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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집사와 남편 사이
작가 : 루야
작품등록일 : 2017.11.7

메이블 공작, 비올레타 메이블에게 7살 이전의 기억은 없다.

그녀의 나이 7살, 죽을 뻔한 비올레타의 앞에서 부모는 걱정 하나 하지 않았다는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죽을뻔한 너를 살린 사람은 황제 폐하이니 그 분께 평생을 바쳐라.'

자신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소녀는 그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노예처럼 부려지는 것에 불만을 가졌고 스물이 넘은 후로는 반항심이 생겼다. 하지만 무려 7살 때부터 지속된 세뇌는 그녀를 당당해질 수 없게 만들었다.

26살, 19년 동안의 속박을 마침내 예정된 죽음으로서 벗어나게 된 그녀. 행복한 삶은 고사하고 그저 죽음으로 도망칠 생각 뿐이었는데...

'저는 주인님의 충직한 종복이니까요.'

그대는 왜 내게 다가오는가.
마음을 열어 내 뒤를 맡기고 했건만 그대는 왜 존재하지 않을 나의 미래를 이야기하는가.


[ 시한부여주, 공작여주, 무심여주, 흑막남주, 여주호구남주, 남주후보 아마도 셋, 조금의 힐링물(잔잔X), 피폐물ㄴㄴ 초반부에 살짝 스릴러, 새드엔딩 아니에요 :D ]

-표지는 shutterstock!
-조아라와 동시 연재중..!

 
3화. 이상한 집사님
작성일 : 17-11-09 17:44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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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백금발의 남자가 셔츠와 바지, 베스트를 제대로 갖추어 입고 목에 타이를 제대로 매며 다가온 것은 바로 그 시점이었다. 꿇어앉은 시종인 들과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비올레타를 번갈아 본 남자가 아- 작게 탄식했다.

 

  ‘늦었나, 그래도 시간을 맞춘다고는 했는데 아무래도 네게 정신이 팔렸었나 봐.’

 

 비올레타는 누가 봐도 절대 집사처럼 보이지 않는 백금발, 그리고 딥블루 색 눈동자의 남자를 똑바로 응시했다. 타이를 둘러매며 당당히 걸어오는 꼴이 절대 양심이 넘치는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노엘 미에타, 비올레타는 입 속으로 그 이름을 곱씹었다. 새로운 집사라고 했나.

 

 전혀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다는 걸음걸이로 비올레타의 앞까지 다다른 노엘이 오른손을 왼 가슴에 붙이며 우아하게 인사했다.

 

  “집사 노엘 미에타입니다, 주인님.”

  “……어째서 늦은 것인지에 대한 해명은 없나?”

 

 비올레타의 입 꼬리가 삐뚜름하게 치켜 올라갔다. 노엘은 희미하게 미소를 띠고 뻔뻔하게 말했다.

 

  “급한 일이 있어 빠르게 다녀오려 했는데 제가 미숙해 시간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사죄드립니다.”

  “급한 일이라……. 좋다, 다음부터는 실수하지 않으리라 믿겠다.”

 

 검은 바지에 감싸인 얇은 다리가 노엘을 무시하며 옆으로 지나쳐 갔다. 그는 혤라와 기사들이 스쳐 지나가는 동안에도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비올레타와 친근한 관계로 시작하기는 그른 듯 했다. 그 대신 그물에 걸려든 것은 그녀의 개인시녀 혤라였다.

 

 시종인들 역시 카시멜라의 인솔 아래에 별장 안으로 들어가는 사이, 노엘은 멍하니 마른세수를 했다. 손아래에 가려져 있던 얼굴이 햇빛에 드러났을 때, 그는 입가가 귀에 닿도록 웃고 있었다.

 

  “안 놓쳐, 빼앗기지 않겠어.”

 

 신이 정성스레 빚은 듯이 잘난 얼굴이 집착으로 물들었다. 노엘은 한참동안 떠나가라 킬킬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시종인 들이 무슨 일인가 해 창밖을 내다볼 때, 그는 온화하고 정성스런 집사로 돌아와 있었다.

 

 이런 광기어린 모습을 비올레타의 귀에 들어가게 할 수야 없잖나, 뜻하지 않은 지각으로 뭉텅 깎아먹은 이미지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노엘이 다정다감한 미소를 짓는 연습을 했다. 그 모습에 창밖을 훔쳐보던 시녀 하나가 얼굴을 붉혔다.

 

 

 * * *

 

 

 비올레타는 노엘에게 네가 단검을 보낸 미에타 백작의 아들이냐며 물을까 고민도 했지만 다음날에 물어보기로 생각을 바꾸었다. 명색이 별장에 온 첫째 날이니 좀 아무 생각도 없이 쉬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바람은 다음날 아침이 되자마자 깨졌다. 아주 처참하게도.

 

 해가 뜨고 비올레타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자마자 혤라와 이름 모를 시녀 하나가 들어와 그녀의 목욕시중을 들었다. 마지막으로 늦잠을 자본 것이 언제 적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지만 오늘 만큼은 늦게 일어나겠다고 벼르던 비올레타는 축 늘어져 목욕을 마쳤다.

 

 시녀들이 아무 말 없이 사라지자 다시 침대 속으로 파고들려던 그녀는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일어나 앉았다. 네크라인이 지나치게 넓어 한쪽으로 흘려 내려가려는 잠옷을 잡아 올리며 비올레타가 들어오라 말했다.

 

  “아침 식사, 하시겠습니까?”

 

 어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미묘하고 환한 미소를 지은 노엘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응시하다 시선을 내려 손에 들린 쟁반을 바라보았다. 김이 모락모락 이는 수프와 은수저 하나가 단촐하게 놓여 있었다.

 

  “……보통 아침은 거른다.”

  “드셔야 합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을 오신 분께서 식사를 거르다니요.”

 

 자연스레 침대로 다가와 비올레타의 옆자리에 앉으며, 노엘이 말했다. 그의 딥 블루 색 눈동자가 기분 좋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참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은수저를 집어 들며 생각했다.

 

 감자와 버섯, 향신료와 버터를 섞은 듯한 담백하고 맛있는 수프를 한 수저 떠먹은 비올레타가 입술을 몇 번 부딪혔다.

 

  “……맛있구나, 주방장이 만든 음식이냐?”

  “아닙니다, 제가 직접 요리했습니다.”

 

 비올레타가 놀란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제법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예.”

 

 한 가지만 확인하다, 비올레타는 속으로 읊조렸다.

 

  “미에타 백작의 셋째 아들이라 했던가.”

  “그렇습니다.”

  “미에타 백이 내게 보낸 선물, 혹시 그게 그대의 짓이냐?”

 

 너무 돌직구라 그가 범인이라면 다분히 당황할 만 했다. 태연하게 수프를 떠먹으며 그녀는 눈을 수프에 고정했다. 때문에 길고 숱 많은 검은 속눈썹이 내리 깔아져 느리게 떨렸다. 그것에 눈이 팔렸던 노엘은 반 박자 늦게 대답했다.

 

  “무얼…… 말씀하시는 겁니까?”

  “미에타 백의 아들 중 나를 존경, 하아, 그래. 존경한다는 영식이 그대냔 말이다.”

  “아, 알겠습니다. 제 형님을 말씀하시는 것 아닌가요?”

 

 비올레타는 범인으로 치기에는 너무 자연스러운 노엘의 얼굴을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그는 심지어 왜 그리 쳐다보냐는 듯 의아하게 눈을 깜빡이기까지 했다. 이 자는 아닌가, 비올레타의 입가에서 피-하고 김이 세어 나왔다.

 

 이제는 볼 일도 없다는 듯, 그녀는 시선을 돌리고 노엘을 외면했다. 그래도 그는 조용히 수프를 먹는 그녀의 곁에 끝까지 앉아 있었다. 그리고 비올레타가 식사를 마치자 그녀가 남긴 수프를 다시 가지고 나가는 수고를 ‘직접’했다.

 

 해가 점점 높은 곳으로 떠오르는 것을 본 그녀는 이제 슬슬 침실에서 나갈 시간임을 인지하고 흰 셔츠와 편한 짙은 감색 바지를 꺼내 입었다. 흘낏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은 아직 피곤함이 가시지 않아 처량해 보였다.

 

  “바보 같기는.”

 

 노엘의 대답은 완벽했다.

 

 자연스러움 그 자체였던 그를 겨우 시간에 맞추지 못한 것과 이상한 우연에 맞춰 의심하다니, 비올레타 메이블의 직감도 꽤나 많이 떨어졌구나, 하고 생각했다. 노엘 미에타, 그는 수상한 사람일지언정 그녀를 가지고 놀려 한 범죄자로는 보이지 않았다.

 

 비올레타는 마음속으로 그를 조금 수상하지만 그래도 범죄자 이상으로 보이는 집사라고 지정했다. 물론 노엘이 수상함을 완전 벗지는 못했기에 비올레타는 곧 정보길드에 의뢰를 할 생각이었다.

 

 살짝 비틀대는 걸음으로 별장의 2층까지 내려와 집무실의 위치를 찾은 비올레타가 방문을 열고 그곳으로 들어섰다. 역시나, 예상한 대로 많은 양의 편지가 쌓여 있었다. 이틀 동안 계속 누적되어 왔으니 양은 평소의 두 배였다.

 

 편지들을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분리해내며 비올레타가 안도했다.

 

  ‘그래도 수도에 있을 때보다는 양이 적구나.’

 

 대충 서너 시간이면 끝날 양. 수도의 메이블 공작가에 있을 때는 한 번 책상에 앉으면 최소한 다섯 여섯 시간을 시달려야 했다. 거기다 황제는 공직에 있지도 않은 그녀를 황궁으로 불러 자문을 구한답시고 일을 맡기곤 했다.

 

 루이안은 어릴 적 불평하는 비올레타에게 말하곤 했다. 생명을 구한 대가로 그 정도는 봉사할 수 있지 않냐며, 항상 그녀를 다그쳤다. 그 덕분에 비올레타는 황제와 어머니를 대놓고 거스르는 일 따위는 생각할 수도 없게 되었다.

 

 그나마 마음속으로 대거리를 하는 것도 스물을 간신히 넘기고서야 가능하게 된 일이었다. 비올레타는 자조하며 황제의 대답으로 보이는 편지를 집어 들었다.

 

  ‘나도 참 한심하네.’

 

 황제는 대놓고 실망과 짜증이 묻어나는 투로 편지를 휘갈겨 놓았다. 열 살 전후의 어렸던 그녀라면 황제를 화나게 하는 게 두려워 병을 신경 쓰지도 않고 다시 그의 개로 돌아갔을 일이다.

 

 그래도 조금은 발전했다고 말할 수 있는 지금의 비올레타는 편지를 대충 훑어보고 한 쪽으로 밀어버렸다. 황제의 불평불만보다는 그가 맘대로 미뤄버린 일들을 처리하는 게 더 중요했으니까.

 

 제국 각지에서 올라온 일들은 황제 혼자 처리하기에는 버거웠다. 그는 그리 중요하지 않고 자질구레한 일감을 비올레타에게 미루면서도 그녀에게 재상의 자리를 절대 내어주지 않았다. 그야말로 노동착취, 핑계는 생명의 은인이라는 것.

 

  “베르안이 잘 있어야 할 터인데…….”

 

 익숙하게 황제의 사인을 흉내 내며 비올레타는 창 밖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았다.

 

 세 달, 그 안에는 조금이라도 쉬고 싶었다. 3, 4시간 만 편지들에 붙잡혀 있으면 남은 시간은 그녀의 자유였다. 비올레타의 입가에 연한 미소가 어른거리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바로 모습을 감추었다.

 

  “……뭐냐.”

 

 이번에는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 노엘의 손에 작은 찻잔 하나가 들려 있었다. 그는 의자 하나를 집무실 책상 옆으로 끌고 와 앉으며 그녀의 앞에 찻잔을 내려놓았다.

 

  “메리골드 차입니다. 눈이 피곤하실까 준비해 왔습니다.”

  “쓸데없이 열심이구나.”

 

 비올레타는 농담처럼 노엘을 타박하며 오른손으로 찻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눈은 여전히 편지에 동봉된 서류를 향하고 있었다. 루이안이 귀찮다는 듯 대충 끓여 대접하는 맛이 뭐 같은 홍차와는 달랐다.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게 적당히 우려낸 맛, 비올레타는 의아해하는 시선으로 그를 돌아보았다. 보통 이런 것은 시녀에게 맡기지 않나? 집사가 참 다재다능했다.

 

  “무슨 교육을 받았기에 이런 것을 자꾸만 만들어 오는 건지.”

 

 습관처럼 내뱉은 혼잣말을 듣고 노엘이 화려하게 웃었다.

 

  “주인님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이 제 일이니까요.”

  “……그럼, 이만 나가봐.”

 

 그는 의자를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며 순순히 물러갔다. 문이 닫히기 전, 창피함을 누른 비올레타가 작게 말했다.

 

  “아침의 무례는 사과하지. 그리고…… 고맙군.”

 

 쿡쿡 소리 죽여 웃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집무실은 다시 정적에 휩싸였다. 그녀는 차를 홀짝이며 황제의 싸인을 서류 하나 하나에 새겨 넣었다. 노엘의 배려 덕분에 일은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2시간 30분. 이렇게 짧은 시간에 황제가 떠넘긴 것들을 모두 처리하다니, 참 신기할 일이었다. 시간이 남자 노엘에 대해 고민하던 비올레타는 시녀 하나를 불러 시녀장 카시멜라를 호출했다. 노엘 미에타라는 집사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을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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