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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삼국 the 신수기
작가 : 라칸
작품등록일 : 2017.10.31

[대체역사물+판타지]
신수를 얻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

 
나, 그들을 만나다
작성일 : 17-11-05 23:53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5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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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라고 둘러대야 하나?

 나는 잠시 동안 생각하다, 곧이어 입을 열었다.

 “나는 다른 세계에서 왔다고 했잖아. 난 너희들의...”

 모든 걸 알고 있어, 라고 말하려다 그만두었다. 손권이 어떤 식으로 늙어가고 주유가 일찍 죽는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더구나 이 세계는 신수가 존재하고 있다. 주유는 내가 아는 것과는 달리 아리따운 아가씨였다. 사서와 삼국지 연의에 기록된 대로 주유가 그렇게 비참하게 죽지는 않을 거다.

 내가 오나라에 좀 애정이 있어서 이런 건 절대로 아니다.

 “말하려던 게 뭔데?”

 “아니, 아니야. 우, 우리 신수들은 시야가 넓어서 뭐든 다 알 수 있다고.”

 그 정도에서 넘어갔어야 하는 건데, 나는 또 다시 말을 덧붙였다.

 “조조는 위험한 놈이라고.”

 주유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이놈의 오지랖. 그런 말 같은 건 해서는 안되는 건데...나를 더 이상하게 볼 게 아닌가.

 “권력자의 집안이니까...조심해야 한다는 거지. 내 말은.”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조조가 후일 강동을 쳐들어오게 될 거라고 하면 주유는 내 말을 믿어줄까? 아니, 난 무슨 상상을 하는 거지. 방금 전 주유가 날 쳐다보던 시선 그대로 쳐다보는 정도면 다행이다. 미친 사람, 미친 신수라고 생각할 거다.

 주유는 다행히 더 따지지 않고 넘어갔다. 여기서 더 깊이 캤으면, 나는 횡설수설하다가 주저앉았을 게 뻔하다. 다쳤다는 걸 어필했어야 하는 건데.

 “신수가 별 걸 다 아네.”

 손권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했다. 내가 비록 이렇게 쪼그라져(?) 있지만 너한테까지 이런 취급 받을 몸은 아니다.

 손권 눈치론 내가 무척 신기한 모양인데, 나는 그 애가 더 신기했다. 봐도 봐도 신기하다. 어떻게 눈동자 색이 각각일까?

 어쩌다 그런 눈을 갖고 태어났냐고 물으면 실례다. 자기가 원했다면 그런 눈으로 태어나지는 않았을 테니까.

 “권아, 황룡이는 아프니까 조심해야 돼.”

 “누난 나더러 황룡이라구 부르지 말라구 해놓구선....”

 손권이 구시렁거리자, 주유는 금방 미안하다 했다.

 “음, 그럼 환 공자라고 부를까...”

 그건 더 싫었다. 왠지 닭살이 돋아서. 공자 소리를 들으니까 그 순간 원술이 딱 떠올랐다. 원술과 같은 부류로 취급되고 싶진 않다.

 “그냥 쪼끄만 뱀이라고 부르면 안돼요?”

 그건 내가 더 싫은데.

 “황룡인데 자그마하니까 소룡. 소룡이라고 하면 금방 티가 나겠고...”

 그렇게 부르니까 ‘아뵤오오오옷~!’ 소리를 지르면서 권법을 구사해야 할 것 같다.

 “몸집이 자그마한 뱀 같으니까 소교小蛟라고 해야 되나...”

 주유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렇게 크게 말한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두 눈과 귀가 번쩍 트이는 것 같았다.

 그렇다. 주유가 여인이라면 주유의 짝이라고 알려졌던 소교 또한 여자라는 법이 없었다. 그 소교가 내가 될 수도 있는 거다. 나는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었다.

 “왠지 그건 더 성의없어 보여요. 작은 놈아 큰 놈아, 하는 거랑 뭐가 달라요.”

 “그렇지?”

 “그냥 환이라고 불러. 그럼 돼.”

 내가 그렇게 말했음에도, 주유와 손권은 그러겠단 대답이 없었다. 저들에게 있어 나는 애완동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않을까. 내 몸이 괜찮으면 저들을 아주 성가시게 해서라도 내 의견을 관철시키려 노력했을 거다. 그런데 내 몸이 골골하니 차마 그럴 수가 없는 거다.

 “알았어. 그럼 당분간은 환이라고 부를게.”

 당분간이라 하면...아직도 작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 이쯤 되면 주유랑 손권 둘이 죽이 잘 맞는 건지 뭔지, 별 쓸데없는 것에 이상한 집착이 있는 것 같다.

 가만 보면 둘이 생김새나 체구는 전혀 닮지 않았다. 그런데도 둘은 가족 같았고, 사이 좋은 오누이 같았다. 전혀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걸 알면서도. 둘이 이렇게 친근하다는 게, 나는 신기하고도 미묘했다. 내가 아는 주유와 손권의 관계는 어느 정도는, 손권이 주유를 경계한다고 생각했거든.

 손권이 아직 어린애이고, 주유가 여자라서 상관이 없는 걸까. 가만, 손권이 이 정도의 나이라면 손견과 손책이 살아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가슴이 뛰었다. 책 속으로, 또는 게임으로 접했던 손견과 손책을 내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종일 정신없는 일만 겪어서 피곤했는데...그 생각을 하니 없던 힘이 솟구치는 기분이었다. 사람이 이러니 저러니 해도 죽으란 법은 없다고. 몸까지 다쳤지만 그래도 구사일생으로 살아났고, 곧 있으면 손씨 일가의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되는 셈이니까.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아가씨, 도착했습니다.”

 여몽이 크게 말했다. 거의 동시에 마차가 멈추어 섰다. 창문 너머로 꽤 큰 저택이 보였다. 나는 입을 떡 벌리고 집을 바라보았다. 이래서 권세가 좋은 건가보다...그건 집이라고 하기엔 민망할 수준의 규모였다. 웬만한 공주나 왕자들이 산다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대문부터가 내 키의 두 배쯤은 되었다. 저 안에는 부리는 사람들도 많을 거다.

 내가 입을 헤벌리고 집 구경에 넋이 나가 있으려니까, 주유가 얼른 나를 옷소매로 밀어넣었다.

 “조용히 있어.”

 나는 좀더 집을 구경하고 싶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그렇다고는 해도 몸도 다쳤고, 아까 주구장창 들어왔던 천자의 신수니 황룡이니 그런 말을 들어서 그런지 바깥으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그랬다가 원술을 비롯한 그 패거리 놈들같은 작자들을 만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그리고 소매 속에 있어도 그 틈새로 웬만한 건 볼 수 있다. 시야가 좁아져서 그렇지.

 바깥으로 나오자 대문 어귀에 누군가가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마구 따위는 보이지 않았는데, 어깨가 널찍하고 생김새가 준수했다. 얼굴은 좀 거뭇하게 그을려 있었지만, 흉해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건강해보였다. 짙은 눈썹에 남자답게 생긴 얼굴이었다.

 손책이다.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형님! 형님이 나와 있었네. 형님, 내가 누나를 찾아냈어. 누나가...”

 그는 짐짓 생각에 빠져 있었던지, 마차가 당도했음에도 기척을 느끼지 못한 듯했다. 손권이 크게 외쳐 부르고서야 겨우 이쪽을 돌아보았다.

 “권이 너. 누나가 아니라 아가씨라 부르라고 했잖아.”

 “누나가 누나지 그럼 뭔데.”

 손권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럼 주유가 혼인해서도 그리 부를 테냐? 네가 가법을 무시하고 함부로 굴면, 어린애라고 해서 남들이 너그러이 봐줄 것 같아?”

 “왜 애한테 그래.”

 손권이 시무룩한 얼굴을 하자, 주유가 손권을 감싸안았다.

 “권아만큼 나한테 살갑게 구는 애가 어디 있다고. 그렇지 권아?”

 “몰라. 형님은 나만 미워해.”

 손권은 이미 볼이 이만큼 부어서는 대문 안으로 뛰쳐 들어갔다. 안쪽에서 도련님, 공자님 외쳐 부르는 소리들이 났지만 점점 멀어지는 걸로 보아 노복들이 손권의 뒤를 쫓아들어간 것 같다.

 주유도 그 뒤를 따르려는 듯 대문 가로 다가갔다.

 “권아! 권아...”

 “너 나하고 얘기 좀 하자.”

 불현듯 손책이 주유의 팔목을 잡아왔다.

 “왜?”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냐.”

 손책의 표정이 짐짓 진지했다. 그는 아무래도 여몽을 신경쓰는 것 같았다.

 주유를 데리고 대문에서 조금 떨어진 나무 아래로 갔다. 저게 무슨 나무더라...참나무였나? 나무의 품종은 잘 모르겠다.

 “여몽은 내 심복이야. 그 애가 듣지 않아도 안 좋을 일은 없는 것 같은데.”

 “그렇겠지. 그래서 네가 마차를 끌어내라니 끌어낸 거겠지.”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 거야?”

 “너, 왜 마차를 끌어냈어? 대체 어디로 갈 셈이었지?”

 손책의 눈매가 사뭇 매서워졌다.

 “권이한텐 사냥 나갔다고 둘러댔어. 애가 점심 때부터 네가 보이지 않는다며 수선을 떨더군. 사냥을 나갔다 하니까 자기도 따라가겠다면서 노복들을 끌고 간 거야.”

 주유는 말이 없었다.

 “대체 어쩔 셈이었어? 옛 집으로 돌아갈 작정이었던 거야?”

 “그건 아냐.”

 “그게 아니면, 뭘 어쩌려고? 곧 혼인을 앞둔 사람이 말도 없이 그렇게 나가버리면, 말이 어떻게 나겠어?”

 혼인이라구?

 나는 침을 꼴딱 삼켰다.

 “나한테 신경 쓰지마.”

 “어떻게 신경을 안 쓸 수가 있어? 넌 곧 우리 집안 사람이 될 거야. 넌 예전부터 내 지기지우知己之友고. 손가 사람한테 신경을 안 쓰면 누구한테 신경을 쓰겠어?“

 잠깐, 이 상황은...

 그렇담 주유가 손가 사람하고 혼인을 한다는 건가? 손가 사람이라면 꽤 많다. 손익, 손견, 손책...당장 생각 나는 사람들만 해도 그렇다. 고대인걸 감안하자면 손권도 그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거다.

 “그냥...그래.”

 “뭐가.”

 “이런 게 다 싫어.”

 주유는 손책에게서 돌아섰다. 손책이 곧장 주유의 앞으로 다가왔다.

 “널 괴롭히려고 이러는 게 아냐. 같이 잘 살아보자고 이러는 거야.”

 혹시 손책하고 혼인하는 걸까? 그렇담 손책의 반응이 이해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자기 여자가 혼인을 앞두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걸 달가워할 남자는 없을 테니까.

 그런데 보통은 육례라고 해서 여섯 가지 절차를 밟아선 신부를 데려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손가 저택에서 지내는 걸 보면 주유에게 뭔가 깊은 사정이 있는 듯했다.

 “네가 이러는 게 날 괴롭히는 거야.”

 “대체 왜 그러는 건데. 말을 해야 알 것 아냐. 속상한 일이 있거들랑 제깍제깍 말을 해주어야 내가 알지 어찌 알겠어. 독심술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혹여 아랫것들이 네 시중을 잘 못 들었어? 네 지시를 무시하고 건방지게 굴든? 그랬다면 내 혼쭐을 내줄게. 뭐 하면 다 바꿔버리지.“

 손책이 나는 제멋대로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한 사람한테는 다정한 타입인 것 같았다. 아니면 주유 한정으로 그러는 것이든지.

 “나는, 나는..혼인하고 싶지 않아.”

 “그럼 뭘 어쩔 건데. 네가 여인으로서 혼자 나간다고 해봤자 따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줄 알아?”

 나는 깜짝 놀랐다. 그렇지, 이 시대 인식이 그렇긴 하다만...여자를 비롯해서 신분이 낮은 사람은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난세엔 더더욱,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인 법.

 그렇다곤 해도 이렇게 귀로 직접 듣게 되니, 현대인인 나로서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교현 선생께 갈 거야.”

 “네가 그분 제자였다는 건 알아. 신분고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제자로 받아주시지만, 그것도 영특하고 비범한 지재를 지녀야만 받아주시니까. 교공께서 널 유달리 귀애하셨던 것도 알고. 그렇다고 해서 거기로 네가 불쑥 가버리면, 뭇 사람들이 뭐라 하겠어? 교공이 손가의 여인을 빼앗았다, 손가락질을 당하게 될 거란 건 생각 안해봤어?”

 주유는 두 손을 맞잡았다. 그녀는 적잖게 동요하고 있는 듯했다.

 "여러 말 말고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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