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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파라디세 푸에타
작가 : Konya
작품등록일 : 2017.11.6

게이터(Gater): 자신만의 게이트를 통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존재
*
문을 열였더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그리고 금세 땅이 갈라지자 문을 열고
다시 돌아왔다. 문은 부서졌다. 영문을 모른채 게이트의 존재를 파헤치는 어떤 여행자의 모험기

 
1_ Abir la pueta
작성일 : 17-11-06 00:23     조회 : 354     추천 : 0     분량 : 2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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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와?"

 

 "너가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

 

 ".........듣고 싶어."

 

 "이런 질문 하는 거 아무 의미 없는거 알잖아."

 

 "미래를 더 이상 못 보겠어. 부탁해. 알고 싶어."

 

 그녀의 눈에 감긴 붕대를 보며 무거운 마음이

 심장에 쿵 내려앉았지만 비효울적인 위로의 말을 남겼다.

 

 "너가 나를 원할 때에."

 

 "............."

 

 "잘 있어."

 

 "안녕."

 

 이 말을 끝으로 로브를 쓴 한 사내가 마력을 집중시켜

 주문을 빠른 속도로 읊어댔다.

 원형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수정석이 그한테 푸른 빛을 쏘아댔다.

 이윽고 빛 기둥이 그를 덮치고 그는 순식간에 위로 향하며 사라졌다.

 

 "미래가....보여...어째서?"

 

 그 순간 검은 촉수가 붕대를 안대 마냥 둘러 싼 여자의 몸통을 관통했다.

 여자는 뒤로 돌아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출혈에 가세할 뿐이다.

 

 "너의 눈이 탐나."

 

 중저음의 남자가 여자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모습 따위 안 봐도 무색할 정도로 온 몸이 검은색이다.

 얼굴이 잘 안 보일 정도의 불규칙적인 칠흑이었다.

 

 "싫어."

 

 "파라다이스. 너의 눈은 파라다이스로 가기 위한 열쇠. 내놔."

 

 "미래가...보여...운석"

 

 크고 마찰력에 불타고 있는 운석이 그녀를 깔아뭉갰다.

 

 "하....이거 귀찮아졌네."

 

 검은 남자는 땅을 검게 물들이고 그 속으로 사라졌다.

 *

 *

 *

 멸망 중인 세상을 본 사람은 나 뿐이겠지.

 너무 현실성이 없어 당사자인 나조차 믿을 수가 없다.

 아니지. 믿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 말도 안 돼고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요즘 만화, 영화, 애니, 소설 등의

 미디어에 과하게 노출돼서 이젠 현실을 분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젠 어떻게 하지? 그래. 병원...아니다.

 분명 나를 정신병원에 가두고 노인들과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할 게 뻔하다.

 젠장할! 평소에 피해망상이 들지만 요즘 들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그래. 분명 원인은 그거겠지. 그럼, 이젠 어떻게 하지?

 병원...또 제자리야. 심호흡하자. 심호흡.....후..........

 

 띠링!

 

 "아 깜짝이야!"

 

 놀란 나머지 의자 뒤로 자빠졌다.

 메시지 알림음인 것을 확인하고

 스마트폰의 보안을 뚫고 메시지를 확인하였다.

 

 【나야. 케이트. 요즘 잘 지내고 있어? 설마 어제 나 입국했는데

 모르는건 아니지? 아무튼 밤 9시 쯤에 공원 앞 시계탑에서 만나.

 또 약속 안 지키면 정강이 걷어차버린다.】

 

 "애는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냐. 이러니까 남자가 없지."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오후 6시였다.

 슬슬 배가 고파 아파트를 나와 요 근처의 가게에서 카레라이스를 주문했다.

 그리고 곰곰히 아까의 사태를 차근차근 파노라마 형식으로 나열해 보았다.

 

 오늘은 2017년 10월 29일 토요일

 

 오후 1시~2시 30분: 꿈에서 검은 대문을 열려고 하는데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문 너머에서 '푸에타, 푸에타, 푸에타' 라고 의문의 소리만 들렸다.

 나도 '푸에타' 라고 말하자 검은 대문이 열리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암흑만이 가득해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지만 오직 한 사람만이

 선명히 빛났다. 흰 가운을 썼다. 빛의 근원은 얼굴이었기 때문에

 얼굴을 바라보면 눈이 실명 될 것만 같아 땅을 내려다 보었다.

 그가 다가오자 딱 한 마디만 뱉었다.

 "문" 그리고 꿈에서 깨어났다.

 

 오후 2시 30분~4시: 꿈에서 깨어나자 몸이 시원찮았다.

 '푸에타...' 라고 말하자 위에서 아래로 향하듯이 문이 생겼다.

 30분 동안 그 자리에서 몸이 굳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문 너머에는 황폐화된 땅이 드넓게 펼쳐졌다. 쿵 하는 소리가 들리고

 땅이 갈라지며 운석이 하늘에서 다가오고 있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비명을 지르며 다시 돌아와 문을 쾅 닫았다.

 

 오후 4시~6시: 패닉상태

 

 "카레라이스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주문한 카레라이스가 나왔지만 맛있는 냄새조차 나의 상상의 나락에서

 벗어나게 할 수는 없....지는 않다. 배고픈 탓에 허겁지겁 먹고 리필하면서

 허겁지겁 먹었다.

 배불리 먹고 가게를 나와 케이트한테 정강이 걷어차버릴까봐

 10분 정도 먼저 나왔다.

 그러나 약속에 절대 늦을 리 없는 케이트가 안 왔다.

 무슨 일이지?

 

 우웅!

 

 전화가 울렸다. 케이트다. 서둘러 통화 버튼을 오른쪽으로 슬라이드 했다.

 

 "꺄아아!!"

 

 전화가 뚝 끊겼다.

 뭐지? 요즘 치한이 들끓던가.

 그대로 몸이 굳었다.

 패닉 상태가 한 번 더 왔다.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찾아야 한다.

 그녀는 없어서는 안 된다. 소중하다. 얼마만큼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한 마음에 케이트! 케이트! 소리치면서 온 동네를 달렸다.

 점점 비몀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이거 놔!!"

 

 음침한 골목길로 들어서 이리저리 헤메다가

 케이트가 로브를 쓴 사내한테 팔을 붙잡힌 채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목격했다.

 속에서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있는 힘껏 달려가 수상한 사내의 턱뼈에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턱뼈를 치는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잘못 본건가 하고 눈을 끔뻑거렸지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내 주먹은 홀로그램을 통과하듯이 그의 얼굴을 통과했다.

 

 "너로구나."

 

 로브를 쓴 사내는 새빨간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세번째 패닉 상태다.

 뇌가 쪼그라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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