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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웰컴 투 뉴 월드!!!!
작가 : 안경잡이
작품등록일 : 2017.11.1

뷰티스트리머로 성공하려는 영화와 성공에 눈이 먼 친누나때문에
동성애자들의 세계인 뉴월드에 빠지게 되는 남동생(소망이)의 이야기입니다.



 
3.
작성일 : 17-11-09 22:10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3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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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또 뭐하지?”

 

 침대에 누운 영화의 몸은 5성급 호텔 침대에 누운 것처럼 편안했다. 하지만 편안한 건 몸 밖에 없었다. 언제까지 백조라는 멍에를 달고 살 수 없었던 영화에게 필요한 건 안락한 휴식이 아닌, 내일을 향한 희망이었다. 그래서 돌덩이처럼 무거워진 몸을 겨우 돌려가며 주머니에 들어있는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유튜브 검색란에 뷰티풀화를 입력했다. 그러자 영화의 모습이 담겨있는 동영상이 보였다. 동영상은 몇 페이지를 넘겨도 계속 나올 정도로 많았다.하지만 조회수는 동영상수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왜 안 보는 거지? 나름 재미있는데.”

 

 자신의 영상이 시청자한테서 외면 받는 이유를 알아야했던 영화는 재생버튼을 눌렀다. 다른 스트리머들의 동영상과달리 영화의 동영상은 재생시간도 적당했고, 간간히 터지는 개그와 연애에 대한 꿀팁은 동영상의 완성도를 더욱 높여주었다. 몇 번을 봐도 동영상에서 문제점을 찾지 못한 영화는 콘텐츠가 아닌 선정성과 인지도에만 의존하는 현 방송세태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나도 금수저였으면 부모님 빽으로 쉽게 돈 벌 수 있었을 텐데.....”

 

 개인방송의 문제점에서 시작한 영화의 불만은 경제, 문화, 스포츠를 넘어 가진 자만 성공하는 비정상적인 사회구조에 이르렀다. 부모님 빽으로 쉽게 성공하는 아이들을 떠올리며 가슴이 답답해진 영화는 또다시 침대 시트에 얼굴을묻었다.

 

 “영화네 아버지 뭐하셔?”

 “글쎄? 잘은 모르는데 배우나 모델 아닐까?”

 

 지금으로부터 34개월 전, 과 친구들이 한창 취업과 씨름하고 있을 때에도 영화는 베짱이마냥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화의 모습이 의아해보일 수도 있었지만, 이 모습 가지고 잔소리하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다. 키 175cm, 몸무게 57kg, 육감적인 몸매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던 영화는 친구들이 암묵적으로 인정한 퀸카였다. 그래서 영화에겐 동기들뿐만이 아니라 선배들까지 조심하며 영화 뒤에 있는 무언가를 경계했다.

 

 ‘난 이미 틀렸으니까 너희들이나 잘해봐. 성공하면 꼭 연락하고.’

 

 주위 사람들은 영화에게 어마어마한 빽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영화는 애초부터 입사를포기하고 있던 것뿐이었다.

 

 평균학점 1.4 / 어학연수, 사회봉사, 사회생활 경험 없음 / 자격증(?) 당연히 없음 / 사회성 없는 것 같음 / 원하는 직종 없음.

 

 다른 친구들은 취업을 꿈꿀 수 있는 조건을 최소 한 개씩이라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미드에 나오는 할리우드스타들 마냥 캠퍼스생활을 마음껏 만끽했던 영화에게 남겨진 건 텅 빈 이력서밖에 없었다.

 

 ‘부모님 돈으로 잘 놀았다!’

 

 애초부터 대학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영화는 텅 빈 이력서에도 실망하지 않았다. 영화는 어릴 적부터 꿈이 없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뜻에 따라 장래희망란에 선생님이나 과학자, 연예인 같은 형식적인 것들을 적을 법도 했지만, 영화는 단 한 번도 타인의 뜻에 의해 장래희망란을 채우지 않은 뚝심 있는 소녀였다. 그래서였을까? 다른 친구들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대학입학에 대해서도 회의적을 모습을 보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영화가 가지고 있던 유일한 목표는 세계일주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세계여행하면서 운명 같은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싶었던 영화는 다른 친구들이 공부할 때, 혼자 편의점에서 알바하며 여행자금을 모았었다.

 

 “영화야. 잘 생각해봐. 대학에 가면 여행보다 로맨틱한 상황들이 훨씬 많이 만들어질 수 있어. 우리가 길거리에서 진짜 잘 생긴 외국인을 본다고 대쉬하는 건 아니잖아. 감탄만 하고 끝나잖아. 그게 서양이라고 다를까?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동양인을 보면서 서양사람들이 먼저 대쉬할까? 아니면 감탄만 하고 끝낼까? 차라리 여행에 쏟을 돈이랑 시간으로 대학에 가면 훨씬 로맨틱하게 지낼 수 있어. 지하철에서, 학교에서, 아니면 공연장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어디에서든 로맨스를 펼칠 수 있잖아.”

 

 장기 프로젝트를 마치고 4달 만에 집으로 돌아온 아빠는 고3인데도 방에 누워 웹툰만 보고 있는 영화에게 대학생활이 주는 로맨스에 대해 설명해줬다. 엄마의 말에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지만, 아빠의 말을 듣던 영화는 동의한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는 영화가 믿고 의지하는 유일한 어른이었다. 아빠가 하는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영화는 그날부로 알바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쌓아놓은 돈과 체력을 바탕으로 공부에 매진했다. 체격뿐만이 아니라 체력 또한 남달랐던 영화는 다른 친구들의 1주일치 공부를 2~3일 만에 소화하며 따라붙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에 입학하게 된 것이었다.

 

 “로맨스는 언제 오는 거냐????????”

 

 대학에 입학했지만 여전히 영화의 꿈은 여전히 영화에나 나올 법한 로맨스였다. 그래서 입학하고 나서 졸업하기 전까지 영화는 끈질기게 사랑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학교에서, 아니 대한민국에서 영화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대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야무지게 놀았지만 운명같은 사랑은커녕 변변찮은 연애도 몇 번 해보지 못한 영화는 졸업할 때쯤에서야 4년 전 이맘때가 후회됐다.

 

 “앞으로는 잘 되겠지, 뭐.”

 

 아빠를 원망할 수도 있었지만, 숱한 어른들의 설득과 협박에도 장래희망란을 19년째 비워놨던 영화였다. 자신이 내린 선택을 타인의 탓으로 돌리며 징징대는 걸 싫어했던 영화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10원어치라도 좋아질 내일을 꿈꾸며 거실로 나갔다. 베란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 영화는 절로 미소지었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눈 뜨지 않아도 이 시간에 집에 올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었던 영화는 당당하게 소리쳤다.

 

 “누나 자야 되니까 조용히 다녀!”

 “어...”

 

 지금은 오후 7시였다. 게다가 영화가 누워있는 장소는 혼자 사용하는 방이 아닌 공용으로 사용하는 거실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소망이한테 조용히 걸으라고 주문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소망이는 별다른 대꾸도 하지 않았다. 발뒷꿈치까지 올려가며 살금살금 걷던 소망이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숨소리마저 죽였다.

 

 “야! 그림자. 어쩔 거야, 그림자. 자꾸 내 앞에서 얼쩡거리잖아!”

 

 명상하면서 술 먹는 생각까지 한 걸까? 영화는 술에 취한 듯 소파에 머리를 박고 꼬장부리기 시작했다. 이때 소망이는 눈치챘어야했다. 오늘 영화는 단순하게 누군가를 붙잡고 짜증내고 싶어한다는 걸. 하지만 그걸 알기엔 소망이는 너무 모범적이고, 순수하고, 착한 학생이었다. 영화가 왜 저러는지 알진 못하지만 일단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한 소망이는 그림자를 숨기기 위해 바닥에 딱 붙은 채 엉금엉금 방으로 기어갔다.

 

 ‘어떻게 가는데 소리도 안 나는 거지?’

 

 그림자가 보인다며 지랄했었지만, 소망이와 좀 더 놀고 싶었던 영화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벌레마냥 바닥에 바짝 들어 기어가는 소망이의 모습이 보였다. 아니, 기어가는 소망이의 주머니에서 삐져나온 세종대왕님 몇 분이 보였다. 지폐를 보며 잠이 깨버린 영화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이전과 달리 굉장히 부드러운 목소리로 소망이를 불렀다.

 

 “동생, 얼굴 좀 보자.”

 

 소망이를 부르던 영화는 부처님보다 인자한 표정을 지었다. 영화의 말이 사탕발림이라는 건 소망이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가 없는 지금, 소망이를 보호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스스로 영화와 대적해야했지만 그러기엔 13살 터울이라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했다.

 

 “안 돼. 나 학원 가야 돼.......”

 “알아. 누나가 설마 동생 학원 가는 걸 막겠니? 니가 성공해야 그나마 나한테 돌아오는 게 있는데?”

 

 영화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가며 방으로 들어가려던 소망이를 붙잡았다. 터무니도 없는 소리였지만 마땅히 방으로 들어갈 이유도 없었던 소망이는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소망이의 모습은 일반적인 동생이 아니라 잘 훈련된 반려견을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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