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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달의 마리아
작가 : 해우Manatee
작품등록일 : 2017.11.3

"왜 굳이 의미를 찾으려 하는가? 인생은 욕망이지 의미가 아니다."

- 찰리 채플린

 
12화
작성일 : 17-11-07 14:43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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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토프탈

 

 강줄기 하나가 산을 돌아 내려오고 북부군의 트럭 한 대는 그 강을 끼고 산에 올랐다. 트럭에 탄 20여 명의 경보병 모두가 장장 수개월에 걸친 토프탈 고지전의 용사들이지만, 계속되는 살육전은 병사들에게 상당한 후유증으로 남아 모처럼 따뜻해진 봄 날씨에도 그들은 서로 대화하지 않았다. 가파르던 산길이 평평해지나 싶더니 이윽고 트럭은 산 중턱에 만들어진 작은 개활지에 도착했다.

 

 "이게 전부인가?"

 

 "대위님, 상부에선 토프탈 라인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위님의 대대에 보급되는 탄자는 이미 서부전선에 다른 부대보다 세배 이상 많습니다."

 

 조나단 도르테 대위는 트럭에 실린 철통들을 바라보며 회의에 빠졌다. 그가 부임한 이후로도 일 년을 넘게 이어진 전투는 항상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테움군이 산 안에서 전선을 펼칠 수 있는 개활지를 화력으로 차지하면, 베르체의 광적인 소년병들이 게릴라를 펼쳐 북부군의 총알을 소진시켰고 며칠 동안 계속되는 탄약 소모는 그들에게 밀고 올라오는 남부군과의 육박전을 강요했다. 대검을 착검한 채 일어난 교전 뒤에는 눈이 시뻘게져 적군의 시체를 난도질하거나 소총의 총구를 입에 욱여넣는 병사들이 꼭 나오기 마련이었고 이는 곧 그날의 탈영병들을 총살하는 행사로 이어졌다. 조나단은 그의 주머니에 있는 녹색 보석을 생각했다.

 

 로메인 윌리엄즈가 테움으로 돌아와 연구를 이어갔던 시절, 그는 광석들의 절단면을 관찰하던 중 이상한 광채를 띠는 편암 안에서 작은 녹주석을 발견했다. 모험심에 일생을 바쳤다 해도 무방할 늙은 모험가는 그의 발견에 대해 옛 동료들과 긴 토론을 나눈 끝에 결국 그 보석을 왕에게 진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로메인 윌리엄즈는 이 사건으로 로메인 도르테 백작으로 봉해졌고 보석은 전문 기공사에게 보내졌지만, 한 해도 지나기 전에 자유민들이 그들의 왕을 교수대에 걸었다. 수신자를 잃은 기공사는 그의 역작에 '달의 바다'라는 이름을 붙여 발신인에게 보냈고 로메인은 보석에 감정된 어마어마한 가치에 평생 그 존재를 숨긴 채 살았다.

 

 '조나단, 항상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걸 숨겨라. 세상에 드러난 보석은 네 손을 떠난 후에도 탐욕에 눈이 먼 사람들이 너를 평생을 괴롭히게 할 거다.'

 

 백작은 고개를 털고 일어났다. 고지를 장악한 후로 며칠이 지났고 보급된 총탄으로 일주일은 더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뒤에 남은 가족들의 안전이다. 그가 토프탈 전선을 뒤로 밀어야 동부 전선의 교착상태를 풀고 남부군을 도르테에서 떨어뜨릴 수 있다.

 

 "상부에 폭격을 요청한다. 탄약이 있을 때 후방의 기갑 보충을 기다리지 않고 국경을 넘을 것이다."

 

 지휘부의 작전령을 무시하는 파격적인 지시에 하사관들이 반발한다.

 

 '불쌍한 녀석들'

 

 상부의 명령이라고 반박하는 녀석들 중에는, 그 간단한 명령을 수행하는 동안 손가락이 열 개 다 붙어있는 놈이 아무도 남지 않았다. 아무도 그들의 지휘관에게 호소하지 않았지만 밤마다 캠프에서 들려오는 혹 짐승의 울부짖음과도 같은 흐느낌은 그들의 강인했던 정신을 좀먹은 악마의 화신이었다.

 

 '지긋지긋한 녀석들'

 

 땅거미가 내린 시간, 늦게까지 이어진 회의가 끝나고 젊은 대위는 막사를 나선다. 그가 한걸음 걸을 때마다 주머니의 돌멩이가 짤랑거린다. 그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 푸른 에메랄드를 꺼내어 그날의 월광에 비추어 본다. 이자벨라는 주인을 죽이는 돌이라 말했다. 테움의 마지막 왕은 이 보석을 받고 반란에 죽었고, 그의 아버지는 달에서의 피폭 후유증에 일찍 생을 마쳤다. 조나단은 어린 시절의 동생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마음 한켠에 차오르는 불안감은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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