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말해도 돼?
작가 : 슈타인
작품등록일 : 2016.8.25

세상의 빛은 다 가진 듯한 소녀 유나, 그녀에게 남모를 아픔이 있다. 2년 전 골목길에서 한 사내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
2년이 지나 지금 모든 걸 잊혀진 듯한 찰나, 사건 동영상이 뜻밖에 유투브를 통해 퍼진다. 급기야 언론이 사건을 주목하고, TV와 네티즌 그리고 범인까지 유나 찾기에 돌입한다.

범인과 자신의 과거 그리고 사람들의 무분별한 관심에서 도망가는 유나! 그녀 옆에는 언제나 절친인 강율과 보디가드를 자처하는 구할이 있다. 하지만 유나가 범인과 마주했을 땐 율과 할도 끝까지 그녀를 지켜주지 못하는데... 유나는 다시 한 번의 위기를 겪게 된다. 하지만 두 번 단시 같은 결과를 얻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유나!

소녀의 아픔을 담은 법정 스릴러. 유나는 범인의 죄값을 과연 당당히 받아낼 수 있을까...

 
말해도 돼? 5화> 숨바꼭질
작성일 : 16-08-29 16:31     조회 : 378     추천 : 1     분량 : 396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5화> 숨바꼭질

 

  유나는 도어락을 풀고 아무도 없는 텅 빈 화실과 마주했다. 익숙한 흑연 냄새. 휴. 유나는 그제야 온 몸에 힘을 풀었다.

  ‘여기 오길 잘했어.’

  유나는 제각각 놓인 이젤 사이를 지나 맨 구석 자리를 찾아 앉았다. 흰 도화지에는 그리다 만 아리아스의 옆선이 남아 있었다. 입을 꼭 다물고 있는 아리아스. 유나는 자리에서 선반 위에 있는 아리아스 석고상을 올려 봤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아그리파와 카라카라에 시선을 옮겼다. 모두들 입을 굳게 닫고 유나를 내려 보고 있었다. 문득 유나는 석고상들을 다 깨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유나는 선반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리고 아리아스에게로 두 손을 뻗었다. 생각보다 꽤 묵직했다.

 유나는 얼굴을 찡그리며 아리아스를 허공에 높이 들었다. 그때 등 뒤에서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너 뭐 해?”

  유나는 아리아스를 들고 있는 채 뒤를 돌아보았다. 할이었다. 평소 화실에서 자기와 눈이 마주치면 얼굴을 붉히고 도망가던 키 큰 오빠. 자유분방한 겉모습과는 달리 하는 짓이 영 딴판이었다.

  그런 할이 지금은 토끼 눈을 하고 서 있었다. 유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할이 다급하게 말했다.

  “야, 내려 놔. 그러다 다쳐.”

  할은 유나를 보고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다가왔다. 유나는 움찔하며 다시 한 번 아리아스를 높이 들었다.

  “뭔 상관이야? 오지 마.”

  허공에 올린 유나의 팔이 유난히 흔들렸다. 할은 황급히 두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었다.

  “알았어. 여기 있을게. 그거 내려 놔.”

  유나는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누가 하라는 대로 정말 하기 싫을 때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다.

  유나는 머리 위 아리아스를 그대로 바닥에 던졌다. 아리아스는 머리부터 바닥에 떨어지더니 짝 소리와 함께 산산조각이 났다. 동시에 석고상의 눈과 코, 입이 제각각 널브러졌다.

 할은 멍한 눈으로 유나를 쳐다봤다. 유나의 얼굴에는 시원함과 두려움이 함께 어려 있었다.

  할은 짧게 숨을 내뱉으며 유나에게 한 발 다가갔다. 할의 신발 밑에서 석고상이 빠지직 짓이겨졌다. 유나는 할이 다가오는만큼 뒷걸음질 쳤다. 어느새 다른 석고상에 손이 닿았다.

  “오지 마. 오면 또 던질 거야!”

  유나의 목소리가 아까 와는 달리 조금 떨렸다. 하지만 손동작만은 재빨랐다. 유나의 손이 막 석고상에 닿으려는 순간 경비 아저씨가 몽둥이를 흔들며 나타났다.

  “뭐냐? 뭔 일이야?”

  아저씨는 바닥에 널브러진 석고상의 잔재를 내려 봤다. 몽둥이를 쥔 아저씨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누구야? 둘 중 누가 그랬어?”

  아저씨의 얼굴은 점점 험악해졌다. 우물쭈물하던 유나는 손가락으로 할을 가리켰다. 할은 유나를 마주보며 눈으로 ‘나?' 라고 물었다.

  경비 아저씨는 둘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할은 뒷머리를 벅벅 긁더니 고개를 꾸벅 숙였다.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로... 이거 금방 치울게요. 이따 원장님 오시면 이야기도 하고요. 죄송합니다.”

  할은 재빨리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찾아 아리아스의 조각들을 치웠다. 유나는 눈썹을 찡그렸다. 할이 아니라고 하며 같이 악을 쓸 만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유나는 지금 누구든 상관없이 싸울 상대가 필요했다. 그런데 할이 순순히 자기가 했다고 한 것이다. 김이 훅 빠졌다.

  ‘뭐야, 착한 척은!’

 

  아리아스의 조각들은 할의 손에서 고스란히 파란 플라스틱 쓰레기통 안으로 들어갔다. 경비 아저씨는 할의 손놀림을 빠짐없이 지켜본 뒤 할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그리고 위협적으로 몽둥이를 두어 번 돌리다 자리를 떴다. 유나는 문 밖으로 작아지는 경비 아저씨의 등을 바라보았다.

  ‘나도 나갈까?’

  유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갈 데가 없다. 유나는 할을 힐끗 바라 보다 할과 눈이 마주쳤다. 유나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제일 구석진 창가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할은 한숨을 짧게 쉬었다. 그리고 마지막 비질로 아리아스의 가루들을 쓰레받기에 담아 먼지와 함께 쓰레기통에 넣었다.

  그때 파란 쓰레기통 위로 아주 얇고 긴 다리를 가진 검은 생명체가 꿈틀거리는 게 보였다. 그 생명체는 새끼손톱보다 작은 몸통을 가지고 있었지만 하얀 석고에 대비돼 검은 색이 더 도드라졌다. 거미였다.

  할은 순간 얼음이 되었다. 단지 눈만 끔뻑거리고 서 있는데 거미가 조금씩 위로 올라오더니 쓰레기통을 넘어 오려했다. 할은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덩달아 유나도 깜짝 놀랐다.

  할은 벌써 쓰레받기와 비를 내동댕이치고 유나에게로 달려오는 중이었다. 유나가 침을 꼴깍 삼키며 할에게 물었다.

  “왜.. 왜.. 왜 그래?”

  할은 쓰레기통 쪽은 쳐다보지 않고 손가락으로 쓰레기통을 가리키며 말했다.

  “버,,, 벌,,레!”

  유나는 눈을 찡그렸다. 벌레라면 유나도 싫긴 마찬가지였다.

  “바퀴벌레?”

  할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럼 뭐냐고 묻는 유나에게 할은 힘겹게 거미라고 말했다.

  “거미라고? 큰 거?”

  할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는 할을 한심하게 봤다. 유나의 상식에 거미라면 그래도 바퀴벌레보다는 조금 덜 징그러운 생명체였다. 적어도 이렇게 난리법석을 치진 말아야 했다. 그것도 거미보다 70배는 큰 남자라면!

  '흥! 난리법석은!'

  쓰레기통 앞에는 이미 할이 던져버린 쓰레받기와 비가 널브러져 있었다. 유나는 일단 청소도구함을 힐끗 보고 물건들을 제자리에 놓아두기로 했다. 유나가 살금살금 그러나 쓰레기통과 거리를 두며 다가가는 사이 할은 유나가 원래 있던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할은 거미가 거미줄로 각종 생명체들을 유혹해 잡은 뒤 잘근잘근 그들을 해치워가는 방식을, 그 잔인함과 역겨움을 유나에게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저 마른침을 삼키며 유나를 쳐다볼 뿐이었다.

 

  유나는 살며시 쓰레받기와 비를 주워 제자리를 청소함에 넣었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왔다. 할과의 대각선 끝자리였다.

  할은 조금 전 아우성을 친 시간은 없었다는 듯 굴었다. 그저 4B 연필로 쓱싹쓱싹 각진 아그리파를 그렸다.

  연필이 종이를 스치는 규칙적인 소리만 화실가득 메웠다.

  ‘헐! 뭐야 쟤? 진짜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유나는 이젤 사이로 할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할을 그렇게 주의 깊게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유나는 그리다 만 아리아스와 할을 번갈아 보다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허공에 말을 뱉었다.

  “이름이 구할 맞지?”

  할은 연필을 멈췄다.

  ‘유나가. 유나가 내 이름을 알고 있다.’

  할이 거미를 보고 놀랐을 때보다 더 기겁할 일이었다. 유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근데 우리 전에 어디서 본 적 없어?”

  순간 할은 의자를 살짝 옮기며 이젤 뒤로 완전히 몸을 숨겼다.

  “없는데. 난 너 화실에서 처음 보는데.”

  할의 목소리가 떨렸다.

  “이상하다. 전부터 눈에 익다고 생각했어.”

  유나는 이젤 사일로 고개를 기웃하다 점차 할에게 다가왔다.

  할은 황급히 휴대전화를 꺼내 여보세요를 외치며 문 밖으로 나갔다. 유나는 할의 뒤통수를 보며 중얼거렸다.

  “이상하다. 분명 화실에서 본 게 처음이 아닌데…….”

  혼자 남은 유나는 골똘히 생각에 잠기다 무심코 할의 그림에 시선을 옮겼다. 푸핫. 유나는 재빨리 새어나오는 웃음을 막으며 문 쪽을 쳐다보았다. 다행히 할의 모습은 안 보였다.

  그림은 할과 닮아 있었다. 각진 아그리파가 아니라 턱은 날렵한 계란형. 아그리파만의 위엄이나 남성성은 온데간데없는 여성스러운 모습.

  '그림에 꽃이라도 꽂아줄까?'

  꽃미남 아그리파 덕분에 기분이 나아진 유나는 할의 그림 여백에 작은 글씨를 썼다.

 

  아까는 미안.

 

  원장실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이 시간에 전화 할 사람이 없는데…….’

  유나의 뒷목이 서늘해졌다. 전화벨은 점점 성난 울음소리처럼 들렸다.

  ‘집인가?’

  유나는 벽에 걸린 시계를 쳐다봤다. 아침 10시. 전화기를 끄고 말도 없이 학교를 나왔으니 부모에게 연락이 갔다면 난리가 났을 게 뻔했다.

  끊기지 않는 전화벨. 유나는 머뭇대다 원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수화기를 드는 찰나 벨이 뚝 끊겼다.

  유나는 짧은 숨을 내쉬었다.

  ‘한 선생님에게 갈까?’

  유나는 수화기를 보며 눈을 끔뻑거렸다. 그때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순간 유나의 몸에 다시 힘이 들어갔다. 유나는 수화기를 들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말해도 돼? 20화> 말해도 돼! 2016 / 10 / 29 342 0 4841   
19 말해도 돼? 19화> 아리다 2016 / 10 / 29 354 0 5050   
18 말해도 돼? 18화> 천국과 지옥사이 2016 / 10 / 29 448 0 5182   
17 말해도 돼? 17화> 풀리는 매듭 2016 / 10 / 29 400 0 4851   
16 말해도 돼? 16화> 그림자의 무게 2016 / 10 / 29 449 0 5080   
15 말해도 돼? 15화> 스무살의 끝 2016 / 10 / 29 393 0 3903   
14 말해도 돼? 14화> 악연의 연속 2016 / 10 / 27 412 1 4410   
13 말해도 돼? 13화> 외나무다리 2016 / 10 / 27 339 1 5339   
12 말해도 돼? 12화> 꼬리잡기 2016 / 10 / 27 362 1 4746   
11 말해도 돼? 11화> 깨진 그릇 2016 / 10 / 27 427 1 4458   
10 말해도 돼? 10화> 그놈이다! 2016 / 10 / 26 372 1 5059   
9 말해도 돼? 9화> 하늘 높이 더 멀리 2016 / 10 / 26 336 1 4772   
8 말해도 돼? 8화> 아무도 모르게 2016 / 10 / 26 334 1 3812   
7 말해도 돼? 7화> 비밀 2016 / 10 / 26 338 1 4259   
6 말해도 돼? 6화> 모든 게 리셋! 2016 / 10 / 25 352 1 4505   
5 말해도 돼? 5화> 숨바꼭질 2016 / 8 / 29 379 1 3968   
4 말해도 돼? 4화> 내 잘못이 아니야! 2016 / 8 / 28 480 1 5397   
3 말해도 돼? 3화> 네가 거기에 있었더라면! 2016 / 8 / 27 414 1 5121   
2 말해도 돼? 2화> 두 번째 화살 2016 / 8 / 26 420 1 5113   
1 말해도 돼? 1화> 숨어 있거나 나서거나 2016 / 8 / 25 647 3 530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