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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피해망상 로맨스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3

재벌 2세, 혹은 걸어다니기만 해도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남자 주인공은 없습니다.
설정상으로만 평범한 여자 주인공도 없습니다.
그냥 대학생이 학교다니는 이야기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복학생이 복학해서 대학생활 꼬이는 잡담같은 이야기입니다.

 
산으로 가도 뱃사공은 빠지면 안된다 6
작성일 : 17-11-09 11:55     조회 : 289     추천 : 2     분량 : 4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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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짜증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죄송했어요~.”

  “저도 죄송합니다!”

  기운도 좋으시지. 이것이 젊음인가?

  젊음이란 것은 때론 뻔뻔하다. 자신의 철없음과 남을 무시하는 짓거리를 젊음의 미숙함, 혹은 성장통 비슷한 것으로 포장할 수 있으니까 말이지.

  예를 들자면, ‘그 땐 다 그렇지.’ 혹은, ‘어리니까 그럴 수도 있지.’ 이런 고정 대사 같은 것들이 있다.

  그 미숙함에서 나오는 뻔뻔함이 싫다. 상대를 배려하는 법, 사회에서 자신이 살아가는 법 따위를 전혀 모르는 그 멍청함이 싫다.

  어제 결석을 해놓고, 어제의 과제수행에 전혀 참가하지 않은 주제에 저렇게 생글거리는 저 15, 16학번 어린 것들을 보니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아! 자료는 조사했어요!”

  “제 것도 있습니다!”

  마치 짜기라도 한 듯이 함께 내민 그 자료를 보니 짜증이 더욱 치솟는다.

  적당히 자신들이 조사하기로 한 것들을, X글이나 네이X에 검색해서, 대충 기사 몇 개 프린터 해온 것들이다.

  물론 전부 인터넷 기사는 아니었다.

  출처가 정말로 당당하게도 위키피디X나, 나X위키로 적혀져 있는 것도 있었으니까.

  “........”

  그래,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15학번 원민우 학우? 자네가 조사하기로 한 부분은 분명 일본과 러시아의 분쟁지역인 쿠릴열도였지?

  그런데 왜 ‘일본 어민의 삶’이라는 칼럼을 인쇄해 온 거지? 쿠릴열도는 딱 한줄 언급되어있는데?

  그냥 대충 긁어온 걸 알아달라는 일종의 시위이신가?

  피곤한 머리와 불쾌한 기분으로 인해 지금 당장이라도 이걸 던져버리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순 없지.

  “아.......네. 아프신 와중에도 수고 하셨어요.”

  최대한 상냥한 목소리로 그 수고를 치하해 본다.

  “아하하....... 아닙니다. 아파도 컴퓨터는 볼 수 있습니다!”

  뭘 그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 거냐. 그 말은, 네놈은 책 한 권 안 찾아보고 인터넷만 딸각 거렸다는 소리거든?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그 말은 속으로 삼킨다.

  “아....... 네. 감사합니다. 바로 시작하도록 하겠습.......”

  그때 내 신경을 긁는 또 하나의 어린 것의 목소리.

  “그런데, 팔은 어쩌다 그러신거예요?”

  네가 알 거 없는데.

  “아, 실수로 넘어졌어요.”

  “우와....... 괜찮으세요?”

  “네 괜찮........”

  “과제 하실 수 있으세요?”

  요즘 내 이성의 끈이 자주 끊어지는데. 뭐, 아직 한 개 뿐이니 참을 순 있지만.

  “야........”

  그래도 한 살 더 처먹었다고 눈치는 있네. 네 남자친구는 좋은 사람이야 16학번 어린 것아. 네 생각 없는 말투에 딴지를 걸어주잖아?

  “아! 저는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걱정 되어서요!”

  “....... 괜찮습니다.”

  참자, 참는 거다. 그냥 어린 것들이라 이러는 것 뿐이다. 여기서 화를 냈다간 내가 했던, 원만한 관계를 위한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될거다.

  참자. 참자. 조금만 참으면 두 번 다시 볼일 없을 거다.

  “........”

  옆에서 나를 보는 저 정수기녀의 시선을 피하고 싶다.

  나도 내가 한심한 걸아니까 그렇게 보지 마라.

  물론, 이대로 이 자료를 그대로 쓸 순 없으므로 나도 행동하긴 할 테니까.

  우선, 이 놈들이 일하도록 잘 구슬러보자.

 

  우선 상대에게 무언가를 원한다면, 그것을 요구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

  하지만 내 경우,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적당히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혹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을 당신이 할 수 있다, 혹은 해야 한다.’라는 것을 어필하는 것. 물론, 직접적인 발언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어쩌다보니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렇게 되었다.’ 같은 상황이 되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대놓고 말하는 것.

  구체적으로 ‘무엇무엇이 필요하니 해라.’라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권위주의적으로 찍어누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합리적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사실, 어찌되었건 직설적인 요구는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으니 내가 그다지 좋아하는 방법은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정도 자료면 분량은 나오겠죠??”

  “아.......네. 그래도 일단 조금 정리를 해보고 이야기를 해봐야 알 것 같네요.”

  미안한데 안 나와 16학번 어린 것아. 네가 건네준 건 그저 A4용지에 잉크를 칠한 물건이거든. 그리고 네가 이 글을 컴퓨터 문서로 저장해서 보낸 것은 그저 쓸데없이 용량만 차지할 물건이고.

  “혹시 더 필요한 게 있으신가요? ‘혹시라도’ 있다면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그나마 이 15학번은 1살 더 먹었다고 개념이 있어 보이지만........

  “네, 그건 일단 지금 살펴보고 또 이야기를 해보죠.”

  “어? 나중에 또 모이나요?”

  “........”

  스트레스가 쌓인다. 이 16학번 은별학우의 무개념도 스트레스를 주지만, 그것 보다 나를 더욱 미치게 하는 것은 이 녀석들에게 화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참아야 하는 거다.

  대놓고 무시하는 건가? 조별과제가 우습게 보여? 나는 좋아서 너희랑 모여서 평생가도 나랑 상관없을 국제분쟁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는 줄 알아?

  이제 어찌할까. 안 그래도 피곤한데 머리가 더 아파온다. 다친 왼팔이 지끈 거리는 것 같다.

  이 빡대가........ 아니, 아직 미숙한 15, 16학번들에게 돌려서 말해도 제대로 알아들을 거라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고 직접적으로 말하면, 나중에 따로 모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내비치는 이 후배들이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적절히 섞어볼까?

  “우선........ 저는 보고서를 이런 식으로 쓰고 있는데요.”

  그렇게, 차근차근 설명을 해준다. 각 파트의 구성이나 이런 것들 말야.

  “그리고 보내 주신 자료 중에........ 우선 쿠릴 열도 파트에서 이 부분은........”

  도저히 써먹을 자료는 아니지만 일단 최대한 꾸며낸다. ‘이 자료는 이 부분에 이런 식으로 쓰일 거다.’ 같은 식으로 말이지.

  “아.......네!!”

  “좋은 것 같아요!”

  “........”

  옆의 정수기녀는 어찌되었건, 일단 두 어린 것은 어느 정도 수긍한 것 같군. 좋아. 하하. 쉽구만 쉬워. 이 녀석들은 이런 식으로 과제를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서 본론이다.

  “이 정도로도 교수님이 말씀하신 건 대충 충족한 것 같지만........”

  “잠깐?”

  너야 말로 잠깐. 조지은씨? 여기선 내게 잠깐 맡겨주었으면 하는데.

  “왜?”

  “발단은 그렇다쳐도, 그 분쟁의 전개 과정에서.........”

  이런, 여기서 그렇게 대놓고 나오면 안 되잖아.

  그렇다면 나는, 적당히 맞장구 쳐주며 말을 잘라먹어 주마.

  “역시 그렇지?”

  “뭐?”

  “조금은 자세한 연표 같은 게 나오는 것이 좋겠지?”

  “........”

  “그게 좋을까요?”

  “그럼 날짜 같은 걸 정리해 볼까요?”

  오오, 15학번 원민우. 좋아. 미안하다. 그냥 멍청이인 줄 알았어. 너도 제법 상황판단은 빠르구나?

  “그럼....... 조지....... 지은이가 말한 대로 각 분쟁의 전개 과정을 좀더 자세히 써볼까요? 물론 발표는 시간제한이 있으니까 어느 정도는 생략해야겠지만, 발표할 때는 그냥 PPT에 적어놓아 이해를 돕는 정도로만 하고,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에 적어서 제출하면 되니까요.”

  “........지은이?”

  그렇게 소름 돋는 다는 듯이 말하며 날 보지 말아주라 이 정수기야. 나도 소름 돋아. 하지만 어쩌겠어. 네가 먼저 이 녀석들 앞에서 반말로 말했고, 나도 그걸 반말로 받았으니 이제 와서 너를 ‘조지은씨’라고 부르면 어색하잖아.

  그게 아니면 정수기라고 불러주랴?

  “오오....... 그러면 좋겠네요!”

  “........그럼 이걸 더 조사를 해야 하는 거겠죠?”

  “아, 네! 정말 죄송하지만....... 조금만 더 부탁드릴 수 있을 까요? 미리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사실 그건 내 역할은 아니지만 말야.

  어린 것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알랑거리는 것이 정말로 짜증나고 이 녀석들이 나를 오히려 깔보지 않을까 무섭지만, 일단은 과제다.

  과장된 맞장구든 못내 귀찮아하는 듯한 태도든 일단은 무시한다. 어찌되었건 내 논리나 이 회의에 이상한 점은 없다.

  이 상황에서 너희가 자료를 ‘조금 더’ 조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리고 여기서, 솔선수범하는 선배를 보여주마.

  “우선........ 저도 연표조사를 좀 해야겠네요. 사실 그 부분은 저도 조금 간략하게만 조사를 해놓아서요. 지은이가 지적해준 대로, 그 전개과정 보충이 필요할 것 같아요.”

  좋아. 꼬박꼬박 친근하게 불러대는 것은 조금 그렇지만, 어쨌든 정수기가 끼어든 것도 자연스럽게 넘기는 동시에 이 녀석들에게 할 일을 제시하는 데에 성공했다.

  사실 이건 거짓말이다. 분쟁의 상세한 전개과정 따위, 이미 전부 정리해놓았다. 다만, 어차피 자료를 받아서 정리하는 것은 나고, 너희들은 지금 내가 프린트해 놓은 것을 제대로 보지 않았으니 알 길이 없겠지.

 

  그러나, 이것들이 내 독선, 혹은 오만이었다는 것을 조금 일찍 깨달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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