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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어서오세요! 마녀의 목장에!
작가 : 도개
작품등록일 : 2017.11.2

대기업 본부장으로 잘나가던 '서준'. 하지만 치명적인 누명을 쓰고 회사에서 잘린 후 자살하기위해 충동적으로 제주도로 내려간다. 그리고 '마녀 목장'이라는 이상한 목장에서 머물게 되는데...

<제 10항. 투숙기간 중 그믐달이 뜨는 날에는 오후 8시 이후부터 불을 절대 환하게 켜지 말고, 만약 불을 켰다면 즉시 주인장 방으로 달려오세요.>

알 수 없는 주의사항과 함께 서준에게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서오세요! 여름의 찬란한 마녀 목장으로!

 
S# 6. 취중고백
작성일 : 17-11-08 23:46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6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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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 수 있어!”

 

 

 카페 일이 끝나고 서준에게 어떻게 사과할까 고민하던 도의는 자신의 방식대로 사과하기로 마음먹었다. 작은 풋사과 하나를 들고 그가 있을 206호로 향했다. 하지만 어째선지 그의 방문은 활짝 열려있었다.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며 안으로 들어갔지만 방 어디에서도 서준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다 탁자 위에 놓인 검은색의 노트가 눈에 들어와 도의는 그것을 들어 실례인 걸 알면서도 한 장씩 넘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었고, 급하게 노트를 든 채 방을 뛰쳐나와 서준을 찾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바다에 빠지기>

 

 

 정갈한 글체로 적힌 그 문장이 뜻하는 바가 뭔지 아는 도의는 서준을 찾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그녀의 머릿속엔 온갖 상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이미 바다에 빠진 건 아닐까, 빠졌으면 어떡해야 하지? 상상이 늘어갈수록 도의의 얼굴에 눈물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했다.

 

 

 “안 되는데... 죽으면 안 되는데....”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사람처럼 똑같은 말을 중얼거리던 그녀는 결국 신고 있던 샌들이 벗겨져 바닥에 넘어졌지만 개의치 않고 맨발로 흙바닥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주변을 뒤지던 도의는 저 멀리 절벽에 한 사람의 형상을 발견했다. 그제야 뛰는 걸 멈춘 채 그곳을 유심히 바라봤다. 그러자 절대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그 날의 기억들이 떠오르며 저 멀리 있는 그림자가 엄마의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딸, 사랑해.’

 

 

 저 곳에서 자신을 두고 떨어진 엄마의 모습이 겹쳐지며 그녀는 급하게 그곳으로 달려갔다.

 

 

 “안돼요!”

 

 

 저 멀리서 달려와 갑자기 자신에게 안기는 도의에 서준은 당황했다. 도의는 엄마를 붙잡았다고 생각하며 그를 꽉 껴안았다. 서준은 자신의 품에서 어깨솔기에 눈물 콧물을 묻히는 그녀를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

 

 

 하지만 그녀가 붙잡은 것은 엄마가 아닌 서준 이었다. 바라본 얼굴은 엄마가 아닌 그였지만 도의는 다시 꽉 끌어안았다. 힘을 주어 품을 파고드는 탓에 서준은 뒤로 밀려나 위험하다고 판단했고, 품에서 엉엉거리며 우는 도의를 지탱한 채 절벽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그녀를 앉혔다.

 

 어찌할 바를 몰라 그냥 같이 앉아서 대성통곡하는 그녀를 바라봤다. 새빨개진 얼굴이 퉁퉁 붓기 직전이었고 뭐라 말하려 했지만 막힌 코 때문에 입안에서만 웅얼거려 잘 들리지 않았다. 제대로 말만 하려면 딸꾹질이 나와 도중에 자꾸 끊겼다.

 

  대화하기를 포기하고 그들은 그저 잔디에 앉아 울음소리가 멎을 때까지 아무 말 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중간에 히끅 거리는 것을 빼곤 꽤 진정됐는지 도의가 서준에게 자살 노트를 들어 보여줬다. 자신의 것을 맘대로 봤다는 뜻이니 서준의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남의 노트를,”

 

 “진짜, 죽을 거에요?”

 

 “왜 맘대로 봐요.”

 

 “죽지 마요.”

 

 

 서로의 대화가 전혀 이어지지 않았다. 도의는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고선 숨을 천천히 들이쉬며 말했다.

 

 

 “죽지 마요.”

 

 “하... 내가 묻잖아요, 왜 봤냐고.”

 

 “죽지 마요....”

 

 

 자꾸만 도의는 죽지 말라는 말만 내뱉었고 급기야 멈춘 듯했던 눈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입꼬리가 내려가며 닭똥 같은 눈물이 흐르는 모습에 서준은 질문에 대한 답을 포기했다. 그저 자신의 손수건 하나만을 내밀었다.

 

 

 “흐어엉....”

 

 “아 그만 울어요. 누가 보면 초상 난 줄 알겠네.”

 

 “초상나기 직전이잖아요...!”

 

 “아 초상 날일 없으니까 좀!”

 

 

 서준의 다그침에 도의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입을 꾹 닫았다. 하지만 눈물은 멋대로 흘렀고 그것을 멈추는 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겨우 눈물을 멈춘 도의는 드디어 ‘죽지 마요.’가 아닌 다른 말을 꺼냈다.

 

 

 “실은, 사과하려고 갔는데... 문이 열려 있길래 봐버렸어요.”

 

 

 그 말을 하며 도의는 계속 손에 꼭 쥐고 있던 풋사과 하나를 서준에게 건넸다. 어린아이 같은 발상이지만 그녀와 썩 어울렸다.

 

 

 “사과하려고 사과?”

 

 “네. 요새 풋사과가 나오니까...”

 

 “발상 한번 유치원생 같네요.”

 

 “하지만 이런저런 말 하는 것보다 깔끔한 게 좋잖아요...”

 

 

 무릎을 끌어당겨 고개를 파묻고 말해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서준에게 닿았다. 그녀가 들고 있는 풋사과를 받아들고 바닥에 놓여있던 자살 노트 또한 가져오려고 손을 뻗었다. 하지만 재빠른 몸짓으로 도의가 먼저 자살 노트를 자신의 품에 숨겼다. 그 모습에 서준은 당황한 얼굴과 함께 손을 뻗어 달라는 듯 행동을 취했지만 그녀는 퉁퉁 부은 눈으로 노려볼 뿐이었다.

 

 

 “뭐해요. 내놔요.”

 

 “이거 주면 또 나쁜 생각 할 거죠.”

 

 “하... 안 해요. 그니까 빨리 줘요”

 

 “그걸 어떻게 믿어요! 읽어보니까 하루 이틀 생각한 게 아니더만!”

 

 “대체 어디부터 읽은 거예요?! 내놔요 빨리!”

 

 

 서준은 손을 뻗어 노트를 뺏으려 했지만, 도의는 고양이처럼 잽싸게 일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그 역시 급하게 일어나 뒤를 쫓았는데 월등히 빠른 속도에 금세 뒤처졌다.

 

 

 “맨발이잖아요! 나쁜 생각 안 할 테니까 빨리 줘요!! 그러다가 다치면 어쩌려고요!!”

 

 “상관없어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순식간에 건물 안으로 도의는 자취를 감췄고 서준은 터덜터덜 방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

 

 

 그 날 이후 도의는 서준에게 자살 노트를 돌려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저 지켜보다가 상태가 괜찮아지면 준다는 말과 함께 이 집 어딘가에 숨겨놨다.

 

 맨 처음에는 도의가 없을 때 몰래 찾아봤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었고, 심기가 불편해진 서준은 도의를 종종 노려봤다. 하지만 도의는 눈치는 개나 줬는지 강한 분노를 품은 눈빛을 전혀 읽어내지 못했고 오히려 역공하기 시작했다.

 

 

 “서준 씨 ! 우리 하던 이야기마저 해요!”

 

 “무슨 이야기요.”

 

 “계-약!”

 

 

 잊고 있었던 계약의 늪이 시작된 것이다. 그 뒤로 시작된 ‘계약!’이라는 말에 정신적 고통이 찾아왔고 소름이 온 몸에 돋았다.

 

 

 “맛있게 드세요~”

 

 

 저녁으로 나온 오므라이스 위에 케첩으로 ‘계약!’을 써놓질 않나, 아침저녁으로 인사할 때마다 말끝에 계약을 붙이기 일쑤였다. 당장 이 노예계약에서 벗어나기 위해 계획을 접고 이틀 뒤에 떠날 비행기 표를 예매했다. 태풍이 온다는 뉴스가 맘에 걸렸지만 태풍이 오기 전에 빠르게 제주도를 나가야 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계획은 모른 채 도의는 골머리를 앓았다.

 

 

 “어떻게 해야 계약할 수 있을까. 확 몰아붙이자니 또 뛰어내리려고 하는 거 아니야?!”

 

 

 아마도 도의의 머릿속에 서준은 이미 엄청난 우울증 환자로 낙인이 찍힌 듯 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도의의 곁에 서늘하게 금순이 헛기침을 하며 다가왔다.

 

 

 “술.”

 

 “네?”

 

 “그럴 땐 술이라고.”

 

 

 그러더니 금순은 소주잔을 마시는 시늉을 하고선 크으, 라는 제스쳐와 함께 또다시 사라졌다. 그리고 그 말을 이해한 도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작전을 개시하기 시작했다. 평소 술을 안마셔본 도의는 꽤 걱정이 됐지만,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얍삽한 꾀를 부리기로 했다. 그리고 그 작전은 그날 밤, 바로 이뤄졌다.

 

 

 “짠!”

 

 “뭡니까.”

 

 “소주요!”

 

 

 뜬금없이 방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누군지 대충 예상한 서준은 문에 걸려있는 체인을 걸고 문을 열고 눈만 빼꼼 내밀었다. 한 손에 소주, 그리고 반대 손에는 검정색 비닐봉지를 들고 웃는 도의에 서준은 곧바로 문을 닫으려 했지만 문 틈사이로 발이 재빠르게 들어왔다.

 

 

 “열어줘요.”

 

 “술 안 마셔요.”

 

 “저도 마실 줄 몰라요!”

 

 “안 마시는 거랑 못 마시는 거랑은 다른 거죠.”

 

 

 하지만 도의는 물러나지 않았다. 자신의 발을 밀어내려는 서준의 발에 도의는 급하게 손을 밀어 넣었다. 그러자 초록색 소주병이 서준의 볼을 쳤고 그 사실을 모르는 도의는 소주병을 흔들며 열어달라고 떼를 썼다. 차가운 유리병이 서준의 볼을 위아래로 스치자 어쩔 수 없이 결국 체인을 풀었다.

 

 

 “와! 실은 전부터 마셔보고 싶었거든요!”

 

 

 도의는 서준을 뒤로 한 채 테이블에 소주와 종이컵, 그리고 비닐봉투에서 안주로 보이는 과자 이것저것을 꺼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온 음료에 서준은 기겁을 하며 음료를 뺏어 들었다.

 

 

 “미쳤어요? 죽고 싶어서 그런 건가?”

 

 

 서준의 손에 들린 파란색 이온 음료에 도의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제가 이온 음료를 좋아해서... 술 마시고 마시려 했죠.”

 

 “하... 앞으로 술 마실 때는 절대 이온 음료 먹지 마요.”

 

 “왜요?”

 

 

 ‘나 술 처음 마셔요’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그녀에 괜히 열어줬다는 느낌에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술을 안마셔봤다는 말은 무조건 거짓말일 줄 알았는데 그녀의 행동을 보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먹으면 죽어요.”

 

 “헉! 진짜요...? 거짓말이죠?”

 

 “못 믿겠으면 나중에 아무나 붙잡고 이온 음료에 소주 타서 먹자고 해봐요. 다 도망갈걸요.”

 

 

 그의 말에도 도의는 여전히 이유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1인용 소파에 앉아 테이블 위에 놓인 소주를 서준에게 들어 올렸다. 뭐 어쩌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니 도의는 해사하게 웃으며 쳐다봤다.

 

 

 “빨리 앉아요. 같이 마시게!”

 

 “안 마신다고 말했잖아요.”

 

 

 그녀의 말에도 서준은 그저 팔을 낀 채 소파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까지 도의는 계산해왔고, 다 속셈이 있었다. 기어코 계약하고 말겠다는 굳은 다짐이었다. 이 사람을 놓치면 그 많은 일들을 자신이 혼자 감당할 수 없을게 분명했다.

 

 

 “그럼 나 마시는 것만 봐줘요. 혼자 마시긴 쓸쓸하니까! 대신 소주 느낌 나게 물만 마셔요.”

 

 

 빨리 이 술판을 끝내고 싶은 서준은 하는 수 없이 종이컵에 물을 따랐고 그 모습에 도의는 웃으며 소주병을 까서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테이블 밑으로 손가락을 숨긴 채 서준의 잔에 못된 짓을 하기 시작했다.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치고... 얍!

 

 

 “완벽해...”

 

 “뭐가요?”

 

 “아니에요!”

 

 

 그렇게 도의의 계획이 시작됐다. 물론 그 계획은 간단했다. 술을 마셔서 취중진담을 하고 친해지거나 아니면 술김에 나온 약점들로 서준을 괴롭히는 것이었다. 뭐, 그러다 보면 계약은 물 흐르듯이 되겠지? 하지만 도의의 계획에 그렇게 쉽게 넘어갈 정도로 서준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였다. 사회생활만 몇 년 한 상대를 얕본 도의는 그것도 모르고 신나선 소주잔을 들어 올렸다.

 

 

 “그럼 우리 짠!”

 

 

 도의가 먼저 잔을 들었고, 어쩔 수 없이 물이 든 종이컵을 들어 그녀의 잔에 부딪혔다. 그러자 도의는 신나서 소주를 벌컥벌컥 마셨고 서준은 속으로 저렇게 먹으면 취할 텐데, 라고 생각하며 조심스레 입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물이 입으로 들어오자 어째선지 물이 분명할 투명한 액체에서 소주 맛이 났다. 왠지 느낌이 싸했다.

 

 

 “크으으으! 쓰다! 술이 원래 이렇게 써요?”

 

 

 종이컵 한잔을 원샷한 도의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초콜릿을 하나 집어 들었고 바로 입속에 넣었다. 그 모습에 서준은 입에 들어있던 액체를 다시 몰래 뱉어내곤 탁자위에 컵을 내려놨다.

 

 

 “그럼 쓰지, 술을 누가 맛으로 마셔요?”

 

 “아니... 나는 다들 막 크으으, 좋다 이러면서 마시길래 엄청은 아니어도 맛있을 줄 알았죠...”

 

 

 서준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여자는 바보가 분명하다고. 그리고 그 바보라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아까 무식하게 벌컥벌컥 마신 소주 탓에 도의는 볼이 빨개졌고 머리를 제대로 가누기가 힘들었다. 눈앞의 모습이 초점이 잘 맞지 않았다.

 

 이제 두 번째 작전으로 미리 물을 넣어온 소주를 자신의 잔에 따를 차례였지만 이미 취해버린 도의는 진짜 소주가 든 병을 기울였고 그 뒤로 계속 진짜 소주를 마셔버린 도의는 완벽하게 취해버렸다.

 

 서준은 그 뒤로 도의의 술주정들을 맨 정신에 봐야만 했다. 도의의 계획이 완벽하게 망해버렸다. 하지만 그 덕분에 도의의 이상한 주사들을 알 수 있었는데, 반말을 한다거나, 갑자기 토끼를 찾고, 마지막으론 이상한 말들을 주절거리기 시작했다.

 

 

 “실은... 내가 말이야...”

 

 “....”

 

 

 서준은 이미 맛이 가 곧 쓰러지려고 하는 도의를 안아 들어 침대에 던진 후 이불로 꽁꽁 싸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도의는 이상한 말을 멈추지 않았다. 피곤한 서준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다.

 

 

 “내가 바로 마녀다! 이놈아!”

 

 

 갑자기 마녀라고 주장하는 그녀를 뒤로 한 채 엉망이 된 테이블을 정리하자 자신의 말을 안 들어 주는 서준에 도의는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취했으니까 빨리 자요.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에에! 마녀 맞다니까?”

 

 “해리포터 너무 많이 봤네. 그쪽이 마녀면 나는 간달프네요.”

 

 

 자신의 말을 믿지 않자 심술이 났는지 애벌레처럼 이불로 꽁꽁 묶인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지만, 여전히 서준은 무신경하게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점점 도의의 숨이 거칠어지며 오른손 하나를 이불 속에서 겨우 빼 들곤 서준을 향해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그럼! 내가 마법 보여주면 믿을 거야?!”

 

 “네네. 한번 보여주시던가요.”

 

 

 테이블에 널려있던 소주병과 종이컵을 비닐봉투에 다 넣고 꽁꽁 묶어 문밖으로 쓰레기를 버리러 가려는 서준을 뒤로 도의가 작게 중얼거리며 창밖에 있는 나무를 향해 이상한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쨍그랑!’

 

 

 그리고 갑자기 뒤에서 창문이 깨지는 소리에 놀라 뒤돌아본 서준은 유리창이 깨진 것보다 더 놀라운 광경에 손에 들고 있던 비닐봉투를 바닥으로 떨구었다.

 

 

 “봐봐. 마녀 맞다니까....”

 

 

 창밖에서 나무줄기들이 유리창을 깨고 창가를 중심으로 온 사방으로 기어오르고 있었고, 금세 방안은 푸른 숲의 모습이 되었다.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는 서준을 뒤로 도의는 기고만장하게 웃다가 결국 술기운에 못 이겨 쓰러졌고 그 모습을 보던 서준 역시 쓰러지고 싶었다. 역시 당장 이 이상한 목장을 벗어나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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