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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화에 관하여
작가 : 펭윙
작품등록일 : 2017.11.3

21세기,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이시대에 갑자기 오래전 모습을 감췄던 신들과 악마들이 나타난다. 인류와 함께 악마들과의 마지막 전쟁을 준비하는 신들과, 신들을 굴복시키고 인류를 타락시키려는 악마들의 마지막 이야기


 
진실로 삶은 죽음으로 끝난다(3)
작성일 : 17-11-04 23:03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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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신부는 만델라와 시엔에게 STO 시설을 안내하러 다른 구역으로 갔고, 천사들은 만델라와 보우의 집과 불탄 길상사 주변에 혹시 다시 아수라나 천자마가 나타나지 않았는지 둘러보러 갔다. 그리고 미카엘과 아즈라는 병동의 복도를 걷고 있었다.

  "확실히 동방의 구마의식은 서방과 다르면서도 같습니다. 서방이 성경을 외우듯이 그들도 불경을 외웠으나, 성수를 뿌리는 대신 불을 피우고 거기에 공양을 집어던진다..." 아즈라는 방금 전의 구마의식이 꽤나 흥미로웠는지 계속해서 미카엘에게 말하고 있었다. 미카엘은 아즈라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하면서 무언가를 계속 생각하고 있는 눈치였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네? 뭐가 이상하단 것인지...?"

  "아무리 인간을 상대로 싸웠다 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영력을 가진 성직자와의 싸움이었다. 천자마가 겨우 그정도의 마귀를 사용해서 제압했을리 없어. 방금 스님의 몸에서 나온 마귀, 보통 악마에 홀린 일반인들에게나 나타나는 수준이었다. 그정도면 내가 그 자리에서 빼낼 수도 있었어. 아니, 그전에 그 스님 정도면 애초에 마귀가 자신의 정신에 들어오기도 전에 퇴치했을거고, 마귀도 접근 조차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렇게 아직도 의식이 없는 상태로 쓰러져있다니..."

  "그렇다면...혹시 다른 마귀가 아직 스님 몸에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요? 아니면 스님의 나이가 꽤 많으니까..."

  "나이때문은 아니야. 성직자가 나이가 먹는다고 체력은 떨어질지언정 쌓아온 영력이 다시 줄어들지는 않아. 다시 한 번 레이와에게 얘기를..."

  그때 복도 끝에서 한 신부가 그들을 향히 급히 뛰어왔다.

  "크,큰일났습니다! 뭔가 이상해요! 어서 빨리 와보셔야..."

  "큰일이라니!? 혹시 마귀가 다시 날뛰기라도..."

  "그게 아닙니다! 저희가 손도 쓰기 전에..."

  미카엘과 아즈라는 신부를 따라 시설의 사무실을 찾았다. 그곳에는 방금 마귀의 육체를 실고 간 침대가 텅 빈채로 놓여있었고, 주변에는 신부와 수녀들이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단 겁니까, 마귀의 육체는 어디...벌써 정보 등록을 끝내고 처리하셨습니까?"

  "저, 그것이...정보 등록도 하기 전에 손을 쓸 새도 없이 스스로 사라졌습니다..." 높은 위치로 보이는 신부 하나가 말했다.

  "스스로 없어지다니, 죽은 게 아니였단 말입니까?"

  "아니요, 확실히 살아있는 존재로는 안보였습니다. 근데 사라질 때 모양이...평소에 영적 존재들이 순간이동 할 때와는 달랐습니다...마치 바람에 흩날리는 모래알처럼..."

  그 말을 듣자마자 미카엘은 아까 마귀를 찔렀던 칼을 꺼내 살펴봤다. 그리고 곧 눈살을 찌푸렸다.

  '아까 찌른 마귀의 기운이 전혀 안느껴진다...방금 그건 가짜야!'

 미카엘은 사무실을 나와 수술실로 향했다. 그런 미카엘에레 아즈라가 물었다.

  "미카엘, 갑자기 왜이러세요? 무슨 일이에요?"

  "방금 그 마귀는 가짜다! 아직 스님의 몸에 진짜 마귀가 남아있을거야!"

 

  "스님, 정신을 차리신거 다 압니다. 이제 저밖에 없으니, 눈을 뜨시죠."

  레이와가 조용히 말하자, 혜산스님은 천천히 두 눈을 떴다. 스님의 두 눈동자는 흔들리고 초점이 흐려지고 있었다.

  "...일본에서 온 비구니인가...?"

  "그렇습니다. 고야산 진언종에서 온 이케다 레이와입니다."

  "...그래...조계종에 오기 전 내가 머물렀던 곳이지...용케도 그걸 알아내서 같은 종파의 승려를 내게로 데리고 왔군..."

  "...죄송합니다. 스님에게서 마귀를 완전히 빼내지 못했습니다."

  "그래, 나도 어느새 입적해야 할 때가 왔어...실력이 뛰어난 승려야. 그 짧은 순간 나의 의중을 전달받았다니."

  구마의식이 한창이고 마귀가 막 스님의 몸에서 나와 날뛰고 있을 때, 레이와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그대의 힘으로는 내 몸의 마귀를 없앨 수 없다...다른 사람, 특히 젊은 소년에게는 알리지 말고 구마의식을 마쳐라...'

  레이와는 그 소리를 듣고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스님의 몸에서 나온 마귀는 진짜 마귀가 아니라 아직 스님 몸에서 머물고 있는 마귀의 환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녀는 구마의식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제 수행이 아직 충분하지 못해서입니다. 도저히 마귀의 본체를 꺼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럴 수 밖에...제육천의 대장인 천자마가 직접 집어넣은 것이다. 그대뿐만이 아니라 왠만큼 오래 수행한 승려들도 꺼내기 어려울 터...내가 입적에 듬으로써 같이 세상을 떠나는 것 말고는 도리가 없다..."

  "유언을 받들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하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일개 중이 유언을 해서 세상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다만 아까 그 소년에게 마지막으로 전하고픈 말이 있네...불러주겠는가?"

 미카엘과 아즈라는 처음 와보는 넓은 시설때문에 수술실로 향하는 길을 모르고 우왕자왕하고 있었다. 마치 대규모의 부상자라도 대할려고 만든 것처럼 놓여있는 수많은 수술실과 병실 사이에서, 그들은 스님이 있는 곳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가짜라뇨? 그러면 레이와도 진짜 마귀의 존재를 모르고 구마의식을 끝낸 겁니까?"

  "그녀는 구마의식을 하면서 알고 있었을꺼야. 의식을 하는 성직자는 그 순간에는 누구보다도 환자의 몸에 들어가있는 악마에 대해 잘 알게 된다. 무슨 이유에서인진 모르겠지만, 그걸 알고도 고의적으로 구마의식을 끝냈다."

  "대체 왜 그런 짓을...가서 어쩌실 생갈이에요?"

  "이곳의 위치가 발각될 수도 있지만, 좀 무리를 해서라도 내가 직접 끌어내야지! 아직까지 몸 한구석에 박혀있는 마귀놈을!"

 

  레이와는 수술실을 나와 옆의 휴게실로 찾아갔다. 그곳에서는 보우가 여전히 혼자 벽에 기대어 멍하니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다.

  "스님이 깨서 일어나셨어. 지금 널 찾고 계셔"

  스님이 께어났다는 말에 보우는 벌떡 일어나 수술실로 달려갔다. 수술실에서는 스님이 보우를 애써 밝은 표정으로 반기고 있었다.

  "...혜산스님!"

  "그래, 보우 왔는가? 걱정 많이 했지?"

  "스님, 괜찮으신거에요? 진짜 걱정 많이 했어요...방금 전까지 스님 몸에서 이상한게 튀어나와서...전 스님도 제 부모님처럼 될까봐..."

  "그래 그래, 난 괜찮다. 나이가 들어서 이젠 꽤 벅차구나. 예전에 이런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허허, 좀 쉬면 괜찮아질거다."

  스님은 힘없는 손을 겨우 들어 보우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보우의 얼굴에는 어느새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고 있었다.

  "보우야... 많은 새로운 분들을 만났으니 이제 너가 어떤 존재인지도 들었겠구나...많이 두려운가?"

  "네...갑자기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져서, 무섭고 두려워요...그래서 스님을 찾아서 물어보려 했는데 이런 일이..."

  "아직 어린 너에게는 너무나도 벅찬 일이지. 너가 감당해야 할 운명치곤 너무나도 무겁고 가혹하지...보우야. 너가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지 잘 생각해야 한단다. 너가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받아들일 때 생길 득과 실을 잘 생각해야 한다...천사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가 아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그리고 제가 하는 것이 정말로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지...모든게 아직 혼란스러워요..."

  스님은 다시금 보우에게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너가 무슨 선택을 하든지, 너가 가치있는 존재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무엇을 택하건 너는 최선을 다했고, 아무도 너에게 인격적 모욕을 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세상에 휘둘리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이 되거라..."

  "네 스님, 잘 생각해볼게요."

  "그래, 밤이 늦었다. 난 피곤해서 좀 쉬어야겠으니 너도 가서 쉬거라. 많은 일을 겪었으니 푹 쉬어야 할 것이야."

  "네 스님, 내일 다시 찾아뵐게요, 안녕히주무세요."

  보우가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수술실을 나서고, 레이와가 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참 밝고 순수한, 정신력이 강한 소년입니다. 왜 단군이 저 소년의 조상을 영매로 정했는지 알겠어요. 저런 아이를 봐오신 스님도 그동안 좋으셨겠습니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 아이가 어떤 선택을 할 것 같은가?"

  레이와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스님을 바라보며 말했다.

  "스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혜산스님은 흡족한 표정을 짓더니 레이와에게 자신의 옷 안쪽에 있던 종이봉투 하나를 건네줬다.

  "보우가 완전히 결정을 했다면, 이 봉투를 그에게 건네주게. 그리고 그 아이를 도와주게. 이것이 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늙은 중의 마지막 부탁일세."

  "네, 알겠습니다." 레이와가 담담하게 답했다. 혜산스님은 남는 힘을 다해서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오랫동안 수행해오면서 현세에 미련을 둘만한 것은 모두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저 아이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가 되어 있었어...영매로서가 아닌, 마치 자식같은 존재로 말이야...나같은 중에게도 죽음을 앞두고는 걱정과 허전함같은 여러 감정들이 느껴지는구나...부처의 말씀은 중에게도 사람에게도 모두에게 옳다...진실로 삶은 죽음으로 끝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들바들 떨리던 스님의 입술이 미동도 없이 멈췄고, 끝까지 뜬 상태로 유지하려던 두 눈은 여전히 뜬 채로 수술실의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레이와는 아직 따뜻한 몸의 스님을 바라보며 눈을 감은 뒤 스님의 마지막 말을 되뇌었다.

  "...진실로 삶은 죽음으로 끝난다..."

 

 서 신부로부터 만델라와 함께 STO의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시엔은 순간 불길한 느낌이 들어 스님이 있는 수술실 방향을 돌아봤다. 그리고 이내 좌절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만델라와 서 신부가 급히 부축을 했지만, 이미 닥쳐온 불행에 대해 안 시엔은 다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미안해요...정말 미안해요...아무것도 못하고...피해만 줘서..."

 

 보우는 집으로 가기 위해 만델라와 시엔을 찾고 있었다. 그때 다른 복도 쪽으로 달려가고 있는 미카엘과 아즈라를 보았다. 그들이 왜 갑자기 뛰는지 잠시 의아해졌지만, 이내 스님이 무사하다는 것을 안 것에 기뻐 편안한 마음으로 만델라를 찾아 나섰다.

  미카엘과 아즈라는 그곳의 직원 중 한명에게 위치를 물어 겨우 스님이 있는 수술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때 바쁘게 달리던 미카엘의 발이 점점 느려지더니 이내 제자리에 멈춰섰다.

  "미카엘? 지금 이럴 시간이 없..."아즈라도 미카엘을 다그치려다가 결국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그들은 터벅터벅 수술실로 걸어갔다. 곧 휴게실이 보였고, 그들은 휴게실 바로 옆에 있는 수술실의 문을 열었다. 그 속에서 스님은 여전히 누워있었고, 레이와는 천사들을 바라보더니 짧게 한마디 말했다.

 

  "...방금 혜산 스님께서 입적에 드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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