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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푸른 장미 세 송이
작가 : 최너구리
작품등록일 : 2017.11.1

네가 여기에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야.
푸른 장미 가시덩쿨에 갇힌 너의 전생을 바꾸는 일.
그게 네가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 이유.
도망치려고 발버둥 치지 마.
도망가려고 하면 할 수록 가시덩쿨이 너의 숨통을 조이게 될테니까.
살고 싶다면 전생을 바꿔.

 
푸른 장미 02
작성일 : 17-11-05 10:56     조회 : 268     추천 : 1     분량 : 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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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김소영은 자신보다 한참 어린 남자아이의 건방진 말에 눈살을 구겼다. 혼을 내줄 생각으로 팔을 뻗었다 하지만 그에게 닿지 않았다. 팔은 힘없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쳐졌다. 팔과 함께 다리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무릎이 바닥과 만남을 가지게 둘 수 밖에 없었다.

 

 한순간에 남자아이보다 시선이 내려간 김소영은 남자아이를 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건 잠깐에 불과했다. 김소영의 고개는 다시 내려갔다. 남자아이의 신발이 눈동자에 담겨졌다. 흑과 백이 공존하는 운동화가 김소영의 머리를 어지럽혔다. 손바닥이 딱딱한 땅에 닿았다.

 

 머릿속에 한편의 영상 재생 버튼이 눌렸다. 김소영은 이 영상이 어떤 사람의 기억인 것을 알아차렸다. 슬픈 기억이었다. 분명히 처음 보는 장면이 맞는데 낮설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너무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기억인 것만 같았다. 김소영은 무릎을 꿇고 그 영상을 지켜보게 되었다. 장면들이 짤막하게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김소영과 얼굴이 완전히 똑같은 여자는 에메랄드 바다를 연상시키는 푸른 색 머릿결을 가졌다.

 

 

 그런 여자가 검은 후드를 입은 그림자에게 쫓긴다. 숨이 넘어 갈 듯 한데도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장면이 휙 바뀌었다.

 

 

 회색 후드를 입은 그림자가 여자의 목을 조였다. 그녀의 눈동자에 달과 흐릿하게 그림자의 얼굴이 보인다. 하지만 잘 보이지 않았다.

 

 

 또 한번 장면이 바뀌었다.

 

 

 흩날리는 꽃잎들이 밝은 달을 붉게 물들인다.

 

 

 기억의 영상이 김소영의 머릿속에 들어가자 짧게 편집되어 뒤섞였다. 뒤죽박죽 섞인 기억에 김소영은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그리고 영혼이 뭔가에 홀린 것처럼 갈색 눈동자는 초점이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김소영의 시선이 남자아이에게로 향해졌다.

 

 남자아이는 자신의 연해지는 머리카락을 김소영의 눈동자를 통해 보았다. 남자아이의 머리카락은 흑에서 백으로 변해갔다. 영롱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아이는 김소영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그녀의 흑발을 쓰다듬으며 기억이 모두 떠올릴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남자아이의 뜻대로 김소영은 기억을 떠올리려고 하지 않았다.

 

 고개를 저어서 아픈 기억들을 거부했다. 그 모습이 누군가의 눈에는 애처로웠다. 하지만 남

 자아이의 눈엔 일말의 반항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저 가소롭게 보였다.

 

 “거부할 생각을 하다니 생긴 것만 같은 게 아니구나.”

 

 남자아이의 말투가 삽시간에 바뀌었다. 어린 남자아이의 말투라 하기에는 연세가 있는 말투였고, 목소리 또한 굵어졌다. 어린 아이는 그냥 탈에 불과했다. 김소영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아이라고 생각은 했었다. 그렇기에 넘겼다. 아니. 넘길 수밖에 없었다.

 

 김소영은 그것까지 챙길 정신이 아니었다. 강하게 머릿속을 파고드는 쓴 기억들을 거부했다. 그에 미간에 굴곡을 만드는 남자아이였다. 그리고 다시 남자아이가 입을 열었다.

 

 “이렇게 거부할 줄은 꿈에도 몰랐군. 그 일만 아니었다면 더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었지만... 할 수 없군.”

 

 남자아이는 김소영의 머리카락의 끝을 향해 쓸어내려 갔다. 휘날리는 김소영의 머리카락이 사라락 부드럽게 그의 작은 손에 흘러내린다. 그러다 딱 한 가닥만이 그의 손바닥에 남았다. 그 머리카락은 어느 머리카락보다 색이 진했다. 남자아이는 그 머리카락을 뽑았다.

 

 톡-

 

 머리카락이 힘없이 그의 손에 의해 뽑혔다. 흑발이 남자아이의 검은 눈동자에 생생하게 담겨졌다. 그는 뽑은 머리카락을 유리조각들과 꽃잎이 있는 손바닥에 내려놓았다. 머리카락이 점점 붉은 유리조각과 푸른 유리조각, 그리고 붉은 꽃잎을 파고 들어갔다. 꽃잎은 어느새 붉은 색과 향을 잃어갔고, 차갑고 비릿한 철로 변해갔다.

 

 꽃잎은 하나의 펜던트의 형식이 되었고, 머리카락은 한 순간에 목걸이 체인 줄이 되었다. 하나로 연결이 된 목걸이를 김소영의 머리 위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그와 동시에 전생의 기억이 김소영을 집어삼키려고 했다.

 

 김소영은 어떻게든 기억을 거부했다. 가슴이 미워졌다. 초점이 없는 눈가에는 맑은 물이 고였다. 물은 눈동자의 막을 형성했다. 그 막에는 남자아이의 모습이 더 또렷하게 보였다. 김소영은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천천히 손을 들었다. 그리고 흐릿한 정신을 깨우기 위해 자신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짜악-

 

 찰진 소리가 어둠이 내려앉아있던 숲에 울려 퍼졌다. 김소영은 왼쪽으로 쓰러졌다. 그녀의 뺨은 붉은 꽃잎에 덮인 것처럼 붉게 물들어갔다. 머리위에 있던 목걸이도 함께 바닥에 떨어졌고 기억 영상에 정지버튼이 눌렸다. 목걸이에 있는 유리조각들의 빛이 연해져 갔다. 아픈 기억은 더 이상 재생되지 않았다. 김소영은 차오른 숨을 겨우 쉬었다.

 

 “하아... 하아...”

 

 왜 숨이 차오르는지 몰랐다. 하지만 가슴이 답답했고 몸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 있어 무리였다. 김소영은 몸을 웅크리고 누워 남자아이를 날카롭게 째려보았다. 김소영과 눈이 마주치게 된 남자아이의 얼굴에는 당황함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미간에 깊은 굴곡이 생겼다.

 

 ‘이 아이, 역시... 민연의 환생이군.’

 

 남자아이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김소영 앞에 다리를 구부려 앉았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을 가리는 흑색의 머리카락을 치워주었다. 그러자 보이는 그녀의 눈동자의 막을 뛰어넘어 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그녀의 눈물이 콧등을 가로질러 땅을 젖시는 눈물을 손가락 끝으로 닦아주었다.

 

 ‘... 약속을 못 지키게 되었군...’

 

 “나중에는 네가 거부해도 기억은 널 따라 다닐 거다.”

 

 “......”

 

 “그때는 거부 말고 받아들이도록 해라. 몸이 상하는 걸 원치 않다면 말이다.”

 

 “......”

 

 김소영은 남자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했다. 흐릿해지는 정신을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그녀는 이겨내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말았다. 눈꺼풀이 감기고 그녀의 눈썹에 눈물이 맺혔다. 바닥에 떨어지기 일보직전 동그랗게 모이는 물이 슬퍼보였다. 남자아이는 자신이 생각하는 아이와 똑같은 김소영에게서 시선을 떼어냈다. 그리고 검은 눈동자에 빛이 사그라든 목걸이를 담으며 말했다.

 

 “이게 네가 짊어지어야 할 짐이다. 그걸 견뎌내고 힘을 내거라... 그게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말이구나...”

 

 남자아이는 팔을 뻗어 목걸이를 손에 잡았다. 그리고 쓰러진 그녀이 목에 채워주었다. 목걸이에 미세하게 빛이 감돌았다. 남자아이는 끝까지 김소영을 눈에 담다가 어둠이 존재하는 숲속으로 들어갔다.

 

 남자아이가 떠나고 세찬 바람이 김소영의 주위를 파고들었다. 흐느끼는 울음소리와 같은 바람소리가 그녀의 위치를 알렸다. 그 소리는 고우현의 귓가에 닿았다. 그는 친구와 대화를 하던 와중에 아까 김소영이 앉아있던 자리를 돌아보았다. 있어야 할 장소에 김소영이 보이지 않자 그의 눈살에 굴곡이 만들어졌다. 그는 친구들의 말을 끊고 말했다.

 

 “야, 나 잠깐 어디 좀 갔다 올게.”

 

 고우현은 뭔가 이끌리듯 어두운 숲속에 발을 들여놓았다 무성하게 자란 풀들을 헤쳐 지났다. 풀들이 그의 무릎 부근을 간지럽혔다. 그런데도 무시하고 풀들을 지났다. 그리고 김소영이 쓰러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놀란 고우현은 바로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녀의 목을 자신의 팔로 받쳐서 그녀의 자세가 편할 수 있게 바꿔주고 말했다.

 

 “야! 너 괜찮아?!”

 

 “......”

 

 김소영은 옅은 숨만 내쉴 뿐 답을 하지 않았다. 아니. 할 수 없었다. 앞머리는 식은땀으로 인해 젖어가고 있었다. 그에 놀란 고우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땀이 맺혀 있는 그녀의 이마에 손을 댔다.

 

 불을 지펴놓은 것처럼 뜨거웠다. 그녀의 눈썹에는 아직도 마르지 않은 눈물이 맺혀있었다. 고우현은 심각성을 깨닫고, 그녀를 자신의 등에 업었다. 등에 업힌 김소영의 팔이 힘없이 고우현의 어깨를 이탈했다. 떨어질 것 같이 위태로웠지만 겨우 그녀의 팔을 잡아 제대로 업었다.

 

 고우현은 축 늘어진 김소영이 걱정이 되었다. 너무 불안했다. 오자고 한 자신이 그녀를 혼자 두었기에 이렇게 된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고우현을 덮었다. 죽을힘을 다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뛰었다.

 

 “누가 좀 도와줘요!”

 

 * * *

 

 기분 좋은 햇살만이 가득한 어느 방안, 흰 머리카락의 어린 남자아이가 의자에 앉아있다. 정자세로 앉은 듯 하지만 다리를 꼬아서 어딘가 삐딱했다. 그는 두꺼운 책을 여유롭게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갔다. 그러다 문득 검은 눈동자 속에 담아두었던 소녀의 모습을 꺼내게 되었다. 소녀를 생각하자 그의 입가에 흥미로운 미소가 걸렸다.

 

 “허, 역시 참으로 신기한 아이야...”

 

 갑자기 구석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억을 완전히 되찾아주시지도 않으셨으면서 뭐가 그렇게 즐거우신 거죠?”

 

 남자아이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시선이 닿는 곳에는 눈에 띠는 빨간색의 후드를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그 남자는 팔짱을 끼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남자아이를 보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눈살을 미세하게 일그러뜨렸다. 그리고 읽던 책을 덮으며 말했다.

 

 “서준. 너무 재촉하지 말거라. 그 아이가 거부를 하는 이상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건 무리다. 그 아이가 크게 다칠 수 도 있어.”

 

 서준이는 팔짱을 풀고 그의 앞에 있는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붉은 색의 불꽃이 책상을 휘감았다. 불꽃은 책상을 집어 삼켰고 타닥하고 타는 소리를 냈다. 서준은 그에 신경쓰지 않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그에게 따져들었다.

 

 “약속이 틀리지 않습니까? 그 소녀가 능력을 되찾지 않으면... 민연을 살릴 수 없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형을... 꺼낼 수 없는 거 아닙니까?”

 

 재가 되어가는 책상을 덤덤하게 바라보던 남자아이가 말했다.

 

 “서준, 난 인간과 한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 그리고 천천히 그 아이는 스스로 능력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 하지 말거라.”

 

 서준은 그의 말에 따져 들고 싶었다. 하지만 왼쪽 무릎을 바닥에 닿게 했고 오른쪽 팔을 자신의 심장 부근에 가까이 가져다 댔다. 그리고 고개까지 숙여 서준은 남자아이에게 예를 갖추었다. 그에게 있어 남자아이는 범할 수 없는 존재였다.

 

 “알겠습니다. 한 번 기다려보죠. 제로님.”

 

 남자아이는 제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누구든 넘볼 수 없는 능력을 가진 그의 눈동자에 서준의 모습이 비춰졌다. 그는 의자를 다른 방향으로 틀었다. 오른쪽 팔을 들어 손으로 마찰음 소리를 냈다.

 

 탁-

 

 제로의 손에서 경쾌한 소리를 내는 것과 동시에 불타서 재가 된 것들이 모여졌다. 그리고 하나로 뭉쳐져 다시 책상의 형태로 바뀌었다. 아까와 다를 바 없는 책상이 만들어졌다. 제로는 햇살이 약하게 들어오는 창문을 바라보았다. 창밖에는 어느덧 검은 구름이 반절을 차지 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연극이 지금 막이 열리는 군...’

 

 * * *

 

 위태로운 소리만이 울리는 병실 안은 어두웠다. 어둠 속에 김소영이 자리 잡고 누워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그리고 며칠 동안 뜨지 않던 눈을 떴다. 뜨자마자 보이는 눈동자의 색은 그녀의 눈동자 색이 아니었다. 평범한 갈색이 아닌 시원함을 대표하는 푸른색, 외로움을 대표하는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눈동자에는 초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소영은 고개를 돌려 차가운 링거 줄을 눈동자 속에 담았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미, 내가 널 도우러 갈게...”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기고 김소영은 다시 눈을 감았다.

 
작가의 말
 

 많이 부족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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