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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달빛을 쫓는 마법사
작가 : 바람빛달
작품등록일 : 2017.7.13

[환생물/환골탈태/흑막남주/다정한미친놈]

마법학자였던 엘리제 오데이른은 100년 후 다시 엘레나 그란디아로 환생했다. 죽음에 대한 단서도 없고 왜 환생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엘레나가 한 선택은 하나였다.

이번 생은 즐기자. 즐기며 노는거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꿈속에 100년전 남사친 리베리오가 찾아온다. 찜찜함을 떨쳐낼 수 없었던 엘레나는 리오의 흔적을 쫓고, 마침내 엘레나의 앞에 리베리오가 나타나는데...

“내가 엘리제라는 거 어떻게 알았어?”

리오를 추궁하는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엘레나로 태어난 이후 가장 크게 감정표출을 하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너라는 걸 알고 있었어.”

슬금슬금 불쾌한 감정이 올라왔다. 더 이상 물으면 안 될 것 같으면서도 엘레나는 입을 열었다.

“어떻게 알았는데?”
“계속 너를 기다렸으니까.”

“너 없이 혼자 살아갈 수 없었어.”

전우애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리오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 이런 사이 였어?

 
귀환
작성일 : 17-11-06 16:46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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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씨!”

 

 숲의 입구로 한 쪽 발을 내딛자 다시 몸이 부유하는 것이 느껴졌다. 과거 엘리제에겐 굉장히 익숙한 마법이었지만 엘레나의 몸으론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탓에 볼썽사납게 몸이 휘청거렸다. 

 

 나오는 모습을 언제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엘레나는 듀랜트 경이 한쪽 팔을 잡아줘서 무사히 땅에 발을

  딛고 설 수 있었다.

 

 “오래 기다렸어요? 미안해요, 중간에 좀 일이 있어서…….”

 

 사실 깜박 잊은 것이지만 초조함이 담긴 듀랜트 경의 얼굴을 보니 그 말은 죽어도 나오지 않았다.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죠, 어디 이상해 보여요?”

 “아닙니다.”

 

 듀랜트 경은 고개를 저었다. 뭔가 잔뜩 하고 싶은 말이 있는 표정이었다. 엘레나는 의아한 얼굴로 오렌을 불러들였다. 어느새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그럼 어서 돌아가요. 오렌, 스크롤 이리로 줄래요?”

 

 두툼한 종이를 집어든 엘레나는 거짓말처럼 입을 다문 두 사람 사이에서 망설임 없이 스크롤을 찢었다. 다음 순간, 엘레나 일행들이 도착한 곳은 집 앞의 한적한 골목이었다. 거기까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저기에 아버지인 에셀로드 그란디아 백작님이 계신 걸까.

 

 “엘레나.”

 “……안녕하세요, 아버지?”

 

 참 거지같은 타이밍이기도 하지. 엘레나는 속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겉으론 환하게 웃었다.

 

 “레나, 이 시간까지 어딜 다녀오는 거냐?”

 

 이제 집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완전범죄가 될 수 있었는데 벌써 황궁에서 퇴청하실 시간이었나 보다. 괜히 하늘을 원망스럽게 흘겨보며 엘레나는 한숨을 삼켰다. 젠장, 좀 더 일찍 올걸.

 

 “왕립도서관에 다녀오는 길이예요.”

 “…짐이 없구나.”

 

 아, 왜 그 생각을 못했지? 과거 엘리제의 집에 갈 수 있다는 사실에 들떠서 호신용품들은 잔뜩 챙겨놓고 정작 책은 잊어버렸다. 이렇게 아버지와 딱 마주칠 것도 예상엔 전혀 없었지만.

 

 “위험한데 늦게까지 돌아다니지 않도록 해라.”

 “네.”

 

 아버지는 엘레나가 듀랜트 경과 오렌을 빼놓고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한층 유해지셨다. 어쩌면 어머니와 관계가 호전된 것이 이유일 수도 있겠다. 

 

 찬바람이 쌩쌩 불던 두 사람 사이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수군대는 소리를 엘레나도 똑똑히 들었었다. 물론 멋도 모르고 그렇게 백작가의 사정을 떠들어 댄 시녀는 엘레나가 손수 감봉 처리를 해 주었다.

 

 “같이 들어가자꾸나.”

 

 엘레나는 자신에게 내밀어진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크고 단단한 손이 엘레나의 조그마한 손에 얽혀들었다. 그것은 미묘한 느낌이었다. 조금 전에 엘레나에게 닿았던 리오의 손과는 다른 따뜻함이었다. 

 

 “그래서, 어딜 다녀왔느냐?”

 “자금을 융통할 곳에 대해 알아보고 왔어요.”

 

 모두 거짓말은 아니었다. 어느 정도는 맞는 소리니까. 엘레나는 그렇게 자기 합리화했다. 

 

 “자금? 마법약 사업으로 충분하지 않은거냐.”

 

 당연히.

 

 엘레나는 생긋 미소지었다.

 

 “아버지, 돈과 권력은 인생의 진리예요.”

 “…….”

 

 에셀로드는 딱히 반박하지 않고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드욘 숲에 가서 어느 정도 목적을 이루고 온 엘레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아버지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

 

 “에바! 잘 왔어.”

 

 그날 저녁 엘레나의 부름에 한걸음에 달려온 에바의 얼굴은 기묘했다.

 

 “아가씨, 오늘도인가요?”

 “응.”

 

 방 안의 풍광을 보고 에바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엘레나는 방 안에서 기사들과 티파티를 하고 있었다. 엘레나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닌 듯 태연한 얼굴이었지만 에바는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크로우 경, 오늘은 또 무슨 내기를 했어요?”

 “오! 아가씨, 오늘은 건전한 뽑기를 했습니다. 하핫.”

 

 아버지는 종종 엘레나의 얼굴을 익혀두라는 뜻에서 기사들을 심부름 보내곤 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기사들은 엘레나에게 올 때마다 혼자 오지 않았다.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또 그 배로 늘어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가 막혔던 엘레나가 아버지께 따지고 들자 아버지는 웃음을 터뜨리셨다. 엘레나는 그런 아버지를 보고 그 자리에서 딱 굳어버렸다. 고작 심부름 하나가 치열한 경쟁거리가 된 것을 깨달은 아버지는 엘레나가 말을 잃은 사이 최대인원을 정해주었다. 

 

 ‘심부름 인원은 3명까지로 하지. 그이상은 안 된다.’

 

 아니, 그게 문제야? 3명도 많다고. 뭐라 말하기 위해 입을 열었던 엘레나는 이어지는 아버지의 말에 입을 꼭 다물었다.

 

 ‘아무래도 네가 기사들의 레이디가 된 것 같구나. 이해를 좀 해주렴.’

 

 소름이 돋을 말이었다. 분명 그랬어야 함에도 엘레나는 그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후 엘레나가 강렬하게 거부하지 못한 건 듀랜트 경의 공도 있었다. 

 

 ‘모두들 아가씨를 궁금해 합니다.’

 ‘날? 왜?’

 ‘……이래저래 유명하시니까요.’

 

 많은 것이 함축된 문장이었다. 에이, 모르겠다. 어차피 피하긴 글렀으니 엘레나는 기사들을 제 편으로 포섭하는 쪽을 택했다. 그 중 크로우 경은 서글서글한 성격 덕분에 굉장히 빨리 친해진 사람이었다.

 

 “웬일이에요? 뽑기만 하면 탈락하는 줄 알았는데.”

 “아가씨가 알려주신 방법을 썼습니다.”

 

 엘레나는 재밌다는 듯 한쪽 입꼬리를 씩 올렸다. 엘레나가 크로우 경에게 알려준 방법은 사기였다. 마법 물품을 이용한 사기. 

 

 뽑기를 할 막대에 미리 잉크로 표시를 해 둔 뒤 잠시 기다리면 말끔하게 흔적이 사라진다. 그리고 그 마법잉크는 특정한 말을 하면 표시한 사람의 눈에만 보이게 만들어졌다. 

 

 “어때요? 쓸만했어요?”

 “누가 주신 건데 당연하지요.”

 

 유쾌한 웃음이 뒤따랐다. 백작가의 기사들은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엘레나에게 오는 것을 좋아했다. 기사 훈련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아버지 밑에서 구르는 것 보다는 낫다고 하니 그러려니 하는 것이다. 

 

 티파티가 더 곤욕스럽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모르겠다. 엘레나는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기사들의 말을 조용히 들어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귀족영애란 것은 정말로 할 일이 없었다. 티파티를 벌여 초대하고 초대받고, 자수를 놓거나 집안에 틀어박혀 책을 읽고. 정말 오두막집으로 탈출해버릴까 싶을 정도로 심심한 나날이었다. 

 

 그래서 엘레나는 기사들 사이에 섞여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때로는 어설프게 자세를 잡고 막대를 휘둘러보는 것이 좋았다. 

 

 돈도 찾았고, 리오도 만났고. 그렇게 엘레나의 일상은 이제 평온한 나날이 이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날 밤, 엘레나는 환영이라 믿고 싶은 무언가를 보았다. 저게 왜 저기 있어? 엘레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황급히 커튼을 쳤다. 

 

 “잠깐! 잠깐만요, 두 사람 이제 그만 나가요.”

 “네?”

 

 늦은 밤까지 방에서 대화를 나누던 듀랜트 경과 오렌은 엘레나의 호들갑에 얼이 빠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엘레나는 황급히 두 사람을 내쫓았다. 

 

 리오 이 미친 자식. 대체 뭘 하잔 거야? 

 

 엘레나가 본 것은 은빛으로 빛나는 새였다. 의아한 얼굴로 두 사람이 방을 나가는 사이 창 밖에서는 톡톡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엘레나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창문을 열었다.

 

 “리오! 좀 정상적인 방법으로 찾아올 수는 없는 거야?”

 

 엘레나의 타박을 들은 척도 하지 않은 은빛 새가 빛 가루를 흩뿌리며 창문을 넘어 들어왔다. 눈부신 빛에 엘레나가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 자리엔 리오가 서 있었다.

 

 “충분히 정상적인데 뭐가 문제야?”

 

 그건 마법사인 너에게 한정된 말이겠지. 일반인은 보통 문으로 지나다닌다는 사실을 이 대단하신 마법사께선 모르는 모양이었다.

 

 “돌았어? 백작 가에 귀신이 나온다고 하는 소문이 돌면 골치 아파진다고.”

 “보고 싶었어, 엘.”

 

 엘레나는 제 할 말만 꺼내놓는 리오가 기가 막혔다. 그래, 반나절도 안 지났는데 참 보고 싶기도 했겠다. 리오가 엘레나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안 기다렸어?”

 “뭐?”

 “조만간 찾아가겠다고 했잖아.”

 

 그랬지, 그게 오늘 당장이라는 생각은 못 했지. 리오를 만난 뒤로 엘레나는 조용한 날과 강제로 이별당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엘레나는 무슨 일이 있냐는 듯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리오의 행동을 이해하길 포기했다.

 

 “그래, 알았으니까 얼른 저거나 치우고 들어와.”

 

 엘레나가 가리킨 창문 밖에는 은빛 잔상이 아른거렸다. 그 잔상들은 리오의 손짓 한 번에 모두 공기 중으로 사라졌다.

 

 “그런데, 방이 좀 작은 것 같지 않아?”

 “네 몸이 큰 거야.”

 “그래, 그런가보다.”

 

 괜히 입씨름하기가 피곤했던 엘레나는 침대에 앉아 리오를 향해 앉으라고 손짓했다. 엘레나의 손짓에 리오가 냉큼 침대에 걸터앉았다.

 

 “왜 이렇게 늦은 밤에 왔어?”

 “보고 싶었으니까.”

 

 엘레나는 생각했다. 저건 답이 없다고. 역시 제대로 된 대답을 듣길 포기한 엘레나는 앉아있는 리오를 무시하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봤으면 가. 나는 잘 테니까.”

 “응, 자는 거 보고 갈게.”

 

 리오는 낮게 웃으며 엘레나의 푸른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머리카락이 얼굴을 간질이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잠옷 차림이 아닌 것 같은데 옷도 갈아입혀 줄까?”

 “죽고 싶어?”

 “알았어, 안 할게.”

 

 엘레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리오를 노려보았다. 얄밉게 웃는 리오를 조용히 응시하던 엘레나는 문득 떠오르는 말을 내뱉었다.

 

 “……또 꿈속에 들어와서 장난치지 마.”

 “알았어.”

 

 리오는 엘레나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리오 때문에 신경이 쓰여 잠이 오지 않을 것 같던 엘레나는 이상하게도 그 손길에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거의 마법으로 이동했어도 숲을 헤매고 다닌 게 피곤했던 모양이었다. 

 

 “……이제 그만 가, 리오.”

 

 엘레나는 몽롱한 의식 끝에 리오에게 작별인사를 하며 완전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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