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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피해망상 로맨스
작가 : null
작품등록일 : 2017.11.3

재벌 2세, 혹은 걸어다니기만 해도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남자 주인공은 없습니다.
설정상으로만 평범한 여자 주인공도 없습니다.
그냥 대학생이 학교다니는 이야기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복학생이 복학해서 대학생활 꼬이는 잡담같은 이야기입니다.

 
산으로 가도 뱃사공은 빠지면 안된다 5
작성일 : 17-11-09 11:51     조회 : 282     추천 : 2     분량 : 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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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순간, 겨우 난간을 잡고 0.1초 정도 안심했으나 손가락을 겨우 걸친 정도로 185cm에 81kg에 육박하는 내 육체를 지탱하긴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래도 그나마 그 덕분에 조금쯤은 낙하속도가 감속되었으니 다행으로 생각해야할까.

  아니면, 남은 왼 손으로 체중을 전부 받아냈으니 불행이라고 생각해야할까.

  “끄으으으........”

  계단 아래, 내 집 문 앞에서 왼손을 잡고 뒹굴고 있다. 미칠 듯이 아프다. 다행히도 머리나 다른 부위에 통증은 느껴지지 않지만 그딴 건 생각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왼쪽 손목에서부터 전류가 퍼져나가는 듯이, 너무나 아프다.

  스으응.......

  응? 왜 중앙현관 자동문이 열리지?

  아, 제기랄.

  “........”

  슬쩍 고개를 들어보니, 계단 위에 서있는 다리, 추리닝 바지의 밑단이 보인다. 그 이상으로는 차마 시선을 올릴 수가 없어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그 추리닝바지는 방금 전까지 나와 대화하던 여자의 것임이 틀림없다.

  순식간에 머릿속이 회전하기 시작한다.

  정말로 엿같은 상황에 떨어지니 피해망상을 걷잡을 수가 없다.

  지금 저 여자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으려나.

  우선, 내 꼴은 지금 제법 우스울 가능성이 크다. 나름대로 쿨한 태도를 유지하며 멋지게 뒤돌아 집에 들어가던 놈이, 그것도 자신과 방금 전까지 말싸움을 벌이던 놈이 술에 취해 성대하게 계단에 굴러버린 것이다.

  비웃어도 좋다. 솔직히 폭소를 해도 이해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엔, 비웃음 다음엔 저 여자가 무슨 생각을 할까.

  걱정? 아니면 한심함?

  어느 쪽이건 싫은데. 그냥 지금 저 여자랑 입씨름을 하고 한 뒤 계단을 굴렀다는 사실부터가 내겐 전혀 원하지 않는 수치플레이가 강요된 상황이다.

  “크, 크으읏!!”

  멀쩡한 오른 손으로 애써 난간을 붙잡고 일어선다.

  전신을 부들거리고 있는 내 위로, 예쁜 목소리가 들린다.

  “너........괜찮........”

  괜찮냐고? 뭐가? 이제 와서 걱정? 싫다며? 왜 싫어하는 상대를 걱정 하냐?

  아, 그렇군. 과제가 있었지. 그게 걱정이시겠지. 이 제멋대로인 정수기야.

  “괜찮아!”

  어찌 되었건, 물음이 왔으니 그렇게 대답은 해 준다.

  그러나 얼굴을 경련하며 왼팔을 붙들고 있는 내 꼴을 보면 전혀 설득력이 없을 터이기에, 일단 저 여자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야한다.

  삑삑삑삑삑삑

  빠르게 현관의 비밀번호를 누른다. 그리고 문고리를 잡고 황급히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몸을 던지다시피해서 들어간다.

  콰앙.

  “.......!!!!”

  문을 닫자마자 황급히 신발을 벗고 침대로 뛰어 들어간다. 그리고 소리를 있는 힘껏 억누른 비명을 지른다.

  이 빌라는 방음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으니까 말이지.

  “끄으으으.......”

  사실 팔의 상태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왼쪽 손목이 빨갛게 부어오른 것이 보인다.

  지금 당장 응급실로 뛰어가야, 아니 엠뷸런스라도 불러야 할 것 같은 상황이다. 일단 미치도록 아프고, 부러지기라도 한 것이라면 큰일이니까.

  그러나 지금은 안 된다. 물론, 엠뷸런스는 지금이건 나중이건 절대로 안 된다.

  “갸아악.......!! 끄으응......,”

  밖에는 아직 그 여자가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엠뷸런스를 불렀다간 이 방음 안 되는 빌라에다가 대고 다친 놈이 있다고 광고를 해대는 꼴이다.

  방금 전에 애써 괜찮다고 외치며, 저 여자에게 지지 않으려는 듯이 내 발로 서서 들어온 내가 아닌가. 그런 꼴은 못 보여주지.

  일단 조금만 참아보자. 그러다 괜찮아지면 다행이고 괜찮지 않으면........

 

  다음날.

  결론부터 말하자면, 괜찮지 않았다.

  체감 시간으론 한 시간은 지난 것 같지만 실제론 딱 10분 정도 지난 후, 나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지갑을 챙겨 뛰쳐나갔다.

  그리고 헐레벌떡 큰길로 나아가 택시를 잡았다. 목적지는 당연히 인근 병원 응급실.

  그리고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금이 갔다.

  다행히도 입원을 거부할 수 있을 정도의 경미한 부상이었지만 그대로 깔끔하게 털고 나올 부상은 아니었다.

  “병X.”

  “닥쳐.”

  여전히 불쾌한 언덕길. 그곳을 나와함께 오르는 김준환이 보며 비웃고 있는 것은 내 왼팔의 깁스다.

  내 옆에서 김준환 자식이 빈정거린다.

  “술 처먹고 얌전히 들어갈 것이지 기어이 손모가지를 날려먹었냐?”

  “닥쳐.”

  진짜로 닥쳤으면 좋겠다. 내 불행이 그리도 즐겁냐? 친구면 조금 걱정하는 티라도 내시지? “사건이 터지면 흥밋거리로 여기는 철없는 초등학생이라도 이 상황에선 걱정할거다 이 근육뇌야.”

  게다가 지금 김준환이 아니라도 충분히 힘들다.

  병원에 다녀온 이후, 잠을 전혀 자지 않았다.

  다녀오고 나니 시간이 새벽 3시였기에, 이대로 잠들면 절대로 오늘 수업시간에 맞춰 일어나지 못할 거란 불안감에 빠졌다.

  물론 김준환에게 깨워달라고 부탁하는 방법도 있지만, 평소의 포지션은 내가 이놈을 깨우고 그 걸 가지고 빈정대는 것이었다.

  그 포지션을 깨트리는 것은 내 자존심이 허락지 않는다.

  게다가, 문제는 이 놈 뿐만이 아니다. 내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 자존심을 세우려하는 상대는 하나 더 있었다.

  정수기녀는 분명히 내 화려한 낙하를 보았다. 게다가, 그 자리에선 별거 아니란 듯이 털고 나왔지만 그 다음날, 내가 지각, 혹은 결석을 하면 어떻게 될까? 그 여자가 날 보고 무슨 생각을 할지, 상상도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굳이 상상해보자면 이런 생각이지 않을 까?

  ‘흥, 술 처먹고 가오나 잡더니 다쳤네? 거기다 수업도 빼먹었네? 응? 과제에도 지장이 생기잖아? 어머. 정말 변변찮은.......’

  상상 끝. 제기랄.

  정말로, 이 손으로 인해 과제에 지장이라도 생긴다면 그 직후 내가 느낄 패배감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

  물론 이 계절학기가 끝나고 나면 두 번다시 볼 상대는 아니겠지만 그렇기에 더욱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여기서 내 무능과 멍청함만 보이고 그 것을 만회할 기회도 없어질 미래는 가급적이면 피하고 싶다.

  별 것 아닌 걸로 유난 떤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건 내게 정말로 중요하다.

  “그래서 밤을 새셨냐? 진짜 머릿속이.......”

  “머리 울리니까 좀 다물어라........”

  “병X.”

  이 놈은 일단 무시하더라도, 아무튼 그 생각으로 한동안 뒤척이다가 결국 다시 노트북을 열었다.

  그리고 과제를 시작했다.

  자료조사는 진작에 끝났다. 물론 정리도 마찬가지지. 그리고 그 결과물은 이미 정수기녀의 메일로 보내놓았다.

  남은 건 보고서뿐이고, 서론은 완성, 그리고 내 파트에 해당하는 부분을 수업시간 한 시간 전까지 써 내려갔다. 그리고 나중에 다시 한 번 보긴 하겠지만 어찌 되었건 거의 완성했다.

  좋아. 이렇게 까지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면 누가 보더라도 나는 내 부상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보이겠지.

  아니, 부상과는 상관없이 나는 내 역할을 다했다. 누구도 그것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누구도 이것을 가지고 내 부주의, 그리고 무책임함을 탓하지 못할 것이다.

  좋아. 이런 식으로 내 역할만 다하면 될 것이다.

 

  “.......”

  “.......”

  교수님의 강의가 끝나고, 수업 종료시간 30분 전. 다시 조별 모임.

  이번엔 수업이 끝난 직후의 강의실이다. 교수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학생들이 자신들의 조를 찾아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가까운 위치였던 탓에 일찌감치 조 모임용으로 세팅한 자리에 앉아있다.

  그리고 내 옆에는........

  “팔은?”

  “금갔어.”

  “괜찮다며?”

  “과제는 괜찮은 것 맞아. 메일 한번 확인 해봐.”

  “........그래.”

  정수기녀가 있었다.

  내 왼팔을 힐끔힐끔 보는 정수기녀. 걱정하지 마라. 손가락은 움직이니까. 정 뭐하면 한손으로도 키보드는 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자료는 손으로 보는 게 아니라 눈으로 보는 거니까.

  그런데,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그렇게 힐끔힐끔 봐?

  정수기녀는 내 팔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는 입을 열었다.

  “.......입원은 안 해도 되는 거야?”

  보통의 사람이라면 이걸 순수하게 걱정해주는 것이라고 받아들일 테지. 그리고 이렇게 예쁜 사람이 걱정해 준다면, 대부분의 수컷들은 허세라도 부리며 바보 같은 웃음을 지을 것이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난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는 데에는 도가 튼 사람이거든.

  “입원하면 과제가 안 되잖아?”

  물론 이 상황에서 굳이 이 여자에게 과제에 관해서 안심시켜봐야 소용없겠지. 이미 원만한 관계는 진작에 포기했으니까.

  하지만 이건 좀 더 찌질한 이유다. 그냥 대놓고 말하자면 자존심문제란 거다.

  “.......정말 피곤한 성격이구나 넌,”

  네가 할 소린가?

  “시끄러워.”

  “........”

  맞는 말이지만, 네가 하니 정말로 더욱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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