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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웰컴 투 뉴 월드!!!!
작가 : 안경잡이
작품등록일 : 2017.11.1

뷰티스트리머로 성공하려는 영화와 성공에 눈이 먼 친누나때문에
동성애자들의 세계인 뉴월드에 빠지게 되는 남동생(소망이)의 이야기입니다.



 
2.
작성일 : 17-11-08 00:30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3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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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어야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펀치를 크게 한 방 얻어 맞은 영화는 좀처럼 정신을 차리질 못했다. 인터넷 상에선 꽤나 유명한 악플러였지만, 현실 속에선 여기저기 구박 받기 바쁜 백조가 맞았으니까. 그러면서 방금 전까지 자신을 닮아 예쁘장하게 보였던 꼬마가 악마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선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던 영화는 엄한 모래만 짓밟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고자 놀이터에 갔지만, 더욱 우울해진 영화는 터덜거리며 놀이터로 향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1리터짜리 하나 주세요.”

 

 생각 같아선 독한 소주가 땡겼지만 알콜분해능력이 다른 이들에 비해 현저히 부족했던 영화가 선택한 건 커피였다. 통 크게 1리터 커피를 주문한 영화는 신경질적으로 카드를 건넸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영화의 표정과 행동에서 심상치 않은 감정상태를 감지한 알바생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카드를 긁었다. 하지만 알바생의 행동과 달리 카드는 한 번에 읽히지 않았다. 괜한 일로 영화의 화를 돋우고 싶지 않았던 알바생은 빠르게 카드를 긁으며 정상결제 되길 간절하게 기도했다. 하지만 기도는 부질없는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저, 잔액부족으로 나오는데요......”

 “네?!”

 

 놀이터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잠시 이성을 잃었던 영화는 알바생의 말을 들은 뒤에야 현실로 돌아오게 되었다. 지금 상황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선 커피값을 지불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찾아야만 했다. 하지만 지갑에 들어있는 카드는 포인트카드와 학생 때 10원 단위까지 깔끔하게 써버린 체크카드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폐 꽂는 곳에는 고이 접어놓은 영수증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알바생이 가지고 있는 카드의 잔액이 부족한 이상, 영화가 커피값을 지불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죄송하다며 커피숍에서 나와야했지만, 오늘 하루 짜증나는 일로 가득했던 영화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커피를 마셔야 했다.

 

 “노아피아노학원 앞으로 달라주세요.”

 “원장선생님이 앞으로 외상 받아주지 말라고 하셨는데요.......”

 “뭐라고요?!”

 “드릴게요. 드릴게요.”

 

 영화의 윽박에 깜짝 놀란 알바는 자신도 모르게 대답한 뒤, 서둘러 머신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영화의 말엔 짜증도 있었지만, 짜증은 알바에게 향한 게 아니었다. 노아피아노학원 원장인 엄마에게 향한 것이었다. 이유야 어쨌든 공짜로(?) 커피를 먹을 수 있게 된 영화는 이전보다 평온해진 표정으로 알바생이 오길 기다리며 카페를 둘러봤다.

 

 ‘장사가 되긴 하는 거야, 여기?’

 

 커피를 받으면서 은혜를 갚아야한다고 생각한 걸까? 영화는 특유의 악플러기질을 발휘하며 객관적으로 가게 내부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동네 커피숍치고 인테리어는 나쁜 편이 아니었다. 그리고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 치고는 맛도 나쁘지 않았다. 한 달에 10만원 남짓한 돈으로 생활하는 영화에겐 스타벅스 못지않게 괜찮은 곳이었다. 하지만 영화가 올 때마다 이 곳을 지키고 있는 건 알바생 밖에 없었다. 이곳(하루살이카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건 아니지만, 유일한 안식처나 다름없는 이곳이 없어진다면 영화에게도 꽤나 큰 충격이 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이 곳은 영화에게 커피 말고 또 다른 존재이유를 갖고 있었다.

 

 “아........ 왔다.”

 

 카운터 앞에서 커피를 기다리던 영화는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좌변기에 앉기 무섭게 쾌변을 알리는 새소리버튼을 연달아 누르며 몸에 쌓여있던 음식물찌꺼기를 배출했다. 장을 깨끗하게 비운 영화는 그 어느 때보다 밝은 미소를 보였다. 여느 20대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다이어트와 폭식을 반복하던 영화에게 변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친구였다. 그래서 한 때는 변비약까지 먹었지만, 하루살이카페를 안 뒤로 변비는 남의 고민이 되어버렸다.

 

 “아우씨, 냄새!”

 

 속을 말끔히 비워낸 영화는 다시 팬티를 입기 위해 좌변기에서 엉덩이를 들었다. 그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매캐한 냄새가 좌변기에서 스멀스멀 올라왔다. 이 냄새가 자신의 똥냄새라는 걸 알고 있었던 영화는 잽싸게 코를 잡은 뒤 물을 두어번 더 내렸다. 하지만 좌변기 안에 있는 물만 내려갈 뿐, 화장실 전체를 뒤덮고 있는 따뜻하면서 더러운 기운은 좀처럼 빠지지 않았다. 매장 내 여자 손님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냄새를 빼려고 노력했겠지만, 화장실에 들어오기 전까지 매장에 있는 손님은 영화밖에 없었다. 몇 분 사이에 손님이 왔을 리 없다고 생각한 영화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화장실에서 나갔다.

 

 “음~ 맛있다.”

 

 큰 일을 해결하고 공짜로 아메리카노까지 먹게 된 영화는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속과 입이 즐거웠던 영화는 눈까지 즐겁게 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재미있는 동영상을 찾아다녔다. 마음에 쏙 드는 동영상을 발견한 영화는 이어폰까지 꺼내며 미지로의 여행을 준비했다. 하지만 알바생이 카운터에서 나오며 영화의 여행은 전혀 딴 곳으로 향하게 되었다. 주인이 없는 카페에서 주인을 대신하는 사람은 알바생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알바생이 카페내부를 돌아다니면서 가게 정리하는 것도 엄연히 해야 하는 업무 중에 하나였다.

 

 ‘뭐야, 저 새끼는!’

 

 알바생 입장에서는 손님이 없는 이때가 페이퍼 타월을 바꾸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방금 전, 화장실에 냄새나는 온기를 만들어놓고 나온 영화에겐 지옥 같은 타이밍이었다. 낯선 남자한테 자신의 똥냄새를 맡게 할 수 없었던 영화는 카페에 불이라도 지르면서 시선을 돌려놓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용기도, 재력도 없었던 영화는 제발 알바생에게 큰 일이 생기기만 바랬다.

 

 ‘도망가자........’

 

 영화의 바램과 달리 무사히 남자화장실에서 나온 알바생은 페이퍼타월 한 뭉치를 들고 여자화장실로 들어갔다. 몇 초 만에 냄새가 싹 빠지는 기적을 꿈꿀 수도 있었지만 영화는 그렇게 어리석지 않았다. 알바생이 여자화장실 문을 여는 순간,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영화는 커피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페에서 나왔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영화의 발걸음은 더디게만 움직였다.

 

 “저기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영화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알바생을 보게 되었다. 알바생은 할 말이 있는 듯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알바생을 피하기 위해 카페에서 나왔지만, 결국 만나고만 영화는 빠르게 머리를 돌리며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하지만 몇 번을 생각해도 영화의 머리에 떠오르는 단어는‘IMPOSSIBLE'밖에 없었다. 알바생과 마주보기 민망했던 영화는 알바생이 다가오자 눈을 질끔 감아버렸다.

 

 “오늘 커피값은 장부에 안 올리고 제가 개인 돈으로 사드린 거니까 월급날 꼭 주셔야 돼요. 선생님.”

 

 치욕적인 상황을 생각하고 있었던 영화는 뜻밖의 이야기에 환하게 웃어보였다. 아무리 돈이 없다지만 이제 갓 20, 21살 정도인 것 같은 풋내기의 돈을 떼먹을 정도로 영화가 파렴치한은 아니었다.

 

 “걱정 말아요. 월급 받으면 이자까지 쳐서 갚을 테니까.”

 

 알바생이 귀엽게 느껴진 영화는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다시 정처없이 떠돌기 시작했다. 집에서 나온지 9시간째, 단 1분도 마음 놓고 쉬지 못했던 영화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때였다. 익숙한 차량이 영화 옆을 지나가며, 피로에 찌들어있던 영화에게 핵폭탄급 충격을 안겨줬다.

 

 5578!

 

 자신이 잘못 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영화는 침침한 눈을 비벼가며 다시 한 번 번호판을 확인했다. 번호판에 쓰여진 숫자는 5578이 맞았다. 게다가 승용차가 가는 곳은 집이 아닌 시내쪽이었다. 우연찮게 엄마가 나가는 걸 목격하게 된 영화는 마지막 남은 힘까지 쥐어짜내며 집으로 향했다. 집엔 아무도 없었다. 집에 도착하면서 지금까지 겪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 영화는 감격의 눈물이 흘렀다. 하지만 피곤에 쩔어있던 영화에게는 감정표현조차도 사치였다. 지긋지긋한 오늘을 조금이라도 빨리 끝내고 싶었던 영화는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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