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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은 에덴-낙원으로 가는 길에 지름길은 없다
작가 : PS달빛
작품등록일 : 2017.11.7

사자(死者)와 인간의 대립과 타협, 갈등 속에서
인간의 생의 무게와 죽음과 밀접해 있는 영혼의 가치를 논하고, 인간이 되고 싶은 그들의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갈망과 지상낙원을 꿈꾸며 그들만의 에덴을 그리는 이야기

 
1부-[7년의 과거] 3화 검은 돌1
작성일 : 17-11-07 00:24     조회 : 258     추천 : 2     분량 : 4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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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이나 한테서 풍겨오는 이미지는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너무 차갑고 이질적인 느낌이 강했기에 쥬비터는 그녀를 향한 질문 자체가 조심스러웠다.

 

 "저기...얀스가 아니라...저...한테 볼일이 있어 보이는데...얀스?"

 

 쥬비터는 얀스와 유이나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조금 곤경에 처한 듯한 표정을 보이면서 말을 더듬었고, 얀스는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어깨를 으쓱 하더니 유이나 쪽으로 눈을 돌렸다. 유이나는 그런 그를 보고 싱긋 웃으면서 살며시 다가가 말했다.

 

 "닮았네요. 한나랑. 그렇죠 얀스?"

 "음...글쎄. 닮은 건 속눈썹 정도인가. 하하하!"

 

 '이 아저씨가 뭐라는 거야...잠깐, 한나라면 내 어머니인데?'

 

 쥬비터는 곧장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는 떨리는 입을 간신히 열면서 말했다.

 

 "저기...! 그러니까..."

 "유이나 라고 불러요."

 "아. 네. 유이나? 그러니까...좀전에 한나 라고 했던데,

 제 어머니를 어떻게 아는 거죠?"

 한나라고 하는 이름을 듣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유이나를 붙잡고 물어보자 그녀는 쥬비터를 빤히 쳐다보더니 손으로 어깨를 붙잡은

 쥬비터의 손을 톡톡 치면서 말했다.

 

 "...그 전에 이 손 좀...놔 주고 얘기할래요? 좀 아프네요~"

 "아!"

 

 그제서야 쥬비터는 자신의 튼튼한 팔의 힘으로 그녀의 갸느린 어깨를 너무 세게 붙잡고 있다는 걸 알아챘고 화들짝 놀라면서 잡은

 유이나의 어깨를 놓아 주었다.

 

 너무 세게 잡았다고 느꼈는지 쥬비터가 미안한 표정을 지었고 유이나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한번 주무르더니 별것 아니라는 듯 쥬비터에게 또 한 번 웃어 보였다.

 

 옆에서 이 웃기지도 않는 광경을 지켜 보고 있던 얀스가 입을 열었다.

 

 "아, 뭐, 일단 뒤뜰에 나가서 얘기하지?

 차나 한잔하면서."

 "예? 그럼 가게는 누가 봐요?"

 

 쥬비터가 가게 안의 카운터를 가리키며 얘기하자 얀스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쥬비터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말했다.

 

 "오늘 장사는 끝이야. 유이나는 우리한테 중요한 손님이고 이제부터는 너한테도 아주 중요한 얘기라서 말야. 그리고 시간이 많이 없어."

 

 얀스의 말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쥬비터를 유이나와 같이 뒷문으로 밀어 놓고 가게 문을 잠그고 자신도 뒷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갔다.

 

 가게의 뒤쪽 바깥에는 조그마한 연못과 손질을 잘해놓은 나무가 자리하고 있었고 그 나무 아래 그늘에는 둥근 탁자와 4개의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놓여 있었다.

 

 그늘 밑에 둥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쥬비터와 유이나가 마주 보면서 앉아 있고 옆에서 얀스가 차를 타고 있었다.

 

 쪼로로로로록~

 맑은소리와 함께 찻잔에 얀스가 탄 차를 따르기 시작하자 유이나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찻잔의 따뜻한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쥬비터를 보면서 정적을 깨고 입을 열었다.

 

 "음~일단 나에 대해 궁금한 게 있겠죠? 물어봐요. 답할 수 있는 건 가능한 한 답해 주도록 할게요, 쥬비터 진."

 

 쥬비터는 잠시 고개를 떨구고 생각하더니 곧 유이나를 쳐다보면서 말을 꺼냈다.

 

 "제 어머니는 저를 낳고 병으로 돌아가셨다고 들었는데, 당신은 제 어머니를 어떻게 아는 거죠? 그리고 얀스랑은 또 어떻게 알고, 여긴 무슨 일로 왔으며, 당신은 누군가요?"

 "쥬비터. 한꺼번에 질문 하지 말고, 하나씩 물어봐야지."

 

 얀스가 중간에서 제지하자 유이나는 손짓으로 막으며 쥬비터를 지긋이 바라보면서 말문을 열었다.

 

 "일단 제 소개를 간단히 하죠. 제 이름은 유이나. 한나, 그러니까 당신 어머니의 오랜 친구라고 해두죠. 여기 있는 얀스와도 몇 번씩 교류 하고 있는 친구이기도 하죠."

 

 "자...잠깐만, 얀스와도 친구라고? 아무리 봐도 나이 차가 너무 나는데요? 실례지만..."

 "어이! 필요한 얘기만 들어, 필요한 얘기만!"

 

 얀스와 친구라는 말에 조금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면서 얀스와 유이나를 한 번씩 번갈아 보고있는 쥬비터에게 얀스가 그의 머리 위에 손을 얹어 그가 하려는 말을 가로막았고 유이나는 그런 그들을 향해 미소를 엷게 띠면서 눈을 지그시 감고는 다시 눈을 뜨고 쥬비터의 눈을 보면서 다음 얘기를 이어 갔다.

 

 "그리고 전...나의 친구이자 당신의 어머니인 '한나 레이'의 마지막을 지켜본 유일한 사람입니다. 한나는 내가 있던 머나먼 땅에서 안타깝게 짧은 생을 마쳤습니다..."

 "어머니의 친구...요?"

 "네... 이건 쥬비터, 당신 어머니의 유품이랍니다."

 

 갑작스런 그녀의 얘기에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쥬비터에게 건네 준 물건은 다름 아닌 검은색을 띠고 있는 돌이었다.

 

 "어이 유이나. 이건..."

 "네, 이제는 돌려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얀스."

 

 얀스와 유이나가 한마디 주고받는 사이, 쥬비터는 말없이 그녀가 건네준 검은 돌을 손에 쥐어 자신에게로 가져가서 유심히 돌을 보기 시작했다.

 

 칠흑같이 어둡고 마치 보석 같은 마름모 형태의 검은 돌은 쥐고 있는 손이 시릴 만큼 차가웠다.

 지금까지 봐왔던 진귀한 물건 중에 특이하고 특별한 능력을 갖춘 돌이 많았지만 이 검은 돌은 쥬비터가 여태 봐왔던 돌보다 훨씬 더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마치 자신과 마주 하고있는 그녀처럼 이 돌에도 그 비슷한 기운이 흐르는 듯했다.

 

 보통 작은 돌은 손으로 계속 만지고 있으면 체온 때문에 차가운 돌이라도 미지근해지거나 따뜻하게 될 텐데, 검은 돌은 마치 무언가가 작동하는 것처럼 계속 쥬비터의 손에서 냉기를 뿜어댔다.

 

 그렇게 돌을 보면서 멍하니 있는 순간, 문득 오전에 영주의 집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영주도 검은 돌 얘길 했었지...혹시 영주가 얘기한 검은 돌이 이거랑 같은 건가?'

 

 영주와의 얘기를 떠올린 쥬비터는 한 가지 의문점이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했다.

 

 '영주의 말 대로라면 이 돌은 평범한 돌이 아니란 얘긴데... 어떻게 이사람이 이걸 가지고 있는 거지? 듣기로는 그 무에르테 라고 하는 대륙에서만 구할수 있는...가만...그렇다는 것은...!!'

 "저기...! 유이나...씨! 혹시 당신이 었었다는 곳이...어머니와 이 돌과 관계가 있는 건가요?"

 

 쥬비터가 아까보다 눈을 더 크게 뜨고 유이나를 쳐다보자 유이나는 그의 이런 반응을 마치 예상했다는 듯 덤덤하게 말했다.

 

 "쥬비터. 당신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예요. 저는 바다 건너 무에르테 대륙에서 왔어요.

 그리고......"

 

 유이나는 일어서서 천천히 쥬비터에게 다가가 작은 손으로 그의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검은 돌 만큼이나 차가웠으며 그것은 마치 이 세상 사람인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훨씬 더 일찍 올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당신이 너무 어렸기에 지금에서야 그녀의 얘기를 전해주러 온 거예요. 그 사실을 받아드릴 수 있는 나이가 되길 기다리면서..."

 "그런..."

 

 그녀가 잡은 손에서 전해져 오는 냉기와 그녀의 이야기가 쥬비터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어 주는 듯 입을 다물고는 검은 돌을 쳐다보았고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쥬비터. 지금부터 하는 얘기 잘 들어. 너는..."

 

 -쾅쾅쾅-

 옆에 같이 앉아 있던 얀스가 침묵을 깨고 입을 여는 순간 정문 쪽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셋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누구지? 제가 나가 볼게요."

 "나도 같이 가지. 유이나, 당신은 여기 잠깐 기다리고 있어."

 

 둘은 유이나를 뒤뜰에 두고 정문으로 향했다.

 -철컥-

 아까 얀스가 잠가뒀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니 웬 처음 보는 병사 3명과 남자 한명이 서 있었다.

 

 병사 3명은 익숙한 복장이 아마도 샤몬 소속인 듯 보이지만 한 명은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범상치 않은 모습이었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짧은 회색 머리를 하고 있고 얼굴은 웃고 있는 듯한 실눈으로 쥬비터와 얀스를 보고 있었으며, 몸에는 슬림한

 사이즈의 검은색 갑옷을 두르고 있었다.

 

 그 갑옷의 가슴팍에는 이스타냐 제국의 상징인 붉은색 날개 모양의 그림이 박혀 있었다. 제국의 기사인 듯했다.

 

 쥬비터는 긴장한 채 그들을 쳐다보았고 얀스는 뭔가 알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허리춤에 양손을 올리고 입을 열었다.

 

 "제국의 기사분께서 이런 작은 나라의 변두리 마을까지 어쩐 일인지요."

 

 기사는 얀스를 올려다보더니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펼쳐 얀스 앞에 내밀면서 말을 꺼냈다.

 

 "이스타냐 제국 14대 이스타니스 폰 하야크 니아 황제폐하의 최측근이자 현 중앙기사단장 '길리안 진' 휘하 검은 여단(旅團) 특무대 소속인 나 '비앙 크로이네'는 이 나라 한(韓)의 국왕의 요청을 받아 이 자리에 있으니, 반대파 세력의 스스로를 혁명군이라 부르는 대테러 단체 '키리에(Kirie<신神께 드리는 기도>) 소속의 간부 얀스 한니발, 당신을 역모(逆謀)를 꾀하려는 목적으로 테러의 잔당들과의 접촉을 시도한 혐의로 왕성으로 잡아 드리라는 명이십니다.

 

 거부권은 행사할 수 없으며, 명령에 불응할 시 무력으로 제압해도 좋다는 국왕의 지시를 받고 왔으니 쓸데없는 저항은 하지 않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입니다."

 

 '뭐지, 이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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