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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리벨리언
작가 : AMOLANG
작품등록일 : 2017.10.30

대전쟁이 종전된 지 어언 40년.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그래서 인류에게 배신당했던

그가 돌아왔다.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리벨리언, 6화
작성일 : 17-11-05 18:35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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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보진의 너클은 아주 조금씩, 그리고 아주 빠르게 부서져갔다.

  정적.

  그들이 믿던 보진이 쓰러졌을 때, 주변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그 정적 사이로 이디안의 거친 숨소리가 비집고 들어왔다.

  하지만 상당히 지친 기색이었음에도 함부로 이디안에게 다가가는 병사는 없었다.

  그의 육신을 감싸고 있는 포스 때문이었다.

  ‘아무도 달려들지 않는 건 좋은데...’

  이디안은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흐르는 땀을 닦아냈다.

  “이제 어찌한담.”

  달려들지 않을 뿐, 사방이 병사들로 둘러싸여 길이 막혀있는 건 여전했으니까.

  더군다나 저 틈을 헤쳐 나가고 싶어도 간신히 서 있는 게 고작이었다.

  단 한 발자국도 뗄 기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사부가 와줄 것 같지도 않고...어쩔 수 없나.”

  이디안이 한 쪽 발을 들자, 병사들이 움찔했다.

  보진을 꺾은 자의 걸음걸이는 절로 두려움이 들게 했다.

  하지만 그 한 발.

  그 한 발이 문제였다.

  “어라?”

  들었던 발이 땅에 닿자, 온 몸을 감싸고 있던 포스가 눈 녹듯이 사그라졌다.

  그와 동시에 숨이 턱 막혀왔다.

  숨을 들이마실 수도, 내쉴 수도 없었다.

  ‘젠장, 의식이...’

  이디안이 중심을 잃었다.

  발을 헛디뎠다기보단 맥이 완전히 풀려버린 까닭이었다.

  이도저도 못하고 있던 병사들에겐 절호의 찬스.

  “마나 고갈인가.”

  그 중심에 불청객이 끼어들었다.

  환이었다.

  어디선가 나타난 환은 앞으로 쓰러지는 이디안의 머리를 한 손으로 받쳐 올렸다.

  퉁.

  환은 이디안의 머리에 충격을 주었다.

  마나가 전부 고갈되기 전에 의식을 강제로 끊어버린 것이다.

  “스스로 멈추는 법도 모르는군. 한심해.”

  환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마나 고갈.

  체내에 남아있는 마나가 완전히 말라버리는 것을 뜻했다.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돌아오는 리스크는 무엇보다 치명적이었다.

  죽거나, 다시는 마나를 모을 수 없거나.

  마나가 완전히 고갈되면 둘 중 하나였다.

  병사들은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포위망을 좁혀왔다.

  이대로 둘을 놓친다면 제국에 돌아가더라도 전부 참수형이었다.

  “아아, 그렇게 경계할 거 없어.”

  환이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봤다.

  목을 타고 올라가 눈가까지 튀어나온 힘줄. 붉게 충혈 된 눈.

  흡사 악마를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너희들은 어차피 전부 죽을 거니까.”

  이미 네크로맨서의 마력에 잠식당한 자들이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게 아닌, 네크로맨서가 원한다면 언제든 그의 꼭두각시가 될 운명인 자들.

  이들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자신들의 처지를 알기 전에 죽인다.

  한 명도 빠짐없이 전부.

 

  ***

 

  “군대가 완전히 몰살됐소! 지금 당장 프로스트 골짜기로 지원군을 보내야 하오!”

  “어찌됐든 그건 인간끼리의 다툼일 뿐이오. 마족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상황에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여유가 있소?”

  제국의 수도 아스란.

  마계와의 전쟁을 명목으로 대장군들이 모두 소집된 대규모 회의였다.

  “내가 가서 소탕하겠소. 보진은 내 부하였어. 그를 생각해서라도 내가 직접 가서 복수해줘야 하는 게 맞지 않은가!”

  크룰의 언성이 높아졌다.

  마계와의 전쟁?

  이미 인간에게 한번 패한 마족이다.

  크룰은 고작 대장군 한 명이 빠진다고 패할 전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런 것보다 다들 마족과의 전쟁에 신경 쓸 때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영지를 넓혀야 했다.

  마침 보진의 죽음은 프로스트 골짜기가 위치한 대륙 북부에까지 손을 뻗을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다른 대장군들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단 게 문제였다.

  “크흠, 저도 지금 엘프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

  “몬스터들이 날뛰는 시기입니다.”

  혹은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지키려는 자들도 무수히 많았다.

  “때가 때이니만큼 모여야 할 것이 아닌가! 이게 반란세력 따위를 제압하기 위해 모인 회의 같소? 2차 라그나로크를 대비한 회의란 말이오! 헌데 대장군이라는 자들이 제국의 안녕이 아니라 제 집만 걱정하고 있으니, 원.”

  보다 못한 대장군 하나가 말했다.

  틀린 말이 하나도 없는, 제국의 대장군 정도라면 누구나 갖고 있어야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말을 한 대장군의 지위가 문제였다.

  “내가 관할하는 구역은 제국의 땅이 아니란 말이오? 이 또한 제국을 위한 일이외다.”

  “내가 전쟁에 불참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일부 병력을 보내겠다는데 뭐가 문제란 말이오?”

  “아니 그 전에 당신은 갖고 있는 땅이 쥐뿔만큼도 없잖소! 그러니 그런 말이나 찍찍 내뱉을 수 있는 것 같군.”

  다른 이들의 심한 반발에 방금 발언을 한 대장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솔직히 그도 이번 전쟁으로 땅이 황폐화되고 혼란스러울 때 땅을 차지할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를 뒤로 하고 회의는 마계와의 전쟁이 아닌, 어떻게든 전쟁에 덜 참여하기 위해 서로 눈치를 보는 방향으로 왜곡되었다.

  “모두 닥치시오!”

  보다 못한 가리온이 탁자를 내리치면서 소리쳤다.

  “마족을 만만히 봤다간 맥도 추리지 못하고 패할 것이오.”

  “가리온 대장군, 원래 역사는 과장되어 기록되는 법입니다. 그리 강한 존재들이었다면 우리 인간이 대승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 아니오?”

  자그마치 40년 전의 일인데다가 제국은 라그나로크가 종전된 직후 건국됐다.

  라그나로크 당시 활약했던 대장군들은 대부분 은퇴하거나 죽은 지 오래였고, 현 대장군들 중 대다수가 마족을 상대해본 적이 없는 자들뿐이었다.

  마족에 관한 정보 역시 그들과 싸운 자들의 입에서 전해오는 말과 역사서로 배운 게 전부.

  그래서인지 대장군들은 단순히 라그나로크가 인간의 승리로 끝났다는 이유로 마족을 무시하는 경향까지 보였다.

  그 예로 제 2차 라그나로크가 발발하기 직전인 지금까지도 각자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서로 싸우고 있지 않은가.

  “마족 중엔 대장군을 능가하는 자들이 널렸소.”

  현 대장군들 중, 유일하게 상급마족과 겨뤄본 가리온의 경고였다.

  단 한 치의 과장도 섞이지 않은 경고였으나, 대장군들은 그걸 곧이곧대로 들을 자들이 아니었다.

  “그 당시엔 마족에 대한 정보가 없었으니 대응이 느렸었던 것 아니오?”

  “대장군도 대장군 나름 아닙니까? 대장군 중에도 실력 차가 꽤 많이 나는 자들도 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나올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황제가 없다.

  이들을 완벽히 통제할 황제가 병세로 누워있다.

  “그만.”

  현재 최고통치권자는 대장군 유라.

  임시로 맡게 된 직책인지라 황제만큼 대장군들을 통솔하진 못하지만, 실력만큼은 자타공인 제국의 최강자였다.

  “오늘 회의는 파합니다. 내일 다시 오십시오.”

  유라는 밝게 웃으며 말했다.

  “내일 다시 와서 할 게 뭐가 있소!”

  당연히 대장군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유라가 제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지만, 이제 26세.

  그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가리온의 말은 무시하면서도 나이가 적은 유라의 말은 곱게 들어주지 못했다.

  “다시 오라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장군끼리의 일.

  현재 유라는 최고통치권자였다.

  그의 말이 곧 황제의 명령.

  유라가 재차 반복하자, 대장군들은 마지못해 자리에서 하나 둘씩 일어났다.

  “후...듣기만 해도 지치는군.”

  유라가 의자를 뒤로 젖히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이런 회의는 자신과 맞지 않았다.

  “왜, 재밌었는데.”

  “그럼 네가 해, 클로이.”

  클로이가 유라의 목에 팔을 감쌌다.

  “그럴 수야 없지. 황제께서 너한테 내리신 임문데.”

  “하여간.”

  붉은 머리가 매력인 클로이는 제국의 유일한 여성 대장군이었다.

  그리고 유라의 애인이기도 했다.

  “그나저나 어떻게 생각해, 클로이?”

  “뭐가?”

  “이번 라그나로크.”

  클로이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졌다.

  라그나로크는 그 어떤 전쟁보다도 심각한 피해를 주는 전쟁이다.

  “라그나로크가 인간의 승리로 끝날 수 있었던 건 단 한 사람 덕분이었다.”

  유라가 중얼거렸다.

  어느 한 서적에서 읽었던 마지막 구절이었다.

  다른 서적에선 나타나지도 않은 인물.

  “응?”

  “서적에 이런 문장이 있었어. 다른 서적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부분이야.”

  “그럼 그 서적이 잘못돼 있는 거 아니야?”

  “그럴 수도 있지만...”

  예전 같았으면 쉽게 지나칠 수도 있었다.

  라그나로크는 대륙을 통치하던 다섯의 군주가 모였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전쟁이었다.

  그런 전쟁이 단 한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됐다는 건 확실히 믿기 힘들었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것 하나라도 가벼이 넘길 수 없는 게 지금 실정이었다.

  “이번 전쟁은 전보다 더 힘들 거야.”

  아니, 인류가 멸족될 수도 있다.

  만에 하나라도 그 서적의 정보가 사실이라면.

 

  ***

 

  “젠장!”

  정신을 차린 이디안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였다.

  “네가 드디어 돌았구나?”

  환이 재미있다는 눈빛으로 이디안을 바라봤다.

  이디안은 환의 어깨에 들쳐 메여 있었다.

  살짝 모양 빠지긴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디안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주기엔 지금 상태가 너무 불안정했으니까.

  “화, 환?”

  “환? 이거 완벽하게 돌았잖아? 내가 머리에 충격을 너무 많이 줬나?”

  “아, 아니 방금까지 적진 한복판에 있었는데...”

  이디안이 고개만 좌우로 돌려 주변을 살펴봤다.

  가파른 얼음 절벽 사이.

  프로스트 골짜기에서 나고 자란 이디안에게도 생소한 지역이었다.

  그 다음으로 본 것은 환의 얼굴이었다.

  “주, 죽어가고 있어?”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표정.

  거기에 더해 온 몸에 묻은 병사들의 피와 붉다 못해 터진 것처럼 보이는 눈.

  온몸에 돋아난 힘줄과 붉게 달아오른 피부까지 환의 상태가 비정상이란 걸 보여주고 있었다.

  “조금 무리해서 그런 거뿐이다.”

  실제로 환은 죽어가고 있었다.

  약해진 영혼은 봉인 안에서 마력이 날뛰는 것만으로도 버티기 힘들었고, 그건 고스란히 육체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다 왔나.”

  그렇게 한참을 달렸을까.

  환이 말하기 무섭게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쿠구구궁-

  “뭐, 뭐야.”

  지금 지나고 있는 곳은 절벽 사이다.

  이런 곳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면 그대로 생매장.

  절벽이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다.

  “이게...”

  절벽이 갈라지면서 인간을 비롯해 수인족, 엘프 등의 형상을 한 빙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가디언이다.”

  가디언.

  이곳으로 아무나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들.

  [왕의 귀환이다.]

  쿵. 쿵. 쿵쿵쿵.

  10m에 육박하는 빙상들이 모두 일제히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끝이 안보이던 절벽이 한 순간에 수많은 빙상이 되어 환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

  정작 인사를 받는 환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지만.

  “설원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이디안은 전방에 있는 건물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타르톤 신전.

  인간계에 위치한, 하지만 인간계와 완전히 단절된 드래곤의 레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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