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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비가 오는 날에는
작가 : 민아
작품등록일 : 2017.6.24

꿈은 렘(REM)수면 상태에서 주로 일어나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꿈을 꾸는 날이 정해져 있다. 매번 같은 날 꿈을 꾼다.
점점 꿈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4.낯선 사람(1)
작성일 : 17-11-05 01:45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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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여기가 어디야….” 수진이 화들짝 놀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푸르른 하늘에 쏟아질 것 같은 별이 보이고 비에 섞인 풀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그녀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수진이 눈물을 옷소매로 닦았다. 하지만 닦아도 닦아도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흐윽…. 윽” 그녀가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수진은 한참을 주저앉아 울었다. 벽지부터 침대까지 하얀 방에 창문과 의자밖에 없는 이상한 방. 주위를 둘러보다 든 생각은 ‘도망가야겠다’ 이 생각뿐이었다. 부들거리는 다리로 문 앞에 섰다.

 ‘도망가야 해…. 어떻게든!’ 그녀가 천천히 문을 열었다. 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왔다. 수진의 눈이 커졌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주변의 모든 것에 눈길이 갔다. 집은 둥근 구조로 되어있는데 집안에 중간이 뚫려있었다. 중간에는 길이와 너비가 가늠이 안 되는 큰 나무가 자라서 2층의 천장까지 닿아 있었다. 2층 복도는 폭이 좁아 1명 정도만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너비였다. 게다가 1층 바닥이 흙이라니…. 마치 중간에 거대하게 자리 잡은 나무를 위해 이 집의 모든 것을 맞춘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2층 난간에 기대서서 1층을 바라보며 감탄을 내뱉었다. 그때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깨어나셨군요.” 수진이 고개를 돌렸다.

 “어헉.. 뭐야.” 눈앞에 있는 믿을 수 없는 상황 덕에 숨이 저절로 삼켜졌다. 쟁반을 들고 있는 두더지라니. 그림책에서만 봤지 실제로는 처음 봤다. 더욱이 말을 하는 동물은 처음이었다.

 “무엇 때문에 그러신가요?” 두더지가 자신의 옷을 살펴보며 이상하다는 듯이 수진을 쳐다봤다.

 “뭐에요…?”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전 이 집을 총괄하는 관리인 몽치랍니다. 수진님을 보필하게 되었어요.”

 “저를요…? 저를 왜” 그녀가 혼란스러워하며 고개를 저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때 또 누군가가 2층으로 올라왔다.

 “몽치님. 식사준비 다 되었습니다.”

 “알겠어요. 곧 갈게요.”

 “식사준비 되었습니다. 저를 따라서 오세요.” 몽치는 작은 손으로 수진에게 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상황 통에 무슨 상황인지 인지하기 어려웠다. 몽치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니 1층 바닥이 흙으로 되어있어 신발 사이로 흙이 조금씩 들어왔다. 흙이 적당히 물을 머금은 비옥한 땅. 1층에서는 사람들이 물을 길어와서는 큰 나무에 물을 주고 있었다. 수진이 멍하니 쳐다보며 서 있자 나무에 물을 주던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몽치라고 하는 두더지만 동물이고 다른 사람들은 사람인 거 같았다.

 

 “수진님. 이쪽입니다.” 몽치가 부엌으로 보이는 곳에서 그녀를 불렀다. 크고 넓은 둥근 땅 중심에는 길이와 너비를 가늠할 수 없는 나무가 굳건히 버티고 있었고 새들은 나뭇가지에 앉아 서로 노래자랑 하기에 바빴다.

 2층 천장이 통유리로 되어있어 햇빛이 곧장 들어와 나뭇잎이 햇빛을 받아 더욱 푸르렀고 윤기 있게 보였다. 다른 세상처럼 모든 게 평화롭고 바람도 따스했다. 1층은 큰 나무 주위로 벽 없이 가구들과 물건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래서 모든 것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몽치가 부르는 곳으로 걸어갔다.

 “율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몽치가 말했다.

 “율님이 누구…?” 제대로 물어보기도 전에 식탁에 앉아있는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가 앉은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일어나셨습니까.” 익숙한 목소리. 그 남자였다. 매일 밤 찾아와서 10시까지 들어와야 한다니 하면서 헛소리를 지껄이던 스토커.

 

 * * *

 

 (그녀의 방 앞 복도)

 “여기가 어디예요? 집에 갈 거예요.” 그녀의 입에서 격앙된 말투가 흘러나왔다. 그녀가 나가려고 하자 남자는 수진의 앞길을 막아섰다.

 “하, 미친 거예요? 이건 납치에요!”

 “알고 있습니다.” 남자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하아, 알고 있는 사람이 이런다고요?” 입에서 울분 섞인 한숨이 흘러나왔다.

 “왜요? 왜 절 이런 이상한 곳에 끌고 온 건데요?” 그녀가 한참 뒤에 다시 물었다. 조금은 차분해진 어조였으나 가시 박힌 차가운 말투였다.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비켜요. 갈 거예요.”

 “안됩니다.”

 “비키라고 이 자식아.”

 “….”

 그녀 뒤로 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바라보며 수군댔다.

 “보는 눈이 많습니다. 방에 들어가세요.”

 수진이 율의 말에 기가 차다는 듯이 웃었다. 그녀가 나가려 하자 율은 손으로 막았다. 수진은 손을 쳐내고 걸어갔다. 율은 복잡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수진을 따라가 손목을 붙잡았다. 그는 그녀를 어깨에 둘러업었다.

 “아악” 그녀가 비명을 질렀다.

 “내려줘! 내려달라고!”

 그는 그녀를 방에 내려줬다.

 “얌전히 계십시오. 지금은 그게 낫습니다. 이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말입니다.” 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가서 문을 잠갔다.

 “뭐? 야! 문열어!문열라고!!” 그녀가 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율은 수진의 방문 앞에 잠시 서 있다가 이내 발길을 옮겼다.

 

 * * *

 

 “한 숟가락이라도 드세요.”

 “안 먹는다고 했잖아요.”

 “드셔야 빨리 낫습니다.”

 몇 분째 그녀의 방에서 수진과 몽치는 밥을 가지고 대치 중이었다.

 “입맛 없어요….” 수진은 이불을 뒤집어 쓰는 것으로 완강한 거부 의사 표현을 했다.

 “….”

 몽치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죽은 놓고 가겠습니다. 언제든지 드세요.” 몽치가 방에서 나가자 수진은 이불을 내렸다.

 눈가에 선명히 난 눈물 자국과 함께 다크서클, 푸석한 얼굴, 갈라진 입술이 상태를 보여주었다. 그녀가 눈을 감았다.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았다. 누우면 보이는 하늘의 반짝이는 별똥별조차도.

 

 수진은 꽤 오랫동안 잤다. 그사이에 몽치가 방에 들어왔다가 화들짝 놀라서 율을 데리고 왔다. 율과 몽치는 침대에 누워서 잠든 수진을 보고 있었다.

 “괜찮으신 거겠죠? 전 정말 돌아가신 줄만..” 율이 몽치에게 눈치를 줬다.

 “말 가려서 하십시오.” 율이 말했다.

 “네….”

 “밥은 드셨습니까?”

 “아니요…. 도통 안 드신다는 소리만 하셔서.” 몽치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오늘도 안 드셨습니까? 오늘은 꼭 먹이라고 했잖습니까.”

 “죄송합니다.”

 “….죽 다시 데워오십시오. 제가 드려보겠습니다.”

 몽치가 식은 죽을 들고 나갔다. 율은 침대 옆 간이의자에 앉아 자는 수진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작은 얼굴에 쌍꺼풀 없이 큰 눈, 자그마한 코, 적당히 도톰한 입술. 나무랄 데 없이 예쁜 얼굴이지만 많이 상했다. 생기 잃은 피부에 죄다 터져버린 입술이 말해줬다.

 

 그 후로 수진은 오랜 시간 동안 잠을 잤다. 약에 취해서이기도 했지만 지독한 불면증 때문에 잠을 못 자 피로가 쌓여있기도 했다. 그녀가 일어났을 때는 꼬박 하루를 자서 다음 날 아침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개운한 느낌. 눈이 저절로 떠졌다. 수진이 침대에 앉았다. 지독히도 하얀 방. 하지만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큰 덩어리가 눈에 띄었다. 그 남자였다. 율은 간이의자에 앉아 몸을 의자에 기댄 채 눈을 감고 있었다. 그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빛에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았다.

 

 * * *

 

 이후 그녀는 달라졌다. 몸은 많이 나아졌지만, 정신은 온전치 못한 사람처럼 창문을 통해 밖을 보며 중얼거렸다. 몽치는 수진에게 밥을 먹으라고 말하려 방에 들어갔다.

 “수진님, 밥 드세요.”

 그녀는 창문을 통해 밖을 보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수진님..?” 몽치가 다시 한번 수진을 불렀다. 여전히 대답은 없었다. 몽치가 조용히 방을 나갔다.

 “흐으음~” 그녀가 아무도 안 들릴 정도로 조그만 소리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이내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아무렇지 않게 닦았다. 수진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오늘도 밥을 먹으며 하루를 버티기 위해서였다.

 

 그녀가 침대에 누웠다. 이곳에서는 전등이 없다. 해가 지면 어두워져 잠을 자야 한다. 조금 뒤면 그 남자가 들어온다. 감시하기 위해서 이다. 죽은 척하고 잠을 자야 한다.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쉰다는 것 자체부터 숨이 막힌다

 . 죽지 못해서 산다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일까.

 달칵-

 율이 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들어왔다. 수진은 자는척했지만, 눈이 미세하게 떨렸다. 율은 그저 그녀를 바라보았다. 주위가 고요했다. 숨소리조차도 잘 들리지 않았다. 그는 평소답지 않게 오랫동안 나가지 않았다. 그때 그녀가 주위처럼 조용한 말투로 말했다.

 “….저는요. 공부 못 해서 직장도 힘겹게 잡은 거 그거 하나고요 친구도 돈 없어서 자주 못 만나서 남은 친구 하나밖에 없구요…. 집에 혼자 계시는 아빠 하나밖에 가족이 없어요….” 수진이 눈을 감은 채로 율에게 말했다.

 “…. 잘 알고 있습니다.” 율이 대답했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그래요. 전 진짜 하나 밖에 가지지 않은 사람인데 어떻게 다 가져가려고 하나요….”

 “….” 그는 말이 없었다. 그냥 곁에 서서 그녀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는 눈물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빠…. 아빠 보고 싶어요.” 그녀가 아이처럼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켜보던 율이 수진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울지 마십시오.”

 “…. 흐윽 " 율에게서 심란한 표정이 드러났다.

 “…. 맨 오른쪽 끝방에 들어가시면 전화기가 있습니다.” 율은 수진의 귀에 속삭이며 말했다. 율은 계속해서 말했다.

 “아무에게도 들켜서는 안 됩니다. 통화는 10분만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을 하게 되면 저도 모른 척 할 수가 없습니다.” 율의 말에 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편히 주무십시오.” 율이 나갔다.

 

 * * *

 

 수진은 해가 뜨지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숨도 안 자고 해가 뜨기만을 기다렸다. 아직은 어슴푸레한 새벽. 그녀가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입을 틀어막고 움직였다. 집을 한 번도 제대로 돌아보지 않고 부엌과 방만 오간 탓에 반대편의 방에는 들어가 보지 않았다.

 ‘맨 오른쪽 끝방…!’

 집은 둥근 구조로 되어있어 복도는 한길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과 마주칠 수도 있었다.

 수진은 무사히 오른쪽 끝방에 도착했다. 단단해 보이는 문에 새싹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그녀가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문을 열었다. 문이 소리도 없이 쉽게 열렸다.

 ‘이게 다 뭐야.’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수많은 책장에 꽂힌 책들이 양쪽 벽면에 다 채워져 있었고 중간에 놓인 책상과 의자. 책상 위에 고이 놓인 전화기. 그게 다였다.

 수진이 전화기를 보자마자 눈이 반짝였다. 그녀가 바닥에 널브러진 종이들을 피해서 위태롭게 걸어갔다. 그때였다. 갑자기 그 큰 책꽂이 중 하나가 끼익- 소리를 내며 움직였다. 그리곤 웬 남자가 그 안에서 나왔다.

 “허억.” 그녀가 놀라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뭐야.” 남자가 말했다.

 “누구…. 누구세요?” 수진의 목소리가 한없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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