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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삼국 the 신수기
작가 : 라칸
작품등록일 : 2017.10.31

[대체역사물+판타지]
신수를 얻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

 
화 선생, 화타
작성일 : 17-11-07 23:32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5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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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공이라면, 얼핏 들은 기억이 났다. 사서에서는 교국로 곧, 대교 소교의 아버지를 이르는 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뭐라더라, 교현이라고 했던가.

 “네가 공부하고 싶은 거하고 혼인하고 무슨 상관인데? 손씨들이 너보고 배우지 말래?”

 “손가 사람들은 내게 다 잘해줘.”

 그럼 뭐가 문제냐고 묻으려는 찰나, 주유가 말을 이었다.

 “나는 수경 선생 밑에서 잠깐 배운 적이 있어. 집안 어른 중에 수경 선생을 문객으로 들였던 분이 있었으니까. 남장을 하고 배웠는데 여자인 걸 알고 쫓겨났지. 그래도 배우고는 싶었으니까, 교공 아래서 학문을 배웠던 거야. 교공이라면 좀 괴팍하긴 해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제자로 받아주시니까.”

 수경 선생이라면 사마휘를 가리키는 말일 거다. 사마휘의 문하에서 배우던 제자들이 꽤 있었고, 그의 문하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을 우러러 보았을 거다. 사마휘로서는 명망이 높고, 또 스스로의 위신을 나름대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그런 판국에 여자가 배우겠다고 끼어들었다간 사마휘의 평판이 안좋아졌을 건 자명한 일이다.

 현대인의 기준에서 생각하자면 말도 안되는 일이다. 여자라고 해서 배움을 제한하는 건 미개한 개발도상국에서나 있는 이야기고. 적어도 내가 있던 한국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

 그러나 여기는 고대 사회였다. 기본적으로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도 않았고, 그 가운데 여자를 동등한 인간이라고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기본 교양 정도는 집에서 가르치기는 하겠지만, 외부에서 제자를 받고 안 받고는 확실히 차이가 있었을 거다.

 “교공 문하엔 너 말고도 누가 있었지?”

 “조가 사람들하고, 서서. 육손이라는 사람도 있었고.”

 귀에 익은 이름인데, 교공 문하에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게 금시초문이었다. 그들은 파를 나누자면 엄연히 청류파였다. 주류라고 할 수 있는, 사대부 쪽. 조씨 가문 사람들은 빼고. 그런데 사마휘가 아닌 교공을 택한 이유는 뭘까?

 특히 육손은 예외였다. 강동 4성이라 불릴 정도로 대단한 명문가 출신이 아닌가? 육손이 사마휘의 문하에 있었다면 납득이 가겠지만, 교공이라는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조가 사람들은 누가 있었는데?”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 그건 그렇고...왜 그런 걸 묻지?”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개인적인 호기심이라고 해두지.”

 “조가 사람들하고는 별로 친하진 않았어. 그들끼리만 서로 다녔고, 교공께서도 별로 신경을 쓰진 않으셨거든.”

 “사마휘가 조가 사람들을 문하에 둔 적은 있어?”

 주유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아니. 수경 선생은 집안 출신도 좀 까다롭게 따지셨어.”

 “그렇담 교공은 집안 출신이나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제자라면 누구든 받아들였다는 거네.”

 “그게 또 그렇지만은 않은 게, 양수나 사마의 같은 사람들은 떨구어냈어. 그들은 결국 수경 선생 문하로 들어갔지만.”

 양수라면 몰라도 사마의를 거부했다는 건 놀라운 이야기였다. 둘다 영특한 사람들인데, 교현은 어째서 그들을 거부했는가.

 재미있는 건 교공은 주유를 받아주었다는 점이다. 조가 사람들까지. 그가 제자를 받고 안 받고의 기준이 다른 사람에 비해 남다른 것 같기는 하다. 주유가 여자라는 걸 몰랐을 리는 없다.

 “그렇담 네가 걱정할 일은 없잖아? 네가 시집가는 것하고, 교공 문하에서 배우는 서하고. 상관이 없잖아.”

 “상관이 왜 없어. 손가에 시집 가면 손가 사람이 되는 건데, 교공께선 손가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신다고.”

 이건 또 무슨 소리래. 손가와 원수 진 일이라도 있는 걸까?

 “개인적인 은원이 있나부지?”

 “그게...말하자면 좀 복잡해.”

 주유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난감한 얼굴을 하고 있을 때 굳이 그 원인을 캐보려는 건 좋지 않았다. 나는 궁금증이 밀려드는 것을 느꼈지만, 잠시만 그 궁금증을 모른 척 외면하기로 했다.

 조금 쉬었다 물어보면 되겠지. 그도 아니라면 주유가 마음의 준비가 된다면, 말해줄 것이다.

 “깊은 사정은 모르겠다만, 네가 손견님의 처가 되면 더 이상 교공 문하에 있을 수 없게 된다는 거지.”

 “그래.”

 “너로서는 곤란한 입장이겠네....그래서 교공 문하로 가려고 마차를 끌어낸 거였고?”

 주유는 대답하지 않았다. 과연 내 말이 맞았으니까.

 “정 처지가 곤란하다면 네 집으로 돌아가면 되지 않을까?”

 슬그머니 주유의 눈치를 보니, 주유는 고개를 돌렸다. 집안 사정이 굉장히 안좋은 듯했다. 그러니 혼인 전에 손가에 몸을 의탁하고 있는 거겠지.

 “집에는 갈 수 없어.”

 “누가 널 해치려 들어?”

 “거기로 가면 날 팔아치우려 드니까.”

 주유의 얼굴이 한층 어두워졌다. 그걸 보니 손책이 왜 그렇게 난리를 쳤는지 이해가 갔다.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인 거다, 주유는. 그런 상황에 주유가 교공의 문하로 들어가겠다고 마차를 끌어내 간들,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던 거다. 오히려 주유의 상황만 더욱 난처해질 뿐.

 나로서는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결정적인 키워드가 하나씩 빠져나간 상태였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독심술을 하듯, 주유의 얼굴을 보고 딱히 알리고 싶지 않은 사정이 있구나 짐작하는 것 뿐이었다.

 내가 신수라고는 해도 엄연히 낯선 이였다. 타인에게 이렇게까지 이야기한 것도 의례적이라 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나로서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론 네가 걱정하는 일 따윈 없을 거다. 내가 앞으론 네 곁에 있을 테니까."

 이놈의 오지랖.

 나도 모르게 그런 소리가 어떻게 튀어나왔는지 모르겠다.

 “그걸 어떻게 장담하지?”

 “나는 신수니까. 전설 속의 황룡이라면서?”

 내가 들어도 손발이 오글거리다 못해 오징어가 될 지경이었다. 중2병 같은 멘트같다고 속으론 이불을 걷어찰 지언정, 그때에는 그렇게라도 안하면 안될 것 같았다. 주유의 흰 얼굴이 어둠 속에 잠기는 걸 보니 나까지 침울해지는 게 싫었다. 주유가 그러는 게 싫은 게 아니라, 내가 그 우울한 기운에 전염되고 싶지 않았던 거다.

 “근데, 그 전설이라는 게 뭐야 대체? 알고 싶네.”

 “그건....”

 주유가 입을 떼는 순간, 바깥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주유가 자세를 고쳐앉았다. 무언가 이야기를 하려고만 하면 사람들이 들이닥치니, 문이라도 걸어놓고 말을 해야 하나 싶다.

 “아가씨, 화 선생을 모셔왔습니다.”

 생각보다는 빨리도 도착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여몽이 날아갔든지 아니면 화타가 근처에 있었든지. 둘 중 하나다. 나는 주유를 바라보았다. 주유는 나를 침상에 고이 눕혀두고, 일어서서 화타를 맞았다.

 화타는 백발의 수염을 기른 노인이었다. 주름도 지고 검버섯도 졌지만 그의 얼굴은 여느 노인답지 않게 눈이 또렷하고 맑았다. 백태가 낀 흔적도 없었다. 하기사 병을 앓고 있다면 화타가 불려오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소인 화타, 아가씨를 뵙습니다.”

 “의원님께 실례가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급히 사람을 보냈으니, 아량을 베푸시어 저의 조급함을 넘겨주십시오.”

 주유는 매우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중국식 예법은 기름칠을 한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아주 거추장스럽기까지 한데, 주유가 하는 걸 보면 그렇게 거추장스러운 것만은 아닌 듯했다.

 “실례는요. 아가씨께서 소인을 잘 보아주시어 그런 것이지요. 환자는 어디 있는지요?”

 주유가 침상을 가리켰다. 괜히 나는 긴장했다. 화타를 비롯한 세 명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쏠렸다. 이게 뭐라고 긴장이 된담.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도 아닌데.

 화타가 어리둥절해했다.

 "사람이...아닙니까?"

 화타의 중얼거림에, 주유가 답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신수입니다."

 화타가 나를 다시금 빤히 들여다보았다. 이제껏 그는 사람만 진료하러 다녔는데, 나같은 신수(인정하고 싶지는 않다만)를 처음 본 것 같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초면에, 이렇게 빠안히 쳐다보면 내가 민망해할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도 않은 것 같았다. 나는 참다 못해 입을 열었다.

 “내가 그 신수요.”

 화타의 동공이 커지는 게 보였다. 더불어 여몽도. 둘다 신수라는 걸 본 적이 없는가 보다. 그냥 전설로만 내려오는 존재가 나같은 신수라는 걸까.

 “얼핏 보아 새끼뱀 같은데, 새끼뱀이 아니군요.”

 “황룡입니다.”

 주유가 잊지 않고 덧붙여 주었다. 화타는 고개를 끄덕이곤, 제 말을 이어갔다.

 “예로부터 천자의 신수라 했습니다...황룡이란 신수 중에서도 신성한 신수지요. 자미원紫微垣을 관장하는 신수인데...아가씨께선 이 신수를 어디서 발견하셨습니까?”

 화타는 나를 치료할 생각은 까맣게 잊어버린 듯했다. 그것보다는 놀라움과 떨림이 섞인 눈빛으로 나를 들여다보면서, 주유에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동쪽 숲에서 발견했습니다. 신수 사냥꾼들에게 쫓겼는지 화살을 맞고 쓰러져 있더군요. 급한대로 처치를 해두었으나 많이 아플 겁니다.”

 화타는 그제야 생각이 낫다는 듯, 가져온 가방에서 침구와 뜸 따위를 꺼냈다. 나는 화타에게 상처부위를 보여주었고, 화타는 내가 다친 부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더니만 약을 바르고 잘 감쌌다. 신기하게도 별로 아프지 않았다. 주유가 약을 발라주었던 탓인건지, 화타가 워낙 명의라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요행히도 아가씨께서 급히 처치해주시어 상처가 덧날 일은 없어보입니다. 독도 없었던 듯하고요. 아물 때까지 무리하게 움직이지만 않는다면 금방 나을 겝니다.”

 “정말입니까?”

 나는 조급함을 참지 못하고, 화타에게 물었다. 화타는 나를 보고는, 빙긋이 웃었다.

 아니..왜 웃는 거지....나는 당황했다.

 “정말입니다. 하늘 신수에게 하늘 덕을 보고 사는 사람이 거짓을 말하겠습니까.”

 나는 그 말을 듣고선,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기는 여몽도 마찬가지였던 듯싶다. 여몽이 한 발짝 가까이 다가왔다.

 “저 황룡이 그렇게 대단한가요? 아가씨 말로는 전설에 천자의 증표라는데...”

 “그렇지. 황룡은 고래古來로 천자의 증표 그 자체였지. 그러니 그 신수가 하늘 신수들 중 최고인 것도 맞고, 황룡을 가지면 천자가 될 수도 있는 거다.”

 화타는 말을 마치자마자 얼굴이 사뭇 심각해졌다.

 “아가씨께서 소인을 불러주신 이유를 이제야 깨달았나이다. 동적童狄들의 무리가 행여 이 신수를 추적할까 두려워하시는 마음, 잘 알겠습니다."

 “의원님께선 신중한 분이시니...조심해주실 거라 믿습니다.”

 주유는 다시금 깍듯하게 화타에게 인사를 했다. 화타 또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아가씨, 몸 조심 하십시오.”

 "의원님께서도 조심하십시오."

 화타는 문을 나서면서도 한번 더 주유에게 당부하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여몽 편에 챙겨야 할 약재와 발라야 할 연고들을 챙겨주는 걸 잊지 않았다.

 화타가 나가고 나서야, 주유는 한숨을 쉬었다. 한 고비 넘겼다는 듯이, 머리를 쓸어올리는 그녀에게 여몽이 다가왔다. 그의 얼굴엔 아직도 의문이 가득했다.

 "아가씨...동적이라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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