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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삼국 the 신수기
작가 : 라칸
작품등록일 : 2017.10.31

[대체역사물+판타지]
신수를 얻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

 
주유, 그녀의 진심
작성일 : 17-11-06 23:28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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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는 가만히 서 있었다.

 “우리 집으로 돌아가라구.”

 “여긴 내 집이 아닌 걸.”

 “유, 제발 고집 피우지 마. 우리 아버지가 싫어 그래?”

 손책하고 혼인하는 게 아니었다. 주유는 손견과의 혼인을 앞두고 있었다! 주유 나이가 그러면 얼마 정도나 되는 걸까? 지금 나이가 열 다섯 정도 되는 걸까? 손견이 다시 보일 지경이었다. 주유 나이가 몇이든 간에 손책하고 동갑일 테고, 아들 친구하고 혼인을 한다고? 고대 시대에도 이건 아니라는 소리가 나올 만한 일 아닐까.

 그때야 결혼이라는 걸 빨리 하는 편이고, 나이든 남자와 어린 여자가 결혼하는 게 없는 일은 아니라 쳐도 이건 좀 심하다.

 “우리 아버지 좋으신 분이야. 무뚝뚝하시지만 나를 봐서라도 너를 홀대하진 않을 거야. 너 정도면 사내들이 좋아할 만한 얼굴이고.”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니까.”

 주유의 목소리가 어두웠다. 나로서는 그녀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옷소매 사이로 나무와 손책의 얼굴밖엔 보이지 않았다.

 “그럼 뭔데. 말을 해야 알 거 아냐.”

 “난 누군가한테 신세 지고 싶지 않아. 책이 네 집안도 그렇지만...적어도 이런 모습으로는 아니야.”

 손책이 무어라고 더 말하기 전에, 주유가 자리를 피했다.

 “오늘 일은 비밀로 해줘. 부탁할게.”

 내 생각에 손책이 오늘 일을 말하고 다니진 않을 것 같다. 일의 경중을 모르는 사람 같았으면 마차를 쫓아왔든지, 마차에서 주유가 내리자마자 사람 있는데서 뭐라뭐라 했을 거다. 주유를 존중하니까, 이쪽으로 데려와서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던 것일테고.

 과연 손책은 주유를 따라오지 않았다. 아니라고 말하면 더 이상 그 상대를 귀찮게 하지 않는다. 그것이 손책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을 거다.

 물론, 제 마음 속으로 떠오르는 의혹들은 어찌할 수 없겠지. 그런 걸 묻어둘 줄 아는 사내가 진짜 영웅일 거다.

 그래서 사람들이 손책을 좋아하나? 나는 손책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내 꼴이 정상이 아닌지라...더구나 손책같은 사람이 신수 황룡을 주유처럼 대할 리는 없다. 나를 죽이겠다고 나설 수도 있는 거다.

 당분간은 주유의 곁에서 조용히 지내는 게 맞다. 그러지 않으면 어떻게 해를 당할지 모르니까.

 “환.”

 주유가 나를 불렀다. 내가 생각에 잠긴 사이, 주유는 이미 손가 저택 내로 깊숙이 들어왔다. 덕분에 저택의 전경을 살필 겨를도 없었다. 주유는 규방으로 들어와선 소매를 들어올려 자그맣게 속삭였다. 내가 슬금슬금 옷소매 바깥으로 얼굴을 내밀자, 주유가 나를 끄집어 냈다.

 “이야기가 길어졌네. 미안.”

 그렇게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찰나, 주유의 손가락이 상처를 스쳤다. 과장 아니고, 송곳으로 상처 주위를 쑤시는 것 같았다. 큰일났다. 이대로 곪아버리면 더 아플 텐데.

 주유는 나를 침상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는 서랍을 뒤지고 있었다. 뭘 하려나 싶었는데, 약을 가져왔다. 하나는 뿌리는 식이었고, 하나는 색이 시커먼게 밥알을 뭉쳐놓은 것 같은 질감이었다. 약을 바르니 따끔따끔해도 시원하긴 했다.

 “일단은 약을 발라뒀어. 조금 뒤에 의원을 불러올 테니 그때까지만 참아.”

 나는 주유를 올려다보았다. 주유의 얼굴에 떠오른 감정은 진심일 거다.

 “별 거 아냐. 그런데..손책하고는 무슨 이야기를 했어?”

 “그걸 어떻게 알지?”

 주유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아니, 방금 전에 이야기를 나누었잖아.”

 “난 너한테 손책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말문이 막혔다. 말을 어떻게 좀 건네보려고 한 게 번번이 이 모양이람.

 “시...신력으로 알게 됐어.”

 그래도 여전히, 주유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러게 나란 인간은 왜 수습도 못할 말을 해가지고서는.

 “아가씨, 여기 계십니까?”

 여몽의 목소리였다. 휴, 다행이다. 저 녀석 때문에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다. 예상대로 주유는 여몽을 맞느라 내 말을 잊어버린 듯했다.

 “아가씨께서 안 들어오셔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첫째 도련님께서 뭐라 하실까 오금이 저려서...”

 “별 말 없었어. 책이가 말이 많긴 해도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제가 집안 내에서 물어보니, 아가씨께서 도망을 쳤다고 소란이 일었답니다. 첫째 도련님이 그걸 잠재우시고 둘째 도련님을 먼저 내보낸 거고요.”

 “아무래도 책이가 나갔다면 말이 더 시끄러워졌을 거야.”

 주유는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듯, 여몽의 말에 첨언했다.

 “첫째 도련님도 아마 그걸 염두에 두신 것 같습니다. 아가씨를 무척 걱정하셨다고...”

 “걱정해야 할 건 환이야.”

 주유는 딱 떨어지는 답을 했다. 여몽은 어리둥절해했는데, 그런 그에게 주유는 침상에 눕혀진 나를 가리켰다. 여몽을 나를 보자마자 반색했다.

 “저 녀석 이름이 환인가요? 벌써 이름을 지어주시다니....아가씨도 참.”

 나는 내 이름이 조환이라고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손권처럼 어, 이 녀석 말을 할 줄 아네, 이런 뻔한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무하고나 말을 섞을 기분도 아니었다. 다친 자리가 점점 쑤셔오는데 어서 이 고통이 사라졌으면 하는 심정 뿐이었다.

 “아이구, 황룡을 잊고 있었네요. 제가 의원을 불러 오겠습니다.”

 “약을 발라두긴 했지만 그래도 치료가 늦으면 안될 것 같아. 빨리 불러다 줘.”

 “여염의 의원으로는 안되겠지요?”

 “당연하지. 화 선생을 모셔와.”

 화 선생이라면 화타를 말하는 걸까? 아니 아무리 신수라지만 짐승인데 이 시대의 명의인 화타를 불러들인다는 게 신기했다.

 여몽이 나간 뒤, 나는 주유를 불렀다.

 “화타를 부르러 간 거야?”

 “맞아.”

 주유는 내 곁에 가까이 앉더니, 나를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새삼 내 체구가 얼마나 조그마해졌는지를 알 수 있었다.

 곧 치료받을 사람, 아니 신수한테 이러는 건 뭔가 싶어 올려다보려는데, 주유가 나를 주의깊게 들여다보는 게 느껴졌다.

 “넌 참 이상하구나. 아무리 신수라지만 내가 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알고, 더구나 화 선생이 화타라는 것도 알고 있었어. 다른 세계에 왔다고 했지?”

 이걸 대답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까짓 거 내가 신수인데, 모든 걸 알고 있다고 말해버려? 나는 차근차근히 생각해보았다. 아니다.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미래를 물어볼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을 두려워하게 될 수도 있다. 내 처지가 이런데 나를 돌보아주려는 사람에게 쓸데없이 두려움을 심어줄 이유가 있을까?

 “그래.”

 “다른 세계에서는 정말, 너처럼 모든 걸 알 수가 있니?”

 “경우에 따라서 달라. 알고 말고는 선택인 거지.”

 “그걸 어떻게 선택할 수가 있지?”

 “뭐...책을 읽을 수도 있는 거고. TV나 영화 드라마를 봐도 그렇고.”

 그렇게 말하다 나는 말을 멈추었다. 책까지는 그렇다 쳐도 그 이후 미디어 매체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했어야 했다.

 주유는 고대의 사람이다. 그걸 알 리가 없잖은가.

 “그게 뭔데?”

 “어...어. 그림으로 된 책들이야. 엄청 커.”

 둘러댄다는 말이 고작 그거였다. 거대한 영상들이 따지고 보면 이미지들의 조합이니까..내 말이 아주 틀렸다고는 볼 수 없지만, 대답이 영 바보스러운 건 사실이었다.

 “네가 왔다는 다른 세계라는 게 산해경의 나라들만큼 괴상한 모양이구나.”

 그렇다고 넘어가는 게 나을 것 같다. 나는 외교 사절도 아니고, 내가 살고 있던 세계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았다. 주유가 나를 돌보아주고는 있지만 주변 상황들이 내게 호의적일 거라 장담할 수도 없는 거고.

 더욱이 나를 끌어간 거울하고, 빛덩이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아직까지는 모르잖나. 그걸 알아내기 위해서라도 앞으로의 언행에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렇담, 내 명운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서도 알겠네?”

 “말 안할래.”

 내가 알던 주유는 남자였고, 서른 여섯에 요절한다는 거다. 이 세계의 주유와는 전혀 다른 사람인 거다.

 그걸 가지고 운명을 안다 어쩐다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아, 그러고보니까 나를 잡으러 왔던 사냥꾼들도 그러했다. 유비 관우 장비야 제갈량을 만나기 전에는 거의 떠돌이 신세나 다름 없었는데 어째서 원술하고 제갈량이 같이 있는 걸까? 제갈량의 품성은 절대 원술하고 어울리지 않는다. 무언가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걸까? 사서에 봐도 제갈량은 고고하고 자존심이 드높긴 한데 현실 파악을 그렇다고 못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내가 본 제갈량은 과연 어떤 사람인 걸까?

 지금 주유에게 제갈량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면, 주유는 앞으로의 일을 준비할 수 있을까? 자신에게 닥쳐올 일들을 감당해낼 수 있을까?

 나는 수많은 물음표들이 머릿속에 떠다니는 것을 느꼈다.

 “미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 그러니 좋은 미래든 나쁜 미래든, 모르는 게 좋아.”

 내가 말해놓고도 좀 멋있는 말이었던 것 같다. 주유는 뭔가 생각에 빠진 것 같았다. 내가 주유래도 그랬을 거다. 다른 세계에서 왔다지, 뭔가를 다 알고 있는 눈치지, 전설의 황룡 신수라지....

 나는 슬그머니 말을 던져보았다.

 “손견하고 혼인해?”

 “곧.”

 “첩으로 가는 거야?”

 “그런 건 아니랬어. 첩으로 날 들이면 나를 모욕하는 게 되니까...정처로 취하신다고.”

 오호라.

 손견은 명매정취明媒正聚의 예를 다해 주유를 아내로 맞겠다는 거다. 오씨 부인들은 이미 죽고 없다는 걸 거다. 그렇다 해도 오씨 부인의 집안이 가만히 있을까? 막말로 손견은 신분도 그리 확실하지 않은 객장客長에 불과했다. 손견이 이만큼 클 수 있었던 것도 처가의 덕택이 컸다. 그런데 부인들이 죽자마자 처가의 의를 저버리고 다른 집안의 여자를 맞아들여 출세를 도모한다? 이건 아무리 봐 주려고 해도 곱게 보이는 처신은 아니다.

 그렇다고 주유를 첩으로 들일 수는 없을 거다. 주유의 집안이 현재 어떤 처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유의 집안에서 태위가 둘이나 나왔다. 태위는 한나라 황실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최고의 벼슬자리였다. 가문으로서 자부심도 대단할 테고 그런 자리에 오르려면 단순히 가문만 좋아서는 안된다. 가문도 가문일뿐더러 학식, 인망, 재력, 모든 것이 갖추어져야 가능한 거니까. 그런 집안의 여식과 연을 맺는다 하면 첩으로는 안될 말이다. 그 집안 사람들이 모두 들고 일어나고도 남을 일이었다.

 “정처면 좋은 건데.”

 “너는 몰라.”

 그렇게 말하는 주유의 얼굴은 꽤 서글퍼보였다.

 “손견님이 좋은 분이신걸 왜 모르겠어.”

 그럼 시집 가면 될 게 아니냐...라고 하려던 말을 삼켰다. 난 아직 주유의 손님이었다. 손님이 집안사에 함부로 참견하면 안된다.

 “그럼 뭔데? 손견님이 너보다 나이가 많아서?”

 주유는 고개를 저었다. 주유 나이가 확실히 몇 살인지는 모르겠지만 스무 살을 넘지는 않는 것 같았다. 현대에서 저런 식으로 결혼한다면 바로 은팔찌 각이지만, 여긴 고대니까...하고 이해하려고 해도 충격적이긴 하다. 아직 창창할 나이인데, 친구 아버지에게 시집가야 하는 거니까.

 “그건...”

 주유의 입술이 천천히 벌어졌다.

 “더 이상 교공 수하에서 학문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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