책의 등 뒤에 있었다. 나는 재빨리 날아서, 주유의 등 뒤에 달라붙었다.

 “혼인도 안한 처자가 버젓이 남의 집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니! 뭇 사람들이 보면 뭐라 하겠느냐? 부끄러운 줄은 아느냐?”

 “저는 더는 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돌아가십시오.”

 중년 여인은 금방이라도 주유의 얼굴을 쥐어뜯을 것처럼 손가락질을 해댔다. 주유는 손책의 등 너머에서, 지그시 돌아서 있었는데 대답은 매우 단호했다.

 그것이 중년 여인의 노기를 돋웠던 모양이었다. 그녀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허, 에미에게 할 소리더냐? 이런 중차대한 사안을 네 멋대로 결정해놓고선, 조상님들이 노하실 게다. 주씨 가문에 어쩌자고 너같은 망종이 태어났을꼬....자식 새끼 키워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지만, 천하에 이런 배은망덕이 또 있을 수가 있느냐?”

 “그만 두시지요. 부인.”

 손책이라는 방벽이 없다면 진즉에 중년 여인에게 주유가 사로잡혀, 머리칼이 쥐어뜯기지 않았을까.

 주유같은 여자에게 저런 어미가 있다는 게, 주유에게는 수치일 것 같은데 중년 여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주유가 저리 행동하는 게 자기에게 크나큰 수치와 모욕을 주었다는 듯이 굴었다.

 하긴 미친 자는 자기가 미친 걸 모른다더니...그 예시가 딱 여기 있었다.

 “이미 손가와 주가가 협의하여 혼인 날짜를 받아두지 않았습니까? 그리하여 식을 좀더 순조롭게 치르기 위해 주유가 손부孫府에 거류하는 것입니다.”

 “육례六禮에 어디 그런 예가 있던가요? 혼인이란 고래로 인륜지대사로서, 신랑 신부의 집안이 서로 잘 협의하여 서로에게 좋은 짝을 맺어주는 겁니다. 세상에 혼인도 않은 처자가 어디 신랑될 사람의 집에 거류한답니까?”

 손책이 무어라 말하기 전에, 중년 여인은 크게 숨을 들이쉬곤 다시금 말을 퍼부었다.

 “나는 이 혼인에 동의한 적이 없습니다! 세상 천지에 부모가 동의하지 않은 혼인을 결행하는 집안이 어디 있나요?

  더군다나, 신랑이 동년배도 아니고 우리 주유보다 훨씬 나이 많지 않던가요? 손견님의 연치가 올해 몇이던가요? 손녀뻘이 되는 여인을 정처로 삼겠다? 하늘이 웃고 땅이 웃을 일이네요. 내 딸을 그리도 강동의 웃음거리로 만들고 싶으세요?”

 중년 여인의 말만 들으면 손견이 주유를 납치해다 손가에 처박아둔 것 같았다. 그러나 무언가 좀 이상했다. 손책은 주유를 보호하려는 듯이 굴었고, 주유 또한 혼인을 원치 않는다고는 말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씨 가문에 친밀함을 느끼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더구나 주유는 '자기를 팔아먹으려 한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자세한 이야기는 물론 그들만이 알고 있는 것이겠지만, 나로서는 이래저래 미심쩍은 구석이 있었다. 이 시대가 암만 혼인 당사자의 동의 없이 집안끼리 혼사를 맺는다지만 말이다.

 "부인, 오해가 있으십니다. 손가와 주가는 서로 협의하였습니다. 그건 부인께서도 동의하셨던 일입니다. 혼인의 보증인으로 교공께서 직접 나서기도 하셨습니다. 부인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손책이 차분히 그녀를 달래보려 했지만, 중년 여인은 막무가내였다.

 "흥, 교현...그 늙어빠진 인간을 보증인으로 내세운들 무엇이 이득이 있다고....그런 늙은이의 말 따위 누가 귀담아 듣겠어요?"

 "부인,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아랫것들이 듣습니다."

 중년 여인은 손책을 무시했다. 손책 등 너머에 있는 주유에게 들으란 듯이 고래고래 소리를 쳤다.

 "그래, 너는 살만하다 이거냐? 그간 키워준 은혜 따위는 모르고, 손가에 떡 하니 눌러앉아 정실 부인자리를 꿰차겠다 이거지? 도리도 모르는 이 무지한 것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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