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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웰컴 투 뉴 월드!!!!
작가 : 안경잡이
작품등록일 : 2017.11.1

뷰티스트리머로 성공하려는 영화와 성공에 눈이 먼 친누나때문에
동성애자들의 세계인 뉴월드에 빠지게 되는 남동생(소망이)의 이야기입니다.



 
1.
작성일 : 17-11-05 12:57     조회 : 370     추천 : 0     분량 : 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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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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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의미로 범죄자들을 위한 소굴인 경찰서. 영화나 드라마에선 온갖 범죄자들이 드나드는 무시무시한 곳으로 비추고 있지만 정작 경찰서는 조용하기만 했다. 교통범칙금 때문에 실랑이하고 있는 남자를 제외하곤 경찰서 1층은 평일 오후 동사무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조용했다. 평화로운 1층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그때서야 영화에서 보이던 숨 막히는 공간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공간마저 삭막해보이진 않는다. 상큼한 BGM이 깔린다면 경찰서복도가 아닌 중, 고등학교 복도로 보일만큼 평범해 보였다. 그래서일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남자의 목소리도 이 곳의 정체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아버지가 피카소세요? 입을 눈에다 그리시네. 센스가 완전 23세기 스타일인데요?”

 “이정도면 화장품을 얼굴에 버리는 수준인데, 차라리 저한테 주세요, 제가 쓸게요.”

 “하는 사람이 화장이라고 하니까 화장이려거니 보겠는데, 그 다음 뭐라고 한 거에요?”

 

 고소인이 증거로 제출한 악플을 읽던 기경장은 보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듯 영화에게 A4용지를 건넸다. A4용지를건네받은 영화는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기경장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읽어나갔다.

 

 “그게 화장이면 차라리 화장터 가서 화장을 하지 그래요? 거기서 하는 것도 화장인데.”

 

 기경장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읽어준 영화는 다시 A4용지를 건냈다. 하지만 기경장은 A4용지를 다시 받을 생각이 없는 듯 팔짱끼며 한심하단 표정으로 영화를 바라봤다. 그러자 영화는 저절로 숙였다.

 

 “이게 도대체 몇 번째에요? 주의 주고 돌려보내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러다 고소인이 진짜 형사소송으로 가버리면 사회생활하기 전부터 민증에 빨간 줄 갈 수 있어요.”

 

 오늘로 사이버수사팀을 5번째 방문한 영화는 기경장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아니,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게 정상이었다. 하지만 5번 넘게 사이버수사팀에 들락날락거리면서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긴 영화는 그러지 않았다. 기경장의 눈치를 살피며 A4용지를 스캔하던 영화는 애교 섞인 비음을 내며 말했다.

 

 “근데 경장님. 제가 욕을 한 것도 아니고, 비유적으로 말한 것뿐인데 이걸로도 고소가 돼요?”

 “몇 번을 말해요. 욕을 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이 모욕적으로 느꼈다면 모욕죄로 처벌이 가능하고, 더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죄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잖아요!”

 “네........”

 

 기경장이 신경질만 부리지 않았다면 영화는 A4용지에 적힌 악플 중에 어떤 게 명예훼손이고, 어떤 게 모욕죄인지 알려달라고 했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기경장의 미간에 주름이 잡힌 걸 확인한 이상, 영화는 조용히 할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영화의 처벌 수위는 기경장의 손에 달려있었으니까. 기경장이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영화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두 손을 꼭 잡았다.

 

 “진짜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다음 번에 또 같은 건으로 들어오면 그때는 진짜 손 써줄 수 없으니까 알아서 해요.”

 “네! 감사합니다!”

 

 기경장으로부터 다시 한 번 무혐의처분을 받은 영화는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한 뒤, 도망치듯 경찰서에서 빠져나갔다. 유치장에 있던 것도, 교도소에 다녀 온 것도 아니지만, 경찰서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멜랑꼴리했던 영화는 근처 식당에서 순두부찌개를 시켰다. 그리고 단톡방에 들어가 채팅을 남겼다.

 

 저 다녀왔어요........

 

 영화가 단톡방에 글을 남긴지 얼마 되지 숫자가 작아지더니 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글들은 대부분 영화의 안부를 묻거나, 수고를 치하(?)하는 그런 류의 글들이었다. 조사받는 내내 외로웠던 영화는 미소까지 보이며 오늘 아침부터 방금 전까지 경찰서에서 있었던 상황을 세세하게 설명해줬다. 영화의 말에 대화상대자들은 맛깔스런 반응으로 기를 살려줬다. 그래서였을까? 아침부터 조사받느라 우울했던 영화는 술자리를 제안했다. 단톡방에서 정보를 공유한 상대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는 악플러들이었으니까.

 

 죄송해요. 제가 돈이 없어요.

 내일 일본에만 안 가면 지금 당장 나가겠는데, 새벽비행기로 일본에 가서. 다음 주에 마셔요. 우리.

 

 술 먹자는 말에 많은 말들이 나왔지만 종류는 크게 두 가지였다. 돈이 없다. 약속이 있다. 꼬치꼬치 따질 수도 있었지만, 현직 악플러인 영화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 핑계는 다른 악플러들이 만나자고 할 때마다 자신이 가장 많이 댔던 핑계였으니까. 결국 혼자 순두부찌개 한 냄비를 비운 영화는 터덜거리며 지하철에 올랐다. 늦은 오후였지만 지하철엔 꽤나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고, 그들의 옷차림은 어디론가 모르게 패셔너블해보였다. 혼자만 추레한 모습인 게 창피했던 영화는 쓰고 있던 모자를 깊게 눌러 쓴 뒤 자는 척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학생, 욕하다가 경찰서 갔다면서?”

 “네????”

 “어머니가 작정을 하셨는지 동네방네 돌아다니면서 다 말하고 다니셨어. 학생 욕하다가 경찰서 갔다고.”

 

 경비아저씨한테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들은 영화는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몸뚱이는 눕기만 하면 바로 잘 것처럼 피곤했지만, 집에 있는 대악마와 대적할 자신이 없었던 영화는 할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돈이라도 있었다면 숙박업소에 가서 푹 쉬었겠지만, 통장에 얼마가 남았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던 영화는 아파트단지 내 놀이터로 향했다. 놀이터에 오긴 했지만 마땅히 할 게 없었던 영화는 그네에 앉아 하염없이 시간이 지나길 기다렸다.

 

 “언니, 여기서 뭐하세요?”

 

 낯선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영화는 또랑또랑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꼬마숙녀를 보게 되었다. 꼬마숙녀는 마치 영화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처럼 예쁘고 귀여웠다. 꼬마숙녀를 보며 우울했던 마음을 잠시나마 떨칠 수 있었던 영화는 환하게 웃었다. 영문은 모르지만 자신을 바라보며 웃는 영화에게 인상 쓸 수 없던 꼬마숙녀도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언니가 놀아줄까?”

 

 꼬마는 그저 영화가 타고 있던 그네에 타고 싶을 뿐이었다. 같이 놀고 싶은 생각따위는 10원 어치도 없었지만 먼저 손길을 내미는 영화를 뿌리칠 만큼 독하지도 못했다. 생각지도 못한 사이, 키 큰 친구가 생긴 꼬마는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그네에 몸을 실었다.

 

 “꼬마는 이름이 뭐야?”

 “수민이요.”

 “오, 이쁘네. 이름. 몇 학년이야?”

 “4학년이요.”

 

 뜻하지 않게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친구가 생긴 영화는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영화의 호기심이 귀찮았지만, 마침 같이 놀 친구도 없었던 꼬마는 친언니마냥 영화를 따랐다. 몇 분 만에 낯선 꼬마와 친해진 영화는 새삼 자신의 친화력이 놀랍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마케팅이나 영업쪽 분야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꿈까지 꾸게 되었다.

 

 “언니는 학교 안 갔어요?”

 “언니는 학교 졸업했지.”

 “근데 왜 돈 안 벌어요? 언니는 어른 아니에요?”

 

 타석에 서서 야구공을 기다리던 타자가 갑자기 축구공을 본 것처럼 꼬마의 말에 영화는 아무 생각도,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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