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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 세계의 이야기
작가 : macarong
작품등록일 : 2017.10.30

[현대판타지]
일그러진 세계, 탐욕으로 물든 전쟁속에서 깨어나서는 안될 존재들이 눈을 뜬다

다가오는 그 날을 막기 위해 자신을 망가트려야만 했던 그 세계의 이야기

 
#0004 세계의 모순
작성일 : 17-11-08 21:15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2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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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남겨진 서재현은 묵묵히 고요한 거리를 걷는다. 두 사람이 떠난 것을 모르는 거리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서재현을 반겼다.

 

 “…”

 

 언제나와 같은 일상 속에서 서재현은 홀로 걸었다. 그리고 그 끝에서 서재현은 자신과 같은 비 일상을 마주했다.

 

 “어디를 갔다가 이제서야 돌아오는 거냐”

 “아버지...”

 

  모든 것을 책임지리라 각오했던 서재현이지만 막상 자신을 내려다보는 가주의 시선을 마주하자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일었다. 무겁다. 그저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지만 그 시선에 담긴 무게를 견딜 수가 없다.

  자신을 피해 고개를 숙이는 아들을 바라보며 서정욱은 괴로운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들어가서 이야기하자”

 “알겠습니다..”

 

  서정욱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닫힌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서재현은 어딘가 망가진 듯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멈춰 서있었다.

 

 “어서 들어오지 않고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냐”

 “…”

 

  서재현은 눈앞에 보이는 문을 차마 넘어설 자신이 없었다. 머릿속을 울리는 듯한 목소리에 억누르던 두려움이 다시 고개를 내민다. 죄어오는 공포에 가슴이 망가져버린 것인지 숨쉬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힘겹게 내뱉은 숨은 너무나 뜨겁다.

 

 “아아…”

 

  무너지려는 서재현을 붙잡아준 것은 어디선가 불어온 한줄기의 바람이었다.

 

 “아..!”

 

  손목에 묶인 끈이 바람에 흩날리며 무너지는 마음을 감싼다.

  자신이 이곳에 남으려고 한 이유, 그것을 떠올린 서재현은 더 이상 두려움에 떨고 있을 수 없었다. 서재현은 당당히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아버지와 마주했다.

  묻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물어볼 수는 없었다.

 

 “가주님.. 아니, 아버지. 왜 그 녀석을 그렇게 보내준 겁니까”

 “네 말은 내가 서지훈이 나가지 못하도록 붙잡았어야 했다는 거냐”

 “막으셨어야죠… 적어도 이런 식으로 보내주는 건 아니었습니다!”

 “네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만 그 녀석이 나가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게 무슨…! 이러려고 저희를 붙여 두셨던 겁니까!”

 “모든 건 가문을 위한 선택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너도 이해할 수 있을 테지”

 

  그것은 수많은 이들을 이끌어야 하는 가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라고 서정욱은 자신의 아들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언젠가 자신의 뒤를 이어 가문을 이끌어갈 아들에게 가주라는 자리는 그만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 것 이해하기에 자신의 아들은 너무나 어렸다.

 

 “저는 그런 걸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할 생각도 없습니다!”

 

  아들의 분노에 서정욱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변하고 싶지 않더라도 결국 시간이 흘러가면 변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자신으로서 있을 수만은 없는, 한 가문을 이끌어야 하는 가주라는 것은 그런 자리였다.

 

 “그래… 그래서 지애를 보내준 것이냐”

 “… 역시 알고 계셨던 겁니까”

 “집이 비어 있는 걸 보고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지… 하지만 네가 혼자 돌아오는 것을 보니 확신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말하는 서정욱의 표정은 도저히 딸을 떠나 보낸 아버지의 표정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소중한 친구와 동생을 떠나 보내야만 했던 자신의 마음은 이렇게 괴로운데 그것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아버지의 반응에 서재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너는 어째서 지애를 보내줬느냐?”

 “제 동생을 위해서 보내줬습니다”

 “그것이 어떠한 의미인지를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냐”

 “예. 어차피 이곳에 남겨지더라도 지애는 죽어갈 테니까요”

 “…”

 “무엇보다 그 녀석이라면, 지훈이라면 누구보다 제 동생을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보내줬습니다!”

 

  그 말대로다. 서지훈이 가문을 떠나고 남겨진 딸아이가 어떻게 되어갈지는 불 보듯 뻔한 일, 차라리 그 녀석을 따라간 것이 그녀를 위해서라도 잘 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그녀는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소중한 딸이다. 어쩌면 다시는 딸을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일, 서정욱은 가슴이 찢어질 듯 아리어왔지만 이를 악물고 그것을 참아내고 있었다. 설령 그것이 자신의 아들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이끌어야 하는 이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줄 순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네 선택이냐”

 “예”

 “그렇구나…”

 “아버지..?”

 “지애, 지애는 행복해 보이더냐”

 “예…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럼 됐다…”

 

  열려 있던 문이 힘없이 닫힌다.

  문밖에 홀로 남겨진 서재현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닫혀진 문을 바라보았다. 잠시나마 문 너머로 보였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너무나 위태로워서, 그 모습이 너무나도 인간적이어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서재현은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있었다.

 

 

 “지애야…”

 

  어둠이 내린 방, 혼자 남은 서정욱은 그제서야 나지막이 자신의 딸을 불러본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공허하게 어둠 속으로 먹혀들 뿐이다.

  억눌러야만 했던 슬픔 속에서 서정욱은 그렇게 하염없이 딸의 이름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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